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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요일의 작업반 by 수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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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목요일엔 사랑을♥</description>
      <language>en-us</language>
      <pubDate>2023-10-24 00:39:2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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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맥락없는 사랑</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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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그냥 좋은 게 진짜 좋은 거라는 말을 이제 알았다.&nbsp;<br><br>만나기로 하면 설레고 두근거리고,&nbsp;<br>만나면 내가 아닌 조금 다른 사람이 되는 느낌.&nbsp;<br>세상 구석구석에 내 편이 있다는 생각에&nbsp;<br>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진다.<br><br>오래, 같이 걸어요, 우리♥</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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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01:07:2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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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아침 </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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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br><br>좀더 해가 많이 드는 곳에<br>엄마의 이불을&nbsp; 널었다.&nbsp;<br><br>난 좀&nbsp; 다정한 사람인것 같아.&nbsp;<br><br>엄마가&nbsp; 널었다면<br>복숭아가&nbsp; 더&nbsp; 달아졌겠지?&nbsp;<br><br>내 다정이&nbsp; 어디서부터 왔을까 생각했다.&nbsp;<br><br><br>(서너시간 후에 위치를&nbsp; 바꿔서 널면&nbsp;<br>그건&nbsp; 다정을 넘어선 찐사 다…ㅋㅋ)&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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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01:40:5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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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의 구절초는 천재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0104259</link>
         <description><![CDATA[<div><br>한자파자 공부를 하는 리원언니의 친구가<br>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뜻이지만<br>앞에 한문장을 덧붙여<br>사람을 돕기위해 하늘이&nbsp; 내린 재능 이라고 생각하면&nbsp; 어떨까 라는 이야기를 했다.&nbsp;<br>너무 좋아서 이마를 탁 쳤다.&nbsp;<br><br>가을의&nbsp; 구절초는&nbsp;<br>아름다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롭게 한다.<br>(인스타에 올렸는데 너무예쁘다고 덕분에 기분이 좋다는 디엠을 많이 받았음)&nbsp;<br><br>함께 공부하는&nbsp; 작업공들도<br>가을의 구절초&nbsp; 같은 무언가가&nbsp; 되고 있는 시간이겠지&nbsp;<br><br>그런의미에서 우리 모두 다&nbsp;(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천재…<br><br><br><br><br><br><br></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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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02:02:2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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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0360965</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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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04:52:3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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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0449015</link>
         <description><![CDATA[<div>기억 :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br>추억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nbsp;<br>회고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회상<br>회억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추억함. 면억<br><br>회억은 (···) 과거의 순간들로부터 새로운 현재를 불러내어 그것을 떠올리는 '지금 시간'과 공명하게 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과거는 (···) '지금 시간'과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되는 것이다.<br>_ 미학자 김남시 논문 「과거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 발터 벤야민의 회억 개념」(2015)</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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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05:56:3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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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0929655</link>
         <description><![CDATA[<p>작가님께서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읽으신다.</p><p>아버지를 향한 작가님의 마음이 짠해져온다.</p><p>그런 아버지를 두지 못해서일까  감정은 거기서 끝이난다. 그때 편지낭독이 끝나고 음악과 함께 나오는 영상속 그림에서 난 나의 남편이 보였다.</p><p>힘겨운 노동자의 하루를 버티며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견디며 성실히 살아내고 있는 한사람의 모습은  잊은채  못마땅한 남편, 부족한 아빠로만 몰아세우며 너무 외롭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함에 눈물이 났다. 다음날 저녁에서야 마추진 남편에게 앞 뒤 아무말 없이 "당신 덕분이야" 라고 건네는 나의 말에 그저 웃음으로  답하는 그는 표현하지 않을 뿐  내  인생에 가장 나를 사랑해주는 존재임을 안다.</p><p><br/></p><p>오늘 퇴근 후 아무도 없는 저녁시간  혼자 쇼파에 누워 쉬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p><p>"나 오늘 일찍 퇴근해"</p><p>남편의 전화다.</p><p>"아잉 왜~~에 나 쉬고있는뎅. 밥해야 되잖앙"</p><p>애교섞인 말투지만 진짜 귀찮음의 마음이었다.</p><p>"아니아니 밥먹고 들어갈거다. 밥먹고 갈게"</p><p>머쓱해진 나는 알았다고 하곤 전화를 끊었다.</p><p>친구와 토요일 여행일정에 대한 의논차 잠시 외출을 하려 나왔다. 지하주차장에 내려 왔는데 남편의 차가 시동이 꺼진채 주차 되어 있었다. </p><p>가까이 다가가 똑똑 두드리니 차밖으로 나오는 남편.  나를 보자 민망한듯 멋쩍은 표정으로 웃고만 있다.</p><p>"왜 집에 안올라오고?  언제 온거야? 차에서 또 핸드폰 보고 있었지?" </p><p>"흐흐 당신 자나 싶어서 나 올라가면 깰까봐"</p><p>아.... 츤데레 이 남자를 우짜면 좋냐.이 착한 남자에게 잔소리대마왕 나는 좀 더 좋은 아내가 되어 주고 싶어졌다.</p><p>내일이면 또 바뀔 마음이겠지만....😅</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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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4 12:28:5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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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편의 전화</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1904955</link>
         <description><![CDATA[<p>남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출근하고 30분 정도 지났을까... 오랜만에 CCM을 들으면서 오늘 하루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출근길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p><p>'덜컹!'</p><p>뒷 차는 폐차를 해야한다고 한다. 뒷 차 아저씨는 가슴을 움켜쥐고 한동안 차에서 못 내리셨다고 했다. 남편은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심장이 조여 온다. 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내가 불안해 하면 남편이 더 걱정할까 순순히 전화를 끊었다. </p><p><br/></p><p>그리고 두 번째 전화를 기다린다. 왜 이렇게 전화가 안 오지? 전화를 끊은지 5분이 지났는데,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 </p><p><br/></p><p>두 사람이 걱정되어 눈물이 난다. </p><p><br/></p><p>초조하고 불안하지만 괜찮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기다려 보려고 한다. </p><p><br/></p><p>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p><p>하나는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고통, 다른 하나는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한 고통. 지금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고통 안에 놓여있다. 남편의 사고는 나도, 남편도 막을 수 없었다. </p><p>걱정과 불안을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예견과 상상은 최대한 안하려고 한다. </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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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5 00:37:1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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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마음 뿌셔뿌셔</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2395890</link>
         <description><![CDATA[<p>어제는 동료들과 뮤지엄 산에 다녀왔어요. </p><p><br/></p><p>산길을 꺾을 때마다 울긋불긋한 풍광이 안겨오는 것 같았아요. (내가 안기는 건가) 글밤 운영하기 전에는 가을에는 무조건 청송이라며 열심히 달려가곤 했는데, 오랜만에 청송의 가을 같은 충만감을 받았어요. (운전하느라 사진은 못찍었네요.)</p><p><br/></p><p>뮤지엄 산에 도착해서는 자연과 인간의 합작에 경외감이 들었어요. 볼 줄은 모르지만 뭔가에 압도당하는.. (맞다.. 윌리를 발견?해서 찍었는데 사진은 하나밖에 안 올라가네요.) 언젠가 벗님들과 같이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p><p><br/></p><p>어제 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은 모두 ‘마음’에 관한 것이었어요.</p><p>1. 신에 대한 내 마음</p><p>2. 이웃에 대한 내 마음</p><p>3. 나에 대한 내 마음</p><p><br/></p><p>깨끗하게 다 비우고 사랑으로만 채우고 싶은데 갈 길이 멀어요. 판단하고 정죄하던 버릇이 돌처럼 굳어가지고 다이너마이터라도 넣어서 폭파하고 싶어요ㅠ</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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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5 06:41:5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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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린 그날 미친사랑을 나누었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2985045</link>
         <description><![CDATA[<p>그대들과 함께한 그날의 시간이  노래 한곡 속에 갇혀있다. 흘러가 사라지고도 남을 그 날의 시간은 음악이 흘러 나올 때마다 그날의 시간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않은 그날의 우리모습 그대로 유쾌한 느낌까지 모두 다시 재연되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다. </p><p>지금 난 내 머리칼을 잡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A와 그모습을  함께 즐기고 있는  B와 음악속에서 이야기속에서 미친사랑을 나누고있다.</p><p>우리는 시시때때로 이 음악과 함께 그날로 돌아가 있을것이다. 우리의 미친 사랑은 행복이었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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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5 14:14:3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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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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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시에 회관에서 만날까</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3889319</link>
         <description><![CDATA[<p>“그럼 10시에 회관에서 만날까?”</p><p>9시 55분에라도 떠올라서 다행이었다. 지난주에 한 약속을 잊고 하마터면 이태순 권사님을 마을회관에 두고 혼자 교회에 갈 뻔했다. 배은망덕한 일이다.</p><p>&nbsp;</p><p>이태순 권사님은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나를 울린다. 월말 암송 발표 시간이면 빨간 가방에서 꼬깃꼬깃한 종이를 꺼내, 들여다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며 성경 구절을 암송한다. 접힌 모서리마다 해지고 구멍이 난 종이에는 대략 50포인트 크기의 글씨로 이달의 구절이 프린팅되어 있는데, 이태순 권사님은 글자를 읽는 건 아니고 이쯤에 이런 말이 나온다는 걸 글자 수에 의지하여 암송하시는 것이다.</p><p>&nbsp;</p><p>목사님 가정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후로 사모님께 배우던 한글 공부는 멈췄지만, 여전히 한 달 한 구절 암송에 성공할 수 있는 건 여러 도움들 덕분이다. 누군가는 구절을 프린팅해주고, 누군가는 읽고 또 읽어주고, 누군가는 암송한 걸 점검해준다.</p><p>&nbsp;</p><p>이달에는 도움의 행운이 나에게도 찾아와서, 두 번이나 이태순 권사님과 마주 앉을 기회가 생겼다. 첫 주에는 구절을 읽고 또 읽어드렸고, 다음 주에는 권사님이 암송해 온 걸 점검해드렸다. 분명 지난주에 읽으면서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첫 구절만 외우자고 했는데, 점검해드리면서 보니 벌써 두 구절을 다 암송하셨다. 구절 중에 ‘그를’이 두 번 나오는데, 두 번 다 ‘그는’이라고 하셔서 어, ‘그를’이에요..하고 교정해드려도 연거푸 ‘그는’이라고 하신다. 슬쩍 넘어가버렸다. 주어 목적어가 좀 꼬이면 어떤가. ‘힘과 방패’ 부분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암송하실 때, 이미 내 마음은 들고 계신 종이 아래로 줄줄 녹아내려 버렸다. “아직 쳐다보면서 해야 돼서 걱정이야.” 하셔서 보면서 하면 뭐 어때요? 했더니, “그럼 은혜가 안 되잖아.” 하신다. 다시 줄줄 녹는다.</p><p>&nbsp;</p><p>“에그, 누가 먼저 지나가다가 태운다고 할까 봐 걱정했네.”</p><p>10시에 맞춰 도착했지만, 이태순 권사님의 도착은 더 일렀을 것이다. 약속한 차가 있다고 하면 될 텐데 괜히 신경을 쓰신 이유는 들고 계신 가방 때문인 것 같았다. 이태순 권사님 손에는 빨간 가방 말고도 초록한 것이 뾰족뾰족 삐져나온 종이가방이 있었다. 이걸 챙겨 주고 싶어서 10시에 만나자고 하신 것이다. 가방 안에는 플라스틱 물병에 담긴 참기름과 비닐봉지 몇 개, 그리고 아직 촉촉한 파가 흙냄새를 풍기며 들어있었다.</p><p>&nbsp;</p><p>“내가 짠 거야. 참기름 짠 거 없을 거 아니야? 한 주먹씩 볶아 먹으라고 땅콩도 넣었어. 그리고 또 뭘 주고 싶은데, 줄 게 있어야지, 상추는 샀어. 그런데 오는데 파가 보이더라고. 뽑아와서 여기(회관) 신문지로 둘렀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문지 아래로 줄줄 녹아내리는 내가 보인다. 고맙다고 몇 마디 했을 텐데 기억은 안나고, 마지막에 “파도 없는데 잘됐네요.”했더니 “그냥 파 아니야, 당파야.” 하신 것만 기억난다. 당파가 뭔지 몰라서 예배 중에 찾아보니 김장파라고도 하고 쪽파라고도 했다.</p><p><br></p><p>시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셔서 안 계셔요, 라고 했더니 “에그그 아까워서 어째.” 하신다. 누가 아까운 건지 뭐가 아까운지, 역시 주어와 목적어가 분명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좋다. 시어머니랑 나는 얼굴이며 체구가 좀 닮았다는데, 그런 시어머니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게 아쉽기는 했지만, 아까운 줄은 몰랐다. 문득 시어머니도 하늘에서 아깝다고 여기실까 궁금해진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마치 시어머니가 이태순 권사님의 입을 통해 당신의 마음을 말씀하신 것만 같아 다시 마음이 줄줄 흘러내린다. 주어 목적어가 아니라 이젠 주제가 꼬여버린 것 같지만 그럼 뭐 어떤가. 참기름을 떨어뜨릴 때마다 나는 이태순 권사님과 우리 시어머니를 떠올릴 것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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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02:32:5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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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편지]</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4020860</link>
         <description><![CDATA[<p> 나는 정말 무심한 사람이야. 주변 사람들의 일을 들어도 곧잘 잊어버리곤 해. 타고난 성향이 그렇다고 변명해보고 싶네. 오랜만에 내 집에 놀러 오신 엄마가, 3년 전 부터 있던 거실 액자를 보고 ‘저건 새로 산거니?’라고 물어보셔서 황당했던 적이 있는데 이런 것도 유전인가 싶기도 하고.</p><p><br></p><p> 내가 주변 일에만 무심한 줄 알았더니, 가장 무심한 대상은 나 자신이었더라고. 이제 올해 12월이면 국제적인 마흔 살이 되는데, 내 자신과 40년을 살면서도 몰랐던 사실이 너무 많아. 최근에는 우울감이 너무 심해서 감당이 안될 정도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매일 안절부절하면서 지냈는데, 이유를 고민해봐도 못 찾겠는거야. 특별한 일이 없었거든. 그러다 겨우 알아 냈어, 가을 이더라고. 내가 가을을 타는 사람이었더라고. 올 해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라 매 해 이래 왔을텐데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어) 마흔이 되어서야 이걸 깨닫다니, 나도 참 대단해.</p><p><br></p><p> 아직 내 감정을 돌볼 줄 몰라서 그냥 포괄적인 단어인 ‘우울’을 썼는데, 사실 이게 우울인지 그리움인지 외로움인지 잘 모르겠어. 이 정체 모를 우울에 잠식되어서 요즘 의미없이 반복하고 있는 일은 지난 사진첩 보기, 옛날에 좋아했던 음악듣기가 있는데 이 두 가지 행위에 자꾸 걸리는 사람이 있더라고.</p><p><br></p><p> 우리가 헤어진 게 3년이 다 되어가네. 이전엔 이별을 동력 삼아 운전도 배우고 차도 사고 더 좋은 집으로 이사도 가고 하여튼 내 삶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이번에도 처음은 좀 힘들어도 곧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 낮에는 할 일을 하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매일 아무 저항없이 눈물이 쏟아졌어. 감정을 다스리려고 발라드를 틀면 그게 또 나를 건드려서 결국엔 일어나 앉아서 통곡하다 눕고 그랬어. 내가 아는 이별 노래가 그렇게 많은지 그 때 알았지. 매일 들어야 할 노래가 늘어나니까 어느 순간엔 취침 시간이 새벽 6시가 되어 있더라.</p><p><br></p><p>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괜찮으려나, 반 년이 지났으니 이제 아무렇지 않겠지, 일 년이니 이제 정말 생각 안나- 하고 방심하는 순간마다 계절과 관계없는 찬바람이 불면 나는 계속 마음이 긁히는 느낌을 받았어. 너무 대단한 사랑이라(?) 헤어지고 한 동안 내 앞에서 이별에 대한 언급도 못하던 주변 지인들도 이제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하곤 해. 나도 마찬가지로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받아치게 되었지. 우리가 헤어지고 벌써 3번째 가을이 왔어. 사랑에 평균이 어디 있겠냐만 그래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벌써 다른 사람하고 결혼해서 새벽에 깨는 아이 밥 먹이느라 정신 없고도 남는 시간이 지났는데, 올해 찬 바람에도 나는 어김없이 철 지난 유행가를 플레이리스트에 꽉꽉 채우고 있어. 무심한만큼 미련도 천성일까. 어느 가을이 되면 나는 지난 유행가 대신 최신곡을 생각없이 들을 수 있을까.</p><p><br></p><p> 시간을 그 때로 되돌린대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하겠지. 아직 사랑한다든지 다시 우리가 시작할 수 있겠다는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서 이렇게 미련을 떨어 대는 건 아무래도 바람이 너무 차갑기 때문 일거야. 이 가을도 곧 지나가겠지. 진심으로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하지만 내가 결혼하기 전까지 먼저 다른 사람을 만나진 않았으면 해. 차가운 가을 바람에도 아무렇지 않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나자.</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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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04:09:4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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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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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의 위로 / 안상현</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4210973</link>
         <description><![CDATA[<p>혹시, 많이 기다렸어요?</p><p><br/></p><p>있잖아요, 아직 지지 않았어요.</p><p>잠시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p><p><br/></p><p>칠흑같은 어두운 밤이 와도</p><p>지금처럼만 걸어가기로 해요.</p><p><br/></p><p>당신이 어디에 있든지</p><p>내가 묵묵히 비춰줄게요.</p><p><br/></p><p>여유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p><p>그러니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요.</p><p><br/></p><p>괜히 괜찮다는 말로</p><p>대신할 건 없잖아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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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06:44:4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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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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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한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4418296</link>
         <description><![CDATA[<p>"차니야 워니야 엄마말 잘들어<br>엄마가 이제 혼자서 식당일을 해야해 그래서 너희도움이 필요해."<br>"네?"<br>"미안하지만 학교 다녀오면 똘똘이랑 공주를 너희가 돌봐줘야해. 작은엄마가 도와 주신다고했지만 하루종일 맡겨둘수가 없어."<br>차니는 아무말이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br>"엄마 그럼 학교 끝나면 애들이랑은 언제놀아?"<br>워니는 잔뜩 심술난 얼굴로 지금 상황을 받아들일수 없다는듯 씩씩대며 밖으로 달려나갔다. <br>살갑게 굴다가도 부당하다 느끼는일에는&nbsp; 자기할말을 꼭하는 워니였다. <br><br>"개업준비는 잘되어가요?"<br>제경의 이복동생 내외는 같은 동네에서 살고있다.<br>신혼의 부부는 태희의 넷째아이 공주가 태어난 해에 첫 딸 혜선을 얻었다.<br>"형님 애기들 신경쓰지말고 식당일&nbsp; 보셔요<br>혜선이랑 같이 잘 돌볼게요. 어머니도 겉으로는 화를 내시지만 같이 돌봐주신다 하셨어요." <br><br>손주를 넷이나 두고 사라져버린 큰아들의 행태에 제경어머니는&nbsp; 인연을 끊자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호통을 치셨지만 어린 손주들이 그저 남같지는 않으셨는지 종종 돌봐주러 오셨다.<br>그렇게 시작된 태희의 작은 기사식당은 자리를 잡아 가고있었다.<br>태희는 타고난 기질이 사내대장부같이 씩씩하고 밝았다. 그런 성격덕분에 아이넷을 혼자 키우면서도 힘든식당일에도 그녀는 늘 웃는얼굴이다. 그러나 그녀의 호탕한  웃음뒤에선&nbsp; 외롭고 힘든마음들이 꽁꽁숨어 서서히 자라나고있었다.<br>어느새 아빠 얼굴 한번 보지 못한 공주가 세돌이 지나 네살이 되었다. <br>태희의 친정식구들은 이제 그만 이혼절차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태희는 네명의 아이들에게 아빠를 찾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언제가 그가 돌아왔을때 보여주고도 싶었다. 너 없이도 잘살고 있다고 그게 가장 좋은 복수라고 이혼은 그때해도 된다고 ....<br>그러나 그것 또한 태희에겐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였나보다. <br>10월 어느 날. 제경은 숙이와 함께&nbsp; 이제 막 태어난 성찬을 데리고 태희앞에 나타났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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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09:30: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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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행복의조건</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4831715</link>
         <description><![CDATA[<p>빨래를 널러 가는 길에 아직은 따가운 햇살이 내 등을 감싸는 것,</p><p>여름 내내 고생한 선풍기를 씻는데, 문지르는 곳 마다 환해지는 살을 보는 것,</p><p>무심코 올려다 본 높다란 나무의 잎이 발갛게 물들어 가을바람에 살랑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p><p>스르륵 넘겨 펼친 페이지에 문장이 마음에 와서 콕 박히는 것,</p><p>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의 모락모락 김에서 맛있어지는 순간의 냄새를 만나는 것,</p><p>가을볕을 잔뜩 끌어다 덮고 잔디밭에 누워 자는 개를 보는 것,</p><p>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개의 밥그릇을 보는 것,</p><p>빵빵하게 터질 것 같은 코스모스의 꽃봉오리에서 잎이 두가닥 쯤 피기 시작하는 순간을 보는 것,</p><p>&nbsp;</p><p>갓 구워나온 호떡이 반으로 접혀 종이컵에 들어앉은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p><p>호떡 하나를 먹고 하나를 더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것,</p><p>&nbsp;</p><p>즐겨 마시는 커피에서 아름다운 산수화를 발견하는 것,</p><p>동네 책방에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것,</p><p>동네 카페에 앉아 책을 보는데 반가운 친구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p><p>노란방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며 글동무들의 글을 기다리는 것,</p><p>글동무의 글에 정성껏 댓글을 달아보는 것,</p><p>&nbsp;</p><p>내게 행복의 조건이 무어냐 물었지?</p><p>나는 이렇게나 많은 행복의 순간들을 만나며 살고 있어.</p><p>그 중에 최고는 행복의 조건이 무어냐 물어봐주어</p><p>내가 이렇게나 많은 행복을 만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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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14:47:4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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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4971766</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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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16:24:5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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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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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산의 마지막 공부 / 조윤제</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5300230</link>
         <description><![CDATA[<p>매일 스스로를 허물어 거듭 시작하라 </p><p><br/></p><p>"익괘의 상 풀이에서 말했다.</p><p>바람과 우레는 더함이니 군자는 이것으로 좋은 것을 보면 바꾸고 허물은 고친다. &lt;주역&gt; </p><p><br/></p><p>덜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덧붙여지므로, 증진을 뜻하는 익괘로 받았다."</p><p><br/></p><p>이는 &lt;주역&gt;의 기본사상인 '물극필반'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물극필반은 모든 사물은 극에 다다르면 반전이 생긴다는 뜻으로, 세상사는 반드시 차면 기울고 기울면 이윽고 차는 흥망송쇠를 거듭한다는 원리다."</p><p><br/></p><p>하늘이 베풀어 땅을 성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없다고 한다.</p><p><br/></p><p>타인의 허물을 보면 스스로의 빈 곳부터 점검하라 한다. '바람과 우레는 함께하면 그 힘이 더 강력해지므로 군자는 이 둘이 돕는 현상을 보고 스스로를 수양한다는 것이다.' </p><p><br/></p><p>자연과 사람에게서 배우는 법칙중 하나이다. 나 또한 사람을 만나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찾아 배우려 노력한다. 나의 허물이 깊기 때문이다. 나이 들고 보니 이해 못할 일이 없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물론 남편의 동물사랑은 아직도 버겁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모두 그럴만한 것이라 짐작해 본다. 흐르는 물과 같아서, 될 일은 되게 마련이어서 난 지금 이 무수한 인연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 못할 일도 경이롭지 않은 것도 없다.</p><p><br/></p><p>새벽 다섯 시 어김없이 깨어 책을 손에 들었다. 책에게 사람에게 길을 물어 또 숭고한 나의 하루의 시간을 저미어 갈 것이다. </p><p>저녁에 다시 나를 차으려 채비라는 별에게 방긋 미소를 보낼 수 있도록, 별조차 별일 수 있도록 빛을 보태려면 내가 제대로 깨어있어야 한다. 나무에게 꽃들에게 말 걸 수 있으려면 내가 하루에게 길을 물어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은 삶을 살아내야 한다. </p><p><br/></p><p>허물이 많은 인간이기에 그 허물을 벗어내는 피나는 노력이 없다면 별도 달도 해도 나무도 꽃들도 공기도 제대로 마주 볼 수 없다. 사는 동안엔 꿈같이 보송보송한 순간들을 알알이 영글며 살아가자. 모두가 평안할 수 있도록 고난도 고통도 너를 위해 우리를 그리고 나를 위해 보드랍게 살아내자. 모두가 외롭지 않도록.</p><p><br/></p><p>"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서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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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6 21:49:4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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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회억(回憶) 5</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5387713</link>
         <description><![CDATA[<p><br/></p><p>“해원아, 마당에 장작 다시 쌓아 놓아야겠더라. 할배는 마을회관 간다니~”</p><p>누워 뒹굴던 나는 중얼거린다.</p><p>‘아, 오늘 토요일이지.’</p><p>어쩐지 8시가 넘었는데도 옆집 차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세우고 이 불을 개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와 말끔히 비워진 까뮈의 밥그릇을 채웠다. 무너진 나무 장작 탑을 다시 쌓기 위해 목장갑을 손에 끼고 있는데, 어느새 까뮈 녀석이 발목 쪽으로 다가와 시 커먼 볼을 비벼댄다. 가느다란 꼬리가 승천 중인 걸 보니 오늘 컨디션이 좋으신 게 분명하다.</p><p><br/></p><p>지난여름 내린 많은 비로 빗물을 많이 머금은 나무들이 은근히 무거웠다. 애초에 기초를 단단 히 깔지 않고, 높게 쌓아 올린 탓에 중간부터 무너져 내린 모양이었다. 나중에 어딘가 달으려 던 전등도 깨져 조각이 났고, 할머니 영정사진의 프레임도 부서져 사진과 따로 놀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작업대로 쓰려고 창고 처마에 놓아둔 긴 탁자 다리도 휘어졌다. 무너져 내려 뒤엉 켜 있는 장작을 노려보았다. 나는 내가 장작 같다고 생각했다. 저 나뒹굴고 있는 덜 마른 장 작이 내가 틀림없다고. 이리저리 뒤섞인 장작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세워 쌓았다.</p><p><br/></p><p>잠시 숨을 고르며, 좋아하는 작가의 말을 떠올렸다.</p><p>‘꿈을 만났을 때... 꿈을 지지해 줄 무릎의 힘을 기를 것. 그리고 시시한 나를 견딜 것.’ </p><p>작가가 되고 싶었다. 막연하기만 했지만, 글쓰기는 스물아홉 내 인생에서 퇴로이자 도피처였 다. 하지만, 내 글에서는 늘 쓴맛이 났다. 혹은 알 수 없는 맛이. 뭔가 달큼하고 짭짤한 감칠 맛을 내 문장 속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때로는 싱겁지만, 담담하고 산뜻한 맛을 원할 때도 있 었다. 크고 넓은 중세풍의 오래된 탁자 위에 가지각색의 이국적인 접시들을 펼쳐 놓고, 허기 의 향을 피우는 상상을 했다.</p><p><br/></p><p>마지막 남은 장작 하나를 툭 던져 올려놓았다. 장작들이 가지런히 누워 있는 모양이 제법 편 해 보였다. 11시, 샤워를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마치고, 거진정보고등학교 옆의 교육도서관 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었다. 석호는 검찰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 다. 도서관 열람실에 처박혀 지낸 지 1년 6개월을 넘겼다. 열람실 문을 열고 살짝 벌어진 앞 니를 보이며 배시시 웃으며 나온다.</p><p>“어이구, 슬리퍼 찍찍 끌고 옷은 그게 뭐냐? 네가 공시생인 줄. 할아버지 꺼여?”</p><p>“됐고. 담배나 하나 줘 봐.”</p><p>우리는 담뱃불을 붙여 놓고, 한 개비를 키 높은 스테인리스 재떨이에 비벼 끌 때까지 아무 말 도 하지 않았다.</p><p>“탁사발 가자.”</p><p>“공부하는 놈이 낮부터 한잔하시게? 콜!”</p><p><br/></p><p>예상대로 아무도 없었다. 창가 옆 둥그런 철제 테이블에 앉았다. 막걸리 한 주전자와 손바닥 만 한 고추장 전 하나가 만 원이었다. 솜털보다 가벼운 우리 주머니를 위한 훌륭한 점심이었 다. 게다가 오늘은 둘 다 만 원이 있으니 한 주전자씩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군데군데 찌그러진 누런색 양은 잔에 반만 따랐다. 둥둥 떠 있는 막걸리 살얼음을 고인 침과 함께 쭉 들이켰다.</p><p>“그래, 바로 이 맛이지.”</p><p>“나의 한 끼를 기다려 왔도다.”</p><p>막걸리 한 주전자를 비울 때쯤 녀석이 묻는다.</p><p>“요새 글은 좀 쓰냐?”</p><p>“신경 끈 지 오래야. 이래저래 시간도 안 나와.”</p><p>“하긴, 취업 준비하는 놈이 뭐.... 난 6개월 잠수 탈라니까. 내년 봄에나 보자.”</p><p>석호는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 될 것이었다. 대학 졸업 후 친구 중에서 가장 먼저 입사했고, 가장 먼저 퇴사했다. 적성에 맞지 않았다. 중견 식품회사를 그만두고, 바로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우리 집보다는 주머니 사정이 괜찮았지만, 석호네도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용 달차로 이삿짐이나 배달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활어직판장에서 주방일을 하셨다. 퇴사 이후 석호도 간혹 일을 도우며, 공부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우애가 돈독한 형과 누나가 있어서 석 호는 심란한 마음을 금세 떨쳐낼 수 있었다.</p><p>“야, 해원아. 그래서 넌 꿈이 뭐냐? 대기업 직장인이라는 직업 말고. 꿈 말이야 꿈.” “나는 고흐 말고 피카소가 되고 싶어.”</p><p>“이거 이거, 취했네, 취했어. 입사 원서 쓴 게 50개 넘어가니 맛이 가냐? 가?”</p><p>“돈 많이 벌어야지. 대기업 취직해서 억대 연봉 임원 되면 좋겠다.”</p><p>“인마, 꿈은 동사여야 한다는 말도 못 들어 봤냐. 직업은 명사래. 입사라는 게 꿈을 이루기 위 한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잖냐.”</p><p>“씹선비 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내일 뭐 할지도 모르겠는데, 과정은 무슨. 직업이 꿈을 위한 수단이라는 말 다 허울만 좋은 말이지. 어쨌든 지금 내 꿈은 돈 많이 버는 거야. 말발은 살아 서! 그래서, 니는 꿈이 검찰직 공무원이냐? 개검들 시다바리하게?”</p><p>“막잔 처마시고 당구나 치러 가자.”</p><p><br/></p><p>막걸리 한 주전자가 주는 도취와 연민, 그리고 수많은 섬광들. 당구장을 나와 우리가 걸어온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투다리의 아크릴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lt;호 프&gt;가 적혀 있었고, 뒷면에는 영문으로 &lt;HOPE&gt;라고 되어 있었다.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난데없는 희망이 그렇게 우리의 가까이에 있었다.</p><p>떨어진 돌배나무 잎사귀들이 바스락대며 바람에 끌려 따라왔다. 밤이 빨리 오고 옷깃을 여며 한기를 가리는 계절, 가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나는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방구석 시를 써 보았다.</p><p><br/></p><p>막걸리 한 주전자는 밥이다.</p><p><br/></p><p>내 오늘의 한 끼, 내 밥.</p><p><br/></p><p>한 주전자와 손바닥만 한 전 하나, 만 원.</p><p>만 원의 행복을 기억하는가.</p><p><br/></p><p>빈속에 한 주전자 다 비운다.</p><p>그 포만감, 그 행복.</p><p><br/></p><p>선술집에서 하숙집까지 걸어가면 다시 배가 고팠지만, 그 만 원의 행복이 좋아 한 시간을 걸었다.</p><p>그 술친구와의 약속을 손꼽아 기다렸더랬다.</p><p><br/></p><p>나의 한 끼를 기다렸더랬다.</p><p><br/></p><p><br/></p><p><br/></p><p>※ 에세이, ‘그림책이라는 산’에서 문장 인용</p><p>※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한 단락 활용</p><p>※ 막걸리 한 주전자에 담긴 젊음 / 2022년. 2번 작업공 作</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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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7 00:08:1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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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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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온통 천재 투성이</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5807040</link>
         <description><![CDATA[<p>유투브에 승관 노래 를&nbsp; 검색하고 아무거나 눌렀는데,</p><p>알고리즘을 타고타고 과거로 가더니</p><p>파릇파릇한 예쁘다 무대가&nbsp; 나왔다.</p><p>상추를 씻으면서 노래를 듣는데</p><p>가사&nbsp; 한구절이 마음에 콕 와서&nbsp; 박힌다.</p><p><br/></p><p>“널 볼때 마다 난 숨이&nbsp; 체할 것 같아.”</p><p><br/></p><p>대체 얼마나 좋은 마음이길래,</p><p>숨이 체 할 정도일까?</p><p>지훈이는 스무살네 어쩜 저런 가사를 썼을까?</p><p>노랫말로 세상을 아름답게&nbsp; 만드는 지훈이는</p><p>천재작곡..작사.. 아이돌 (진짜 만능) 이 분명해!!!!</p><p>라고 혼자 머리속에서 주접을 떨고 있는데…</p><p><br/></p><p>문득 어제 밤..</p><p>읽어내리던&nbsp; 민준작가님의 신간이&nbsp; 생각났다.</p><p><br/></p><p>한 문장 한 문장 읽을때마다</p><p>진짜로 숨이 체 할 것 같아서</p><p>(문장마다 온갖 사랑하던 일, 아팠던일, 슬펐던 일, 행복했던일이 마음을 간지럽혀서..) </p><p>책을 얼마나 들었다 놨다 했는지 모르겠다.</p><p><br/></p><p>작가님도 천재임이 분명하다…!!!!</p><p><br/></p><p>우리 모두&nbsp; 목요일에는</p><p>순수한 자기 자신을</p><p>만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p><p>책의 서문 한부분을 공유해요..🧡</p><p><br/></p><p>모두 사랑해용🧡</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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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7 05:30:4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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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명랑한 은둔자 / 캐럴라인 댑</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6751132</link>
         <description><![CDATA[<p><br/></p><p>캐럴라인 댑은 42살까지만 살았다. 하루에 두 갑 피우던 담배때문임이 확실하다. 폐암으로 죽었으니까. 2002년에.</p><p>그녀는 코로나19를 모르겠지.</p><p>코로나 술만 알고 갔을 수도.</p><p>알콜중독자였다 술을 끊었으니까. </p><p>소심한 성격을 말하고</p><p>관계를 말하고</p><p>명항한 은둔을 말한다.</p><p>그녀는 혼자라서 외로웠고 혼자라서 행복했다. 8년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고 20년 가까이 저널리스트로 살았다고 한다. 8년 동안 많이 행복했을까?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요즈음 큰 화제다. 끊지 못하는 것과 끊어야만 하는 것. 우린 살면서 무엇을 끊어야 하고 끊지 못해 힘이 들까? </p><p>새벽에 눈을 뜨고 어제 읽던 책을 들었다. </p><p>우정을 이야기 한다. 여자들의 우정.</p><p><br/></p><p>반드시 끝나야 하는 술친구들의 우정을 말하고, '어떤 우정은 그저 신상이나 환경의 변화를 이겨낼 만큼 역사나 애정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에 끝난다.'고 한다. 어떤 우정은 더 훨씬 아깝게 죽고, 질투나 불안이나 함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마음을 내지 않아 그 탓에 우정은 길을 잃는다고 한다. 우리들의 우정은 안녕한가?</p><p>가끔 살다보면 우정 때문에 산다. 특히 나의 경우는 그렇다. 동창이, 베프가, 친 동생과 언니 같은 인연들이 때마다 내가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안내해준다. 나의 공기가 되어준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난 너무 무례한 적은 없었는지 더듬는다. </p><p><br/></p><p>새벽은 고요해서 참 좋다. 이 시간이 지나면 난 어느 역에 당도해 있을까? 문득 마흔둘에 영면한 그녀가 새삼 부러웠던 몇 일들, 꿈이 있는 나는 요절할 수도 없다. 꿈에게 미안하니까. 불꽃 같은 삶을 갈망하는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자기다운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왠지 덤불 속에서 헤매이는 나를 발견하는 새벽이지만 그래도 괜찮다. 삶은 원래 속이는 거니까. 나는 원래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거니까. 원래 그런 거니까.</p><p><br/></p><p>오늘은 45명의 학생들이 온다. 폐업한 옆가게까지 빌려 추가로 주문한 사이드 메뉴까지 셋팅해서 대접해야 한다. 어쩌자구 이 좁은 가게에 그 많은 인원을 받았누. 욕심이 화를 부르고 나를 화나게 하지만 나는 화를 잊은지 너무 오래고 그래서 또 그냥 산다. 남편의 욕심까지도 불쌍해서 사랑하는 나는 천상 사랑꾼. 그런 내가 가끔은 좋다. 미움을 모른 채 사는 날까지 살다 지구별을 뜨고 싶다. 용서하는 낱말도 난 모른다. 사람이 밉지 않은 난 '사랑밖에 난 몰라' 심수봉의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지쳐 죽고 싶다. 누구처럼 술을 끊을 맘도 없다. 부족한 나를 자책하던 어제의 나와 결별하자. 오늘의 내가 있으니까. </p><p><br/></p><p>공기에게도 감사하는 삶을 살자.</p><p>제일 감사한 것들에 우린 너무 무심하다. 공기에게도 색이 있다면 덜 무심했을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무채색이라 우린 그동안 너무 무심했을까? 내 친구가 그렇고 내 가족이 그렇고 내 시부모님의 건강이 그렇고 모두의 수고가 그렇다.</p><p><br/></p><p>가자지구에 태어나지 않은 이곳이어서 고맙고 그들에게 미안하고 아직도 배움을 갈급하고 누릴 수 있어 감사하고 고운 인연들 품 속에서 노닐 수 있어 행운이고 그런 나를 발견하는 날이라 참 좋다.</p><p><br/></p><p>조금 더 읒짜으차 해보자. 신명나야 수여니다. 내 안의 신이 따사로이 빛날 수 있도록 그런 삶이어야 한다. 엊그제 두고 온 파아란 하늘 닮은 청명한 가을 바다가 무척 그리운 주말 🐦 벽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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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27 21:57:0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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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후회</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8320140</link>
         <description><![CDATA[<p>친구, 글(일기), 청소.</p><p><br/></p><p>우울하거나 기분이 다운될 때 찾거나 하게 되는 것들이다. 친구는 위로 받고 싶어서, 글은 덜어내고 싶어서, 청소는 잠시 잊어보고 싶어서 찾게 된다. </p><p>오전에 청소를 했고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p><p>글이라고 하기 보다 일기에 가까울 것 같다. 혹은 아무 말 대잔치.(얼마전 톡방에서 보고 힘을 얻은 구절이다.)</p><p><br/></p><p>자기 검열이 좀 있다 보니, 스스로를 위로하는 핑계 같은 글이 될까 염려되지만 아무 말 대잔치라는 구절을 다시 떠올리며 글을 이어간다. </p><p><br/></p><p>나는 대체로 차분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굉장히 극단적으로 감정적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 내 몸이 아프고 피곤할 때 편한 사람에게, 불의를 보았을 때, 때때로 손해 보고 싶지 않을 때, 감정적이 된다. 문제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며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대놓고 화를 내거나 내 감정을 설명했으면 이렇게 기분이 다운되지는 않을 것이다. </p><p><br/></p><p>감정을 드러낸 순간, 혹은 그 이후에 급격히 기분이 다운되면서 후회가 밀려온다. 상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 </p><p><br/></p><p>누군가가 내민 따뜻한 손길, 말 한마디, 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에 다시금 용기를 내겠지만 지금 순간을 그냥 보내고 싶지는 않다. 변하고 싶은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변화가 쉽지 않다. 인식했다고는 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100%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p><p><br/></p><p>두어 달을 잠시 멈춤, 스스로에 대한 돌아봄 없이 지내왔다. 책도 거의 읽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 사람들에게 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바로 인식하고 사과했지만 나로 인해 불편함을 준 것에 오늘까지 난 괴롭다. 멈춤이 필요한 시기였나보다.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p><p><br/></p><p>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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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30 05:09: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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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이태원 참사 애도문_추미애</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68454943</link>
         <description><![CDATA[<p>&lt;아직 별이 되지 않겠습니다&gt;</p><p><br/></p><p>20세기 나라를 뺏겼을 때는 토쿄 한 복판에서&nbsp;</p><p>‘주고엔’ 십오원 발음이&nbsp;</p><p>일본인스럽지 않다는 이유만으로&nbsp;&nbsp;</p><p>혐오와 차별, 멸시로 참살당했는데</p><p><br/></p><p>21세기 국민이 주인이라고 자부했던&nbsp;</p><p>내 나라 서울 한복판에서&nbsp;&nbsp;</p><p>외국인 친구들도 부러워하는 내 나라에서&nbsp;</p><p>나는 압사당했습니다.&nbsp;</p><p><br/></p><p>그런데 내 나라 대통령부터&nbsp;</p><p>죽음을 혐오하고&nbsp;</p><p>이름도 영정사진도 없는 위령제를 지내더니&nbsp;</p><p>1년이 지나도록&nbsp;</p><p>엄마의 간절한 호소와 눈물도 외면하고&nbsp;</p><p>이름을 부르면 처벌하겠다고 겁주고 있습니다.</p><p><br/></p><p>전 세계가 이것은 사고가 아니라&nbsp;</p><p>경찰을 배치 안 한 재난이고 범죄라고 하는데도&nbsp;</p><p>내 나라에서는 아직&nbsp;</p><p>죽음의 원인을 묵살하고 있습니다.&nbsp;</p><p>&nbsp;</p><p>인파 밀집을 미리 예측했던 경찰보고서도 무시했고,&nbsp;</p><p>그날 경찰을 보내달라는 6시 34분의 시민의 전화도 무시했습니다.</p><p>3시간 후 많은 생명이 경찰이 오기만 기다리다가 팔 다리가 마비되고 죽어가던 그 순간까지도 경찰은 보이지 않았습니다.&nbsp;</p><p><br/></p><p>대통령의 친구인 행안부 장관은&nbsp;</p><p>경찰 배치로 해결됐을 문제가 아니라고&nbsp;</p><p>뻔뻔하고 고압적 말뿐이었습니다.&nbsp;</p><p><br/></p><p>그렇다면 왜 밀집을 예측한 경찰보고서를 지우고&nbsp;</p><p>관련 경찰이 자살하고 서울시 공무원이 죽고 했겠습니까?&nbsp;</p><p>11차례의 신고가 있었고&nbsp;</p><p>그중 9차례는 압사사고난다, 경찰이 통제해야한다고 알려줬는데도 당국은 대체 뭘 했습니까?&nbsp;</p><p>누가 왜 막았나요?&nbsp;</p><p>누가 책임져야합니까?&nbsp;</p><p>&nbsp;&nbsp;</p><p>멋모르고 놀다가 죽었다는 식으로&nbsp;</p><p>죽음의 원인을 죽은 자의 탓으로 돌리고&nbsp;</p><p>생명에 대한 눈곱만큼의 존엄은커녕&nbsp;&nbsp;</p><p>마약 검사한다며 옷도 벗겨놓은 채&nbsp;</p><p>엄마 아빠 누이가 며칠간이나 찾아헤메게 하고&nbsp; &nbsp;&nbsp;</p><p>이런 식으로 생명을 다루는 나라</p><p>이런 식으로 죽음을 대하는 나라</p><p>누구도 이런 식으로 죽을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p><p><br/></p><p>저와 친구들의 미래를 파괴하고&nbsp;</p><p>저와 친구들의 꿈을 산산조각내고도&nbsp;&nbsp;</p><p>좁쌀 만큼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nbsp;</p><p>대통령과 장관 어른이 있는 한&nbsp;</p><p>이런 범죄로 또 다른 친구들을 다치게 할까 봐,&nbsp;</p><p>저는 아직 떠날 수가 없어요.&nbsp;</p><p><br/></p><p>저는 아직 어둠 속에 갇혀 있어요.&nbsp;</p><p>부디 제 이름을 찾아 주세요.</p><p>부디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p><p><br/></p><p>세월호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고 잊지 않겠다고,&nbsp;</p><p>거짓이 참을 이길 수 없노라고,&nbsp;</p><p>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노라고 맹세했듯이&nbsp;</p><p>제게도 약속해주세요.</p><p>진실이 이기는, 빛이 환한 세상으로 꺼내주세요!&nbsp;</p><p>그때까지 엄마 아빠 누나&nbsp;</p><p>꿋꿋하게 기다려 주세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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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0-30 07:18:2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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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우리집에서 수업</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2447476</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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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1 15:45:2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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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고해 혹은 고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3282804</link>
         <description><![CDATA[<p><br></p><p>어젯밤에는 구름이가 꿈에 나왔어요. 꿈속에서 구름이는 현실과 달리 까만 아이였고, 털에는 흙먼지 대신 윤기가 흐르고 있었어요. 나만 보면 짖어대던 구름이가 꿈에서는 내 손을 피하지 않고 자기 얼굴을 부비고 꼬리로 나를 감싸며 품속으로 들어왔어요. 우리집 고양이처럼요. 애잔한 마음이 들어 구름이를 어루만지다가 발견했어요. 빨간 목줄 버클이 풀어져 있다는 것을요. 심장이 쿵쾅거렸어요.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지! 마당을 가로질러 구름이네 집을 들여다보았어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고 고요했어요. ‘구름아, 이때야!’ 나는 구름이의 목에서 목줄을 빼내었어요. 목줄은 버클이 풀린 채로도 둥근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목을 누르는 익숙한 무게 때문에 구름이는 자기가 풀린 걸 몰랐던 모양이에요.</p><p><br></p><p>목줄을 벗고도 한동안 구름이는 자리에서 벗어날 줄 몰랐어요. 한발 앞에 찌그러진 잔반통이 있고 한발 뒤에는 자기가 싸놓은 똥덩이들이 있는 그 자리요. 나는 저쪽 나무 아래로 옮겨 가서 구름이를 불렀어요. 구름이는 주저하다가 드디어 내가 있는 쪽으로 건너왔어요. 이토록 긴 걸음을 걷는 게 얼마 만일까요. 나는 구름이가 뛰기를 바랐어요. 구름이도 그랬나봐요. 구름이가 껑충껑충 뛰기 시작했어요. 이쪽으로 달려갔다 돌아오고 저쪽으로 달려갔다 멋대로 뛰어오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어요. 나는 내 목이 풀린 것처럼 시원한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구름이는 오래 뛰지 않았어요. 구름이는 곧 차분해졌고, 나는 왠지 구름이를 다시 묶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름이는 순순히 내게 목을 맡겼고 우리의 짧은 일탈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 났어요. </p><p><br></p><p> 왜 이런 꿈을 꾼 걸까. 잠에서 깨어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며칠 전 일이 생각났어요. “어차피 곧 어디로 보내지거나, 아마 고기가 될걸요.” 열 살 혜인이의 대답에 ‘뭐야, 스스로 동심을 파괴하는 거야?’라고 하며 같이 웃었지만, 아까 혜인이에게 건넸던 말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할머니한테 구름이를 좀 안쪽에 묶자고 하면 안 될까?’ ‘왜요?’ ‘불쌍하잖아. 길거리에서 먼지도 다 뒤집어쓰고. 안에 묶으면 좀 길게 묶을 수 있지 않나?’ 이 말을 하는 상상을 오래 했어요. 너무 많이 상상해서, 실제로 말할 때 격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말을 아이에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울컥 올라온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에게 말을 꺼내고 말았어요. 그날 나는 아마 견주의 어린 딸을 학대한 것 같아요. 현명한 아이는 우스갯소리를 하듯 상황을 넘겼지만, 비겁한 어른이 불쑥 전가해버린 책임에 무력감을 느꼈겠지요. 그뿐만이 아닐 거예요. 끝이 정해진 아이에게 구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밥먹고 똥싸는 걸 지켜보는 동안 나름의 어떤 관계를 만들었을 텐데, 내가 뭐라고 말이에요. 혜인이, 그리고 옆에 있던 동생 수정이에게 뭐라고 사과해야 할까요. 나는 비겁한 어른이야. 죽어 튀겨진 닭을 보고 침이 고여 맥주를 시키고, 돈이 아까워서 ‘4번 달걀’을 샀다가 삶지도 굽지도 못하고 냉장고에 양심과 함께 처박아놓은 어른이야. 이런 고해성사를 과연 혜인이 자매와 구름이가 듣고 싶기는 할까요. 또 다른 폭력을 더하는 것에 불과하겠지요.  </p><p><br></p><p>나는 무얼 하면 좋을까요. 구름이의 빨간 버클을-실제는 회색 버클- 확 끌러버릴까요. 아니지. 어쩌면 구름이는 1미터 줄에 묶인 세상이 더 행복할지도 몰라요. 떠돌이 개가 되는 것보다는요. 혜인이 자매에게 매일 구름이를 산책시켜 주자고 할까요. 아니죠. 나는 그렇게 부지런하지도 못하지만, 주일학교 선생님이 주중에 남의 집 일을 간섭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지요. 나의 간섭이 화를 불러 구름이의 1미터 삶이 서둘러 끝을 맺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아, 말할수록 내 생각의 지경이 비겁하고 너절하네요.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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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2 05:06:0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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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책 안 읽는 인간의 변</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3438848</link>
         <description><![CDATA[<p>&nbsp;세윤씨는 꽤 똑똑한 사람이었다. 부친이 일찍 가시는 바람에 장남인 그가 총대를 메고 동생들을 가르치느라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그는 셈에 밝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 주저함이 없으며 어디서나 늘 똑 부러지는 느낌을 풍겼다. 세윤씨의 장녀 정하는 세윤씨를 닮아 예민한 성격에 제법 똑똑한 어린이였다. 외벌이에 두 자녀. 그 시절 흔한 풍경이었지만 흔하다와 괜찮다는 동의어가 아닌지라, 세윤씨네 부부도 늘 단벌신사에 먹고 싶은 것 아껴가며 그렇게 정하와 동생을 키웠다. 이런 세윤씨가 유일하게 “네가 갖고 싶은 대로 다 사줄게”라고 FLEX (플렉스)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책’이었다. 정하는 글을 막 익히기 시작할 무렵부터 동화 전집에 테이프를 틀어주면 제법 읽는 시늉을 하며  전집을 사준 부모에게 보람을 주었고, 생일 선물도, 크리스마스 선물도, 하여튼 무슨 핑계에서든 선물을 받을 일이 있다면 책으로 받는 것을 좋아했다.</p><p><br/></p><p>그 시절 어린이 도서의 출판 명가는 ‘지경사’였다. 지경사에서는 어린이 소설, 어린이 교양서적, 그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신간들을 냈는데 정하는 지경사의 책을 읽고 표지 뒷날개에 소개된 신간을 보며 세윤씨에게 전화로 “아빠, 나 이 책, 이 책, 이 책 사다 줘” 하고 배달 주문을 넣고는 했다. 그러면 세윤씨는 동네 초입에 있는 작은 책방에서 갈색 서류봉투에 차곡차곡 책을 담아 퇴근길에 들고왔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나오는 5일 장과, 정규 시장의 개념을 돈의 여행-이란 어린이 경제서에서 봤고, 화재로 돈이 타버리면 한국은행에 가서 감정 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한산도 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을 하시는 시조는 벌써 외우고 있었으며 한참 열심히 그렸던 캐릭터 그림도 그 당시 유명했던 김충원 작가의 책을 통해 독학했다. 책을 읽으면 자꾸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 좋았고 세계가 넓어지는 기분이 짜릿했다. 어린 정하는 그 모든 정보를 여름의 새싹이 물을 빨아들이듯 쓱쓱 흡수했다.</p><p><br/></p><p>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다면, 정하는 책을 씹어가며 소화시키는 법을 몰랐다. 초등학생이던 정하는 밤 늦게 시작한 유관순 열사의 전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 1시까지 기어코 다 읽고 잠이 들었고, 중학생이던 정하는 펄벅의 대지를 도저히 놓을 수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새벽 3시까지 기어코 다 먹어 치운 적이 있다. 클수록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해졌는데 좋아하는 책을 만나면 감정이 요동치는 것도 문제였다. 대학생이던 정하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만나게 되었는데 (현, 노르웨이의 숲) 역시나 단숨에 끝까지 읽고서, 급하게 읽어 체한 듯 등장인물의 이름도 다 잊은 주제에 그 우울함에 갇혀 며칠을 시름시름 앓았던 적이 있다나.</p><p><br/></p><p>“책을 읽기 시작하면 지나치게 빠져서, 다음 날 지장이 있어서 안 읽어요” </p><p>그래, 책을 사랑하던 정하는 이렇게 책을 멀리하는 어른으로 자라 버렸다. 나는 그랬었다.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만나면 책에 접은 자국이라도 날 세라 안 읽은 듯 곱게 들고 어서 끝까지 달리고 싶어 급하게 삼켜댔고 기어코 그 감정에 체해 욱욱대다가 현생을 망치는 일이 흔했다. </p><p><br/></p><p>요즈음의 나는 어떻냐면, 좋아하는 책들일수록 아무렇게나 소파 옆에 쌓아둔다. 언제든 손에 닿을 때 볼 수 있도록. 좋아하는 책일수록 형광펜으로 예쁘게 얼굴을 칠해준다. 체하지 않게 한 줄 한 줄 읽다가 (사실 아직도 급하고 자주 체한다) 다시 돌아가 그 밑줄을 읽을 줄도 안다. 이건 모두 책을 맛있게 읽을 줄 아는 나의 작업공 동지들 덕이다. 책은 심사숙고하여 마음에 드는 것을 잡아 큰 마음먹고 심호흡을 한 후 체할 때까지 내달린다-는 거사를 동지들은 일상으로 바꿔주었다. 3대를 잇는 대하 소설만이, 젊음의 허무함을 그리는 그런 이야기만이 책이 아니라, 틈새에서 피어나는 새싹의 이야기도 책이다 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p><p><br/></p><p>일상으로서의 책. 책을 읽고 체하지 않고 그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동지들이 있어 행복하다. 책을 읽는다면 괜시리 젠체하는 것 같아 부끄러워 우스갯소리로 넘겨버리던 나를 떠나 책 읽는 나를 일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아직도 동지들에 비하면 나는 한참을 책 안 읽는 인간이지만 내 세상을 넓혀줄 이 ‘좋은 것’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반갑다. 성인인 정하는 뭘 더 배우게 될까.</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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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2 07:30:4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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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요즘 무슨 생각하니</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3585847</link>
         <description><![CDATA[<p>요즘 몸이 예전 같지 않다. 거실 보다는 안방에, 안방 중에서도 어둡고 좁은 공간에 몸을 누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제는 집사 친구들이 집에 왔는데 다른 때 같았으면 식탁 밑에서 그네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집사의 시선에 머물며 간식을 얻어먹었을 텐데 어제는 다 귀찮았다. 몇 년 전부터 오른쪽 뒷다리가 아파서 두 다리로 서는 것이 힘들어진 후로 의자에 앞발을 올리고 간식 달라고 떼쓰기도 어려워져 이제는 그냥 줄 때까지 기다린다. 어제도 그저 조용히 식탁 주변을 맴돌고 있는데 나만 빼고 족발과 떡볶이를 먹는 것이 미안했는지 집사는 껌 하나를 내주었고, 나는 껌을 물고 안방으로 갔다. 요즘은 이빨이 약해졌는지 예전처럼 빨리 먹을 수도 없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으려고 안방으로 가는 내 뒷모습을 집사는 한참을 바라봤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집사가 좀 당황한 것 같다. 하지만 거실은 집사 친구들 때문에 편히 누워 있을 수가 없다. 불편한 시선을 뒤로 하고 어두운 안방에서 오래도록 껌을 씹다 잠들었다.</p><p><br></p><p>30분 정도 잤을까...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파우더룸 안쪽 깊숙한 곳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겨우 몸을 일으켜 파우더룸 중간으로 나갔다. 좀 전까지 봤는데 집사가 너무 반가워한다. 괜히 미안하네... 안그래도 요즘 집사에게 좀 미안했었다. 예전 같으면 누워 있다가도 집사가 부르면 벌떡 일어나서 갔는데 요즘에는 불러도 가지 않고, 집사가 누워있는 나에게 가까이 와도 그저 꼬리 정도만 흔들어준다. 한쪽 다리를 드는 것도 힘에 부친다. 집사가 배 만져줄 때 정말 좋은데... 몸이 힘드니 좋아하는 것마저도 포기해야 한다. </p><p><br></p><p>그래도 다행인 것은 하루에 한 번 산책은 아직 할만 하다. 지금보다 몸이 더 건강했을 때 일주일에 한 번도 밖에 나가지 못한 적도 많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빼고 거의 매일 나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아무리 몸이 무거워도 이 시간은 기다려진다. 어릴 때 많이 못나가서 그런가...?  나가자고 졸랐던 때를 생각하니 서러워진다. 그땐 집사 원망도 많이 했고, 혼자 운 적도 많았다. </p><p> </p><p>인기척에 눈을 떴다. 눈 앞에 집사가 누워있다. 언제부터 앞에 누워있었던 거지? 조용히 바라보는 눈빛에서 애틋함이 느껴진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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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2 09:56:2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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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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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두번째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3884693</link>
         <description><![CDATA[<p>그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을 가게 옆 단칸방에 두고 혼자서 바쁘게  장사준비를 하고 있던 태희 앞에 상상조차 하지못한 모습으로 제경과 숙이가 나타났다.</p><p>"임자. 잘지냈어. 나 왔어"</p><p>뻔뻔하기로 작정한듯 다정한 제경의 목소리에 태희는 똥물을 뒤집어쓴듯 기분이 더러웠다.</p><p>"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당장나가"</p><p>그렇게나 기다린 그였지만 이런모습은 아니었다.</p><p>태희는  온몸이 부셔져버린듯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p><p><br></p><p>태희의 큰소리에 방에 있던 아이들은 쌀짜기 열린문으로 아빠제경을 지켜 보았다.</p><p>"어따 춥소. 따끈한 국밥부터 한그릇 주소"</p><p>"응애~~응애~~"</p><p>숙이 등에 업힌 아기가 배가고픈듯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트렸다. </p><p>"너 쩌그 방에 가서 성찬이 젖부터 먹여. 알라 배고픈갑다."</p><p>" 어딜들어가. 어딜.  나가라고 당장"</p><p>'짝'</p><p>"이게 미쳤나, 누구보고 나가라마라야. 나 니남편이야. "</p><p>제경은 뻔뻔함을 넘어 얼굴가득 독을 품은듯 악랄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타나 태희의 얼굴에 선명한 손자국을 남겼다.</p><p>"시끄럽고 오늘부터 여기서 다같이 살거니까 그리알어. 성찬이 우리호적에 올맀다. 인쟈 니가 성찬이 엄마다. 숙이랑 같이 애들 잘키우면서 같이살자." </p><p>그때, 제경의 귀향소식에 제경의 이복동생 내외가 가게로 찾아왔다</p><p> "아주버님요. 어디계시다 이제 오셨어요?. 공주얼굴은 봤어예?. 형님혼자 고생고생 애들키우고 살았는데 인쟈와서 나타나가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안되는거지요."</p><p>태희를 도와 함께 아이들을 돌봐주던 혜선모는 몇년만에 돌아와 행패를부리는 제경의 포악함에 기가찬듯 지지않으려 기를쓰며 쏘아댔다.</p><p>"아이고 재수씨 오랜만입니다. 잘지내셨지요?"</p><p>"여긴 방도 한칸뿐이고 장사도 곧 시작해야되니우선 저랑 어머님집으로 가셔요 가서 이야기하셔요."</p><p>제경은 숙이와 찬이를 데리고 어머니집으로 향했다.</p><p>"너는 도대체 왜그러는거냐? 저 어린애랑 집나가서 4년만에야 돌아와서는 뭘잘했다고 행패니. 가져간돈은 어떻게 했냐? 다쓴건아니지?"</p><p>"없어요 돈은 떨어지고 애는 태어나고 갈곳도 없고...그래서 왔어요. 어머니, 저 조금만 도와주세요. "</p><p>그때였다. 태희를 도와주려 가게로 찾아갔던 혜선모가 숨이 막힌듯 노레진 얼굴을 하고서 제경에게로 달려왔다.</p><p>"형님이 없어요.  쪽지한장 남기고 사라졌다구요."</p><p>《' 더이상 견뎌낼 힘이 없다. 아이들은 나중에 데리러올게. 동서가 잘 돌봐주리라 믿어. 미안해.'》</p><p>태희의 밝은 미소로 가려졌던 깊고깊이 곪아가던 아픈마음이 결국 그녀의 정신을 병들게했다.</p><p>그렇게 태희는 모든걸 다 내려놓고 이곳 영천을 떠났다. 제경이 숙이도 모자라 아이까지 데리고 올줄이야. 태희는 말로 설명할수 없는 고통에 정신을 놔버린듯 그토록 사랑하던 아이들을 내팽겨쳐두고 집을 뛰쳐나갔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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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2 13:56: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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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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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아잔 브라흐마</p><p><br/></p><p>"삶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원하는 어떤 것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p><p><br/></p><p>코끼리를 간절히 갈구하면 언젠가는 그것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세상은 말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거기 언제나 더 멋지고 아름다운 코끼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p><p><br/></p><p>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숙명은 그지없이 가엾다. 코끼리 살 돈을 모으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사료사느라 일생을 허덕이고 코끼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여 코끼리랑 단 한 순간도 즐기지 못하는 인간.</p><p><br/></p><p>"인간의 삶은 두카, 즉 고통</p><p>행복의 부재"</p><p><br/></p><p>술 취한 코끼리는 내 마음대로 다룰 수가 없다. 코끼리는 행복의 부재하는 쓰디쓴 술에 취해 있다. 술 취한 코끼리가 어느새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버렸다.</p><p><br/></p><p>너무도 공감가는 이야기다. 행복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행복만을 갈급하다 결국 희망을 놓아버린다. 자의든 타의든 희망의 풍선이 끊어진 자의 모습은 처참하다. 21세기 자본주의 세상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밋낯이다.</p><p><br/></p><p>가엾은 우리들의 초상.</p><p><br/></p><p>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p><p><br/></p><p>더 이상 술취한 코끼리를 방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p><p><br/></p><p>초긍정의 아이콘이라 자부하는 나조차 어쩌지 못하는 생의 코끼리를 부여잡고 번민에 휩쌓인 나날들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코끼리였다. 가지고 싶어 안달난 나의 코끼리. 자식을 좀 더 편안한 곳에 기거하기를 바라는 나의 코끼리가 상황과 맞지 않아 무척 고통스러웠다. 고운 아들이 먼 인천에서 살겠다고 해서 나의 고통은 일단락 마감되었다. 방금 전.</p><p><br/></p><p>다른 건 다 견딜 수 있는데 자식의 평안이 깨질 것 같은 두려움은 고통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 2024년의 서막의 그림을 희망이라 이름짓고 혼자 빙그레 웃었던 하루하루들. 그 속엔 술 취한 내 맘 속 코끼리가 있었다. 아들, 딸의 안녕과 평안을 그리며 내 손가락을 또 마구 네이버 검색 창을 바쁘게 오간다. 코끼리를 잡겠다고 안달이다. 그것은 모두 욕망의 자유이다. 내가 만나야 할 것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일 것이다. 소유와 무소유 사이를 바삐 오가는 나는 아직도 그 어디쯤을 서성인다.</p><p><br/></p><p>이렇게 멋들어진? 식당을 내 공부방으로 24시간 할애하는 지금이라는 시간. 커피를 아이스라떼로 맛나게 타서 대령하는 나의 옆지기. 아픈 시아버지를 병원 모시고 가는 부양의 즐거움 속 오고 가는 부모와 자식의 정과 사랑. 둘째 며느리만 좋아하시는 늘 화나 계시는 울 시아부지의 나를 향한 미소. 책 읽을 수 있는 무수한 시간 시간들. 펜과 종이를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 책 한 권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볼 수 있는 내 주머니 사정. 아직 팔팔한 나의 정신적 체력. 긍정 마인드와 해피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속삭임. 나의 열정은 지치지 않고 시들 맘도 없다.</p><p><br/></p><p>더 이상 술취한 코끼리를 내 맘에 가두지 말고 풀어주자. 그러기엔 시간이 아깝다. </p><p>열정을 가두고 욕망을 풀어주자. 훨훨 날아가도록. 더 이상 비틀거리지 못하도록.</p><p><br/></p><p>좋은 책을 또 만났다. 시작부터 좋으니 과정도 결과도 실천도 기대된다. 읽는 동안도 파랑새를 만나며 쉼없이 풍요로 내 맘이 채워질 것이다. 자유 그 두 글자를 만나는 길은 험난하지만 야금야금 만나며 느끼는 삶은 마냥 싱그럽기만 하다. 내가 나다워지는 그 길에 곧 당도할 것만 같다.</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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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2 14:47:5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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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꽃</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4907128</link>
         <description><![CDATA[<p>1. 여기 싫어!</p><p>&nbsp;</p><p>어둡고 축축 했습니다. 아기 씨앗은 검은 갈색의 흙과 돌멩이와 작은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이곳이 싫었습니다.</p><p>“이잉, 여기 싫어. 더 근사한 곳에 있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p><p>&nbsp;</p><p>아기 씨앗은 형제가 없습니다. 엄마 꽃에는 하나의 씨앗만 맺혔습니다.</p><p>“엄마, 왜 나는 형제가 없어요?” 아기 씨앗이 묻자</p><p>“엄마는 아기 씨앗을 하나만 만들 수 있어.” 엄마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p><p>“나도 형제가 많았으면 좋겠다. 다른 아이들은 형제가 많은데 나만 혼자야” 아기 씨앗은 울상인 얼굴로 중얼거렸습니다.</p><p>“혼자여서 좋은 점도 있지, 어떤 씨앗도 너랑 같을 수 없는 너만의 특별함이 있어. 엄청 멋진 일이지! 덤으로 엄마의 사랑을 혼자서 듬뿍 받을 수 있고” 엄마가 아기 씨앗을 도닥이며 말했습니다.</p><p>찬바람이 불더니 갑자기 날씨가 서늘해졌습니다.</p><p>“우리 아기, 이제 제법 많이 컸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엄마랑 땅으로 떨어질 거야. 걱정 마, 엄마가 안아 줄 거야. 엄마 품에서 겨울을 지나면 우리 아기는 쑥 자라날 거야.” 엄마의 웃는 얼굴에 눈물을 글썽였습니다.</p><p>“와, 우리 이사 가요? 신 난다!  땅에선 친구들 만날 수 있지요?” 아기 씨앗은 땅으로 떨어지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날이 지날수록 엄마 꽃은 점점 시들어 가고 아기 씨앗은 점점 짙은 갈색을 띄고 멋져 졌습니다.</p><p>“엄마, 엄마 아파요? 아프지 마요” 아기 씨앗은 말라가는 엄마를 보며 훌쩍 거렸읍니다.</p><p>“괜찮아, 엄마 품에서 겨울 같이 보내자” 엄마는 힘에 겨운 듯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p><p>저녁놀 빛이 따뜻하게 느껴질 날, 작은 바람에 엄마 꽃은 아기 씨앗을 안고 땅으로 떨어졌습니다.</p><p>“우리 아기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렴. 사랑해 많이” 엄마는 더 이상 따듯하지 않았습니다.</p><p>아기 씨앗은 차가워진 엄마 품에서 한참 울었습니다.</p><p>&nbsp;</p><p>비를 맞고 불어온 바람에 흙으로 덮이고 떨어지는 낙엽에 점점 땅속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품은 점점 녹아내리고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둡고 축축 했습니다. 아기 씨앗은 검은 갈색의 흙과 돌멩이와 작은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이곳이 싫었습니다.</p><p>“이잉, 여기 싫어. 더 근사한 곳에 있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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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3 06:13:5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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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회억(回憶) 6</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5537711</link>
         <description><![CDATA[<p>“대한민국 최고의 명태 황금어장! 고성명태축제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오늘 오프닝 무대는…”</p><p>거진11리해변 중앙무대에서 축제 축하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나온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그는 내 베갯머리에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놓고, 오늘도 어김없이 바다로 나가셨다.</p><p>‘황금어장이라고? 명태바리가 없어진 지가 언젠데.’</p><p>혼자 중얼거리며, 명태 낚시 체험 행사 부스를 지났다. 최근 양식에 성공한 명태 성어를 방파제 가두리에 풀어놓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모양이었다. 명태가 사라지고 몇십 년 후 처음인 프로그램이었다. 고성군에서는 올해 30개가 넘는 부스를 운영하며 행락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날씨가 행사를 도왔다. 밝고 선명한 구름들이 높고 맑은 하늘을 자유로이 유영하고 있었다. 황태포 시식 코너에서 고추냉이 황태를 맛보았다. ‘황태엔 맥주가 있어야지….’ 군침이 돌자 어느새 난 가맥 부스를 찾고 있었다. 며칠 굶은 승냥이처럼 두리번거리다 지자체 홍보 현수막을 읽었다. ‘안녕 명태야, 안녕 바다야’라는 축제 문구가 적혀 있었고, 바로 옆에는 ‘일본 없는 세계는 존재할 수 있지만, 바다 없는 세계는 존재할 수 없다.’라고 적힌 어느 환경단체의 현수막이 시선을 끌었다.</p><p>&nbsp;</p><p>가맥집은 찾지 못했다. 몇 바퀴를 돌다 보니 뱃속은 여지없이 허기를 느꼈다. 고성군이 운영하는 부스를 지나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지역축제 이동 상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국밥집에서 김이 추억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밥 한 그릇을 마주하고 앉았다. 소고기국밥인지 수구레국밥인지 모를 맛이었지만, 혀끝에 느껴지는 온기가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며 몸을 녹여주었다. 어머니가 짜주던 털목도리가 떠올랐지만,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가로젓고 있는데, 멀리서 상인들의 승강이 소리가 들렸다.</p><p>“아니, 여기 자릿값이 얼만데!”</p><p>“염병하네. 그건 당신 사정이고!”</p><p>지방을 오가는 장돌뱅이들끼리 시비가 붙었다. 먹거리 종류가 겹친 상인들이 옆으로 나란히 자리를 잡게 된 모양이었다.</p><p>“내가 이 자리 맡으려고 얼마나 갖은 지랄을 다 떨었는지 알아?”</p><p>“내가 먼저 신청했어. 이 사람아!”</p><p>실랑이는 한동안 계속됐고, 난 무심히 남은 밥을 말아 후루룩대며 먹었다. ‘지역축제 날이나 장날엔 한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이….’ 문득 그들이 섞일 수 없어 각자도생하는 모래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p><p>“어? 해원이 여서 뭐하나? 혼자 밥 먹나?”</p><p>익숙한 목소리다. 아버지 친구였다. 친구라기보다는 밥줄이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p><p>“안녕하셨어요? 오랜만에 뵈어요.”</p><p>“밥 다 먹었음 저쪽 가서 아저씨랑 술 한잔 할래? 시간 되나?”</p><p>“예, 오래는 못 있을 것 같아요.”</p><p>면접 준비 핑계를 대려다 말았다. 뚝배기를 양손으로 들고 들이켰다. ‘아. 씨. 괜히 밥 먹었네.’ 국밥값으로 만 원을 내고 웅얼거리며 아저씨를 따라나섰다. 고성군 여성회에서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만 원짜리 명태지리탕이라도 시켜 주면 좋으련만 아저씨는 그럴 리 없다.</p><p>“명태무침에 달홀막걸리 두 병 주소.”</p><p>“그래, 요새 어찌 지내나? 우리 서영이는 수협 잘 댕기고 있다니.”</p><p>‘갑자기 궁금하지도 않은 본인 딸내미 근황이라니.’</p><p>“너희들 어렸을 때는 배들이 200척도 넘었잖아. 명태잡이 철이 되면 경상도, 울릉도 등지에서 아들이 하도 몰려와서 오지개서 실업자는 모두 거진으로 왔다고 했을 정도였잖니.”</p><p>“요즘은 가자미, 도루묵, 도치가 많이 잡히죠?”</p><p>“우리 만선호가 젤로 많이 잡지. 네 할배는 요즘 문어를 떼거리로 잡는 다대.”</p><p>“할아버지는 여전하세요.”</p><p>“옛날이 좋아싸. 그물 주인은 있지만 고기 주인은 없었다니.”</p><p>고성 옛말에 ‘그물 주인은 있지만 고기 주인은 없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물에서 빼낸 고기를 선주와 선원이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것을 의미했다. 태산처럼 쌓인 명태를 그물에서 떼어 낼 때는 일손이 늘 부족해서 농사짓는 사람들도 거들었다. 아저씨는 그물 주인인 선주였고, 아버지는 선원이었다.</p><p>“내가 요새 니 아부지 생각 많이 한다.”</p><p>“명태 무침이 다네요, 달아. 안주도 좀 드세요.”</p><p>이 술자리의 안주로 아버지란 단어를 횟감으로 올리기 싫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떠오를 만하면 애써 말문을 단속하거나 서둘러 다른 화젯거리를 찾았다.</p><p>&nbsp;</p><p>아버지는 시인이었다. 아니, 시를 쓰는 뱃사람. 손이 고왔던 그에게 뱃일은 고단하고 힘에 겨웠다. 국문과에 가서 시를 쓰고 싶었던 소년은 문단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수십 년 고기잡이를 하다가 어느덧 중년이 되었을 것이었다. 나도 소년이었을 적에 아버지는 잡은 문어를 향해 “오래 기다렸어 문어야. 너는 우리와 함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거야. 여행을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다 위에서 온몸으로 시를 되새기며 자신이 꿈꿔온 시인의 길을 항해했다. 시집 한 권조차 낼 수 없었지만, 사나운 풍랑에도 그는 시를 노래했다.</p><p>&nbsp;</p><p>          약속</p><p>&nbsp;</p><p>     하늘은 파도를 우짖게 하고</p><p>     포말치는 억겁의 흰보라는</p><p>     해원의 구석구석을 넘실거리며</p><p>     당신과 나를 앗아가고 있다.</p><p>&nbsp;</p><p>     회색창연한 하늘을 보라</p><p>     하늘은 우리를 시새움하고</p><p>     태양의 열기를 거두었다.</p><p>&nbsp;</p><p>     그 속에 꿈틀거리는</p><p>     끈끈한 생명력</p><p>&nbsp;</p><p>     끝없이 펼쳐있는 해면 위에</p><p>     우리는 만선의 깃발을 세우고</p><p>     우짖는 바닷바람 소리를</p><p>     미풍에 날리는 실날처럼</p><p>     높게 높게 띄울 것임을</p><p>     당신과 나는 이 세상의 귀퉁이를</p><p>     자리하기 전 익숙해온 약속이었다.</p><p>&nbsp;</p><p>그는 명태를 잡으며 시를 잡고 시를 낚았다.</p><p>&nbsp;</p><p>&nbsp;</p><p>&nbsp;&nbsp;</p><p>※ 강원도 사투리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음</p><p>※ 2019년 한국무형유산종합조사 농경·어로 분야(강원도). 국립무형유산원, 2019, 고성 명태잡이. 참고</p><p>※ 시, 약속. 김민유. 연도미상</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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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3 16:17:1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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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대로 사는지  지켜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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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내&nbsp; 목 위에 달린 머리통이&nbsp; 체감 40kg정도로 느껴지는 익숙한 고통이 정말 오랜만에&nbsp; 나를 찾아왔다.&nbsp;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에 내 삶의 질을&nbsp; 가장&nbsp; 많이&nbsp; 떨어트렸던 통증이다. (너무 괴로울땐 진짜&nbsp; 머리를&nbsp; 손으로 들고 있었다.. ㅠㅠ)한방치료도 재활치료도 자세교정 보조기로도&nbsp; 안되어서&nbsp; 통증의학과에서 주기적으로&nbsp; 환부에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주사치료를&nbsp; 받았었다. 이정도의 쎄한 통증이라면 조만간 나는 80kg 목을&nbsp; 달고 살겠구나 싶어, 급히&nbsp; 휴대전화도&nbsp; 책도 던져버린채&nbsp; 며칠을 일하는 시간 빼고&nbsp; 폼롤러 위에 누워지냈다.</p><p><br/></p><p>그런 내 소식을 듣고&nbsp; 주변 사람들이,&nbsp; 왜 그렇게&nbsp; 아프지?&nbsp; 최근에 스트레스 받은 일 있어요? 라고 물어왔다.&nbsp; 가만&nbsp; 생각해보니, 진짜 내 병의 근원은&nbsp; 스트레스 였을까? 귀향 후에는 한번도&nbsp; 통증 의학과를 &nbsp; 찾지 않았다.&nbsp; 그래서 나도&nbsp; 기억을더듬어 봤다. 내가 최근에 무슨일에&nbsp; 스트레스를 받았을까.</p><p><br/></p><p>주문한 책을&nbsp; 찾으러&nbsp; 포항 지금책방에 간 날이었다.</p><p>지금책방에는 작은 출판사의 책을&nbsp; 큐레이션 해서 전시&amp;소개하는 공간이&nbsp; 있다. 여느때 처럼 나는 나만의 보물찾기(제목만 보고 고르기,표지만 보고 고르기) 를 시작했다. 그날은 작은 출판사 마누스북에서 출간한 “집에서&nbsp; 책만드는 사람들” 이라는 책을 만났다. 빼곡한 아파트 창문들을&nbsp; 바라보고 서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묘하게 끌렸다. 에세이만 전문으로 다룬다는 출판사의 대표와 편집자 디자이너가&nbsp; 팀을 이루어 써낸 에세이 였다.&nbsp; 작은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겠다는 표지의 이야기 처럼, 작고 소소하게&nbsp; 책 만드는 이야기들을 힐링하듯 읽어내려 가다가 아주 충격적인&nbsp; 이야기를&nbsp; 만났다.</p><p><br/></p><p>소제목은 “작은 출판사의 목소리”</p><p><br/></p><p>출판사 대표님이 한 서점 대표로 부터&nbsp; 성희롱을 당한 이야기를 책에 실었다. 보고있는 내 눈도 이렇게 더러워지는 기분인데&nbsp; 당사자는 이 사건을 어떻게 이교냐고 있는걸까..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에 몇번이나&nbsp; 다시&nbsp; 그 구간을 읽어내려갔는지 모르겠다. 아 인간의 호기심이란… 글속에 나오는 정보를 연결해보니 왠지 내가 알고 있는 서점 같았다. 책방 대표님께..“혹시 거기..?” 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세상에, 저 그분이 쓰신 책&nbsp; 진짜&nbsp; 좋게&nbsp; 읽었는데요.? 와 세상에 어떻게 그럴수가&nbsp; 있지? 어떻게 그렇게 멀쩡한척 하면서 뒤에서&nbsp; 그런짓을&nbsp; 할 수가 있죠.?”</p><p><br/></p><p>라는 말을&nbsp; 500번 정도&nbsp; 반복하면서 책방을 나왔다. 책방 대표님은&nbsp; 이책을 읽고,&nbsp; 남일같지 않아서&nbsp; 내리 3일을&nbsp; 잠을&nbsp; 못주무셨다고 한다.&nbsp; 내게도 그 여운은&nbsp; 쉽게 가시지 않고 몸에 통증을 남겼다.</p><p><br/></p><p>가장 잘보이는 자리에 놓인 책, 그 중요한 꼭지에 꽂힌 책갈피에서 이 책이&nbsp; 세상에&nbsp; 많이&nbsp; 알려졌으면&nbsp; 좋겠다는 책방대표님의 바람이 느껴졌다.</p><p><br/></p><p> 이 책이&nbsp; 널리 알려졌으면&nbsp; 좋겠다면서 인스타 피드에 리뷰를 꼭 올리겠노라 책방대표님과 철썩같이 약속을 하고 왔는데, 리뷰를 어떤 방식으로 써야할지 앞이 캄캄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p><p><br/></p><p><br/></p><p>#인류애파스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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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6 13:57:0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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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마음먹기</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79439151</link>
         <description><![CDATA[<p>종종 마음을 먹어버리는 것으로 내 감정이나 느낌을 덮어버리는 때가 있다. 온전히 그때의 감정을 느껴야 하는데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아닐 거야. 그냥 믿어 보자.' 하며 느껴지는 감각이나 감정을 퉁쳐 버린다. </p><p><br/></p><p>그러다 보니 점점 무뎌진다. 어쩌면 지난 내 인생 자체가 그랬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어떤지, 나를 들여다 보는 것이 힘들고 어색하고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p><p><br/></p><p>관계가 틀어질까봐, 알면 괴로울까봐, 변화가 두려워서 그냥 내가 편한대로 이름을 붙인 다음 그대로 생각하고 느끼기로 마음을 먹어버리고 진실은 덮었다. </p><p><br/></p><p>종종 이런 '마음먹기'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고,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안에 나는 없었던 것 같다. 나와 함께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마음먹은 나만 있었다. 아프로 슬프고 기쁘고 설레고 온갖 감정을 느끼는 나는 없었다. </p><p><br/></p><p>억지로 마음먹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보고 싶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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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7 08:23:4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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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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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뉘앙스 / 성동혁</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1428414</link>
         <description><![CDATA[<p>시인의 에세이다. 기대없이 들었다가 심장이 쿵하고 멎을 뻔 했다. 그는 아프다. 선천성 난치병을 앓고 있다.</p><p>부모님 특히 엄마를 향한 절절함이 뭍어있다. 친구를 향한 사랑 고백은 곳곳에 흘려두었다. </p><p><br></p><p>나에게 친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곰곰이 생각한다. 너무 소중해서 잊고 있는 공기처럼 나를 살게 하고 나를 꿈꿀 수 있도록 끊임없는 마중물이 되어 주는 친구. </p><p><br></p><p>건강하고 싶고 오래살고 싶고 천국에서 늘 업어주고 그의 손발이 되어주는 사람들의 신세를 갚고 싶은 그는 일 년 시작업으로 160만원을 번다.</p><p>힘들면 병원비가 훨씬 더 많이 드는 그는 아픈 시인이다.</p><p><br></p><p>축 쳐져있던 나를 절절히 반성하게 하는 그보다 나은 내 건강이, 내 정신의 미약이 온종일 미안한 날이 되었다. </p><p><br></p><p>시인의 글은 너무도 맑아서 마치 동화를 읽는 것 같다. 나도 따라 맑게 살아서 그가 사는 세상을 밝게 덧칠하고 싶은 날이다. 겨울이 많이 아파 두려운 시인이 아프지 않기를 겨울에게 기도하고 싶은 날이다.</p><p><br></p><p>나의 이기와 욕심, 욕망 따위가 타들어가 더는 나를 흔들지 말기를 지나는 바람에게 간곡하게 말 전하고픈 날이다.</p><p><br></p><p>어두운 밤은 달과 별과 함께 우리들의 꿈을 준비한다고 오늘 읽은 그림책이 알려줬다.</p><p>바람이 그치면 다른 곳으로 가 그곳의 나무들을 춤추게 한다고 했다.</p><p><br></p><p>시인의 하루도 켜켜이 저물며 뜨는 해를 맞을 준비로 펜이 공책을 곱게 물들이는 춥지만 춥지 않은 입동이다.</p><p><br></p><p>시인에게는 소통하는 독자가 있다. 더는 춥지 않도록 우주의 온기를 바람에 실어 그가 사는 곳으로 전하는 우리들의 텔레파시가 택배로 배달된다. 먼동이 트기 전에 폭풍도 잠재우는 우리들의 사랑이란 녀석이 바삐 움직여 시인의 포실한 맘속에 안전하게 안착하며 안도한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겨울이 더 이상 춥지 않다.</p><p><br></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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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8 11:36:42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1428414</guid>
      </item>
      <item>
         <title>고백2</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2827438</link>
         <description><![CDATA[<p>초저녁에 뜬 달이 일찌감치 자취를 감춘 밤, 안개가 유난히 자욱한 날이었다. 야간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산길은 워낙 어두워서 자동차 상향등에 의지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여의찮은 날이었다. 공중을 가득 채운 안개는 상향등 불빛 속에서 더 어지러이 맴을 돌아서 차라리 불빛을 내리고 코앞을 더듬거리듯 기어가는 편이 나았다.</p><p>&nbsp;</p><p>제 아무리 꼬불거리더라도 익숙한 귀갓길이니 속도를 내어도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불쑥 튀어나오는 동물 때문이다. 산속 마을에 터를 잡은 지 오 년, 여전히 길에 쓰러진 동물을 보는 것은 힘에 겹다. 아침 운전 중에는 길에 누운 동물을 보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밤에는 또 하루를 넘기고 어둠을 맞았을 이들과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기도의 대상은 보통 고라니나 고양이이고, 가끔은 집을 찾는 백구이기도 하다. 며칠 전에도 커브를 돌자마자 돌연 백구가 튀어나와서 여간 식겁한 게 아니었다. 더 놀란 건 당연히 녀석일 텐데, 녀석은 길을 잃고 허우적거리는 눈빛에 상향등 불빛을 되받아내며 산속 삼거리 아무 데로나 달려가 버렸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이란 핸들을 꼭 잡아 쥐고 짧은 기도를 올리는 것뿐이다. 녀석의 오늘 밤이 안녕하기를. 아침에는 밤새 잠 못 이룬 어느 집의 애탄 소식이 들려오기를. 가족과 무사히 해후하기를.</p><p>&nbsp;</p><p>삼거리까지는 아직 멀었다. 달도 없이 안개가 집어삼킨 산은 무서울 겨를도 없었다. 전방 주시는 필사적이어야 한다. 가슴을 쓸어내린 몇 번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지혜라고 할 것이다. 조심할 수 있는 존재는 나다. 비극을 만들 수 있는 존재도 나인 것처럼.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기도 또한 필사적이어야 한다. 낮게 더듬거리는 시야 저편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거린다. 별처럼 빛나는 것이 유리 조각일 것 같았다. 반짝이는 물체는 옆을 지나면서야 정체를 드러냈다. 고양이였다. 등이 까만 고등어 무늬 고양이가 까만 밤, 까만 도로 위에 누워 있었다.</p><p>&nbsp;</p><p>어어어어어- 살았나? 죽었나? 아니 눈이 빛났으면 산 거 아닌가? 그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나? 병원에 가는 동안 죽으면 어떡하지? 이 밤에 병원은 어디로 가지? 생각하는 동안 차를 멈출 수가 없었다. 구부러진 산길은 갑자기 차를 세워두기에도 위험한 곳이다. 아니지, 맞은 편에서 차가 온다면? 영락없이 그 아이는 자동차 바퀴에 밟힐 것이다. 아이가 이미 죽었다 해도 그건 문제가 되는 일이다. 다른 차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가야 한다. 급하게 차를 돌렸다. 인적이 드문 밤길이니, 그 사이 차끼리 부딪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었다. 내가 먼저 가야 한다, 고등어에게.</p><p>&nbsp;</p><p>고등어 뒤에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우는 잠깐 사이, 고민이 들었다. 트렁크에 장갑이 있나? 장갑 말고 다른 뭐가 있나? 누워 있는 몸을 안아 올릴 자신이 없다. 손에 닿는 느낌을 상상하기 힘들었고, 안아 올린 팔 아래로 몸이 축 늘어질까 봐 겁이 났다. 다쳤거나 죽었을지 모르는 고양이를 만져본 적이 없다. 어린 꼬미 형제를 구조하고, 먼저 떠난 하악이와 용꼬를 뒷산에 묻던 때를 빼고는 말이다.</p><p>&nbsp;</p><p>장갑은 없었다. 트렁크에는 그림책 몇 권이 담겼던 커다랗고 납작한 종이박스가 하나 있었다. 박스를 들고 고등어 곁에 갔다. 차마 안아 올릴 자신이 없어서, 몸 아래로 박스를 살짝 밀어넣었다. 몸이 밀렸다. 박스 끝으로 이미 딱딱하게 굳은 몸이 느껴졌다. 나는 끝내 별이(라고 불러야겠다)를 안아 올리지 못하고, 종이박스로 별이를 들어올리지도 못하고, 박스 끝으로 별이를 길가까지 미는 꼴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옷을 입었던 별이는, 안개가 내려앉은 도로에 몸이 질질 끌리다가 낙엽과 함께 길가에 버려진 몸이 되었다. 묻어줄 수는 없다. 겁쟁이에게 그건 꿈 같은 생각이다. 로드킬 신고는 몇 번이지? 이 밤에 전화해도 되나? 안에 입은 티셔츠를 벗어서 몸을 덮어줘야 하나, 생각하다가 이내 관뒀다. 오히려 다음날 발견되지 않아서 내내 길가에 누워있어야 할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길가에 별이를 버려둔 채 집을 향했다. 출판사 종이박스도 다시 차에 실었다. 뻣뻣한 박스로 별이를 덮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누운 몸 옆에 세워둘 수도 없었다. 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날에라도 신고했어야 했는데, 누군가 발견하기를 바라며 거기서 손을 떼버린 내가 한심했다.</p><p>&nbsp;</p><p>“코를 막고 부끄러운 손을 뻗어 매만진 당신의 고통과 괴로움. 언젠가는 맑은 소망을 가진 점등인點燈人이 되어 그 움푹한 눈에 별빛을 놓아주고파.” 김완 작가도 김명리 시인의 시를 읽고 울며 쓴 것이라 했다. 작가의 문장을 읽고 오열한 다음 날이었다. 어쩌면 그 밤에 반짝인 것에게로 길을 되짚어 가게 한 힘도 이것이었을지 모른다.</p><p>&nbsp;</p><p>하지만 거기까지다. 하필 ‘불 꺼진 눈’을 읽은 다음 날, 반짝이는 눈을 마주한 나는. 시인과 작가가 바란 것처럼 맑은 소망을 가진 점등인이 되고 싶지만, 기껏 매만지지도 묻어주지도 못하는 겁쟁이인 나는. 거주 지역에 생태로를 만들겠다는 선생님께 ‘친구’라는 호칭을 반납해야 마땅한 나는. 끝내 반짝이던 눈을 다시 들여다보지 못하고 돌아선 나는. 애써 외면할 게 아니라 일부러 들여다보고, 아직 떠 있는 눈이라면 감겨주고 왔어야 했나, 집으로 오는 길 내내 마음으로만 뒷걸음질 치던 나는.</p><p>&nbsp;</p><p>나는 아직도 여기까지다. 차가운 계절이 무섭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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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9 05:54:3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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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늙고있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3219377</link>
         <description><![CDATA[<p><br/></p><p>젊다&nbsp;(형용사) :&nbsp;나이가 한창때에 있다</p><p>늙다&nbsp;(동사) :&nbsp;한창때를 지나 쇠퇴하다</p><p>&nbsp;</p><p> 젊다가 형용사고,&nbsp;늙다가 동사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nbsp;젊음은 상태이고,&nbsp;늙다는 진행된다.&nbsp;젊고 있다는 성립이 되지 않지만 늙고 있다는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nbsp;생각해보면 당연한 이 문법이 나를 아프게 했다.</p><p><br/></p><p> 나는 '늙다'라는 동사가 늘 슬프다.&nbsp;나에게 ‘늙다’는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와 동의어로 느껴진다.&nbsp;사회의 주류는 늘&nbsp;2030이 주도하고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nbsp;가장 영민하고,&nbsp;빠르고,&nbsp;지갑 사정과 신체, 정신이 모두 건강한 나이.&nbsp;그&nbsp;2030이 원하는 대로 사회는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nbsp;내가 영화관 생활을 할 때 늘 불만이었던 것은 왜 영화관의 메뉴와 간판을 다 영어로 쓰는가-하는 것이었다.&nbsp;영화관이야 말로 전 세대가 모두 즐기는 문화 공간인데,&nbsp;영어에 약한 노약자는 배려하지 않는 것 같은 그 정책이 늘 불만이었고 투사 마냥 회의 시간에 소리도 높여봤지만 별 공감은 못 얻어냈던 것 같다.&nbsp;영어로 된 간판은 ‘이것’에 비하면 애교였다 - 모든 서비스의 “디지털화&nbsp;/&nbsp;무인화”</p><p><br/></p><p> 내가 있던 영화관은&nbsp;2019년 그 회사 최초로 ‘DT&nbsp;프로젝트’를 진행했다.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nbsp;그&nbsp;DT프로젝트의 영화관 책임자가 바로 나였다.&nbsp;이름이 거창한데,&nbsp;단순화하면 기존에 사람이 하던 매표,&nbsp;매점주문 등을 다 기계로 돌리겠다는 프로젝트다.&nbsp;영어로 된 간판이 불친절하다고 투사를 자청했던 내가 불친절의 끝판왕인 ‘무인화’에 앞장서는 책임자라니.&nbsp;책임감은 원래 내 제&nbsp;1성향이라 나는 그&nbsp;DT프로젝트를 누구보다 열심히 진행했다.&nbsp;진행하고,&nbsp;프로세스를 검수하면서 더 절실히 느꼈다.&nbsp;- 이제 노인들은 더욱 소외될 것이다!</p><p>&nbsp;생전 처음 보는 이 ‘영화 판매기’는 젊은 사람들이 다루기에도 익숙치 않았다.&nbsp;하지만 젊은이들은 건강하며 당당하다.&nbsp;빠르게 배우거나,&nbsp;배우지 못해도 모르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nbsp;반면&nbsp;&nbsp;어르신들은 무인화의 동선부터 익숙치 않다.&nbsp;당연 스레 다가온 매대에 사람이 없으면 한참을 시간 허비를 하다가,&nbsp;겨우 무인판매기를 찾아가면 무슨 말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는 기계에 또 당황한다.&nbsp;</p><p><br/></p><p> 이 프로젝트를 앞장 서 마무리 짓고&nbsp;(마무리 지었다기엔 너무 엉망이다.&nbsp;너무 불친절하다)&nbsp;그 부채감에 나는 어느 가게를 가든지 무인판매기 앞에 선 어르신이 망설이는 것 같으면 늘 오지랖을 서슴지 않는다. (타인의 일에 철저히 무관심한 내 성향을 생각하면 이것은 대단한 용기다) 폭이 좁은 무인판매기 앞에서,&nbsp;그보다 더 작게 어깨를 움츠리고 한껏 목을 빼고 있는 노인들을 보자면 늘 울화통이 터진다.&nbsp;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비용을 줄여야만 수지타산이 맞는 기업의 입장 또한 너무 잘 알고 있다.&nbsp;이와 관련한 기사들도 한 번씩 등장하는데 키오스크 도입 초반에는 그 기계를 다루지 못해 당황하는 노인들에 관한 기사들이었다면, 얼마 전에는 택시 마저 어플로 예약하지 않으면 탈 수 없어 역 근처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다가 울음을 터뜨린 할머니에 관한 기사를 봤다.&nbsp;어플을 켜서 택시 호출까지&nbsp;30초.&nbsp;내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고 있는 일상에서 그들은 철저히 배제됐다.</p><p> 그리고 오늘은 이 사진을 만났다.&nbsp;야구장 예매도 어플로 진행이 되니 현장에 그냥 왔다가 표를 구하지 못한 한 노인이 아쉬움에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nbsp;그 연세가 되도록 현장을 찾는 열정이라면 야구의 오랜 팬 이었을텐데,&nbsp;그 세월동안 익숙하게 해오던 방식이 예고도 없이 바뀌고 나는 따라가지 못할 때의 그 소외감을 내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nbsp;마음이 저린다.</p><p><br/></p><p> 늙는다.&nbsp;늙고 있다.&nbsp;이 동사는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현재진행형이 적용된다.&nbsp;내 부모가 늙고 있고,&nbsp;내가 늙고 있다.&nbsp;현대 사회의 발전과 변화 속도는 너무 빨라서,&nbsp;아직 한참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나조차도 어리둥절한 것들이 많다.&nbsp;다행히 내 부모에게는 나와 동생이 있다.&nbsp;어려운 어플 사용을 해야 할 때는 우리가 나서서 해결해 드린다.&nbsp;내 나이&nbsp;70, 80살 쯤에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갑자기 내 세상이&nbsp;180도 뒤집어져서 나는 모르는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살아가야 한다면 나는 그 소외감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p><p> 사회가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nbsp;편리함이,&nbsp;세련됨이 전부는 아니니까.&nbsp;많은 걸 바라는게 아닌데,&nbsp;그냥 내가 내 눈으로 표지판을 보고 화장실을 찾아가고,&nbsp;지나가는 택시를 타고,&nbsp;몇 십년동안 즐기던 취미생활을 그대로 하게끔.&nbsp;늙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니까.&nbsp;우리 모두 늙어갈테니까.</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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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9 11:39:2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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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회억(回憶) 7</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3365009</link>
         <description><![CDATA[<p>어머니는 ‘약속’이란 시를 각별히 좋아했다.</p><p>&nbsp;</p><p>배 타는 서정시인은 고기와 시만 낚은 것이 아니었다. 거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바람에 흔들리는 우산을 따라 장대비가 후두둑 쏟아지며 아스팔트 위로 튀어 올랐다. 어깨 끝이 흠뻑 젖은 채로 대합실 노란 의자에 나란히 앉은 남녀는 서로 흘깃흘깃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그는 그녀가 무슨 대답을 할지 몰라 주뼛대면서도 붙임성있게 말을 걸었을 것이었다. 어수룩한 촌뜨기의 객쩍은 치근댐이 그녀는 싫지 않았다. 살짝 올린 입꼬리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는 그녀가 벙어리인줄 안 그는 어쭙잖은 몸짓말을 시도했을 것이다. 버스가 떠날 때쯤 둘은 주소를 주고받았다. 시시콜콜하고 낯간지러운 그들의 연애편지는 그의 입대 후에도 계속되어 고무신과 군화는 떨어질 줄 몰랐다.</p><p>하지만, 모든 연애에는 어김없이 저마다의 곡절이 있는 법일 테다. 그의 제대 후 그녀는 아버지와 다름없던 큰오빠의 거센 반대로 육사 후배를 소개받았고, 그는 자기가 무슨 일제 강점기의 문인이라도 된 양 절필을 선언하며 편지를 끊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났고, 둘은 거짓말처럼 광화문 사거리에서 해후했다. 철 지난 멜로영화의 한 컷과 같은 재회에 두 사람의 애정은 더욱 깊어졌을 것이었다. 그는 큰형님과 시바스 리갈을 3병째 비우고 졸도를 한 결과, 비로소 결혼 승낙을 얻었다.</p><p>&nbsp;</p><p>하지만, 아버지는 그가 노래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겨울이 오기 전이었지만, 날이 차서 그날따라 아버지는 옷을 많이 껴입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평소대로라면 출항 준비를 하는 많은 배들로 연안부두가 환했을 시각임에도 불빛들은 많지 않았다. 난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는 배들의 불빛 몇 개만이 항구에서 아스라이 멀어지고 있었다. 아버지와 아저씨는 방파제를 부술 기세로 하얗게 물머리를 세우는 파도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아저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p><p>“오늘 날이 이상하네.”</p><p>“이런 날일수록 많이 잡지 않았다니?”</p><p>“그래, 이러믄 우떠하고 저러믄 우떠하나?”</p><p>“야야, 돛 올리라.”</p><p>&nbsp;</p><p>아저씨는 조업정지 3개월을 처분받았다. 항소하지 않았다.</p><p>거센 물살은 소용돌이치며 배를 파도 밑으로 내리꽂았다. 뱃마루는 높은 너울을 맞아 좌우로 크게 휘청거렸다. 양망기와 그물을 잇는 연결줄이 갑작스럽게 튕겼다. 아버지는 배잡이줄에 연결되어 올라오는 어망부이를 들어 올리다가 순식간에 오른손과 우측 상체가 돌아가고 있는 양망기 로라 사이에 끼여 통과했다. 갈비뼈가 부러졌고 정신을 잃었다. 나머지 선원 두 명이 아버지를 붙잡다가 빨려 들어가 끼였다가 튕겨져 나왔다. 아버지는 과다 출혈로 갑판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몇 벌의 옷, 우의, 장화, 고무장갑, 시들이 빼곡히 적힌 일기장 여섯 권을 유품으로 남겼고 유언은 없었지만, 화장을 했고 거진 앞바다에 뿌렸다. 어머니는 그 이후로 좋아하던 명태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날 밤바다에는 하얀 메밀꽃이 일었다.</p><p>&nbsp;</p><p>막걸리에 소주 두 병을 더 마신 아저씨는 비틀거리며 돌아갔다. 축제 부스들도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박인태 커피 쪽으로 돌아서 집으로 걸었다. 집 밖으로 튀어나와 있던 감나무 가지는 다 잘리고, 까치밥만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 할아버지의 작품일 것이었다.</p><p>‘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마음 하나 바꾸면 모든 순간이 빛을 내며 반짝입니다.’ 오래되어 시멘트가 벗겨진 집 담벼락에 줄기만 말라붙은 담쟁이넝쿨 뒤에 있는 글자가 새삼스러웠다. 11월이 되니 더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방에 들어와 아버지의 일기장을 읽었다.</p><p>&nbsp;</p><p>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p><p>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p><p>&nbsp;</p><p>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p><p>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p><p>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p><p>&nbsp;</p><p>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p><p>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p><p>&nbsp;</p><p>&nbsp;</p><p>&nbsp;</p><p>※ 마지막 시, 김기림, 바다와 나비. 인용</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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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09 13:38:5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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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내가 만들어낸 불안의 늪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5532734</link>
         <description><![CDATA[<p><br><br>여행을 떠나기 하루전 아침 갑작스런 복통을 겪은 뒤 찾아온 어지러움과 온몸이 땅으로 꺼질 듯한&nbsp; 힘겨움과 함께 불안이 찾아왔다. 평소와 다른 심한 어지러움과 속울렁거림에 몸에 이상이 있는건지 내과를 찾아 피검사를 받고&nbsp; 이상없음을 확인하고 수액을 맞고서야 출근을했다. 힘겹게 일과를 마치고서 이대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걱정에 걱정이 더해지기 시작했다.<br>'숙소를 취소해야될까? 1원도 돌려받지못한다는데? 그렇지만 이대로 내일 여행이 가능할까? 모레 지리산노고단 등반은 어쩌지?'</p><p> 그렇게 걱정을 먹고 자란 불안은 내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커져갔고&nbsp; 시간은 흘러갔다.<br>다음날 아침 계획대로 여행은 떠났고&nbsp; 다행히 컨디션은 좋아졌다. 아니 친구와 떠난 여행의 즐거움에 괜찮다 착각한건지도.... 여기저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지리산 노고단 여행자 숙소에 짐을 풀고 사장님께 일출산행은 몇시출발하면 되냐고 여쭤보았다. </p><p>'새벽3시40분. 나 갈수있을까?...' </p><p>이제라도 그냥 잠 푹자고 천천히 올라 가자고 할까? 다른 여행코스를 짤까? 그러나&nbsp; 바보같이 친구에겐 아무말도 못하고 그대로 취침.  그러나 난 잠이 오지않았다. 자야되는데....자야되는데....친구는 쿨쿨 잘도 자는데&nbsp; 왜 잠이 안오지?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지만 오라는 잠은 안오고 스멀스멀 불안이 올라왔다.  불안이 오기 시작하더니&nbsp; 가슴은 두근거리고 몸은 저려오면서 어지러움과 함께 큰일이 날듯 공포가 몰려왔다. 숨이 쉬어지지않는다. <br>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괜찮다고 나를 달래본다. '이건 그냥 불안일뿐이야.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아. 늘 그렇듯 지나갈거야....' 그렇게 나를 달래다보니  어느새 울리는 알람소리. 모르겠다. 가보자.  세수와&nbsp; 양치를하고 옷을입는다. 다시 돌아봐도 그때 난 왜 그 산행을 멈추지 못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지만 꼭한번 가보고 싶던 곳이라 포기가 쉽지 않았던가 보다 라고 내 답답한 행동을 합리화 해본다.<br>그렇게 시작된 새벽 산행. 지리산 노고단은 지리산코스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코스이다.<br>그러나 밤을 꼬박 새고&nbsp; 나온 나의 컨디션으로는 지리산 종주하는것 만큼이나 힘든 시간이었다. 올라가는 내내 심한 어지러움에 쓰러지면 어떻하지? 돌아가야하나? 나 괜찮은걸까? 혼란스럽고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나를 잡아먹어버린듯 했다. 무슨정신으로 어떻게 올라간건지 모르겠다. 다행히 무탈히?(쓰러지지않은것만도 감사했다)</p><p> 정상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는데 기쁨과 환희가 아닌 내자신에&nbsp; 대한&nbsp; 한심함이 몰려왔다. 나 여기 왜 있는거니? <br>신기하게도 내려가는 동안엔 어지러움은 사라지고 평온했다. 기한내에 과제를 마친 학생처럼 해야할 스케쥴을 잘 끝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걸까?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전까지 잠시 눈을 부치고 식사를하고 주변관광후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여행의 순간들은 즐거웠으나, 혼자서 두려움의 공포로 부터 나를 지켜내려 노력했던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nbsp; <br>그러나 진짜 힘든 시간은&nbsp; 그 때 부터였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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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1 06:32:3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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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내가 만든 불안의 늪2</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5919280</link>
         <description><![CDATA[<p>다음날 월요일아침. 울렁거리는 속과 현기증을 느끼며 아침을 준비했다.  </p><p>아이 학교 픽업을 끝내고 토할것같은 느낌을 진정시키려 침대에 누웠다.</p><p> '왜이러지? 피곤해서 그럴꺼야? 피로도가 높으면 이런 증상 있었잖아' </p><p>스스로를 다독이며 괜찮아지기를 기다렸지만 나아지지않았다. 멀미를 하는듯울렁이고며 어지러운 증상을 참으며 </p><p>출근을 했다.</p><p>"뇌출혈,뇌종양 전조증상아녀"</p><p>유치원 간식도우미선생님께서 지인중에 그런 사람 있었다며 걱정스럽게 병원진료를 권하신다.</p><p>불안증이 있는 나는 건강염려증도 심하다. 그런이야기를 듣고는 아무리 괜찮다를 되뇌어도 더이상 괜찮지 않음을 알기에 걱정은 불안이 되고 불안은 공포로 다가온다. 급하게 앱을 키고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 예약을 진행했다.</p><p>'으 진짜 애들은 꼭 광역시에는 살라고 해야지 병원 하나 제대로 없는 이곳이 너무 싫어'</p><p>하....그러나, 광역시도 병원 예약은 쉽지 않았다. 진료받고 싶은 신경과 담당의는 3주뒤에나 가능하다. 난 지금 당장 죽을거 같은데... </p><p>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출근 후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놀이를 하는 동안은 울렁거림도 어지러움도 심하지 않고 견딜만 했다. 그러다 퇴근때가 되니 피로와 함께 증상이 다시 시작되었다.</p><p> '그래 피곤해서일꺼야 쉬어보자'</p><p>그렇게  또 하루 또하루가 지난 수요일 아침.</p><p>'어떻하지, 아이 학교는 보낼 수 있어야는데'</p><p>침대에서 일어나기전  이미 내몸은 굳어버린듯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지 않았다. 아이가 내 상황을 아는게 싫었다. 어떡해서든 티안내고 학교를 보내고 싶싶었다.  몸을 일으키니 힘겹지만 또 일어나졌다. 그러나 쓰러질것같은 두려움에 너무 무서웠다.</p><p>'영천에 있는 신경과 라도 우선 가보자'</p><p>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바로 영천영대병원으로 가서 당일접수를 하고 기다렸다.</p><p>이상하다. 몸을 움직이면 증상이 많이 완화 되어 지는거다. 분명 너무 기운없이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 죽을것 같았는데 말이다.</p><p>어지러움증검사를 받고 있는데 검사를 진행한 의료기사와 의사 두분이서 의견이 맞지 않는듯 서로 다른 의견으로 이야기를 나누더니 결론은 괜찮다였다.</p><p>'이석증인것 같은 수치가 조금 있는데 제가 보기엔 이석증이 생겼다가 나아졌거나 이석증이 아닌거 같다. 아무 이상 없고 신경성인것 같으니 안정제와 어지러움증 완화제를 처방해주겠다.'</p><p>신경성.... 원인을 못찾을때 의사들이 하는말. 이럴땐 의사하기 참 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p><p>"선생님 뇌검사는 필요없을까요?"</p><p>"지금 증상으로는 굳이 할 필요없고 본인이 원해서 하면 보험도 안되니 일주일 약먹어보고 다시 오세요."</p><p>그렇게 약을 받고 출근을 하며 또 나는 괜찮다를 되뇌인다. </p><p>'그래 신경성일거야. 괜찮아 괜찮아....'</p><p>그뒤 일주일을 아이 등교후 자고 오후출근. 퇴근후 자고 저녁준비. 그리고 또 자고 그렇게 버텨내듯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p><p>그러나 집에 누워만 있으니 더 불안하고 더 어지러운것같았다. </p><p> '신경성이라잖아. 그만 일어나자 움직여보자'</p><p>전혀 신뢰하지 못할 의사 말이었지만 믿어 보고 싶었다. 어지러움을 참아내며 싱크대를 닦고 음식을 만들고 아파트 단지도 한바퀴 걸어보고 지인들과 티타임도 가졌다.</p><p>휴식이 약이었는지 시간이 약이었는지 조금씩 울렁거림도 잦아들고 어지러움의 증상도 약해졌다.</p><p>증상이 싸~~악 없어 졌음 좋으련만 여전히 조금만 피곤하면  울렁거림과 어지러운 증상을 느끼게 되지만 누워서 조금 쉬어주면 또 괜찮아진다.</p><p>신경성인지 피로 때문인지 잘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거 보면 큰병은 아닌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갱년기 시작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엄살을 부려서라도 뇌검사를 받아 보라고도 하지만 지난 2주간 어지러움과 불안의 힘겨움에서는 많이 좋아진것 같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려한다.</p><p>내가 만든 내 마음속 불안의 늪일 뿐이다 생각하며, 이 또한 지나가겠지.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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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2 03:15:2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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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소망형 인간</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6845912</link>
         <description><![CDATA[<p>‘뭐 먹을 거야?’ 정말 그가 뭘 먹을지 궁금해서 묻는 것은 아니다. 그가 남편이거나 친한 지인일 때 그가 시키는 메뉴와 다른 메뉴를 시키기 위해서다. </p><p>나는 한 가지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보다 이것 저것 여러 음식을 조금씩 맛보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음식이 주는 새로운 자극을 즐긴다. 맛있는 음식 위주로 조금씩 맛보고 싫어하는 음식이나 식재료는 남아 있기 일쑤다. 참고 먹는 일은 거의 없다. 비록 덜 좋아하는 음식이 내 몸을 더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나는 좋아하는 음식에 먼저 손이 간다.</p><p><br/></p><p>어렸을 때 어린이날이면 아빠는 퇴근길에 과자 종합 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들어오셨다. 과자 종합 선물세트는 어른이 된 지금에도 가격대비 만족도도 크고, 설레는(?) 선물 중의 하나다. </p><p>종종 좋아하는 음식과 덜 좋아하는 음식이 있을 때 어떤 음식을 먼저 먹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잠시 고민하기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전혀 고민할 질문이 아니다. 나는 늘 망설임 없이 맛있는 음식을 먼저 먹는다. </p><p>칸쵸, 빼빼로, 사브레 같이 달달한 과자들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먹어버렸지만, 꼬깔콘 고소한 맛, 연양갱, 풍선껌 등은 늘 나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남았다.</p><p>&nbsp;</p><p>&nbsp;작년부터 내 삶에 남겨져 있는 일들이 있다. 논문, 자격증 취득… 월 단위로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 있는 일은 내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한 공부와 그에 따른 실천들, 일 단위로 미루고 있는 일들은 글쓰기, 그리고 책 읽기. 나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 쉬운 일들을 하며 바쁘게 지낸다. 골치 아픈 일들이나, 어려운 일, 나와 직면해야 하는 일, 자신 없는 일은 가장 나중으로 미루며 괴로워한다.</p><p><br/></p><p>&nbsp;상담을 공부하면서 심리검사 full Pakage를 받았다. 그 중 TCI(기질 및 성격검사)의 결과를 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항목이 있었는데 4가지의 기질 중 인내력의 수치가 굉장히 낮았다. ‘이상하다..? 난 많이 참는 성격이고, 낙타처럼 주어진 일을 누구보다 책임지고 끝까지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인내심이 없다고?’ 기질은 성격과는 달라 한번 가지고 태어나면 노력에 의해 변하기 굉장히 어려운 인간의 특질이라는 것이 더 거슬렸다. </p><p>TCI에서 말하는 인내력은 ‘지속적인 강화가 없어도 한번 보상된 행동을 꾸준히 지속하려는 유전적 경향성’이라고 한다.</p><p>&nbsp;타인의 시선이나 인정, 책임, 의무에서 많이 멀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요즘. 더욱 하기 싫은 일들을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p>오전에 &lt;은유의 글쓰기 상담소&gt;를 읽으며 글쓰기에 슬럼프가 왔을 때, 다시한번 내가 글을 쓰는 이유와 세상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라는 구절이 결코 새롭지 않은 구절임에도 새롭게 다가왔다. 기본적인 것을 놓친 채로 무조건 써야 해. 나는 쓰고 싶어 해. 를 스스로 에게 강요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일들이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에게 짐을 지워온 것들이 많았고, 그 시선에서 조금 자유로워지니 내 기질에 많은 부분을 의탁한 채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p><p>&nbsp;</p><p>&nbsp;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뭐였지? 바로 떠오른 생각은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세심한 관심을 갖고 이해, 공감하고 싶어서’이다. 다시한번 생각해 봤다. 이건 그냥 내 소망이다. </p><p>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 알고 싶은 것이다. 나를 이해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것. 그러니 자꾸 글의 주제도 내가 될 수밖에 없다. </p><p><br/></p><p>나는 좋아하는 것을 먼저 하는 소망형의 기질과 보상이 있어야 고통을 감수하고 인내하며 일을 꾸준히 해 나가는 기질이 강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 칭찬의 보상보다 내 스스로가 주는 보상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나를 더 관찰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다. 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막연한 느낌이 강하지만 점차 노력해보고 싶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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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3 05:59:42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6845912</guid>
      </item>
      <item>
         <title>무엇이 중요한가</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9401523</link>
         <description><![CDATA[<p><br>TV에서 최빈국의 아이가 정애리 배우의 품에 안겨 너무 슬피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고 눈물이 쏟아졌다. 고정순 작가님께서 고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어떤 맥락에서 이 말씀을 하셨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1분을 넘기지 못하고 채널을 돌렸다가 다시 보다가를 몇 번 반복했다. 외면하려고 하니 너무 마음이 쓰였고, 보려고 하니 너무 힘들었다. 태어나자마자 고통부터 느끼는 아이들. 생존을 위해 매일을 마지막처럼 사는 아이들. 오늘 생을 마감해도 갑작스럽지 않을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이들. 아이의 눈물이 송곳처럼 내 마음을 찔렀다.</p><p><br/></p><p>생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음에도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애쓰고 갖지 못하면 괴로워하는 내 자신과 겹쳐보이며 이런 것들이 그렇게 중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끄러워졌다.</p><p><br/></p><p>관계에서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도 순간 스르륵 녹으며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내 기대와 욕심이 많들어낸 불편함이 많지 않았을까? 그들은 그저 모두가 고유하고 소중한 사람들인 것이다</p><p><br/></p><p>갑자기 모드전환이 된 사람처럼 존재자체에 대한 감사, 수용의 감정이 몰려왔다. 내가 느끼는 일상의 고통과 불편함이 내 삶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데 그것에 마음을 뺏긴채 정작 중요한 것들은 잊거나 무심코 지나치며&nbsp; 살고 있다고 느껴졌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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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4 15:57:24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89401523</guid>
      </item>
      <item>
         <title>글쓰기 실력을 가늠하는 판단기준</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0454250</link>
         <description><![CDATA[<p><br/></p><p>[작가 은유]</p><p>관점과 해석_사물과 현상을 통찰하는 힘이 있는 글인지!</p><p><br/></p><p>[나]</p><p>현재_내가 말하고자 하는바(주제)를 얼마나 진솔하게 표현했는지</p><p><br/></p><p>지향_글이 얼마나 '타자화'되어 있는가?</p><p>좀 막연하기는 하지만(나도 아직 이런 글이 어떤 글인지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는다.) 나만의 생각이 아닌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낀 점이 반영되어 있는 글인지! 어렵다... 시간을 두고 정의해 보아야 겠다. </p><p><br/></p><p>*타자화 : 다른 사람의 인격이 나에 의해 대상화되고, 물화되는 일 </p><p> *대상화 : 1) 어떠한 사물을 일정한 의미를 가진 인식의 대상이 되게 함. 2) 자기의 주관 안에 있는 것을 객관적인 대상으로 구체화하여 밖에 있는 것으로 다룸.</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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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5 07:49:21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0454250</guid>
      </item>
      <item>
         <title>세네카의 말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070287</link>
         <description><![CDATA[<p><br></p><p><br></p><p>"하루가 충실한 사람들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매순간 자신의 필요에 따라 보내고, 오늘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꾸려나가는 사람은 내일을 기다리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지금보다 더욱 새롭고 즐거운 시간이 어디 있을까?"</p><p>세네카의 말이다.</p><p><br></p><p>생의 칠흑은 마지막이란 말을 모르고 주저없이 나를 다시 찾는다. 요즘이 나에게 그런 때이다. 아니 2023년이 그랬다. 5년 전 처럼.</p><p><br></p><p>작은 아이 살 집을 옮겨주느라 분주한 하루였다. 어찌어찌 하루를 연명한다. 그럼에도 얼마나 긍정을 저금했는지 자꾸 희망의 시그널이 들려온다. 다행이다.</p><p><br></p><p>은행을 찾았다가 같은 건물의 도서관에 들렀다. 나에게 책이 있는 공간은 산소와도 같다. 한 숨 연명하는 치료제이다. 자꾸 더듬어 그 길로 들어선다.</p><p><br></p><p>&lt;세네카의 말&gt;을 포함 다섯 권의 책을 대여했다. 아무 곳이나 펼쳤다. 용기와 위로 삶의 에너지가 활자로 박혀있다.</p><p><br></p><p>"인내는 용기와 습관을 알려준다."</p><p>묵묵히 견디는 자에게 필연은 맞서는 힘을 주고, 습관을 통한 견디는 힘도 준다.</p><p>그러면 즐거움 여유 기쁨을 챙길수도 있단다.</p><p><br></p><p>다 아는 말들이지만 힘이 된다. </p><p><br></p><p>제대로 사는 데 집중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제대로 산다는 건 게으르지 않게 야무지게 생을 챙기라는 말일까?</p><p>생의 무지개를 그리라는 말일까?</p><p><br></p><p>세네카는 모르는 게 없다.</p><p>마치 우리 남편 같다.</p><p>남편은 늘 모든 걸 다 안다. 조금 덜 알면 좋을텐데. </p><p><br></p><p>세네카는 그래서 행복했을까?</p><p>주체적인 삶을 살았을 거라는 데에는 동의한다.</p><p><br></p><p>오늘 일력을 보니 이름을 남기지 않는 삶이 옳은 삶이라던데.</p><p>세네카는 이름을 남겼다.</p><p><br></p><p>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인간의 삶이나 이치가 아닐까 싶다.</p><p><br></p><p>잘 살고 싶은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여덟 글자가 참 좋다. 여덟 글자가 아니었더라면 애저녘에 꺾어졌을 것이다. 내 삶은 성두리째. 고통의 다리를 어찌 인간의 힘으로 견디겠는가? 신의 힘을 조금 간구하고 다시 한 걸음 옮길 때 우주의 별빛도 응원하는 속삭임이 들려온다. </p><p><br></p><p>성장은 필연이다. 세네카의 말들을 경청하고 마음에 담는 이들에게는 자다가도 떡이 떨어진다. 그들은 인내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이미 노력의 긴 터널을 엉금엉금 바지런이 걷고 있다. 외줄이어도 좋다. 떨어져도 좋다. 한 번 뿐인 내 삶이라면 기여이 한번 부딫혀 보리라.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음을 믿으니까. 어찌 거부하겠는가?</p><p><br></p><p>구구절절 옳은 성현들의 말을 읽노라면</p><p>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진리는 대를 이어 전승됨을 믿게 된다.</p><p><br></p><p>생의 불운도 끌어안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에게 생은 불운 대신 행운의 여신을 바칠지도 모른다. 왠지 그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초겨울 비내리는 오후다. 그런 오후가 싫지 않다. 모든 생을 사랑하고 나는 모든 계절을 좋아할 것이다. 어느 한 계절의 순간도 소외될 수 없으니까. 내 생을 끌어안고 묵묵히 걸어간다. 세네카의 말처럼.</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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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6 07:57:02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070287</guid>
      </item>
      <item>
         <title>회억(回憶) 8</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437705</link>
         <description><![CDATA[<p>그는 일기장에 연필로 시를 꾹꾹 눌러 쓰며 어떠한 심상들을 아로새겼을까. 돌아올 수 없는 선원은 말이 없기에 그가 남긴 일기장의 문장들로 헤아려 볼밖에 도리가 없다. 끓어오르는 개인적 욕망과 선택을 강요당하는 사회적 현실 사이에서,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그의 오십 년을 만들었을까. 누구나 가슴에 시 한 편 간직하고 살아간다고 믿는다. 나는 그가 마음에 다 품지 못해 넘쳐 흘려 낸 글들 속에서 아버지의 시간을 읽어내기로 했다. 그가 버티고 다져 온 시간들은 그만의 것이 아니기에.</p><p>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으로 배를 샀다. 내 이름을 따서 해원(海原)호라고 지었다. 자식 팔아 산 배라고 혀를 끌끌 차며 누군가 말했던가. 그래서 어머니가 거진을 떠났다고 수군댔던가. 수두룩한 누군가들은 스스로 판사를 자청하며 판결을 내렸다. 아버지의 목숨을 돈으로 책정하는 세상의 계산법은 세 가지였다. 사망자가 돈을 못 벌게 된 손해액, 장례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여러 가지 사고로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피해를 입힌 사람, 보험사, 국가 및 행정기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상대방과 합의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통하여 해결된다고 했다. 할아버지도 어머니도 선주였던 아저씨도 켜켜이 쌓인 한 인간의 생을 정량된 셈법으로 저울질하며 흥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 목숨에도 값을 매길 수 있다면, 얼마가 적절한지 그들은 계산할 수 없었다.</p><p>&nbsp;</p><p>시간은 실로 있는 듯 없어지고, 없는 듯 존재했다. 11월의 심장부에 들어서자,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슬슬 실감이 났다. 다이어리에는 백지가 거의 남지 않았고, 넘겨야 할 달력도 한 장 남았다. 나는 가지도 못할 송년회 약속 날짜를 다이어리에 적으며,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을 가늠해보았다. 11월이 지나면 이제 올해 공채도 끝날 것이었다. 면접은 두 곳이 남아 있었고, 서류접수는 세 번의 기회가 남았다. 곧 서른 살,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내 고민과 걱정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p><p>손바닥 길이만큼 열어놓은 창문턱으로 제법 쌀쌀한 공기가 넘나들었다. 나는 할아버지가 사놓은 방풍 비닐과 방석을 들고 돌로 된 툇마루 아래, 유리창이 있는 작은 창고를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알베르 까미는 알박기를 하고 있었다. “니 와았냐 옹~.” 내게 인사를 건내며, 철망 사이로 나왔다. 여닫이 유리창 위에 보온 비닐을 붙이고 로보캅 눈 모양의 구멍을 만들어 녀석도 나도 볼 수 있도록 구멍을 뚫었다. 방석도 깔아 놓았다.</p><p>“까미, 이제 네 집이야.”</p><p>까미는 나의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나도 까미의 눈을 바라보며 속엣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건넸다.</p><p>‘너도 가끔 엄마가 생각나? 보고 싶을 때 있어?’</p><p>까미는 대꾸하지 않았다. 까미 눈동자의 신비한 깊이만큼 우리의 시간도 깊어지는 가을이었다.</p><p>&nbsp;</p><p>모처럼 이른 시각에 일어났다. 일곱 시, 아직 해가 뜨기 전이었다. 이런저런 상념들로 사로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요즘과는 사뭇 다른 아침이었다. 패딩을 서둘러 걸치고, 나의 바다를 보러 나섰다. 은회색 빛 하늘이었다. ‘오늘은 일출을 못 보겠네.’하고 멍하니 있는 사이, 구름과 해미는 어느새 걷혀 사라지고 없었다. 기대하지 않던 해가 솟았다. 먼바다의 수평선과 하늘이 선물한 아침놀이 맞닿은 자리에 태양과 함께 흰구름이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었다.</p><p>불규칙한 생활이 계속되어 매일매일의 일출을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일출은 볼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 다름이 모두 아름다웠다. 문득 궁금했다. 예술가들은 이 변덕스러운 빛의 입자를 어떻게 표현해내는 것일까. 아침노을과 저녁노을의 차이를 그릴 수 있을까. 해수면 주위로 느직하게 번지는 빛의 느낌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일까…. 빛은 세상 어떤 것보다 매혹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변화무쌍하고 화려한 일출과 일몰. 저 붉게 타는 태양을 쫓아 날다가 떨어진 이카로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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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6 13:26:01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437705</guid>
      </item>
      <item>
         <title>오늘의 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458974</link>
         <description><![CDATA[<p>내가 근무하는 유치원 원아들은 같은 지역에 있는  3사관학교내에 있는 군인가족 자녀들이 대부분이다.</p><p>그러다보니 같은 해에 들어오고 나가는 원아들이 자주 생긴다.</p><p>올해도 어김없이 군인 이동시기에 맞춰 한명, 두명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하더니 11월에만 4명의 원아가 며칠 간격으로 새로 들어왔다. </p><p>공립유치원은 전학을 오겠다고 하면  정원내에서는  시기와 관계없이 다 받아줘야 하지만 이렇게  일년이 끝나가는 11월에 다수의 원아가 들어 온적은 거의 없었다.  6,7세 합반으로 9명으로 시작해서 한명,두명씩 나눠 들어오더니 지금은 15명으로 늘어났다. 원아수가 많지는 않지만 6세와 7세가 함께 있다보니 원아 지도가 그리 쉽지 만은 않다. </p><p>처음 3월부터 함께 지내온 아이들과 달리 뒤늦게 새로 들어오는 아이들은 기본생활 습관부터 하나하나  다시 시작 해야 하는데 낯선곳에서 적응하느라 원아들도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이지만 교사들도 새로운 원아들을 처음부터 다시 지도해 나감에 적응기간이 오래 걸린다.(13년을 근무해도 적응이 힘든 신학기가 또  찾아온 것과 같다고나할까 )</p><p><br></p><p>한명도 버거운데 며칠동안 4명의 원아가 새로 들어오니 힘에 부치는 시간이었다. 컨디션까지 너무 안좋은 시기여서 더욱 그랬던것 같다.</p><p>새로 들어온 원아중 7세는1명, 6세는 3명인데 그나마 6세원아들은 교사의 지도에 잘 따라주고 적응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7세 남자 아이였다. 흔히 말하는 '유치원의 그 분' 이  입학한거다.</p><p>"서주환...주환아~~~~주환아~~~~주. 환. 아~~~~"</p><p>하루동안  그 아이의 이름만 부르는것같다.</p><p>"으~~앙" 울음소리에 고개 돌려보면 주환이다.</p><p>"괜찮니, 뛰지말라니깐 그러니 다치지"</p><p>"으~~~앙" 돌아보면</p><p>"주환이 오빠가 장난감으로 때렸어요"</p><p>"야~~~" 큰소리에 돌아보면</p><p>"선생님 주환이가 내 블럭 부셨어요"</p><p>그 아이가 온지 3주. 평화롭고 웃음이 넘치던 교실에  이젠 고함소리와 울음소리 그리고  주환이를 불러대는  내목소리로 채워졌다.</p><p><br></p><p>아이들이 하원하고 텅빈교실에 앉아 뒷정리를 하는데 오전정규선생님이 들어오셨다.</p><p>"애들이 갑자기 늘어서 힘들지?"</p><p>"매일 아는길을 걸어가다 새로운 길에서 헤메고 있는것 같아요.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매일 이름이 불리며 지적받는 그아이도 힘들거고 저두 그 아이 이름을 부르며 지적하는 말만하게 되는 상황이 좀힘드네요. "</p><p>"다치지 않도록만 살펴보고 뭔가 지도 해주려는 마음은 내려놔. 그러다 이미지만 안좋아지고 서로 스트레스야."</p><p><br></p><p>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최선인건가?</p><p><br></p><p>"요즘은 아이들 하원하고 나면 늘 그 아이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요. 그아이는 제가 자기이름 부르는게 얼마나 듣기 싫겠어요. 오늘도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나 싶고 어떻게 해야 그 아이도 저도 조금이나마 덜 힘겨울까 생각해요."</p><p><br></p><p>"내가 전에 근무하던곳에 어떤선생님이 말썽부리는 아이 이름을 부를때 '사랑하는ㅇㅇ 아~~ ,아이고 멋쟁이ㅇㅇ아~~ , 정리잘하는 ㅇㅇ아~~' 하고 긍정정적인 말을 붙여서 이름을 불렀데. 그렇게 부르면서 지도하니 아이는 지적을 받아도 사랑하는, 또는 멋지다는 말에  지적받긴하지만  미움받는다는 생각은 안하게 되는 것 같다고 그리고 집에 가서도 선생님이 자기를 사랑하는ㅇㅇ이로 부른다고 말하니 학부모님도 지적만 받는게 아니라 사랑도 받고있구나 안심하더래. 교사도 원아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잘지내더라구." </p><p>온화한 미소로 도움이 되고자 건네 주시는 말씀에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p><p><br></p><p>"우와~~넘 지혜로운 선생님 이시네요. 저도 그렇게 한번 불러 봐야겠어요." </p><p>아이를 지도하며 혹여나 아이가 미움받는다 생각할까봐 걱정했던것같다.</p><p>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이 해결책이 되어줄진 모르겠지만 뭐라도 시도해볼 수 있는게 생겼단 생각에 마음이 기뻤다. </p><p><br></p><p>선생님이 돌아가신뒤 혼자 조용이 그 아이 이름을 불러본다.</p><p>'사랑하는 주환아~~~,미소천사주환아~~~' </p><p>아이의 안전과 다른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말썽부리는걸 그냥 두고 볼 순 없지만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상처 되지 않게 미움받는다 느끼지않도록 잘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래며 내일을 기다려본다.</p><p> 사랑해주환아♡</p><p><br></p><p><br></p><p><br></p><p><br></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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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6 13:40:1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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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이래저래 가슴시린 날의 기록</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2687694</link>
         <description><![CDATA[<p>발갛게 익은 볼을 부비며&nbsp; 목욕탕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는 횟집에 가기로 했다. 얼마전부터 엄마가 회를&nbsp; 먹고싶다고 했다. 회만 나오는데 말고 찌개다시가&nbsp; 많이 나오는 집에 가고싶다고 콕찝어 얘기해서 기억을 더듬어&nbsp; 생각해낸 곳은 “돌섬횟집”.</p><p>아빠가 계실적에 가끔&nbsp;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가던 곳.&nbsp; 그때는&nbsp; 작은&nbsp; 가게에&nbsp; 손님도 직원도 바글바글해서 사람사는 냄새가 훈훈하게 나던 곳이었다.&nbsp; 후에 더 넓은 곳으로 확장이전을&nbsp; 했다고&nbsp; 소식을 들었고 한번도&nbsp; 가보지는 못했다. 이전했던&nbsp; 위치가&nbsp; 거기였던가 하며,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니&nbsp; 세배는&nbsp; 커진&nbsp; 주차장과&nbsp; 요란한 조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p><p>저녁이라고 하기엔 조금 이른시간인가 싶게, 손님은&nbsp; 우리 둘 뿐이었다. 모듬회 소자를&nbsp; 시키고 자리에 앉아있으니, 사장님이&nbsp; 투박하지만&nbsp; 다정한 손길로&nbsp; 게장과&nbsp; 알밥, 버섯구이과 삶은 콩, 찐새우와 찐단호박, 찐소라와 둥근호박전을&nbsp; 차례로&nbsp; 내어주신다. 음식들이 하나같이 방금한 것 처럼&nbsp; 따끈했다. 그러곤&nbsp; 회가&nbsp; 나와서, 이게 끝인가 했는데, 그 이후로도 돈까스, 소세지야채볶음, 각종야채튀김과 꽁치구이까지 나왔다. 우리가 퇴근한 직장인 처럼 보였는지, 사장님이&nbsp; 음식늘 내어주시면 “요즘 회사에서 회식 잘 안하죠?” 하고 물으신다. “저희도 자영업자인데,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요.”하고 대답했다. 술이라도 마시면&nbsp; 술이라도&nbsp; 시키겠건만, 콜라 한병 추가가 우리의 마지막 주문이었다. 그렇게 매운탕에&nbsp; 밥까지&nbsp; 먹고 일어났고, 우리가 계산을 마치고 나갈때 까지 다음손님이&nbsp; 없었다.</p><p><br/></p><p>투박한 손으로 다정하게 내어주는 음식이 따뜻해서&nbsp; 마음이 시렸다.</p><p><br/></p><p><br/></p><p>돌아가기전에&nbsp; 마트에&nbsp; 들렀다. 적상추 한박스 4900원. 엄마가 한마디 한다.</p><p>“아이고, 상추값이 이래&nbsp; 싸서 우야노, 상추키우는 사람들한테는&nbsp; 얼마 떨어지겠노, 만원까지는&nbsp; 받아도 되는데~”</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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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6 16:06:2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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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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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꽃</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3679519</link>
         <description><![CDATA[<p>&nbsp;</p><p>2. 이상해.</p><p>&nbsp;</p><p>‘스르륵, 푸우푹, 퍽, 졸졸졸’ 땅속에서 종종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p><p>‘폭’ 무언가 작게 터지는 소리가 났습니다.</p><p>“이게 무슨 소리예요? ”아기 씨앗이 물었습니다.</p><p>“아주 작은 노란 씨앗의 껍질이 터지는 소리야” 큰 흰색 씨앗이 힘있게 말했습니다.</p><p>“네? 터지는 소리요?” 깜짝 놀라서 아기 씨앗이 말했습니다.</p><p>“나 야, 내 소리야. 간지러워 혼났네 ”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이 말했습니다.</p><p>“오호, 아주 작은 씨앗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한걸” 큰 흰색 씨앗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p><p>“변해요? 무슨 일 이예요?” 아기 씨앗이 물었습니다.</p><p>“땅속에 스며드는 맛있는 물을 먹으면 뚱뚱해지면서 몸이 간질거려. 그리고 한참 지나면 이렇게 껍질이 터지면서 뿌리가 자라고 잎도 나기 시작해.”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은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p><p>“몸이 간질거렸던 게 물 때문이었구나. 난 몸이 점점 뜨거워지기까지 해요.” 아기 씨앗이 말했습니다.</p><p>“그래, 그거야, 너도 나처럼 자라고 있는 거야.”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이 말했습니다.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은 싹을 띄운 새싹이었습니다.</p><p>&nbsp;</p><p>땅 속에는 맛있는 물이 스며들고 스르륵 지렁이가 지나간 자리에 시원한 공기가 흘렀습니다.</p><p>아기 씨앗도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꿈틀거리며 커지는 몸이 조금씩 뜨거워졌습니다. ‘퍽’ 단단했던 갈색 껍질이 벗겨지며 아래로 희고 긴 것이 뻗어 내리고, 위로 간질거리는 게 솟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p><p>“보세요, 나 좀 보세요! 변했어요” 아기 씨앗이 소리쳤습니다.</p><p>“멋진데, 자라고 있어.” 큰 흰색 씨앗이 말했습니다.</p><p>얼어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땅속에 있던 씨앗들은 새싹이 되어 자라났습니다.</p><p>새싹이 된 아기 씨앗은 행복했습니다.</p><p>“이런 냄새였어요! 씨앗 때 보았던 곳 이예요!” 아기 씨앗은 너무 기뻐서 소리쳤습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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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7 08:25:1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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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11월의 기억</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795211808</link>
         <description><![CDATA[<p>2023년 11월 16일, 목요일. 여느 날과 같이 7:30에 맞춰 놓은 알람을 듣고 10분 정도 더 누운 채로 딴 짓을 하다가 몸을 일으켜 영혼이 담기지 않은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최대한 입는 데 수고가 들지 않는 맨투맨 티셔츠와 바지를 골라서 꿰듯 입고 집을 나선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겨울 날씨가 되어 역시나 아무렇게나 입어도 좋은 플리스 점퍼를 입고 몸을 웅크린 채 빠르게 걷는다. 지하철 역까지 걷기가 추워 한 정거장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린다. 앞유리에 ‘000 고사장’을 크게 써붙힌 버스들이 정류장을 향해 비장하게 다가온다. 그 종이가 점점 크게 확대되어 눈을 덮는다.</p><p><br/></p><p>&nbsp;2001년, 19살 고3의 나도 수능을 준비했다. 타고난 약골에 아침잠이 유난히 많은 나는 0교시 자습부터 시작하는 고3의 싸이클이 너무 버거웠는데, 지각은 할 수 없으니 0교시에 등교해서 그 시간 내내 그냥 엎드려 자며 컨디션 조절을 했다. 그 시절 분위기 상 나를 크게 나무랐을 수도 있었을 텐데, 별명이 ‘방귀대장뿡뿡이’인 순하디 순한 우리 담임선생님은 그런 나를 이해해주셔서 깨우지 않고 지켜봐 주셨다. 매일매일 잠이 부족한 나는 엄마가 깨우는 손길에 억지로 일어나 앞뒤 없이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목놓아 울며 “너무 힘들어. 엉엉” 하며 통곡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도 있었다. 19살, 태어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은 그렇게 필사의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쥐어짜내며 남은 인생 전부를 건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p><p>예민함이 천성인 나는, 조금만 긴장되거나 신경쓰는 일이 있으면 곧잘 배탈에 시달렸는데 내신시험, 모의고사 가리지 않고 함께하는 증상에 수능을 앞두고서는 이를 어쩌나 하는 걱정이 한가득 이었다. 초등학교 내내 반장을 맡았지만 단 한번도 학교를 용건없이 방문한 적 없이 나를 독립적으로 키워냈던 우리 부모님은, 수능 날 아침 거실로 나와봤더니 한잠도 주무시지 못하고 퀭한 눈으로 밤을 꼴딱 세운 채 수능수험생을 맞이해주셨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예민함의 아이콘인 수험생 당사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나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는 것이다. 독립의 아이콘으로 자란 수험생은 당연히 버스를 타고 수험장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사자처럼 딸을 키워냈던 엄마아빠는 그 날만큼은 택시를 함께 타고 수험생을 바래다주셨다. 나중에야 들었는데, 그 수험생을 들여보내고 뒷모습을 한없이 지켜보던 아빠가 눈물을 몰래 훔쳤다고 한다. 부모 나이와 비슷해진 지금 생각해보니, 그 어린 아이가 이제 정말 성인으로서의 무게를 견디러 들어가는 그 길이 얼마나 대견하고 안쓰러운 복합적 감정이 들었을까 싶다.</p><p><br/></p><p>&nbsp;2001년의 수능은 소위 말하는 ‘불수능’이었다. 1교시 언어영역을 본 수험생들은 단체 패닉에 빠졌고, 아마도 수리영역까지 그 ‘불똥’이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난다. 2교시까지 시험을 치루고 함께 도시락을 먹으러 내려왔던 나의 전교권 친구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에그야, 나 서울권 대학을 못갈 것 같아” 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담으로 그 친구는 Y대학교 경영학과에 이변없이 입학했다) 도시락은 보온도시락이었는데, 수험생이 평소 먹던 메뉴이되 소화가 잘될 것이며 그러면서도 든든한 것을 며칠동안 고민하던 엄마는 불고기와 따뜻한 국을 싸주었다.</p><p>점심시간이 지나고 마의 ‘사회탐구/과학탐구’ 시간이었다. 모의고사를 보는 동안 이 잠 많은 수험생인 이 시간에 꾸벅꾸벅 졸았던 경험이 다수였는데, 뭐 설마 수능 당일 그럴리가……. 같은 생각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10분이 넘는 시간을 또 깜빡 졸고 말았다. 습관은 무섭고, 그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반복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의고사 때와 같은 환경이었으므로 딱히 시간이 모자라다는 느낌 없이 문제를 풀어냈다. 그렇게 우당탕탕 2001년 수능이 마무리되고, 그 날 저녁은 친구와 함께 아파트 후문에서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먹으며 마무리했다. 딱히 어떤 해방감 같은 것을 느낄 새도 없이 현실감 없는 하루였다.</p><p><br/></p><p>다음 날 등교 후, 우리 ‘뿡뿡이’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긴장한 얼굴로 신문을 나눠주며 아이들에게 가채점을 지시하고 계신다. </p><p>“에그야! 너는 가채점 몇점이니” </p><p>“쌤… 저 진짜 수리영역은 아예 어떻게 풀었는지 생각이 안나요” </p><p>“이녀석아! 그래도 해야지” </p><p>“아이참. 네 그냥 다시 풀어볼게요”</p><p>그렇게 성의없이 생각 안나는 문항들을 대충 풀어 채점을 해봤다. </p><p>“쌤! 저 300점이 안나오는 것 같은데요?” (당시 수능은 400점 만점이었고 나는 우리 ‘반’기준 상위권 학생이었다.) </p><p>그 때 우리 뿡뿡이 선생님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표정은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 쌤 죄송해요.</p><p>내 점수가 300점을 넘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풀린 긴장 탓인지, 이게 내 실력이었던 것인지 나와 내 부모와 담임선생님이 기대하던 것 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뿡뿡이 선생님은 정말 애정을 가지고 내 대학 정시를 고민해주셨고, 결국 나는 ‘보험’삼아 수시전형을 넣었던, 내가 정말 갈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의 모교 경영학과에 입학하게 된다.</p><p><br/></p><p>그렇게 20년이 지나 아직 존재하는 수학능력시험날 아침, 나는 반쯤 빈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내 인생은 대박이 나진 않았지만 나는 그럭저럭 평범한 매일을 살아가고 있으며, 수능은 망했지만 내 세상은 망하지 않았다. 사실 그 때 수능결과가 대박이 났다고 내 인생이 딱히 더한 대박을 쳤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이 버스에 몸을 싣고 수험장까지 가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나는 감히 안다.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하더라도, 인생이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니니 좋아하는 음식 실컷 먹고 거기서부터 다시 인생을 정비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모든 수험생이 다 시험을 잘 볼 순 없지만 모든 수험생이 본인의 결과로 인해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20년 후의 나에게도 다시 한 번 이야기해주고 싶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잘 살다보면 내 인생은 분명 좋은 길로 갈 거라고.</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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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9 12:09:4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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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꽃말은 행운</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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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작게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B일 것이다. 그녀는 사분사분 일을 하다가도, 뭔가에 몰두한 듯 보이는 때에도, 나누던 대화의 공백에도 흥얼거린다.</p><p><br/></p><p>처음 그녀를 만난 건 이사 온 마을이 아직 낯설어 모임 끄트머리에 어정쩡하게 걸쳐 있던 어느 가을 오후였다. 일찌감치 회관에 둘러앉은 예닐곱 이웃에게 유난히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등장한 그녀는 마을 신입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무심한 표정으로 맞은 편에 앉았다. 갸름한 얼굴에 단정한 이목구비가 그녀의 소녀 시절을 상상케 하였는데, 무엇보다 엷은 갈색의 눈동자가 어떤 신비한 느낌을 주는 듯했다. 사람들과 얽혀앉아서도 홀로인 듯 눈길을 내리고 작은 노래를 부르는 그녀에게 호감이 갔다.</p><p><br/></p><p>아직 추수가 한창인 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모인 모양이다. 내일은 회관 앞 마당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오늘우리는 행사 후에 흩어질 사람에게 나눠 줄 간식 꾸러미 백 개를 만들 것이다. 벌써 귤이 나올 때인가, 귤 귀신인 나는 상자 가득 노란 과육을 눈으로 훑는 것만으로도 새콤달콤한 기분이 되었다. 갓 지은 백설기가 도착했고, 우리는 소소한 작업을 시작했다. 펼쳐있던 박스가 접혀 건네오면, 작은 구멍에 린넨 줄을 걸어 종이 태그를 달고 리본으로 묶는 게 내 몫이다. 나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라, 흐트러짐 없는 신참의 정신으로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작업에 몰두했다.</p><p><br/></p><p>“이거 누가 이렇게 다 뒤집어 놓은 거야?” 무슨 말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 보니, 운동장 조회 대형마냥 열 맞춘 꾸러미마다 음료가 다 거꾸로 서 있다. “그거 내가 했는데... 뭐 아무렇게나 놓으면 어때!” 당찬 대꾸와 달리 그녀는 멋쩍은 듯이 웃었다. ‘B였구나!’ 단정한 인상과 달리 멋대로 놓인 음료를 보고 내심 놀랍기도 했지만, 곧이어 묘한 해방감 같은 게 들었다. ‘그럼, 뒤집어 놓을 수도 있지!’ 사소한 에피소드였지만 이 일은 나에게 일종의 도발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그날 나를 매료시킨 그녀의 힘은 무엇일까.</p><p><br/></p><p>한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날도 오랜만에 이웃에게 얼굴을 뵌 것이라고 했다. 수시로 자기만의 동굴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날 이후 한동안 그녀를 볼 수 없었다. 마을 모임이 주로 낮에 이루어져서 직장인인 내가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인 줄만 알았다.</p><p><br/></p><p>그녀를 다시 본 건 마을 교회에 나가면서부터다. 신앙심보다는 시골 마을에서 헌신하는 젊은 목회자 부부의열정에 감화되어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마을 구성원으로서 뭐라도 내 몫의 일은 하고 살자 해놓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스스로가 답답한 참이었다. 예의 그 어정쩡함으로 엉거주춤 나간 교회에 그녀가 있었다. 사모님과 많이 친한 모양이었고, 찬양팀을 하며 어린이 교회학교 간식을 맡아 도와주고 있었다.</p><p><br/></p><p>그녀 곁을 맴돌 핑계는 많았다. 찬양팀 반주를 맡게 되었고, 그녀와 함께 교회학교 일을 하게 되었다. 마침(?) 목사님 가정이 다른 지역으로 임지를 옮겨 떠났다. 애정 어린 사모님을 보내는 건 아쉬웠지만, 같은 상황에처한 그녀와 아쉬움을 공유하며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p><p><br/></p><p>결과는 (아마도) #성공적. 며칠 전에는 그녀의 집에 초대를 받아 김장김치와 수육을 얻어먹었다. 수시로 나를 기억해주길 바라며 작은 식물 하나를 들고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집에는 급히 찾아온 추위를 피해 현관으로 들어온 나무가 몇 개 있었고, 주방 테이블 한쪽에는 현관 나무에서 잘려 나온 가지 하나가 목이 긴 물잔에 꽂혀 있었다. 마당에는 족보를알 수 없는 고양이들이 밥을 먹다 말고 불 켜진 주방의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둘 사이의 공통점 찾기도 한참 진행중이다.(이 게임은 그녀가 먼저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를 것이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여전히 신비롭고, 엉뚱하고, 멋대로이고, 조금 쓸쓸하고 조금 통쾌하다. 나는 그녀를 닮고 싶기도 하고 닮지 못할 것도 같아 이미 좌절하기도 한다.</p><p><br/></p><p>그래도 가끔은, 그녀 귓가의 파랑새가 내 어깨 위에서 흥얼거리는 것만 같기도 하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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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19 14:16:4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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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결국 병원</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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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말을 좋아한다. 덜한거보다 과한게 나을때도 있다고 믿기에 불안증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그보다 든든한 말은 없는것 같다.<br></p><p>한달 가까이 계속되는 어지럼증과 속울렁거림은 증상이 나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나를 괴롭히고 있다. 증상이 심할땐 세상 큰병이 생긴 듯 두렵다가 또 어떤날은 너무 멀쩡해서 역시 신경성이었나보다 하고 안심하며 일상을 즐기기도 했다. <br>그러다 어느날&nbsp; 또 찾아온 어지러움에 결국 괜찮겠지는 혹시 모를 걱정에 지고말았다. 급히 어플을 키고 대구병원에 가장 빠른 진료가 가능한 의료진을 선택해서 예약을했다. 병원예약만 했을뿐인데 마음으론 벌써 중병에 걸린 환자가 되어 버린듯 했다. 예약할때의 걱정이 잠시 사라진틈에 괜찮겠지가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서 또 멀정해진 증상에&nbsp; 진료예약을 취소할까,말까를 고민했지만 다행히? 지금난 병원에 와있다. <br><br>"참 애매하네요. 실비는 있으시죠? 검사한번해보시겠어요?. 이젠 MRI검사가 보험이 안되서요."<br>"네. 실비있어요 검사해볼게요."<br>"이석증 검사도 다시 해보고 이상없으면 신경성일것 같지만&nbsp; 뇌검사상 이상없다는 결과가 신경성질환의 치료효과도 있으니까요. 비용이 꽤 나오니 하루 입원해서 검사받고 실비청구하시면 될거예요."<br>하루입원이지만 직장도 아이도 신경쓰이는게 많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나마 실비로 검사해 볼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지. 그나저나 의료보험제도개선? 이게 맞는건지? 돈없으면, 실비보험가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질병이 의심스러워도 확실한 증상이 없다면 검사도 못해보고 병을 키우는 일도 있지 않을까?&nbsp; 엉뚱한곳에&nbsp; 세금 구멍 만들어놓고는&nbsp; 서민들 의료복지를 줄이는걸로 떼우고 있는것 같아서 씁쓸하네.<br>입원을 기다리며 지겨움과 불안의 싸움속에 몇번이나 차에 시동을 걸었다 껐다를 반복중이다. 그냥 가면 안되겠지? <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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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1 05:49: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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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회억(回憶) 9</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0810681</link>
         <description><![CDATA[<p><br/></p><p>“나 보름 정도만 서울 좀 다녀올게.”</p><p>“우짼지 일찌거이 일났다고. 어서 잘라고?”</p><p>“대학원 다니는 친구네서 자려고.”</p><p>“이제사 겨울인데 뭔 서울 나들이를 간다니?”</p><p>“놀러 가는 거 아니거든요?”</p><p>“기왕 댕겨오는 거 기분 좀 내고 오라. 여따 10만 원.”</p><p>“기분은 무슨 기분을 낸다고 그래! 친구랑 상의할 것도 있고, 가서 이것저것 알아볼 것도 많다고!”</p><p>“가면 데뜨번에 전화하고, 빨라당 오라.”</p><p>며칠 전 주홍이한테 연락이 왔다. 생동성 단기 아르바이트가 있으니, 얼굴도 볼 겸 한번 올라오라는 전화였다. 꽤나 많은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해왔음에도, 이유 모를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힘들었다. 생활비도 얼마 남지 않은 터였다. 마루타 알바라는 별칭대로 돈을 받고 몸을 거래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별다른 노력 없이 많은 돈을 좇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검색을 해봤다. 큰 부작용이 없는 듯 보였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은 기존 약품과 복제품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하게 작용하는지 검사하는 것이었다. 2박 3일에 30만 원, 네 차례 입원하면 120만 원의 사례비를 받는다고 했다. 망설임 없이 사이트에 신청했고, 신체검사를 받은 후 결정이 된다고 했다.</p><p>&nbsp;</p><p>보온 비닐 사이로 까미가 있는지 확인한 후 총총걸음으로 거진 시외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여섯 곳을 돌아가는 7시 25분 버스는 백담사만 경유하는 버스보다 삼사십 분 더 걸리기 때문에 8시 15분 동서울행 버스를 탔다. 딱히 빨리 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깜빡 졸은 사이, 버스는 용대리 용바위식당을 지나 백담사로 속도를 내고 있었다. 버스 창밖으로 설악산 자락을 바라보았다. 공룡 등줄기 같은 웅대한 설악의 봉우리들은 누구 어깨가 더 넓고 큰지 내기라도 하는 듯 서로 맞대고 늘어서 있었다. 속초 IC로 들어서자, 설악 줄기에서 불끈 솟아 있는 울산바위가 육중한 거인의 병풍 같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언젠가 아버지가 그랬다. 북부 이탈리아 알프스 돌로미티 지역의 웅장한 바위산들이 부럽지 않은 명소라고.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나는 나의 거진 앞바다와 울산바위를 좋아했다. 이따금 마주했지만, 오늘의 울산바위는 도무지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모습으로 비장미마저 느껴졌다. 거친 암릉들이 호장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도 저리 압도적으로 당당하고 싶다고 생각했다.</p><p>&nbsp;</p><p>나는 배낭에서 아버지의 일기장을 꺼내어 꽂아둔 책갈피의 책장을 펼쳤다.</p><p>&nbsp;</p><p>- 산이 높으니 골이 깊고, 햇살이 밝게 빛나니 그림자가 짙어질 테지. 잘못 든 길이 때로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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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3 15:01:0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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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열세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0846316</link>
         <description><![CDATA[<p>공주는  오늘도 상상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그려본다. 아무도 숙이엄마가 친엄마가 아님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도 공주는 알 수 있었다.</p><p>'나의 엄마는 곧 멋진차를 타고 부자가되어 나를 데리러 오실거야. 엄마가 와서 나를 구해주고 지금 엄마를 혼내줄거야.'  7살 어린공주는 무서움을 꿈같은 희망으로 이겨내며 숙이엄마의 폭력과 폭언을 견디고 있었다. 공주는 연년생 오빠 똘똘이와 늘 밖에서 지내며 숙이엄마를 피해다녔다. 숙이엄마는 엄마인데 엄마 같지 않았다. 둘은 친엄마가 자신들을 데리러 오는 날만을 기다리며지옥같은 나날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꿈같은  희망은 그저 꿈일뿐이었다.</p><p>춘천에서 왔다는 외숙모들이 공주와 똘똘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고 간 그 날 이후 진짜 엄마가 이젠 자신들을 구해주러 올수 없음을 알아버린것이었다. </p><p>"오빠, 우리엄마 죽었어?"</p><p>"무슨소리야. 우리엄마 집에있잖아."</p><p>똘똘이는  숙이엄마에게 잘보이고싶다. 아니 겁많은 똘똘이는 그저 혼나지않는 방법을 찾고 싶었을지도 모른다.</p><p>"진짜엄마같은건 없어. 너 숙이엄마한테 진짜 엄마이야기 하지마. 큰일나 알았지"</p><p>어린 두 꼬마는  오래도록 기다린 엄마의 죽음조차 마음껏 슬퍼할 수 없었다.</p><p>그렇게 공주와 똘똘이는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채 새엄마 숙이의 폭력에 몸도 마음도 시퍼렇게 멍들어가고 있었다. </p><p><br></p><p>그동안 제경은 태희의 사망사실을 쉬쉬하며 어린공주와 똘똘이에게 숙이를 친엄마로 알게했다.  그러나 정작 숙이는 이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려는 마음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제경 하나만보고 인생을 걸었다. 부자라 생각하고 동생들을 떠올리며 남의 가정을 부셨다.</p><p>성찬이를 낳고 꿈꾸던 그집에서 제경의 부인으로 행복하게 살고싶었다.</p><p>숙이의 꿈도 허상으로 사라졌다.</p><p>돈도 집도 가게도 사라지고 남은건 남의 아이넷과 빚뿐이다.</p><p>"누나 어쩌려구 그래. 성찬이 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누나 나이 이제 스물 다섯이야. 애딸린 유부남에 주정배이가 뭐가좋다고 그래."</p><p>숙이의 동생들은 이제라도 돌이와 방직공장에라도 취업하고 새인생을 살라며 숙이를 달랬다.</p><p>"이렇게는 고향못가. 나 꼭 성공해서 갈거야 성찬이 아빠도 곧 일어설거야. 걱정마."</p><p><br></p><p>기사식당이 폐업한뒤 제경은 숙이와 아이들을 데리고 마현산 아래 달동네 단칸방으로 이사왔다.</p><p>가진돈을 다쓰고 아이들은  밥을 굶는 날들이 많아졌고 제경이 마시는 술병은 차곡 차곡쌓여갔다.</p><p>"차니아빠. 이제 진짜 쌀도 돈도 남은게 없어요."</p><p>"알아. 너두 나한테만 그러지말고 나가서 돈좀 빌려봐. 애들 계속 굶길 순없잖아. 난 일자리 찾으러 나가볼게."</p><p>제경은 며칠 뒤  이웃의 소개로 3개월짜리 오징어배잡이 일을 소개받아 포항으로 떠나기로했다.</p><p>"3개월만 어떡해든 견뎌봐. 오징어만 잘 잡히면  가게하나 다시 차리는거  금방이니까."</p><p>집에는 어린 엄마 숙이와 아이넷이 남았다. 첫째차니는 숙이의 남동생 소개로 대구섬유공장으로 팔려가듯 15살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야했다.</p><p>제경은 차니뿐만 아니라 워니도 함께 보내려했다. 자식들이라면 끔찍하게 아끼던 제경이었지만 굶는 날들이 많아지니 공장에라도 가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라는 마음이었다.</p><p>그러나 차니와 달리 워니는  공장기술배우라는 아버지 말에 절대 가지 않겠다며 학교에 보내 달라고 아버지에게 맞섰다. </p><p>"안가요 안간다구요. 나랑 형 다 쫒아내고 동생들은요 아버지도 배타러가고 동생들은 누가지켜요."</p><p>"지키기는 뭘지켜 공주랑 똘똘이는 엄마가 있는데 왜 니가 지켜?"</p><p>워니는 숙이엄마가 어떤사람인지 아버지에게 말했지만 아버지 제경은 도통 믿으려하지않았다</p><p>"야 너네 새엄마같은 사람이 어딨다고 엉뚱한소리야? 니네 엄마는 너네 다 버리고 지혼자 살겠다고 도망가 죽었어. 버려진 너네 키워준게 누군데 그래."</p><p>화가난 제경은 금방이라도 워니를 때릴듯 손을 번쩍들어올렸다.</p><p>그 때 차니가 제경을 막아서며 메달렸다.</p><p>"아버지 저만 갈게요 제가 돈벌어서 보낼테니 워니는 학교가게 해주세요."</p><p>"혼자보다 둘이서 의지하면서 기술배워서 취직하면 너네 헌티도 좋은거지. 삼촌이 데려가주면 고맙습니다는 못할 망정 이게 뭐하는거야."</p><p>순둥이 맏아들 차니는 아버지 말한마디에 불평한마디 하지못했지만 동생워니는 지켜주고싶었다.</p><p>"전 안가요 아부지. 전 학교 다니고 싶어요. 공부열심히 할게요 전 여기있고싶어요. 공장 보낼거면 차라리 고아원으로 갈래요"</p><p>워니는 온힘을 다해 울부짖으며 끝까지 아버지에게 대들었다.</p><p>"뭐라고 이새끼가 말이면 다냐. 니가 부모가 없냐 고아원이라니"</p><p>포악스럽게 지르는 제경의 화난 목소리에 공주와 똘똘이가 울음을 터뜨렸다.</p><p>"여보 동생도 둘은 데리고 있기 힘들거예요. 우선 차니만 보내고 워니는 중학교 졸업이라도 하고 보내요."</p><p>숙이는 제경앞에선 늘 아이들편에서  세상 좋은 엄마의 모습이였다.</p><p>제경은 어린나이에 아이넷딸린 자신에게 와서 끝없는 애정을 쏟으며 아이들에게도 친엄마이상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이 그저 고맙고 고마웠다.</p><p><br></p><p><br></p><p> </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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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3 15:35:0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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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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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모스크바의 신사로 유명한 에이모 토울스의 또 다른 책 우아한 여인이다. </p><p><br/></p><p>"내가 혼자 있고 싶을 때 가는 곳."</p><p>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은 팅커의 말이다. 그는 교회라고 했다.</p><p><br/></p><p>그렇다면 나는 어디인가?</p><p>혼자 있고 싶을 때 가는 곳은?</p><p><br/></p><p>전에는 혼자 영화를 보곤 했다. 요즈음엔 북카페를 찾는다. 책이 있는 공간에 가면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가 느껴진다. 행복은 무언가에 빠지는 사람 곁에 있다고 행복 전문가는 말한다. 여행, 운동, 글쓰기로 행복을 다지라고도 한다. 땀 흘릴 때 인간은 행복을 느끼고 걷고 먹고 말하는 여행에서 행복해지며 자신을 알아가는 글쓰기로 행복이 쌓여진다고 한 것 같다.</p><p><br/></p><p>행복해지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은 필수다. 스스로 토닥토닥하며 자신의 심장에게 속삭이고 잔잔한 음악과 책이 머무는 공간 차의 창문을 열고 흐르는 바람을 느껴보는 것으로도 우리는 정신이 다스려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p><p><br/></p><p>오늘은 집 앞 박물관에 갔다. 새로 생긴 소담한 문자박물관이다. 그곳에 가면 종일 머물고 싶다. 착하게 살았다고 집 앞에 선물주셨나? 나를 위해. 그런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울림과 떨림이 있는 그곳을 들어서며 심장이 나댄다 쿵쾅쿵쾅. 어느 곳이 이토록 나를 흔들어댈 수 있을까? 문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며 문명이 시작되는 그 곳을 더듬는다. 지도를 보고 영상을 보며 또 한없이 문자 앞에서 경건해진다. 역사는 그런 것이다. 우리를 사유케하고 진지하게 하며 경건하게 하고 저미는 감동을 선물한다. 나에게 역사 속 문자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했다. 인류의 자취를 훔쳐보며 문자로 이성을 만나고 이어져 이어져 현재를 있게 한 문자. 그 문자로 나는 읽고 쓴다. 성장을 꿈꾸고 함께를 품는다. 문자는 나에게 그런 것이다. 혼자 문자 박물관에 갔다 2층 카페에서 음악과 함께 책을 폈다. 창 밖 겨울 풍경이 잔잔하게 책 속 문자에 드리운다. 마음이 폭폭해지며 문자가 자라나면 나도 쑥쑥 아니 아주 조금씩 자랄 것만 같다. 혼자가 혼자에게 말 거는 시간과 공간이 만나지는 경험이 하루에 있어 참 좋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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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4 16:01:5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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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그래도 괜찮은 하루 / 구작가</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2670806</link>
         <description><![CDATA[<p>꾸연님 덕분에 또 좋은 책을 만났다.</p><p>기다리던 꿈이 만나지는 책이다.</p><p>읽으며 행복했고</p><p>읽은 후 꿈에 취해있다.</p><p><br/></p><p>난 꿈, 사랑이란 낱말이 참 좋다.</p><p>살랑살랑 봄바람이 혹독한 겨울인데</p><p>불어오는 이 경험은 언 마음을 녹이고 살랑살랑 나비가 날아와 내 맘을 톡 건드리면 내 안에 보물이 꽃으로 톡 펼쳐질 것 같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들이 피어나면 우리는 그래도 괜찮은 하루에 하루를 보탠다. </p><p><br/></p><p>부끄러웠다.</p><p>말짱한 내 두 눈이, 말짱한 내 두 귀가 있는데 난 무얼 망설였을까? 난 왜 자꾸 무엇이 그리 두려웠을까? 난 어디서 그토록 서성였을까?</p><p><br/></p><p>잃어도 잃어도 두 배로 쌓여지는 마음들이 있다. 그 마음을 잡고 우리는 일어선다.</p><p>꿈을 찾고 버킷을 하나씩 이루고 힘찬 미소를 싣고 뛰뛰빵빵 달린다. 달님의 소원도 별님의 소원도, 햇님의 소원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태워 반짝반짝 빛나게 슈우웅 슝슝 씬나게 달린다.</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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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6 03:24:59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2670806</guid>
      </item>
      <item>
         <title>Mia</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3510519</link>
         <description><![CDATA[<p>&nbsp;그녀는 믿기 어려웠다. 그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 일이란 것을.</p><p>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털어 놓으면 어떨지 그에게 물었지만 그런 수치스러운 일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널 어떻게 보겠냐며 저어했다. 상처는 깊었고, 충격은 오래갔다. “무망감”이라는 단어가 계속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면서 며칠간 아무 것도 하기 싫었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녀를 더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지만, 그는 그런 그녀 곁에 있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때보다 더 혼자 내버려두었다. 먹는 것이 뭐가 중요하냐며 그녀를 타박하고, 점점 자책만 늘어가는 것 같다며 하고 있는 공부도 이제 그만 하는 것은 어떻냐고 했다. 그녀는 매주 듣고 있는 수업의 교재를 책꽂이 뒤쪽 보이지 않는 곳에 쳐박아 버렸고, 수업도 빠졌다. 속이 좀 후련해짐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컸다. 모든 원흉이 이 수업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을 듣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올해 가장 하고싶었던 공부였기에 그로인한 실망감도 컸다. 그는 마음이 좀 편해질 때까지 책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왜 이런 일이 그녀에게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점점 더 의기소침해지는 그녀를 보며 그는 이런 일조차 스스로 쿨하게 넘기지 못하냐며 다그쳤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는 위로 따위에 의존하지도 말고 남편이 걱정할 수 있으니 일단 잠자코 있으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는 깊이 마음 쓰며 위로하고, 눈물흘리는 그이기에 유독 그녀에게만 냉정하게 구는 것이 너무 섭섭했다. 누구보다도 가깝고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인 그에게 이해 받지 못해 더 속이 상했다. 그러고 보니 그는 그녀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녀가 조금만 힘들거나 우울할 때마다 그녀를 다그쳤다.</p><p><br/></p><p>하지만 그는 그녀를 정말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하루 종일 그녀만 생각하는 그다. 누구보다 그녀의 행복과 성공을 바라지만, 그에게는 이상적인 그녀의 모습이 있었다. 그녀가 약한 마음을 먹거나 초라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언제나 당당하고 혼자서 꿋꿋하게 잘 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면 ‘그건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그래. 넌 왜 너 밖에 모르니? 네가 좀 더 노력하면 돼.’라며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 외로워졌다.</p><p>그런 그가 조금 변했다. 그녀의 고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안스럽고, 걱정되었다. 그녀는 많이 애쓰고 자신을 돌아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왜 전에는 그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을까?’ 곁에서 그녀를 돌봐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 고작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을 뿐인데 그녀는 조금씩 활력을 되찾았다. 그녀의 모습에 그는 울컥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그녀를 있는 그대로 응원하고 사랑하고 싶어졌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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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7 05:06: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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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보통의 일요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3568718</link>
         <description><![CDATA[<p>1년은 12개월, 4계절은 사이좋게 3개월씩을 나눠 갖는 거라고 배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겨울이 여름과 함께 지분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내 어린시절 배웠던 가을은 9월부터 11월까지인데, 11월은 어느 순간부터 겨울이 쓰윽 손을 뻗어 품 안에 넣어버렸다. 분명한 겨울이고, 고집스러운 나에겐 아직 가을이다. 12월부터 시작이어야 하는 겨울은, 한 해가 저물어감을 의미하기도 한다.</p><p><br/></p><p>일요일은 집에서 경건히 월요일을 준비하며 집안일을 해야 하는 날이지만, 이번 일요일은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교외로 나서기로 약속을 잡았다. 목적지는 교외의 풍경이 좋은 카페.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1시간 반을 이동하는 비효율을 기꺼이 감수한다. 아직 가을이니까. 운전대를 잡지 않은 조수석의 드라이브는 오랜만이라 더 좋다. 맑은 날을 기대했지만 오늘은 종일 구름모양이 일기예보에 떠 있다.</p><p><br/></p><p>적당히 낮은 하늘, 하늘 색은 회색. 잘게 찢어져 질서정연하게 가로로 깔린 구름이 겨울색을 깊이 품고 있다. 구름 뒤쪽에 비춰 나오는 햇빛의 색이 붉게 테두리를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은 아름답고 쓸쓸하다. 1시간을 넘게 달리는 도로도, 그 도로 옆에 펼쳐진 하늘도, 도착한 목적지의 마른 나무들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사진 편집기에서 ‘채도 낮게’를 선택한 것 처럼 색색의 수다를 멈추고 차분하다. 실내 공간이 작은 카페에는 잘 들어야 들리는 캐롤이 낮게 깔린다. 날 밝을 때 가면 온 수면이 보석처럼 빛나는 호수는 햇빛이 겨우 닿는 부분만 한 번씩 귀하게 빛나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의자를 돌려놓고 별 의미없는 일상 이야기를 나눈다.</p><p><br/></p><p>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흐린 오후와 어울리는 음악이 깔린다. 여전히 낮은 채도의 풍경이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나의 가을이 11월은 오늘이 마지막이야-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좀 더 노골적인 겨울이 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줬다. 자연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나이 먹은 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는데, 그래서 이렇게 내가 풍부해지는 거라면 나이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 보통의 일요일, 11월과 평화롭게 이별했다. 이제 꽤 괜찮은 12월을 맞아줄 수 있을 것 같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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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7 06:08:1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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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이뻐요</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3677313</link>
         <description><![CDATA[<p>월요일 아침,</p><p>출근하기엔 버거운 날이다. 주말을 지낸 나의 몸은 돌아가지 않는 무거운 수레 같다.</p><p>출근 준비하기 빠듯한 시각에 후다닥 씻고 옷을 입는다. 월요일에 입는 옷은 출근 시간에 쫓기어 성의 없이 고른다. 비가 오니 따뜻하게 입으면 된다.</p><p>아침을 먹지 못했다. 늦장 부린 이유로....</p><p>오늘 하루가 기대되지 않는 내 마음이 만나는 사물마다 비춰진다. 늦게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멀리 주차되어 한참 걸어야 차를 찾을 수 있다. 차 앞 유리로 안개를 뿌리는 듯 비가 내린다. 회사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면서 ‘에구구’ 연신 버거운 내 몸을 입으로 표현한다.</p><p>&nbsp;</p><p>유치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에너지가 돌아다닌다.</p><p>친구들과 놀고 싶어 기웃거리는 콩콩 걸음, 혼자 불러도 좋은 피치피니핑, 점심시간에 맛난 음식을 기대하는 꼬마 미식가가 월요일의 시작을 각성시킨다. 내 자리로 바로 가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출석한 아이들은 체크 한 후 오늘 일과를 알아본다. 10분 정도 차를 마시고 간식 배달을 확인한다. 이야기 할머니가 오셨다. 선생님과 잠깐의 수다 시간이다. 오전반 선생님이 웃으며 A 이야기를 한다.</p><p>&nbsp;</p><p>겨울놀이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 모자, 장갑, 목도리를 준비했다.</p><p>“햇님반~ 선생님이 눈이 오면 나가서 놀 수 있게 장갑, 모자, 목도리를 준비했어요.” 선생님이 장갑을 보여 주며 말했다.</p><p>“와” 아이들의 똑같이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어다닌다.</p><p>“선생님, 정말 이뻐요” A가 말했다.</p><p>“모자가 맘에 드는 구나” 선생님이 말하자  "선생님이 이뻐요”라며 말하며 신나게 뛰어다녔다.</p><p>&nbsp;</p><p>"A 정말 필터 없이 얘기하죠!" 오전반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p><p>&nbsp;</p><p>순식간 월요일의 느슨함이 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팔딱 거리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이 머리의 세포를 즐겁게 한다. 아이들에게 이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난 아이들이 이쁘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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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7 08:00:37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3677313</guid>
      </item>
      <item>
         <title>지금, 내달립니다~</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5315184</link>
         <description><![CDATA[<p>남편은 골프치러 가고 혼자 집에서 여유를 부리는 일은 주말에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일요일을 홀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정해진 후부터 누구를 만나면 좋을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우울함과 고립감은 혼자이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되어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함께하고 싶은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혹여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을 때 다른 때보다 아쉬움과 속상함이 더 클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 몇몇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연락이 망설여져서 최종적으로 연락할 친구들은 얼마돼지 않았다. 두어 명에게 연락했지만 모두 사정이 있어 일요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한 채 토요일이 다가와 버렸고, 어쩔 수 없이 아직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나와의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음이 더 우울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p><p>토요일 아침까지도 다음날 어디로 갈지, 정해진 것은 없었다. 그냥… 혼자 책방투어를 해볼까? 하는 정도만 생각했고, 책방투어를 떠올리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떠오르기만 해도 마음 따뜻해지는 얼굴 ‘로니’. 갈만한 책방을 물어보려고 연락했지만 ‘로니만 된다면 영천도 갈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고, 핸드폰 화면은 이미 영천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지도를 확인해보고 있었다.</p><p><br/></p><p>로니와의 연락은 나의 주말을 180도 바꾸어 주었다. 무기력을 생동감(살아 있음)으로, 외로움과 고립감을 따뜻한 연대감으로, 그리고 미리 예정되어 있던 약속에 초대해준 친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까지 더해졌다. 한 달음에 달려갈 것 같던 고성은 생각보다 멀었지만,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230km, 3시간 30분을 휴게소 한번 들르지 않고 내달렸다. 고성의 ‘회억’은 기대했던 곳보다 훨씬 낭만적이었다. 조용한 마을 골목에 단층으로 지어진 집. 열려진 주홍빛 대문으로 들어가니 양쪽으로 작은 텃밭이 길을 내주었고, 고양이 까뮈가 비닐문으로 된 집에서 나와 기지개를 피며 반겨주었다. 집안 내부의 불빛은 은은했고, 코끝이 살짝 시렸지만 작은 난로 하나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거실에는 이 곳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알 법한 흔들의자와 양평에서 본 듯한 유럽식 스툴, 그리고 푸짐한 큰손을 자랑하는 누군가가 가져왔을 법한 귤 한박스가 놓여져 있었다. 거실을 둘러싼 방이 다섯 개나 있고, 의외의 장소에서 변기를 만났던 다소 평범하지 않은 구조의 ‘회억’은 그 미완의 모습조차도 매력적이라 이곳저곳 계속 매만지고 손보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곳이었다. 작은 무엇 하나도 수십가지를 고려하며 결정하기를 어려워하는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어찌 보면 양평과는 전혀 다른 내추럴한 모습의 장소를 얻은 두 친구의 결정과 추진력이 새삼 부러웠다. 생각해보니 ‘글 헤는 밤’의 오픈 스토리를 들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p><p><br/></p><p>그곳에서 함께한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니, 2주가 지났는데도 웃음 지으며 맞아주던 그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제각기 가장 따뜻한 차림으로 무장하고 나간 거진항에서 만난 밤바다와 등대, 달빛, 파도소리는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게 했다. 서로 별 말이 없었지만 ‘함께 있어 행복하다’는 느낌은 더 진했던 것 같다. 우리는 저녁과 반주를 먹기위해 최대한 고성스러운 가게를 찾아 헤매었고, 딱 걸맞는 ‘친구야! 포차’에 자리를 잡았다. 서로를 어찌나 배려하는지 메뉴 고르는 데만 한참이 걸렸지만 이제는 이들과의 만남에서 은근 기대하는 시간이기에(그냥… 서로에게 맞춰주려는 마음이 느껴져 따수워진다)즐거웠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냥 기분이 좋다”며 술잔을 기울이던 모습(정말 좋아보였다)과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수줍은 미소(그녀의 매력이다), 친구들의 얘기 하나하나에 온 마음 담아 해주던 반응(빵 터지는 웃음일 경우가 많다)은 머리가 아닌 마음에 새겨졌다. 그날 밤 우리는 추위도 잊은 채 오래 팔리지 않았는지 냉동고의 성에같은 얼음이 달라붙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회억’으로 돌아왔고,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p><p><br/></p><p>고성 여행 후 나는 덮어 두었던 엑셀 계획표를 다시 열었고, 몇 년이나 실행을 미뤄왔던 계획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엎어져도 좋으니 시작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몸을 움직였다. 묻어둔 중요한 일들을 잊어보고자 여기 저기 들여놨던 발도 하나씩 뺐다. 고성에서 풀어놓은 내 마음의 짐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날,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나를 삶 속으로 다시 데려다 주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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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8 07:38:1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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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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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쇼코의 미소 / 최은영</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8139783</link>
         <description><![CDATA[<p>쇼코의 미소 책에는 여러 편의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단편 &lt;한지와 영지&gt; 에서 할머니가 영지에게 말한다.</p><p>기억은 재능이고 그런 영지의 재능은 고통을 만든다고. 행복한 기억은 조심해야 하며 자신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만들라는 것이다. </p><p><br/></p><p>"행복한 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만 타오르는 숯과 같아. 두 손에 쥐고 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p><p><br/></p><p>"사람이 현생에 대한 기억 때문에 윤회한다고도 했다. 마음에 기억이 붙어버리면 떼어낼 방법이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는 법이라고 했다.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떠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고, 애도는 충분히 하되 그 슬픔에 잡아먹히지 말라고 했다. 안 그러면 다시 세상에 태어나게 될 거라고 했다. 나는 마지막 그 말이 무서웠다."</p><p><br/></p><p>행복한 기억을 붙들고 추억이라는 이름을 붙여 우리는 삶을 연명한다. 불교의 이치로 따지자면 그것도 집착일 수 있어 성불하기는 애초에 그른 인간이 되기 싶다. </p><p>보물이 아니라 타오르는 숯이라니, 마음에 기억이 붙어 버리면 떼어낼 방법이 없어 다시 태어날 수밖에 없다니, 작가는 이런 말들을 다 어디서 퍼올리는 걸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생각하게 한다. </p><p><br/></p><p>다시 태어나는 건 나도 무섭다. 니체는 다시 태어나 똑같은 삶을 살아도 좋을 생을 살라고 한 것 같다. 그처럼 내 생을 사랑하라고. 난 내 생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하는 줄 알았다. 착각은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상처, 나의 불안, 나의 허무가 만져지는 요즘 좀 두렵다. 생이 늘 긍정이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랐던 나는 지쳐가고 있다. 쳇바퀴 같은 인간의 생에 나를 바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영주의 할머니는 행복의 기억마저 무디게 하라고 주문한다. 그래야 살 수 있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p><p><br/></p><p>묻고 싶다.</p><p>나에게</p><p>너에게.</p><p>다시 태어나도 좋을 삶을 살고 있냐고.</p><p>다시 태고나고 싶으냐고.</p><p><br/></p><p>늘 '예스'였던 나는 다소 주춤거린다.</p><p>이 삶을 또 살라고?</p><p>내일이 두렵지 않은 나는</p><p>무엇이 두려운가?</p><p>혹시 지금, 여기를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p><p><br/></p><p>영주할머니의 주문에도 거부하며</p><p>행복의 파편을 부여잡고 </p><p>다시 태어나도 좋을 삶을 지켜내야 하는 건 아닐까?</p><p>자꾸 할머니에게 말대답하고 싶은 &lt;쇼코의 미소&gt; 읽는 아침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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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29 23:43:2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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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가을이 갔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8573085</link>
         <description><![CDATA[<p>11월에 태어난 그는 가을 같은 사람이었다. 황금빛이 은은하게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의 논을 보고 있자면 모든 게 다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는 그런 평온을 나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내 생일 월과 일에 각각 1씩을 더 하면 그의 생일이 나왔다. 나란히 공원에 앉아 대화를 하던 어느 여름엔 맞잡은 우리 손 위로 나뭇잎 하나가 팔랑팔랑 날아와 안기듯 떨어졌다. 이런 별 것 아닌 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일이 즐거웠다. 늘 반응이 크고 요란한 나와 다르게 그는 차분한 사람이었다. 그 앞에서만 나오는 ‘덜렁거리는’ 내가 가구 모서리에 찧어 아프다고 호들갑 떨고 있으면 그는 괜찮냐는 말 대신 모서리에 부착할 가드를 사와 붙여 놓는 사람이었다. 나는 차분한 가을을 좋아했다.</p><p><br/></p><p>계절은 변한다. 가을이 늘 같은 가을은 아니다. 빨갛고 노란, 화려한 가을이 지나면 겨울의 초입으로 내 손을 잡아 끄는 차가운 가을이 나타난다. 나의 가을은 계속 조용한 황금빛으로 그 자리에 있어줄 줄 알았다. 풍요롭던 가을은 어느 순간 황량해져 떠났다. 밟으면 바스락 지저분하게 흩어져 버리는 바싹 마른 낙엽더미 같은 이별. 햇빛도, 눈도 없이 바람만 부는 겨울 한가운데서 떠나버린 가을이 남긴 낙엽의 잔해가 때때로 신발 틈 사이에 끼어 날 지저분하게 만들었다.</p><p><br/></p><p>1년은 12개월, 4계절은 사이좋게 3개월씩을 나눠 갖는 거라고 배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겨울이 여름과 함께 지분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내 어린시절 배웠던 가을은 9월부터 11월까지인데, 11월은 어느 순간부터 겨울이 쓰윽 손을 뻗어 품 안에 넣어버렸다. 분명한 겨울이고, 고집스러운 나에겐 아직 가을이다. 12월부터 시작이어야 하는 겨울은, 한 해가 저물어감을 의미하기도 한다.</p><p><br/></p><p>일요일은 집에서 경건히 월요일을 준비하며 집안일을 해야 하는 날이지만, 이번 일요일은 교외로 나서기로 약속을 잡았다. 목적지는 교외의 풍경이 좋은 카페.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1시간 반을 이동하는 비효율을 기꺼이 감수한다. 운전대를 잡지 않은 조수석의 드라이브는 꽤나 오랜만이다. 맑은 날을 기대했지만 오늘은 종일 구름모양이 일기예보에 떠 있다.</p><p>적당히 낮은 하늘, 하늘 색은 회색. 잘게 찢어져 질서정연하게 가로로 깔린 구름이 겨울색을 깊이 품고 있다. 구름 뒤쪽에 비춰 나오는 햇빛의 색이 붉게 테두리를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은 아름답고 쓸쓸하다. 1시간을 넘게 달리는 도로도, 그 도로 옆에 펼쳐진 하늘도, 도착한 목적지의 마른 나무들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사진 편집기에서 ‘채도 낮게’를 선택한 것 처럼 색색의 수다를 멈추고 차분하다. 실내 공간이 작은 카페에는 잘 들어야 들리는 캐롤이 낮게 깔린다. 날 밝을 때 가면 보석처럼 빛나는 호수는 햇빛이 겨우 닿는 부분만 한 번씩 귀하게 빛나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나와 겨울은 같은 호수를 보며 별 의미없는 일상 이야기를 한다.</p><p><br/></p><p>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겨울이 신경써서 고른, 흐린 오후와 어울리는 음악이 깔린다. 여전히 낮은 채도의 풍경이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가을이 11월은 오늘이 마지막이야-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좀 더 노골적인 겨울이 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줬다. 내 보통의 일요일, 11월과 평화롭게 이별했다. 이제 꽤 괜찮은 겨울을 맞아줄 수 있을 것 같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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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30 06:16:12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8573085</guid>
      </item>
      <item>
         <title>내친구 방구님</title>
         <author>bojemasio</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09101630</link>
         <description><![CDATA[<p>그녀를 만난건 카페 온당에서 시작된 오늘의 문장클럽1기 모임이였다.<br>처음 오픈 채팅에서 닉네임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이어나갔는데</p><p> 그녀의 닉네임은 문방구를 좋아해서 정했다는 ' 방구'였다.<br>누군지는 모르지만 '방구'라는 닉네임에 혼자 피식 웃으며 눈길이 갔던 그녀.<br>그녀가 매일 올리는 오늘의 문장들과 오문클 멤버들과의 단체톡에서 간간히 나누는 짧은 대화들 속에서 그녀를 알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카페온당&nbsp; 인스타계정 스토리에 올라온 한 사진을 보고 그녀가 내가 근무하는 유치원 원아의 학부모임을 알게되었다.<br>너무나 반갑고 신기하면서도&nbsp; 조금은 조심스럽게 이어진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2년여의 시간동안 카페온당을 중심으로 오문클과 문나잇 글쓰기모임을 이어가며 좀 더 가까이 돈독한 관계로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유치원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로 이어져 있어 그녀에게 난 끝내 아이의&nbsp; '선생님' 이외의 관계를 맺지 못했지만 난 그녀를 책과 글쓰기로 이어진 오랜 글동무 '방구님'으로&nbsp; 오래 기억해 두고 싶다.<br>나보다&nbsp; 어리지만 배울점도 많고, 닮고 싶은 모습도 많은 친구였다. 또 나와는다른 밝음과 유쾌함이 전해주는 에너지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차갑기만 한 그녀의 각진 말투와 결이 다른 모습들을 발견할때마다 가깝고도 먼 사이인듯 당황스러울때도 있었다. 그러나&nbsp;그녀의 내면속 따뜻한 마음과 사랑스러움은 그녀를 오래 곁에 두고 싶게 했다. <br>그런 그녀가 이제 이곳 영천을 떠나 조금 먼 지역으로 떠나게 되었다.  이런 이별이 익숙한 그녀는 마지막 만남에서도 담담히 씩씩하게&nbsp; 웃으며 손을 흔들고 떠났다. 이별의 아쉬움에 가라앉는 나에게 끝까지 개구지고 장난스런 귀여움으로 웃음을 남겨주고 떠나는 그녀. 이별의 아쉬움은 묻어두고 짧게 나마 이렇게 글로서 그녀를 기억하며 그녀의 밝음 그대로 그녀와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기쁘게 그녀를 떠나보내려한다.<br>안녕 나의 친구 방구님. 좋은 추억으로 함께 해 준 시간들 오래 기억할게요. </p><p>잘가요~~<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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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1-30 14:15:3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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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아고 좋다! (feat.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야 하죠?)</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7061895</link>
         <description><![CDATA[<p>“아고 좋다, 아고 좋다.”</p><p>주어진 하루를 다 마치고 바닥에 등을 펼 때는 그냥 누우면 안 된다. 긴 여행 후에 현관문을 열었을 때 익숙한 공기 냄새처럼, 그런 반가움으로 짧은 인사를 해줘야 한다. 바닥에 등을 대면서 한번, 다리를 쭉 펴면서 한번, “아고, 좋다.” “아고, 좋다!”</p><p>&nbsp;</p><p>하루 중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묘공들과 함께하는 새벽 산책보다도,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취기 어린 밤 산책보다도. 또는 내가 봐도 미친 폼으로 완벽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벽돌책을 뿌시거나 몇백 권 도서를 납품 완료하거나 하여간 그 모든 일이 다 ‘아고 좋다’하고 다리를 쭉쭉 뻗기 위한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도시락을 두 개 싸다니던 여고 시절도, 인사이드아웃의 기쁨이 만큼이나 발랄했던 틴에이저 초창기, 그 이전의 꼬꼬마 때로 거슬러 올라가 봐도, 나는 늘 눕는 순간이 제일 좋았다.</p><p>&nbsp;</p><p>언젠가 밤잠의 중요성을 다룬 글에서 ‘본래 인간의 기본값은 잠’이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무릎을 치며 실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밤새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룬 지 오래된 동료가 생각나서 읽은 토막글이었지만, 잘 시간만 되면 유난히 숙련된 수행을 보이는 내 팔다리등어깨의 태초 명령어를 알아낸 것만 같아 속이 시원했다. 그래, 우리 걸어다니는 좀비들은 역시 눕는 게 기본값이었어!</p><p>&nbsp;</p><p>그냥 누워도 되는데 굳이 ‘아고 좋다’ 하고 기쁨의 세레머니를 하는 건 시할머니에게 배워서다. 할머니는 손주 부부와 저녁식사를 하고 온 날도, 분홍 꽃이 그려진 여름모자를 쓰고 목욕탕에 다녀온 날도, 제일 좋아하는 가수 이미자 콘서트를 보고 온 날도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모자와 외투를 벗고 몸을 누이며 ‘아고 좋다, 아고 좋다’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다 귀찮다는 듯 눈길도 주지 않으시고 어서 돌아들 가라고 손을 내저으셨다. 그러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소소한 일을 하고 가라앉았던 공기가 활발해지기도 전에 서둘러 몸을 뉘며 따라 했다. “아고 좋다, 아고 좋다!”</p><p>&nbsp;</p><p>“이렇게 누워도 불편하고, 저렇게 누워도 불편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래도록 이 말만 맴돌았다. 마치 할머니는 줄곧 불편한 몸으로만 지내오신 것처럼, 할머니의 유행어는 이것이라고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다. 우리 할머니는 아흔이 다 된 연세에도 광화문 광장까지 지하철을 짚어 타고 촛불을 들러 나가셨던 분이다. 이 세상 소풍 끝내시던 날까지 ‘불편해’보다 험한 말을 뱉으신 적이 없듯이, ‘아고 좋다’보다 격정적인 표현도 없었지만 대체로 건강하고 활달하게 삶을 긍정하셨던 분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바로는 말이다.</p><p>&nbsp;</p><p>할머니와 나는 닮은 듯도 하고 다른 듯도 하다. 할머니처럼 나는 조그맣고 할머니처럼 나도 벙거지 모자를 좋아한다. 할머니는 표현을 아끼는 분이지만 나는 꾹꾹 참으려고 해도 결국 하고 싶은 말이 툭 튀어나와 버린다. 할머니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셨고, 나도 마음 가는 일에는 꽤나 무리하는 편이다. 할머니는 이렇게 누워도 불편하고 저렇게 누워도 불편한 나이를 살아보셨지만, 나는 아직이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할머니의 두 번째 유행어를 따라할 날이 오겠지. 그 전에 첫 번째 유행어가 있었고, 이제 그것은 슬슬 내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오늘도 나는 그 시간을 기다린다. 주어진 하루를 다 마치고, 바닥에 등을 대면서 한번, 다리를 쭉 펴면서 한번, “아고, 좋다.” “아고, 좋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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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7 06:37:0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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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회억(回憶) 10</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7252543</link>
         <description><![CDATA[<p>- 잘못 든 길이 때로는 지도가 되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새로 난 길을 걷게 될 수도 있겠지. 지금 걷는 길이 맞는 길일까. 수많은 불신과 회한으로 입술을 감쳐문다. 누구는 길이 막히면 길을 버리라고, 잘못 든 길이라고들 하지만 나를 계속 걷게 하는 건 그저 아집이 아니다. 길이 없다고 잘못 든 길이라고 생각하면 길은 생기지 않는다. 어떻든 밀려서라도 가야 한다면 이름이라도 아름다워야지. 그래, 이 길은 비단길….</p><p>허나 저기 덤불은 들어갈수록 더욱 성하고, 땅은 바짝 말라 있다. 어디 헛디뎌보라고 유혹하는 허방은 혀를 갈기며 네 마음 성급하다 발을 건다. 넘어져 바라보는 흐린 물웅덩이에 고인 초라한 내 행색이 궁색하기만 하다. 앞서거나 뒤처지는 게 이놈의 세상이라서 비단길이 곱게도 나를 넘어뜨릴 때 먹빛같이 시커먼 바다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래, 밀려서라도 가야 하니 이름만이라도 아름다워야지, 비단길.</p><p>번잡한 마음을 겨우 가다듬어 걸으니 이젠 이정표가 길 잘못 들었다며 앞을 가로막는다. 그게 그렇게 다정하다 못해 이리 눈물이 날 일인가…. 마음 덥혀내었으니 갈 데까지 가봐야 할 테지. 코끝에 겨울이 먼저 와 있다. -</p><p>&nbsp;</p><p>아버지의 메모가 적힌 페이지 사이에, 접혀 있는 두 장의 빛바랜 종이가 있었다. 익숙한 글씨. 엄마의 편지였다.</p><p>&nbsp;</p><p>- 이제 올해도 딱 한 달을 남겨두고 있어요. 오늘은 낡은 서랍장에서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 보았어요. 8년 전 제비호 옆에서 찍은 내 모습이에요. 하얀 겨울, 나직한 파도를 뒤로 하고 혼자 앉아 있는 사진요. 당신이 찍어준 사진이에요. 그때는 날마다 거울을 보면서도 내 볼이 그렇게 빵빵한 지도 미처 몰랐어요. 당신은 그날 겨드랑이 아래 두 손을 묻어 데워놓은 손바닥으로, 빨개진 내 두 귓불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웃으며 말했어요. 12월이 딱 나만큼만 예뻤으면 좋겠다고…. 기억나요? 그때도 눈이 내렸었죠. 우리 스무 살 적 그 눈 빛깔은 아니지만, 지금도 눈이 와요.</p><p>언젠가 둘이 버스를 타고 한계령을 넘다가 난 말했죠. 지금 갑자기 폭설을 만나면 축복 같은 고립이 될 거라고요. 당신은 한술 더 떠서 기사님도 없어야 진짜 축복이라고 했지요. 그리곤 빙긋이 미소 지었어요. 버스 안에서 당신 어깨에 내 볼을 얹던 많은 날들이 생각나요. 당신은 가끔씩 리듬을 맞추어 어깨로 내 볼을 툭툭 쳐내며 장난을 치기도 했죠. 그럴수록 난 오히려 당신과 팔짱을 더욱 세게 끼고는 당신 어깨에 내 얼굴을 더 가까이 착하니 갖다 붙였지 뭐예요. 버스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우리 둘은 참 좋았습니다.</p><p>지옥은 어떤 곳일지 내가 물은 적이 있죠? 당신은 지옥에서는 자신이 가장 미워했던 모습으로 종신형을 받게 될 거라고, 그러니 당신이 지옥에 가면 자기 모습 그대로 지내게 될 거라고 답했어요. 그럼, 천국은 어떤 곳이냐고 내가 다시 물었죠. 당신은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고 했어요. 그리곤, “천국에서는 가장 좋아했던 모습으로 영생을 얻게 되지 않을까? 그럼 나는 네가 될 거야.”라고 말했어요. 서정시인의 삼류 멘트에 배시시 웃기만 한 게 이제 와 돌이켜보니 아쉬움이 남아요.</p><p>며칠 전에 라인홀드 니버라는 학자의 글을 읽었어요. 그의 글이 지금 내 마음과 꼭 같아서 일부를 전해요.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나는 세상을 유랑하는 추운 입김들을 꽃으로 바꿀 수 있는 유리창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성에꽃을 피우리라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유리는 깨지기 쉽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한 것 같아요.</p><p>내가 명동 국립극장에서 일을 할 때였어요. 그대 환한 미소를 기다리는 동안, 서성대던 내 작은 발끝으로 쏟아지던 햇살을 난 선명히 기억해요. 먼 길 온 당신은 얼굴이 어두웠어요. 처음 보는 낯선 눈빛과 몸짓들, 당신의 서툰 그 말들을 지금에 다시 길어 올리지는 않을래요. 나는 어쩌면 현실에서 가늠할 수 있는 것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둘의 마음이 답답했던 것 같아요.</p><p>8년 전 거진 바닷가에 서 있던 내 모습이 오늘 이후엔 어떤 사진으로 남겨질까요? 당신 말처럼, 우리도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을까요? 눈에서 별빛이 하염없이 쏟아져 떨어지는 밤이에요. 내가 언제 시작했는지 언제 끝냈는지 당신이 모를 사랑이 아니라 다행이었어요. 부치지 못했던 편지를 이제야 비로소, 다시 적어 보내요.</p><p>&nbsp;</p><p>당신 길 잃었을 때 빛이 되어 비춰주고 싶었어요.</p><p>당신 마음 바람에 흔들릴 때 손잡아주고 싶었어요.</p><p>오늘 밤 나는 기도해요. 지켜 달라고 기도해요.</p><p>당신을 위해 기도해요. 나의 바람이 닿을 수 있길.</p><p>마음을 다해 그대의 위로가 되길.</p><p>사나운 바다 고약한 세상, 항해를 떠난 그대를 위해</p><p>오늘 밤 나는 기도해요. 지켜 달라고 기도해요.</p><p>당신을 위해 기도해요.</p><p>&nbsp;</p><p>나를 위해 기도해요.</p><p>&nbsp;</p><p>그럼, 부디, 안녕. -</p><p>&nbsp;</p><p>나는 옅은 한숨을 쉬고는 혀를 빼물며 눈을 감았다.</p><p>“이번 정류소는 이 차의 종점입니다.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십시오.”</p><p>곧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p><p>&nbsp;</p><p>&nbsp;</p><p>&nbsp;&nbsp;</p><p>* 강연호, ‘비단길’ 일부 참고, 인용</p><p>* 루리, ‘메피스토’ 일부 참고, 인용</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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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7 10:10:3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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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열네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7475407</link>
         <description><![CDATA[<p>차니는 숙이의 동생이 다니는 공장으로 첫 인사를 드리러갔다.  험상궂고 거칠어보이는  형들과 아저씨들. 그리고 표정없이 일만하던 누나들은 이곳의 생활속에서 즐거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었다.</p><p>" 어이~ 동구야. 이녀석 데려가서 작업복 입혀서공장구경시켜주고 할일좀 시켜라. 퇴근하고 기숙사방도 네가 데리고 가고."</p><p>숙이 동생은 차니보다 10살도 많지 않은 작고 외소한 덩치로 누가 말하지 않으면 차니와 친구라고해도 믿을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 그를 숙이는 차니에게 외삼촌이라고 소개했다.</p><p>' 치,  우리 외삼촌은 춘천에 있다구. 쪼꼬만한 형이 무슨 외삼촌이야.' </p><p>차니는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동생들을 위해 어쩔수 없이 집을 떠나 이곳에 오게 되었지만, 마음 깊이 숙이에 대한 분노로 가득 채워나가고 있었다.</p><p>'조금만 기다려 얘들아. 내가 돈많이 벌어서 힘있는 어른이 되면 꼭 돌아갈게.'</p><p> </p><p>"야 너 이리와봐"</p><p>쉬는시간 동구가 차니를 불렀다.</p><p>"네 지금가요"</p><p>"너 조장이 데리고 왔다며? 무슨사이야?"</p><p>동구는 평소 못마땅해 하던 조장이 데리고온 차니가 맘에 들지 않았다.</p><p>" 야. 여기 있는 형,누나들 다 청소부터 시작하면서 오랜시간 밑바닥부터 힘들게 기술배워서 일하고 있다구. 근데 넌 뭔데 오자 마자 기계를 만지게하냔 말이야?"</p><p>"어... 저두 잘몰라요.  새엄마가 저분 따라 가라고 해서 따라 왔을 뿐이에요."</p><p>"뭐? 새엄마?  엄마면 엄마지 새엄마는 뭐야?  자세히 말해봐."</p><p>차니는  동구가 너무 무서웠다. 자기보다 서너살정도 더 많아보이는데  큰덩치에 목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 그저 내뱉는 말에도 깜짝 놀라 오금이 저려왔다. </p><p>"동구야~동구야~ 이녀석은 차니 일가르 치랬더니 어딜 데리고 간거야."</p><p>"예 조장님 저 여기있어요 갑니다. </p><p>차니 너 내가 이런예기 물어본거 조장헌티 말하지마. 여기서 편히 일하고 싶으면 조장보다 내말을 더 잘들어야 할거야. 알았냐?. 그리구 앞으로 선배님이라구 불러"</p><p>동구는 차니에게 잔뜩 겁을 주고는 조장에게로 뛰어갔다.</p><p>"네"</p><p>차니는 그렇게  공장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늦은저녁 기숙사로 발걸음을 옮겼다.</p><p>기숙사라고 해봐야 낡고 비좁은 공장 뒤켠 조립식 건물 공간에 대여섯명식 뒤섞여 각자 이불하나에 몸을 뉘이고 쉴 수 있는 곳이었다. 차니는 캄캄한 밤 방구석에 누워 눈을 감아보지만 잠이 올리 없었다. </p><p>' 엄마....보고싶어요'</p><p>차니는  엄마 태희의 소식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었다.</p><p>그러나, 아버지의 호통에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했다. 잊은 줄 알았던 그때의 슬픔이 이 낯설고 두려운 공간에 와있으니 엄마 생각에 목이 메였다.</p><p>' 엄마. 너무 무서워요. 도와주세요... '</p><p>차니는  기댈 곳없는 이곳에서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눈물로  애타게 불러볼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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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7 13:53:51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7475407</guid>
      </item>
      <item>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7478629</link>
         <description><![CDATA[<p>88년생 이하연 (부제:엄마의숙제)</p><p><br/></p><p>나 되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가만히 있다가 맞아서 아파서 울었다. 있는 희망 없는 희망 그러쥐며, 열심히 가꾸어 온 내 인생인데 한순간 누군가의 숙제가 되어버렸다. 나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닌데, 이 이름도 내가 지은게 아닌데, 아 놔 진짜 억울하다.</p><p>&nbsp;</p><p>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p><p>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p><p>걷고 말하고 배우고 나 후로</p><p>난 좀 변했고,</p><p>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p><p>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p><p>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해.</p><p>&nbsp;</p><p>이소라의 Track9 이 배경음악으로 재생된다.</p><p>&nbsp;</p><p>경상도 식 화법이 치가 떨리게 싫다. 서울에서도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자녀들이 성장해 결혼하여 출가하는 것을 “딸을 치운다.” 라고 한다. 여지껏 치워지지 않고, 숙제처럼 남아있는 나.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저 표현들은 진짜 어디에서 와서 사람을 이렇게 아프게 하는 걸까?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남에게 듣는 것은 아프지가 않은데 가족들이, 특히나 내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그런말을 들으니 마음이 무너진다. “이게 다 너를 사랑해서, 이게 다 너를 걱정해서” 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나. 사랑앞에 앞에 붙인다고 해서 뾰족한 말이 둥글어지지 않는데 말이다.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쪽짜리 사람이 된 것 같다. 매일 함께 밥을 먹고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니, 멀리 살아 못보는 자식들보다 덜 소중하게 느껴진단다. 옛 말이 그렇다더니 엄마도 그렇단다. 함께일 때 소중함을 너무 잘 알아서 나는 이렇게 아픈건가!</p><p>&nbsp;</p><p>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희망차게 살아남았고, 엄마 속 썪이는 일 없이(엄마피셜입니다.) 30년을 때 되면 돈 벌어 학교가고 때 되면 취업해 일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 만나서 무진장 행복하게 살던 나는 엄마가 원하는 때에 시집을 못가서, 엄마의 인생에 치우지 못한 숙제가 되었다.</p><p>&nbsp;</p><p>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는데, 말로 후려쳐진 마음이 종이에 베인 것처럼 아프다.</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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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7 13:56:2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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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글 쓰는 나</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8448504</link>
         <description><![CDATA[<p>나는 나와 타인에게 모두 엄격하다. 그래서 취향을 말하는 것에도 자격이 필요하다고 믿어왔다. ‘저는 영화를 좋아해요’라고 말하려면 최소 인기 개봉작은 모두 봐야 하지 아니면 한 장르의 영화를 모두 섭렵해 평론가 못지 않은 지식을 자랑하거나.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적어도 일 주일에 한 권 이상의 책은 읽고, 그 책이 모두 자기 계발서는 아니어야지-와 같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나만의) 기준.</p><p><br/></p><p>나는 배려가 몸에 배어있단 말을 많이 듣는다. 비밀을 하나 말하자면 사실은 이것은 배려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남의 눈치를 보는 것에 가깝다.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이 싫어할까, 이렇게 하는 편을 더 좋아하진 않을까. 이 ‘눈치’는 때로 나 자신을 스스로 밟아가면서 까지 남을 앞에 세워 맞춰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나는 내 기호와 취향까지도 검열했다. 어떤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면, 말하기 전에 리뷰로 대중의 의견을 검증한 이후에야 “아, 그 영화 재미있더라”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고, 어떤 영화를 제일 좋아 하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러브레터요”라고 대답을 못해서 한참을 망설이기도 했다.</p><p>나는 내 취향과 내 생각에 늘 자신이 없었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만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고, 내 이야기나 내 취향을 타인이 재미있어 할 리 없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다. 자기 이야기 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재미없을 것이 분명한 /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는’ 내 얘기를 시작하면 저 사람들이 모두 지루해할 테니 시작도 하지 말아야지-가 오래된 나였다.</p><p><br/></p><p>&nbsp;‘스며든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거겠지. 대체 나는 어떻게 ‘글밤’에 스며들게 되었더라. 낯선 분들과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것 자체가 너무 이질적이고 거부감이 일어나는 일일진데, 엉겁결에 앉아버린 책 감상문을 나누는 자리에서 그 놈의 책임감과 눈치 때문에 분위기를 깰 수 없던 나는 적당히 할 수 있는 말들을 한 두 마디 꺼내기 시작했고, 생각지도 못한 진지한 피드백에 더 정성스레 마음을 꺼내게 되었다. 그림책 그루밍을 하며 한 두 마디, 글밤 선정 도서를 읽고 두 세 마디, 인문학 강연을 듣고 세 네 마디. 나는 내 얘기에 점점 용기 내기 시작했고, 고마운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진지하게 듣고 피드백 해주었다.</p><p><br/></p><p>스며들다 스며들다, 푹 젖어버린 어느 날부터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사실 아직 부끄러워 어디 에다가 저 글 써요-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감히 나 따위가 어디 이렇게 고결한 행위를 한다고 나서겠어-라는 열패감을 아직도 딛지 못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난 많이 달라졌다. 회사 보고서를 쓰듯 묘사는 최대한 걷어내고, 내 의견도 최대한 배제한 ‘간결한 글쓰기’에서, 내 취향과 묘사를 좀 더 과감하게 담은 주제를 잡고, 그런 글쓰기를 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며 한 걸음 멀어져 나를 보니 조잡스러운 하나 두 개가 모여 세상 유일한 내가 되었더라. 내 취향과 생각을 떨어져 보며 존중해주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더 이상 망설여지지 않는다. 취향과 생각은 다양하며 그 자체로 흥미롭고 존중 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나는 글쓰기를 하며 글 동무들의 글을 읽어가며 배웠고, 그렇게 스스로 당당해지기 시작하니 내 취향에 대한 주변의 존중도 늘어감을 느꼈다. </p><p><br/></p><p>저는 책을 참 안 읽지만 책 읽기를 좋아해요. 술 마시는 것도 정말 좋아 하구요. SNS로 보면 자칫 활동적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저는 침대에 누워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침대가 안되면 소파에 누워있는 것도 괜찮죠. 저는 요리를 잘하진 않지만 사람들을 초대해 홈 파티 하는 걸 좋아해요.</p><p>그리고 언젠가 시시콜콜한 내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이 꿈입니다. 이런 생활을 하며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내가 유일하잖아요.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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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8 07:17:1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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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이 순간의 나 / 에크하르트 톨레</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18503439</link>
         <description><![CDATA[<p>복잡한 나날들로 힘든 상황을 겨우 비집고 나온 나에게 &lt;이 순간의 나&gt;는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처방약처럼 느껴져 꼬옥 붙잡고 입 안에 털어 넣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치유의 강을 건너듯.</p><p><br/></p><p>톨레는 말한다. 지금에 집중하라고. 진실로 중요한 것은 마음너머에 있다고 한다.</p><p><br/></p><p>"당신의 의식이 내면을 향할 때, </p><p>자신의 근원을 깨닫고,</p><p>집으로 돌아와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p><p><br/></p><p>지금 이 순간 존재의 의미에 집중할 때 참 자유의 경계를 만난다는 것 같다.</p><p><br/></p><p>"깨달음은 그저 존재와 하나됨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p><p><br/></p><p>존재와의 연결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마음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p><p><br/></p><p>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어렵다. 내 호흡에 귀기울이고 생각을 멈추면 존재에 대한 기쁨을 만날 수 있다고도 한다. 부단한 노력이 이어져야 가능하다.</p><p><br/></p><p>"마음의 흐름이 끊어질 때마다 의식의 빛은 더 강해집니다."</p><p>이 책에서 에고란 마음과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할 때 생성되는 거짓 자아를 말한다. 생각에서 벗어난 무심에 이르는 길이 아직은 멀고도 멀다.</p><p><br/></p><p>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집착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p><p>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영적 수행을 통해 자신이 투명해지는 경험, 즉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를 통과해 지나가도록 하라는 주문이다. 나의 내면의 단단한 벽에 부딪치지 않도록 말이다.</p><p>문장으로는 읽히지만 삶 속에 적용하기란 어렵다. 알 듯하지만 책을 덮으면 뜬구름처럼 여겨진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마음 속 평화를 구할 수만 있다면, 모든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고 깨달음의 영역으로 쑤욱 들어가 스며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p><p><br/></p><p>순수한 의식을 발산하여 세상의 빛까지는 아니어도 그 근처 언저리를 서성일 수 있다면,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여 온전히 내 자신을 내맡길 수 있다면 조르바의 자유를 만날 수 있을까?</p><p><br/></p><p>거듭 읽고 거듭 연습하면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미운 사람도 없고 용서라는 낱말도 내게 남겨져 있지 않으니 어느정도는 투명해지는 삶으로 다가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한다.</p><p><br/></p><p>잠깐 소풍 나온 인생에 집착도 욕망도 불필요하다. 참 힘든 2023년이었다. 과거로 이야기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숨조차 쉴 수 없었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너무도 고운 인연들이 쉼없이 전화해 나를 구원해주었다. 다시 눈물을 쏟는 나날의 연속이다. 이젠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다. 감사하고 또 더 감사해서, 갚아야 할 인연이 무척 많아서 차마 죽을 수 없어 삶을 선택해 갚기로 했다. 나의 마음과 나를 분리하고 나의 에고를  나와 동일시하지 않으며 투명해지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p><p><br/></p><p>지금 이 순간의 나를 만나러 간다.</p><p><br/></p><p>"그 평안 안에 큰 기쁨</p><p>그 기쁨 안에 사랑</p><p>존재의 가장 깊은 중심에 헤아릴 수 없는 신성한 그 무엇"을 만나러 오늘도 열심히 길을 나선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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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08 08:31:4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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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평화를 너에게 주노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0891247</link>
         <description><![CDATA[<p>수인아, 나 오늘은 문득 한준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 이 말을 들으면 수인이는 놀라서 (또는 이해할 수 없어서) 폴짝 뛸 테지만 말이야. 어쩌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냐고 묻겠지? 하하 내가 너무 행복해서야. 그 친구가 그 때에 내 인생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3-4년 전에 종신서원을 했을 수도 있을 거 같거든. 우리 이모가 사실 나 수녀원에 보내고 싶어 했어. 물론 나의 마음도 이모의 바람과 같은 방향이었지.</p><p>&nbsp;</p><p>참 평화, 참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우리가 함께 찬양하던 그 노래를 기억하니? 세상이 줄 수 없는, 세상이 알 수도 없는 평화를 우리에게 주겠다 하셨지. 그때는 그게 뭔지 잘 몰랐던 것 같아. 내게 주시려는 평화가, 왜 세상이 줄 수 없는 것인지, 왜 세상은 알지 못하는 것인지 말이야. 세상이 알지 못하는 이유는 나와 하느님 만이 아는 것이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그 평화와 행복이 세상이 줄 수 없고, 오직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수인아, 참 평화, 행복을 알기까지 나는 너무나 오랜 시간을 돌아왔어. 때로는 누군가를 오래동안 미워하기도 하고, (나 되게 쉬니 앞에서 점잖은 척? 한다고 한번도 얘기하지 않았지. 내 마음에도 미움이란게 있어!) 누군가가..라고 하기엔 나의 마음에 너무 큰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내게 건네주었던 한마디의 단어에 갇혀서 팔다리가 아릿하게 저릴 정도로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있기도 했지.</p><p>&nbsp;</p><p>나는 오래 앉아 있었으니, 나는 아주 천천히 일어날거야. 내가 넘어졌던 속도를 선명하게 기억하니까 말이야. 온 몸이 끈적해지도록 땀에 젖은 채, 십자가의 길을 오르고 난 후, 성모당 앞에 멈추어 서서 눈을 감고 기도할 때 내 몸을 서늘하게 감싸던 바람도 기억해. 내가 언제 어디에 서있든, 언제나 새로운 모습의 바람이 나를 향해 불어온다는 걸 믿어.</p><p>(지금 나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은 내가 늘 너에게 소개하고 싶은 내 글동무들이야.)</p><p>&nbsp;</p><p>부디...너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길 바라!</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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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1 11:49:4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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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름을 부르는 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0991338</link>
         <description><![CDATA[<p>“정수인 요세피나” 라고 풀네임을 불러본지가 너무 오래 된 것 같아 혼자서 조용히 너의 이름을 불렀어. 어제는 미카엘라 언니 소개로 마산교구에 신부님을 소개받았어. 그래서 진짜 오랜만에 “안녕하세요, 저는 이하연 소화데레사 입니다.”라고 나를 소개했어. 소개를 하고나니 왠지 울컥 하는 마음에 눈물이 철렁 할뻔 했어. 내 이름을 말할 때, 너 이디 있느냐? 하시는 물음에,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느낌이라 정신이 번쩍 들거든. 선택받은, 선택한 이름에 걸맞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나를 한번 돌아보게 되니까 말이야. </p><p><br/></p><p><br/></p><p>소화데레사 성녀는 작은 꽃 이라는 이름처럼, 영성으로 이르는 “작은 길”을 걸으셨지. 내 삶앞에 주어진 작은 길을 무얼까 생각해. 그러는 중에 고정순 작가님을 만났어. 나 로고스 찬가 도입부를 너무 좋아하는데, 작가님의 삶을 보고 있으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셨네’ 로 시작하는 로고스 찬가의 도입부가 막 귀에 울리기 시작하거든. 신앙의 유무와 상관 없이, 이름받음과 상관없이도 작은 길을 걸으며 사랑의 실천을 삶으로 보여주시니까, 당신이 진짜 살아있는 말씀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지. “나는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일상이 무너져 내린 누군가의 삶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의 옆에서, 함께 분노하고 있고요,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싶어요.” 라고 했던 작가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아. 고정순 작가님의 이름을 부를 때 마다 내 마음에 작은 길이 나기 시작했어.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작은 길을 걸을 수 있겠지?</p><p><br/></p><p><br/></p><p>수인아, 나는 너에게서 나의 이름이 불려질 때, 그 길이 조금은 선명하게 보이기도 해. 나의 신앙이,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허릴 곧게 피고 자세를 고쳐보게 되거든. 지난번에 배신부님을 뵈러 갔을 때, 신부님이 “아이쿠 오랜만에 아는 얼굴들 보니까 긴장이 되네~”라고 말씀하셨는데, 신부님도 우리를 만날때면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게 되니까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어. (첫본당=첫사랑..ㅠㅠ) 서로에게 약간 “너 잘 살고 있니?” 하는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이 관계들이 오래도록 잘 여물어 가면 좋겠다. 우리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서로의 마음에 길을 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자. 감사해!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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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1 13:23:0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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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4. 2월 퇴사합니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1012648</link>
         <description><![CDATA[<p>어느새 2023년의 마지막달. 새해 첫날부터 노래를 부르던 퇴사에 대해 이제 진짜 결정을 내릴때가 다가온다. </p><p>일을 그만두기로 마음 먹고도 갈팡질팡.</p><p>나도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다.</p><p>일을 쉬고 싶은건지?</p><p> 잘리기보단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비정규직의 13년 세월의 안타까움에 더해 이도 저도 아닌 어줍잖은 자존심인지도 모르겠다. </p><p><br></p><p>그만두기로 나 스스로 마음의 결정을 내린 뒤 쉬고있을 3월의 나를 떠올리니 설레고 너무 행복하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다.</p><p>친구도 주변 지인들도 그만 두고 무얼 할꺼냐고 그런일 찾기 쉽지 않다고 만류하는 이들이 많지만 난 그만두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이만한 일보다  조금 더 평화로움속에서 살아갈수 있는 걸 선택해보려 한다. </p><p><br></p><p>처음엔 언제 짤릴지 모르는 기간제 교사로 2월에 다시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그러다 13년 장기근무의 결과가 탈락으로 인한 퇴사라면 너무 끔찍 할것 같아 스스로  퇴사를 마음 먹었지만  퇴사를 결정하고서 가장 좋았던것은 여러가지의 불안상황에 벗어날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난 불안증에서 벗어나보려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p><p>난 불안증이 매우 심하다. 남들이 봤을때 '그걸로 불안을 느낀다고?' 생각할만큼 사소한 일에도 심한 불안을 느낀다. 그 불안의 공포가 무섭고 힘들어 죽음까지도 생각했던때가 있었다.</p><p>그때 1년여간 심리 상담도 받아봤고, 약도 먹어 봤지만 증상이 조금 나아질뿐 여전히 내가 안고 살아가야하는 고질병이 되었다. </p><p>여러가지 다양한 불안증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 아이들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이들곁에 내가 있어야 할 때 직장일로 시간을 낼 수 없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것 같다. 나를 대신해 대체해줄 교사가 없거나 계약직으로서 꼭 필요할 때 조차 조퇴도 결근도 연차도 낼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때, 아이들 걱정으로 불안에 휩싸여 죽을것 같은 공황이 와도 그저 할수 있는건 호흡을 가다듬고 괜찮다를 되뇌이며 이겨내려 애섰던  그시간들을 이제 다시 겪고싶지 않다. 그러나 벗어날수 없음을 난 안다. 불안증은 또 다른 '나' 다. </p><p><br></p><p>이젠 아이들도 다 크고 그런 불안들은 사라질만도 하지만 난 아직도 불안증에 시달린다. 그런 나를 이제라도 조금 쉬게 해주고 싶다. </p><p> 지난번 어지럼증에 원인도 모른체 힘들어 할때 당장 대구 큰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한달여나 참고 지냈던것도  쉽게 시간을 내어달라 할 수없는 직장상황도 한 몫 했었다. 그러는 와중에 어지러움증과 울렁임보다 힘들었던건 원인없는 증상이 혹여 더 큰 질환의 이유는 아닐까 걱정하고 불안해 했던 것이 더 힘들었다.  그때의 불안증에 우울감까지 더해져 결국 또 불안장애 약을 복용했었다. </p><p>약으로 잠시 괜찮아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먹는 약은 그저 증상을 조금 완화 시켜줄뿐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생각한다. 그래서 약은 꼭 필요할때가 아니면 복용하지 않는다. 시간의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면 언제든 달려가 검사를 받고 진료를 받았을 테고 그랬다면 겪지 않아도 될 불안증이었다. </p><p><br></p><p>이젠 약을 먹거나 나스스로 불안을 컨트롤하려 애쓰기보다 어디에도 얶메이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수있고 불안을 일으킬만한 문제상황에 대처 해 나가며  불안이 찾아오는 상황들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  </p><p>물론 경제적인 문제가 따르는것이 걸림돌이긴 하다. 4시간의 근무였지만 월급이 적진 않았다.  그래서 일을 그만둠으로서 생기는 경제적 손실에 대해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난 나의 생활력을 믿는다.  내가 지금과 같은 일을 찾을 수 없을 지는 모르지만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충분히 경제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지금의 난 돈보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다. 어릴적부터 난 꼭 한번은 행복하게 살거라고 다짐하며 견뎌왔다. 그렇게 찾아온 지금의 이 행복속에 가끔 불쑥 고개를 들어 밖으로 나오려는 불안이라는 녀석이 주는  고통은 행복하기에 더 큰 통증으로 나를 흔든다. 녀석에게 지지않고 이겨내고 싶다. 지금껏 난 잘 이겨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 퇴사를 한다고 불안증이 다 괜찮아 질거라는 생각은 하지않는다.  이젠 그저 나와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평화로운 일상생활속에서 서서히 조금씩 내안에서 사라져 가기를  소망한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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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1 13:39:5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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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그대가 모든 것을 가지고 떠날 때</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4891973</link>
         <description><![CDATA[<p>떠나는 발걸음 소리를 들었습니다.</p><p>숨을 죽이고 발걸음 소리만 들었습니다.</p><p>일어서서 가지 말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p><p>그대가 떠나는 걸 모르는 척 했습니다.</p><p>&nbsp;</p><p>문을 열고 나가는 그대를 보며 나의 세상은 차례로 무너졌습니다.</p><p>가지 말아 달라고 들릴 듯 말 듯 외칩니다.</p><p>하지만 그대는 듣지 못하고 한 걸음, 두 걸음 떠나갑니다.</p><p>뒤돌아보지 않을 걸 알았기에 그대를 쫓아가 바라봅니다.</p><p>&nbsp;</p><p>나의 전부였던 그대</p><p>그대는 나의 슬픔이었고 절망이었으며 숨을 연장 시키는 생명이었습니다.</p><p>그대의 손길이 닿을 때 어쩔 수 없는 사랑에 기뻤습니다.</p><p>노래 부르며 행복했던 날도 온몸이 고통으로 멍들어 흐느끼던 날도</p><p>아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p><p>&nbsp;</p><p>그대의 뒷모습은 떠나기 위한 걸음만 있었습니다.</p><p>이곳의 모든 것을 잊기 위해 떠났습니다.</p><p>모든 것을 체념한 듯 그대는 걸어가기만 했습니다.</p><p>&nbsp;</p><p>들고 있던 가방, 입고 있던 옷과 신발이</p><p>꺽어지는 골목길에서 사라져간 그대의 뒷모습이</p><p>액자처럼 머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습니다.</p><p>그 액자를 꺼낼 때마다 숨이 쉬어지지 않습니다.</p><p>&nbsp;</p><p>나는</p><p>떠나야만 살 수 있는 그대를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p><p>그대를 버린 나는</p><p>숨을 쉬지 않는 일상에 눈물만 흐릅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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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4 07:16:0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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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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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5115176</link>
         <description><![CDATA[<p><br/></p><p>슬픔을 공부한다니 말이 되는가?</p><p>말이 된다. 슬픔도 공부를 해야 그 맛을 절절이 느껴 씹어 심킬 수 있지 않을까?</p><p><br/></p><p>"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이자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 그것은 바로 타인의 슬픔이다." </p><p><br/></p><p>타인의 슬픔을 글로까지 읽는 것이 너무 힘들어 회피만 해 온 나에게 딱 걸린 책, 미루고 미뤄두다 못 읽을 뻔한 책을 들었다.</p><p><br/></p><p>어차피 생이 슬픔이고 삶이 슬픔의 연속 아니던가? 많은 책과 작가들이 소개되고 영화 속 슬픔과 노래 가사에서도 추려내 공부하는 슬픔이다.</p><p><br/></p><p>슬픔을 공부하지 않고 어떻게 인간이 한 평생을 살아낼 수 있을까? 의문마저 든다.</p><p>삶이 슬픔인 것을. 내 슬픔은 어찌어찌 이고 지고 업고 아슬아슬하게 외다리 건너듯 건넌다지만 타인의 슬픔을 배워야 한다니, 그건 쫌 많이 어렵다. 타인의 슬픔을 배우고 익히며 공감, 소통의 언저리를 배회 할 수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일텐데 자신 없다. 내 슬픔도 감당이 안 되기에.</p><p><br/></p><p>슬픔을 공부한다니 문득 배시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혹시 공부하면 내 슬픔이 가벼워지려나 하는 기대가 내심 마음 안에서 번진다.</p><p><br/></p><p>사실 다 못 읽었다. 그래서 좋다. 아직 배우고 익힐 슬픔이 남아있기에 체하지 않게 천천히 만나보려 한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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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4 11:31: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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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 중꺾그마!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5199763</link>
         <description><![CDATA[<p>한창 코스모스가 만발하던 가을, 화병에 꽂아놓으면 좋겠다 싶어 모처럼 절화를 하러 나섰어. 코스모스도 조금, 가우라도 조금, 천일홍도 조금, 꺾어와 손질을 하는데 글쎄 막 꽃봉오리를 내밀려고 하는 천일홍 하나가 함께 잘려나온거야. 우아, 어쩌지, 얘 이파리는 세 개밖에 없어. 줄기도 너무 짧아 살 수 있으려나? 혹시 모르니까 꽂아보자 하고, 적당한 수반에 물을 받아 꽂아 놓았어. 며칠이나 지났나, 어느샌가 가지의 중심부가 발갛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아주조금씩 조금씩 빨간 머리를 세우기 시작하는 거야. 손가락 두마디도 안되는 줄기를 그것보다 더 얕은 물속에 꽂아놓았는데도 점점점 머리를 키우기 시작했어. 뿌리도 없는 작은 생명이 어찌나 땐땐해 보이는지, 옆에서 응원하게 되더라고. </p><p>다 자라지 못하고 끝이 날텐데...끝이 보이는 삶을 사는 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했어. 과거에 대한 후회도,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두려움도 없이 묵묵히 유전자에 새겨진 모습대로 자라남에 집중하는 이 손가락 한마디 보다 작은 꽃을 보니, 얼마 전 청룡영화상에서 했던 전여빈 배우의 수상소감이 생각나네. “중요한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누군가 자신의 길을 믿지 못하고 있다면 믿어도 된다고 응원해 주고 싶다.” 고 했는데, 내가 참 듣고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어. 우리 모두 중꺾그마!!!</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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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4 13:05:1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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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비오는 날</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5297738</link>
         <description><![CDATA[<p>비는 싫은데  빗소리는 좋다.</p><p>비는 싫은데  비내리는 모습은 좋다.</p><p>너는 좋은데 때론  싫고,</p><p>나는 좋은데 때론 너보다 더 싫다.</p><p>좋기만 한건 아무것도 없다.</p><p>싫은건 묻어두고  좋은것만 찾으라는데</p><p>싫은건 덜어내고  좋은것만 가지라는데</p><p>내눈엔 온통 비내리는 잿빛하늘. </p><p>싫은것 투성이다.</p><p><br/></p><p>종일 내리는 비에 맑은 하늘이 보고 싶고,</p><p>빠싹 마른땅엔  촉촉한 비가 그립기도 하다.</p><p>있어도 그만인듯 눈만 돌리면 곁에 있는 나일테지만</p><p>네 눈에서 멀어지면 나도 그리움일까?</p><p>좋은것만 가지지 못하는 마음.</p><p>그 한구석. 좋은데 싫은 </p><p>내 그리움의 자리로 내어주길.</p><p><br/></p><p>싫은데 좋은 비가내린다.</p><p>좋은데 싫은 내가 여기있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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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4 14:30:5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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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25351051</link>
         <description><![CDATA[<p>레티투홍과 술잔을 나누고 눈물도 나눴다. 행복해서 한 잔, 고마워서 한 잔. 연거푸 잔을 권하는 어머니 덕분에 네 식구가 앞다퉈 얼큰하게 취했다. 결혼이민비자가 나온 날 어머니에게 받은 반지는 집에 있다. 장식을 손바닥쪽으로 돌려뒀다가 저녁 만남 때 앞으로 돌려 낄 걸 하는 후회가 스쳤다. 그깟 서울 출장이 뭐라고, 내 손가락 따위에 누가 신경을 쓴다고.</p><p>&nbsp;</p><p>-한국이 좋아.</p><p>-춥지 않으세요?</p><p>-괜찮아. 따뜻해.</p><p>&nbsp;</p><p>어머니는 분홍색 패딩 가슴께를 손으로 쓸었다. 품이 벙벙해 줄곧 옷장에만 걸려 있던 것을, 겨울 언젠가 급한 대로 공항에 챙겨갔던 것이다. 배시시 웃는 모습에, 문득 전에 봤던 산진달래가 생각났다. 진달래는 무더기무더기 무리 지어 핀다던데, 그날 본 꽃은 어쩐지 산속에 홀로 피어있었다. 김소월이 노래한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던 것도 산진달래는 아니었을까.</p><p>&nbsp;</p><p>당신의 나라보다 이곳이 좋을 이유는 없다. 중년에 만난 노년의 남자가 얼마나 다정할 것이며, 사늘한 남의 나라에서 사귄 이웃도 없이, 바쁜 아들 며느리는 생일 때나 겨우 만날 뿐이다. 양평역에서 안고 온 고양이 ‘비’ 때문일 리도 없다. 부부가 되어 한국으로 들어온 첫해, 남편의 아들 동네에 빛이 좋은 낡은 집을 얻었고, 경의중앙선 청량리 외출이 익숙해지던 어느 날 승강장 아래에서 몸을 부비던 고양이는 그대로 당신의 품으로 들어와 버렸단다. 둥근 테라스와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이 본래 자기 것인 양 능청스러워서, 아직 반쪽짜리 부부에게 나이 모를 고양이는 무해한 무례를 저질렀을 것이다. 지난여름 출국을 앞두고 어머니는 비의 치과 진료를 부탁했는데, 우리집 고양이들의 주치의 문원장님은 비의 이빨을 하나도 뽑지 않고도 치료에 성공해서 귀국한 어머니의 눈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베트남어 사전에 ‘bi’를 넣으니 ‘슬픈, 불쌍한’이란 낱말이 뜬다. 이 뜻이 맞는지, 이렇게 명명한 이유는 무엇인지 묻지 않는 편이 나으려나.</p><p>&nbsp;</p><p>당신의 나라에서는 쉽게 나왔던 비자인데, 남편의 나라에서는 긴 시간을 견디며 기다려야 했다. 그사이 전염병을 이기지 못하고 떠난 노모의 부고에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출입국이 자유롭지 않던 지난 몇 년 사이, 반쪽짜리 부부는 청량리 쪽으로 몇 정거장 가까운 신축 건물로 이사를 한 차례 했고, 베트남에 있는 딸에게 연락하여 신경안정제를 몇 차례 지어먹었다. 한국의 약은 너무 독해서 먹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드디어 영사관에서 기다리던 소식을 전해 왔다. 어머니는 새집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베트남에서 약을 보내오지 않아도 되었다.</p><p>&nbsp;</p><p>-행복해. 진짜 가족이 되어서.</p><p>지루하게 견딘 시간은 소리 없는 눈물방울이 되어 떨어졌다.</p><p>&nbsp;</p><p>-감사해. 아들, 며느리가 있어서.</p><p>존재 자체로 고맙다는 사람이 생겼으니, 행운이다. 네 식구는 연거푸 술잔을 부딪쳤다.</p><p>&nbsp;</p><p>이민권을 얻고 백일을 보낸 어머니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술잔을 넘기는 모습이 경쾌하다. 이제 한국에서도 진짜 부부가 되셨으니, 결혼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했다. 산진달래가 방긋 피어난다. 아직은 아니고, 봄에 당신의 나라에 다녀올 테니 그 이후로 날짜를 잡자고 한다. 피부 관리를 받고 올 거라고 해서 웃음이 터졌다. 한국은 피부과 진료도 독할 것 같은가. 굳이 당신의 나라까지 다녀오는 수고의 이유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p><p>&nbsp;</p><p>꽃이 좋아 산에서 사는 새가 있단다. 저만치 혼자 피어있다가 가만히 져 버릴지 몰라도, 새가 산에 사는 이유는 그 꽃 때문이란다. 누군가의 이유가 되는 일은 꽃이 되고 새가 되는 일일까. 취기 어린 시인 놀이를 하다가, 집에 오는 전철에서 꾸벅꾸벅 졸다 끝내 바닥에 무릎을 찧었다. 안고 있던 베트남식 굴죽도 플라스틱 소리 요란하게 떨어졌다. 다시 품에 안아 방금 한 요리의 온기를 느꼈다. 여름이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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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4 15:13: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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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억(回憶) 11</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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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11시 30분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8월 최종면접 이후 오랜만에 맡아보는 서울 냄새. 난 거진의 짠내 섞인 바다 내음보다는 매큼하면서도 시크무레하기까지 한 서울 특유의 냄새가 좋았다. 주홍이는 논문 일정으로 마중 나오지 못했다. 내가 1차 생동성 시험이 끝나는 날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신청했던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종로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p><p>병원 로비에 앉아 대기하면서 접수 데스크에 등록했다.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된담….’ A4 뭉치를 받아 읽으며 중얼거렸다. 시험의 목적, 예상되는 부작용 등에 대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얼마 후 시험 담당 의사가 와서 몇 가지 설명을 해줬다. 위궤양 관련 약이었고, 실험 일정과 채혈 횟수, 시간, 그리고 전 과정에 참여해야만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키와 몸무게를 쟀고, 소변 검사와 채혈까지 마치고, 끝으로 동의서에 서명했다.</p><p>“처음인가 봐요? 저는 이번이 3번째인데요.”</p><p>“아, 네. 전 처음 와봤어요.”</p><p>“신병훈련소에 입소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p><p>옆에 있던 또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여러 번 지원했던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일이 과연 할만한 것인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경험자들이 계속 지원했다고 하니 살짝 안심되었다. 적어도 눈에 띄는 부작용은 없었다는 것일 테니까.</p><p>&nbsp;</p><p>“[web발신] 김해원 님. 메디인포입니다. 신체검사 결과 '합격'입니다, 참석 여부를 즉시 답문 바랍니다.” 이틀 뒤에 문자가 왔다.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나 원 참. 이게 대체 뭐라고. 내년 상반기 공채에는 오늘처럼 최종 합격이라는 문자를 받으면 좋겠구만.’ 버릇처럼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일요일 저녁에 입원해서 화요일 아침에 퇴원할 예정이었는데, 이 루틴을 4번 반복하면 이 시험의 일정이 끝날 것이었다. 취업 준비 핑계로 정기적인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던 터라 부담이 적었다. 신체검사를 받았던 병원 옆의 임상시험센터로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옮겼다. 시험 안내문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p><p>&lt;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참여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1.생동성시험에 참여하는 당신은 제약산업의 발전에 기여합니다. 2.생동성시험은 안전합니다. &gt;</p><p>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 입원실이 있는 5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군시절 내무반, 혹은 의무실. 처음 접한 입원실의 인상이었다. 일반적인 병원의 다인실보다도 훨씬 넓어서 침대는 20개가 넘는 듯했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수컷들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5시까지 입소, 아니 입원이었는데,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꼭 있어서 먼저 온 사람들은 기다리며 번호를 배정받았다. 내 번호는 M21번이었다. 여기선 군대나 감옥처럼 이름이 아니라 번호로 불렸다. 가장 낮은 M1번을 받은 사람보다 모든 게 21분 늦어진다는 뜻임을 나중에 알았다. 나는 21번 침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트리스는 푹신하지 않았지만, 침구는 예상보다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관리자가 와서 주의사항을 말해줬다. 크게 다섯 가지였다. 입원 중 밖에 나가지 않기, 절대 금연, 시험 실시 후 샤워 금지, 간식 섭취 및 반입 금지, 몸에 이상이 있으면 꼭 말하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피우는, 경험자로 보이는 몇몇을 제외하곤 대부분 관리자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p><p>&nbsp;</p><p>저녁 6시, 정직한 내 뱃속은 꼬르륵거리며 밥때를 알렸다. ‘안 굶어 죽어, 이놈아.’ 점심을 거른 채로 입원을 한 탓에 짜증이 밀려왔다. 메뉴를 기대하며 구내식당으로 갔다. 시장기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녁 식사 구성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제육볶음과 아욱된장국 외에 4찬이 더 있었다. 내일 오후 12시까지 어떠한 음식물도 섭취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맛있게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총 18시간 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취침 시간 전까지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주위를 살폈다. 몇몇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거나 수건을 들고 샤워실로 향했고, 잘 준비를 이미 끝내고 전화 통화를 하거나 노트북 꺼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누워서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내일 출정하는 군부대 같은 엄숙한 입원실 분위기가 내심 마음에 들었다. 나는 노트북을 열어 자소서를 수정하고, 영어면접을 준비했다.</p><p>&nbsp;</p><p>밤 10시가 되자 관리자가 입원실 전체를 소등했지만, 나는 몇몇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새벽까지 휴대폰을 보았다. 소리에 둔감한 나도 배겨낼 수 없는 코 고는 소리 때문이었다. 코골이 합창단의 위문공연은 코러스까지 곁들여 울려 퍼지며, 실로 통일성 있게 진행되었다. 찜질방 같았으면 자리라도 이동할 테지만 여기선 다른 방도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폭넓은 음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화려한 테크닉의 코골이 소리가 들려왔다. 내 옆자리의 합창단원이 제일 가관이었는데, 들숨과 날숨의 부조화로 인한 숨넘어가는 소리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술이라도 마실 수 있다면 뻗어 자고 싶었다. 결국 유튜브를 켜고 내부자들과 악마를 보았다 축약 편을 시청하며 잠을 청하기로 했다. 코골이 지옥은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까지 지속되었고, 나 역시 코를 골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 코골이 소리가 어떠했는가는 그들만이 알 것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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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16 11:23:0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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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꽃</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2190427</link>
         <description><![CDATA[<p>3. 초록이</p><p>&nbsp;</p><p>“큰 흰색 씨앗은 어디 있어요?” 아기 씨앗은 큰 희색 씨앗이 어디에 있나 궁금했습니다.</p><p>“몰랐구나, 며칠 전 두더지가 땅속이 쿵쾅거릴 때 큰 희색 씨앗을 삼켜 버렸어.”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이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p><p>큰 흰색 씨앗이 사라진 건 슬펐지만 늘 씩씩했던 큰 흰색 씨앗을 다시 생각하면서 슬픈 마음을 참았습니다.</p><p>&nbsp;</p><p>씨앗에서 땅 위로 올라온 새싹들은 저마다 자기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주 작은 노란 씨앗은 “날 통통이 라고 불려줘. 난 이제 씨앗이 아니야” 말했습니다.</p><p>“난 어떤 이름이 좋을까?” 아기 씨앗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연두색과 초록색이 어울려져 숲은 아름다웠습니다. “난 초록이로 불리고 싶어. 내 이름은 초록이야”</p><p>&nbsp;</p><p>초록이와 통통이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따듯한 햇빛은 잎과 줄기를 쑥쑥 크게 했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땅속 영양분을 만나 잎과 줄기를 크고 굵게 만들었습니다.</p><p>날씨가 점점 더 따뜻해지면서 예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p><p>“난 어떤 꽃이 피어날까? 궁금해. 초록아, 너도 궁금하지?” 통통이가 말했습니다.</p><p>“응 나도 궁금해. 어떤 색깔일까? 꽃잎 모양은 어떨까?” 초록이가 말했습니다.</p><p>&nbsp;</p><p>어느 날, 새벽이슬을 마신 통통이가 소리쳤습니다.</p><p>“초록아, 날 봐! 꽃이 피고 있어!” 통통이의 꽃봉오리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통통이가 꽃잎은 펼치는 순간 너무나 이쁜 하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얀 꽃 여러 송이가 번갈아 피었습니다.</p><p>“와, 통통아 너무 예쁘다.” 초록이는 부러워하며 말했습니다.</p><p>봄이 가고 여름이 오기 시작하자 바람은 더워지고 햇볕은 뜨거워졌습니다. ‘난 언제 필까?’ 초록이는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다 꽃을 피우고 한참 지나 초록이도 꽃봉오리가 맺혔습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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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2 05:37:3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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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3년 지금 쓰는 나의 버킷</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3059567</link>
         <description><![CDATA[<p>하프 마리톤과 고등학교 아이들도 만나 배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꿈을 이루었다. 남은 나의 버킷은 다음과 같다.</p><p><br></p><ol><li><p>운동을 시작한다. 요가, 등산 등 무엇도 좋다.</p></li><li><p>여전히 떠나고 돌아온다. 2024년에도 떠난다. 어디든 자연과 함께 하며 교류한다. 영적 성장을 도모한다.</p></li><li><p>숲이나 바다에 조그만 내 땅을 가지고 그곳에서 만나는 아이들, 어른들과 벗이 되어 삶을 즐긴다.</p></li><li><p>자격증을 보태고 그 자격증으로 나의 작은 소명을 실천한다.</p></li><li><p>스페인어, 중국어 초급 과정을 독학한다. </p></li><li><p>아이 둘, 남편과 스페인 간다. 하반기에는 하와이다.</p></li><li><p>태국 신학대학에서 수업하시는 장인식 목사님 초대로 태국 간다. 선교활동에 도움되는 사람이 된다.</p></li><li><p>시부모님이 외롭지 않도록 살뜰이 보살핀다.</p></li><li><p>꿈의 향기를 쫒아 어디든 가고 머문다. 나는 누군가의 꽃을 피우게 하는 사람이다.</p></li><li><p>정리정돈을 잘하는 나로 다시 태어났다.</p></li></ol><p><br></p><p>다독과 정독을 오가며 쉼없이 성장한다.</p><p><br></p><p>"깃털의 가벼움이 아닌 새의 가벼움으로"</p><p>나의 음을 알아차려주는 지음의 도반들을 만나 🎶 💕 🌸 💛 😘  🎶 생을 음미하고 즐긴다.</p><p><br></p><p>세상의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마주치는 필연의 바다를 헤엄친다.</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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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4 04:51: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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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변하고 변할 버킷리스트</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3559929</link>
         <description><![CDATA[<ol><li><p>PT받고 복근만들거예요</p></li><li><p>드럼 배울거예요~~</p></li><li><p>하루 한곳 집안정리하려구요</p></li><li><p>백패킹 도전해보기</p></li><li><p>단짝친구와 한라산등반하기</p></li><li><p>영어공부시작하기</p></li><li><p>혼자제주한달살이 도~~전</p></li><li><p>남편 정년퇴직후 둘이서 해외여행떠나기</p></li><li><p>사회단체가입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대상 봉사활동참여하기</p></li><li><p>목요일의작업반에서 쓰는글들이 씨앗이 되어 열매맺어보기</p></li></ol>]]></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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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5 13:50:3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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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23년 12월에 쓰는 버킷리스트</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3976633</link>
         <description><![CDATA[<p>생각해보니 2023년은, 나에게 가장 어렵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좋아하는 운동 찾아 꾸준히 하기'를 이뤄낸 멋진 해다.</p><p><br/></p><p>그 전 해인 2022년엔 배워보고싶었지만 엄두도 나지 않았던 '재봉틀'을 배워 정말 미친사람처럼 매일 뭔가를 만들어냈었다.</p><p><br/></p><p>이렇게 '이뤄 냄'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버킷리스트 작성은 꾸준히 해봐야겠다 :)</p><p><br/></p><ol><li><p>서울에 내 집 마련하기</p></li><li><p>영어를 네이티브처럼 구사하기</p></li><li><p>친구 같은 동반자와 평생 함께하기</p></li><li><p>듀이를 닮은 고양이 친구와 가족되기</p></li><li><p>바디프로필 촬영 (사실은 이런 튼튼한 몸매를 계속 유지하기-가 더 중요)</p></li><li><p>커리어를 높일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기</p></li><li><p>품위와 여유있는 노년으로 늙어가기</p></li><li><p>내 이름으로 책 내기</p></li><li><p>오로라 직접 보기</p></li><li><p>1번의 서울 내 집 빼고 노년을 베풀며 살 수 있는 자산 마련하기 (이걸 위해서 돈 벌 수 있는 파이프라인 마련- 공부가 선행되어야겠지)</p></li></ol><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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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6 08:44:3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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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시적으로 인내하고 미시적으로 속도를 올려라</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044296</link>
         <description><![CDATA[<p>앞으로 10년, 그릿 키우기</p><p> 1. 1년 1장편읽기 (토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p><p> 2. 1년 1문학여행하기 (작품배경)</p><p> 3. 1월 1노력봉사하기 (일손돕기)</p><p> 4. 1일 1짧은글쓰기 (쓰는 삶)</p><p> 5. 1일 15분정리 (명창정궤)</p><p><br></p><p>앞으로 10년, 롱샷 도전하기</p><p> 6. 작가 되기</p><p> 7. 부락 이루기</p><p> 8. 경제적 자유 얻기</p><p> 9. 바닷가에 거처 마련하기</p><p> 10. 뫔 통제하기 (시르사아사나)</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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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6 12:41:2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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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미연에게</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390057</link>
         <description><![CDATA[<p>*본 편지는 실제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이름/ 관련 정보 일부를 각색하여 올립니다.</p><p><br></p><p><br></p><p>미연아,</p><p>며칠 전 보낸 네 메시지가 대략 내 안부를 묻는 글이라고 생각은 들었는데 내 생각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 지가 고민스러워서 좀 늦게 보게 되었어.</p><p><br></p><p>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고등학생 때부터 20년을 넘는 시간을 쭉, 네가 날 아껴주고 좋아해주는 마음을 잘 알고 있고, 나 역시 그랬어. 진심으로 늘 네가 잘되길 바랐고, 네가 가진 가능성이나 재능에 비해 늦게 꽃을 피워서 그 기간 동안 많이 안타까웠고, 네가 평생을 원하던 대회에 드디어 입상했을 때는 내 성공을 얻은 것 만큼이나 기뻐서 여기저기 자랑도 하고 그랬지.</p><p><br></p><p>네가 나와의 모든 만남마다 눈물을 보여도, 만날 때 마다 힘든 이야기를 해도, 나는 네 친구이고, 너는 마음이 힘든 상황이니까 당연히 내가 모두 들어줘야 하고 그걸 버겁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질책하고 그랬어.</p><p>그런데 사실은 나도 힘들었어.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데 그 때마다 어김없이 이 친구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일은 특히나 감정의 전이가 잘 되는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 그래도 우리가 만나는 것은 가끔이니까, 당사자인 넌 나보다 훨씬 힘들테니까 같은 사유를 계속 갖다 대면서 정작 내 감정을 돌보지 못했어.</p><p><br></p><p>그러다 최근 메신저를 통해 내가 한 말이 네가 약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려, 네가 상처를 입었다는 일이 생겼지. 나 때문에 그랬다고 하니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사과가 먼저였어. 그리고서 우리가 했던 대화를 쭉 다시 읽어보고 계속 생각했지. 네가 받아들인 의미가 내가 의도한 바와 달랐음은 물론이었고 (이건 사실 의도와 관계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 나빴다면 그게 더 중요한 거긴 하지만). 글로 남은 그 문장을 계속 다시 읽어봐도 네가 받아들인 것과는 한참 멀리 있는 문장이더라고.</p><p>물론 사람마다 상황의 차이가 있고, 네가 그렇게 까지 신경을 쓰는 부분 인 걸 알았다면 내가 더 섬세하게 조심해야 했나…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런데 이제 너의 힘든 감정을 받아주는 것을 넘어 내가 건네는 말이 어떤 방식으로 곡해되어 널 다치게 할까-하는 검열까지 하며 또 나를 괴롭혀야 하나- 라는 생각이드니까 그냥 내 자신에게 조금 미안해졌어.</p><p><br></p><p>나는 여전히 네가 행복하길 바라고, 네가 너 자신을 좀 더 예뻐해 줬으면 하고, 또 네가 원하는 바를 다 이루길 바라. 널 여전히 아껴. 하지만 내가 제일 아껴줘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이니까. 연인도 아닌 친구 사이에 시간을 갖자- 이런 말이 좀 우습기도 하지만,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p><p>또 내 부족한 글이 너를 어떤 부분에서 다치게 할지 모르겠지만, 너와 나를 모두 많이 아낀다는 내 마음이 진심이다- 까지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p><p><br></p><p>새해엔 더 행복하자.</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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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04:09:5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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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그래도 괜찮은 버킷리스트</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442652</link>
         <description><![CDATA[<p>1. 오로라 관측하기 : 아이슬란드 or 알래스카</p><p>2. 책방 꾸리기 : 제대로 된 책장을 갖춘 only 책방 (회억 or 진심)</p><p>3. 작가 되기 : 3권 출간하기</p><p>4. 독서문화진흥 또는 도서관운영 유공 표창 받기</p><p>5. 국토 종주, 일주하기</p><p>6. 그림 배우기</p><p>7. 세계 책방, 도서관 투어</p><p>8. 신학 공부해보기</p><p>9. 산티아고 순례길 가기</p><p>10. 문학전집 등 필독서 완독하기</p><p><br/></p><p>다이어리에 구체화해서 적을 예정입니다.^^</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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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06:30:1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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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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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539163</link>
         <description><![CDATA[<p>10년 전 즈음일까. 류시화작가님의 책을 좋아해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비문학책을 읽기 시작하며 뒤로 밀렸던 시인의책을 다시 들었다. 그의 신간이다.</p><p><br></p><p>"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p><p>"삶은 발견하는 것이다."</p><p>"사랑하면 세상이 말을 걸어온다."</p><p><br></p><p>작가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이라고 했다. 페르시아 시인은 이것을</p><p>'가지에서 미소 짓지 않는 꽃은 시든 꽃'으로 표현했다고 쓰여있다.</p><p><br></p><p>'세상의 기준이 자신의 갈망을 채워 주지 못한다면 그때가 바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이다.</p><p><br></p><p>2023년은 여지없이 마구 흔들렸다. 흔들리며 꼬꾸라지지 않고 천천히 일어서 삶을 음미할 자세를 갖추었다. 아니 꼬꾸라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나는 여전히 아름다운 것을 보기 원했고, 나를 잃는 대신 타인에게 받을 미움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맡기는 어리석음을 중단하기로 했다.</p><p><br></p><p>심장이 살아 있는 가슴 뛰는 삶을 원한다. 카뮈의 말처럼 '눈물 나도록 사는 것'을 선택했다.</p><p><br></p><p>'최선의 성실함으로 죽음에 아름답게 패배하기 위해 스스로 심장을 깨워 그 고동 소리를 듣기'로 했다.</p><p>'스물 일곱 번 허물을 벗는 바닷가재'처럼 모퉁이마다 허물을 벗고 역경에서 제대로 성장하기로 했다.</p><p><br></p><p>더 이상 투덜대지 않기로 했다. 내 인생의 그림을 멋지게 색칠해서 죽음이라는 필연조차도 박수칠 수 있도록 내 삶을 향기로 채우길 원한다. 불행이 내 그릇에 담기면 행복의 마중물이 되도록 갈고 닦을 것이다.</p><p><br></p><p>'리허설도 재촬영도 없는' 나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새의 날개짓을 퍼덕일 때의 수만 번의 고통과 가벼움으로 다시 도약하고 비상하려 한다.</p><p>이번 생은 반드시 내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태어난 이유이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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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11:32:5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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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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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즐거이 &#39;샛길&#39;로 가는 길</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556603</link>
         <description><![CDATA[<ol><li><p>손으로 하는 기술(목공, 나전칠기, 도예, 그림) 배우기</p></li><li><p>피아노 배우기(악기를 하나 배워보자)</p></li><li><p>한식 조리사 자격증 따기(귀촌 대비, 스테이 대비, 무엇보다 남편과 건강한 음식 먹기)</p></li><li><p>엄마, 아빠 생신에 생일 상 차려드리기</p></li><li><p>자연과 함께 하는 곳에 세컨하우스 계약하기</p></li><li><p>와인공부(Micro Master)</p></li><li><p>아마추어 테니스 대회 출전</p></li><li><p>마라톤 평균 페이스 6'00"(5km), 7'00"(10km) 미만 도전</p></li><li><p>남편, 만중이와 분기 1회 여행~</p></li><li><p>불교 교리 공부하기</p></li></ol>]]></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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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12:27:0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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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568868</link>
         <description><![CDATA[<p>동훈:  나 죽었다 깨나도 잘 살아야겠다. 행복해야겠다. 나 못 사는 거 보면 니가 마음 아파할 거고. 그러는 너 보면 내가 또 맘 아플거고. 그러니 내가 행복해야겠다. 그러니 잘 봐. 내가 잘 사는 거. 나는 안 무너져. 쪽팔리는 거 순간이야. 나 안무너져. 행복할거야. 행복할게.</p><p>지안:  아저씨가 정말 행복했으면 했어요.</p><p>동훈:  어 행복할게. 그럴게.</p><p>......</p><p>지안:  그런데 진짜 내가 안 밉나.</p><p>동훈:  알아 버리면 안 미워. 내가 널 알아.</p><p><br/></p><p>그러고 보니 극 중 이름이 동훈이었네요. 설마 성씨가 한씨는 아니었겠죠?</p><p>언론의 조리돌림, 극성 유튜버, 검, 경의 콜라보. 전 법무부 장관의 마약수사는 이태원 참사로 시작해 이선균으로 끝?이 나는 듯 보이네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읊조리며 빕니다.</p><p><br/></p><p>편안함에 이르렀나 ㅡㅜ</p><p><a rel="noopener noreferrer nofollow" href="https://www.youtube.com/watch?v=gRKVvInmo_8">https://www.youtube.com/watch?v=gRKVvInmo_8</a></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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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13:07:2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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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앞으로의 삶에 이루고 싶은 것</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582370</link>
         <description><![CDATA[<p><br>1.사랑을 주고받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nbsp; 만들어나가기</p><p><br/></p><p>2.혼자서 할 수 없으므로 잘 살기^^</p><p><br/></p><p>3.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웃으로 지내기(부락..아이원츄)</p><p><br/></p><p>4.기도하고, 공부하고, 수양하는 이유를 잊지 않기</p><p><br/></p><p>5.주어진 삶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관리 하기(떡볶이 줄이기…ㅠㅠ)</p><p><br/></p><p>6.수어배우기(수어미사 봉사하고싶어요)</p><p><br/></p><p>7.늦게 들어오면 보고픈 사람을 만나는 것…!</p><p><br/></p><p>아무리 생각해도 10개가 안되네요!&nbsp; 조금 더 고민해볼게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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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13:46:2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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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친구여, 그리고 책망으로 당신을 헤치지 마십시오!(싯타르타 P98)</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4584928</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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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7 13:53:1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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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열다섯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5104123</link>
         <description><![CDATA[<p>오늘도 공주는 똘똘이와 둘이서 어두운방에 남아 무서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br>아버지 제경은 배타러 떠나가고,&nbsp; 큰오빠 차니는 공장에&nbsp; 둘째오빠 워니는 고등학교 졸업후 구미 화학공장 연구실 보조로 취업을 나갔다. 그렇게 아빠도 오빠도 없이 새엄마 숙이와 동생 성찬이와 넷이서만 지내는 생활은 늘 배고픔과 두려움의 시간들의 연속이다</p><p><br>" 오빠. 너무 무서워. 숙이엄마는 언제와?"<br>"몰라, 나두. 어서자. "</p><p><br>제경이 배를 타러 나가고 없을 때면 숙이는 자기가 낳은 성찬이만 데리고 밤마실을 나가 늦게까지 들어 오지 않는 날들이 많았다. 천장에 달린 전구에 손이 닿지않아 불을 켜지 못한 체 텔레비전도 전화도 없는 깜깜한 집에서 공주와 똘똘이는 언제올지 모를 숙이만 기다리며 눈물짓는 날들이 많아졌다.</p><p><br>"오빠 배불둑이 아줌마 방에 가볼까? 무서워서 잠이 안와"<br>"숙이엄마가 알면 혼나. 그냥 자"<br>"으앙~~~너무 무섭다구 으앙~~~"</p><p><br>그때였다. 공주의 울음소리에 건너방에 살고있던 배둘둑이 아줌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p><p><br>"아고 와 안자고 우노?"<br>아줌마는 방에 들어와 천장에 달린 전구에 스위치를 켰다. 방이 환해졌다.<br>"너거 엄마는 또 나갔나?"<br>"네"<br>"공주야 고마 울고 눕어라 내가 재워주고 갈게. "</p><p><br>배불둑이 아줌마는 아이를 임신해서 배가 불룩하다고 아이들이 '배불둑이' 아줌마라 불렀다.</p><p><br>"숙이 엄마는요?"<br>"기다리지말고 자라. 들어와봐야 너네 때리기만 할긴데 뭐하러 기다리노? 어여 자거라."<br>배불둑이 아줌마는 공주 옆에 누워 공주를 꼬옥 안아 주었다. 아기를 임신한 여자의 모성애일까? 그녀는 작고 작은 이 아이가  불쌍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두려움에 떨고있는 아이를 꼭 안아주는것 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마음이 무너졌다.</p><p><br>'따뜻하다....'<br>아줌마의 가슴에 푸욱 안긴 공주는 처음으로 엄마를 안으면 이런 느낌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날 따뜻하고 푸근한 '배불둑이' 아줌마의 가슴에 안긴 공주는 금새잠이 들었다. '엄마...엄마... '<br>그날 공주는 처음으로 엄마의 따뜻함을 느끼며 깊은 잠에 들었다.<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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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8 14:44:2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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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5106617</link>
         <description><![CDATA[<p>봄비 치곤 꽤나 많은 비가 내렸다.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던 송화가루를 봄비가 다 씻어내렸는지, 창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노란가루가 책상 위로 쌓이지 않는다. 어제는 살랑 부는 바람에 아카시아 꽃 향기가 집 안을 맴돌았다. 아, 벌써 아카시아 꽃이 필 때가 되었구나. 아카시아 꽃 향기를 맡을때면 꼭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다.</p><p>&nbsp;</p><p>아주아주 어렸던 날이었다. 그때 도 오늘처럼 아카시아 향이 온 동네를 집어삼켰다. 아카시아 향을 쫓아 밖으로 홀린 듯이 나갔을 때, 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지는 동네 어귀에서 뽐내듯이 꽃을 주렁주렁 달고 바람에 춤을 추는 아카시아 나무를 만났다. 한참을 넋을 놓고 보다가 까치발을 들고 힘껏 손을 뻗어 아카시아꽃 한 송이를 땄다. 집으로 달려간 나는 서랍 깊숙이 소중하게 넣어둔 틴케이스를 꺼내서, 아카시아꽃을 가지런히 놓고 뚜껑을 닫았다. 틴케이스에 넣어둔 올망졸망한 스티커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잘 있으니까, 아카시아꽃도 상자에 잘 넣어두면 언제든지 다시 꺼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서랍속에서 불쾌한 냄새가 흘러나왔을 때, 원인을 찾으려 열어본 틴케이스 안에 아카시아 꽃은 품고있던 수분 때문인지 아주 흉측하게 썩어가고 있었다.</p><p>&nbsp;</p><p>마치, 아카시아 꽃 같다고 생각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무수히 많은 관계들이 말이다. 지금 마주하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생기있으며 좋은 향기를 내뿜는다.</p><p>&nbsp;</p><p>어떤 관계들은, 노랗게 빛이 바랜 채 오래동안 서랍 안에 남아있기도 하고, 어떤 관계들은 바싹 말라 파스스 부스러져 흩날리기도 하며, 또 어떤 관계들은 내 어린시절 아카시아처럼 흉측하게 썩어버리기도 한다. 나의 잘못도, 너의 잘못도 아닌채, 시간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버린, 그 때, 내가 많이 사랑했던 나의 모든 관계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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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28 14:52:5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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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35772075</link>
         <description><![CDATA[<p><br/></p><p>시간은 가고, 시간이 온다.</p><p>모든 것은 낡고, 모든 것이 새것이다.</p><p>무엇은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 질문하고 생각하라.</p><p><br/></p><p>충돌하는 가치들이 가슴 속에서 침묵할 때,</p><p>삶에의 활기찬 동경이 메마를 때,</p><p>꿈속 피사체들이 무심코 지나쳐 갈 때,</p><p><br/></p><p>그때, 난로 속 차가운 재를 보아라.</p><p><br/></p><p>바로 그때가 군불을 다시 땔 때이다.</p><p><br/></p><p>두려움과 안이함은 차가운 재로 남아라.</p><p>난로 속 차가운 재들은</p><p>희망과 열정의 불쏘시개가 되어라.</p><p>조왕신이여,</p><p>차가운 재들을 지옥 불로 이끌어 주오.</p><p>바람을 타고 여기 밑으로 내려와 주오.</p><p>우리 심장에 불을 지피어 주오.</p><p>2024년이여,</p><p>명창정궤의 시금석으로 타올라 주오.</p><p><br/></p><p>이제, 불길은 넋이 나간 듯 우리를 사로잡는다.</p><p>원하는 듯, 원하지 않는 듯,</p><p>생각했던, 생각지도 않았던,</p><p>그곳들을 향하여...</p><p><br/></p><p>그러니, 겨울에서 빈다.</p><p>나로부터 기원한 나보다 조금 더 낫기를 바라는 나,</p><p>그리고 그대,</p><p>부디 스스로 행복하기를.</p><p><br/></p><p><br/></p><p>난로에 불을 피운다. 2021.01.17.</p><p>23.12.30. 다시 씀.</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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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3-12-30 14:16: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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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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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가난한 나라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 저자는 각 나라를 다니며 실험을 하고 가난을 물리치는 방법들을 모색한다. 동료들과 경제 공부를 하며 내 차례가 되어 발제 준비 중이다.</p><p><br/></p><p>언제나 책은 적절하게 나에게 온다. 동네 독서모임 책과 육자매 독서 토론 또한 경제 책이다. </p><p><br/></p><p>블로그 글을 쓰고 콩을 모아 기부를 한다. 지난 달에는 돈이 생겨 좋은 곳에 쓰고 싶어 고민했다. 군세군에도 새 돈을 빨간 통에 해마다 넣는다. 북카페 꼼마에 올해 처음으로 구세군 통에 돈을 넣었다. 해마다 겨울의 나의 행사다. 어제 아침엔 영아원에 기부를 했다. 이 즈음 만나는 책이라 더욱 꼼꼼히 읽으려 했지만 저자의 말에 모두 동의할 수 없어 비판적 책읽기의 사례가 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글을 쫓아 나 자신에게 가난을 질문했다.</p><p><br/></p><p>가난한 사람들은 미래를 어떤 노력으로 단기간에 이룰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마을 사람들과 잔치를 벌이는 등 즐기는 것들에 치중한다고도 했다. 물론 가난의 경중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부자가 더 부를 누리기 위해 아등바등 할 때 가난한 자들은 오히려 현재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p><p><br/></p><p>나중을 고려할 수 없는 가난이 미래 대비 대신 지금 당장 누릴 것들에 집중하게 되는 아이러니. 인간의 본성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것을 알면 나를 통제하고 관리하며 더불어 사는 일에 더 지혜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p><p><br/></p><p>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자녀에 대한 바른 교육이듯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원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뭐가 있을까?</p><p><br/></p><p>경제적 가난은 그들의 인식을 개선해주고 경제적 지원이 개개인의 삶을 구원해주는 케이스를 읽을 수 있었다. </p><p><br/></p><p>나 또한 지난 몇 년 지독한 가난을 겪었다. 그래서 사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가난은 두렵다. 자식이 있는 자의 가난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가난이 때로는 무척 큰 선물을 하기도 한다. 우리 둘째는 가난 덕분에 철이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것이다. </p><p><br/></p><p>선물이 달아도 다시 가난해지고 싶지 않다. 때론 가진 것 없이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산 속에서 장작때며 산나물 캐며 사는 삶을 부럽기도 하다. 자발적 가난이 아닌 가난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희망도 심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너무도 많다. </p><p>책을 읽어도 그들이 더 합리적인 이유를 위에 적은 한 가지 외에 딱히 찾지 못했다. </p><p><br/></p><p>내가 그들을 위해, 또는 나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미래를 불안해하며 자발적 궁핍을 선택한 나의 남의 편에게 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마음 부자가 되어 힘껏 애쓰는 사람이고 싶다. 전 세계 아이들을 만나며 아니 한 지역이라도 다가가 그들과 소통하다 죽고 싶다. 우리나라 이 아라에서조차 못하면서 말이다. 언제나 이상은 높고 현실은 게으르고 안주하며 코 앞의 내 사지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사는 나는 평범한 사람밖엔 아무것도 아니다. 알아차린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는 걸까?</p><p>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가난을 묻고 그 답을 조금씩 헤아리는 깨어있는 진짜 사람이 되고 싶다. </p><p><br/></p><p>너무 부자도 불쌍하고 너무 가난해도 불쌍하다. 모두 만족을 모르고 만족이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삶의 질을 챙길 수 있는 모두의 삶이면 좋겠다. 마저 읽으며 합리적인 가난한 사람들의 이유를 눈씻고 찾아봐야겠다. 끝까지 찾지 못한다면 실망할 것 같다. </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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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06 16:16:1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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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을 여는 2024년</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42463126</link>
         <description><![CDATA[<p>2024년을 아무런 계획 없이 시작했다. 1월 1일에는 늦잠을 잤다. 계획을 그럴싸하게 세우고 새벽에는 일출을 보러 가까운 남산이라도 올라야 뿌듯했을 텐데 눈뜨기 민망할 정도로 늦은 시간 몸을 일으켰다. 둘째날은 테니스를 치고 정기적으로 치료받는 병원에 다녀왔고, 세째날은 만중이 심장사상충 주사 맞히고 구충제 먹이러 동물병원에 방문했다. 네번째 날은 온전히 집에 있을 수 있었다. 이른 아침 줌으로 상담심리 스터디 분들과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라는 책을 함께 통독했고, 오래된 고구마를 처리해야 해서 고구마 튀김을 만들었다. 저녁에는 다음 날 있을 신년회를 위해 몇 가지 간식과 과일, 나눠줄 선물을 로켓 프레시로 주문했다. 로켓프레시 덕을 얼마나 보는지 모르겠다. 새벽배송이라 음식의 신선도도 유지할 수 있고, 물건을 사용할 타이밍을 놓치는 일도 줄어 들었다. 그리고 어제는 함께 공부하는 분들과 신년회를 했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먹으며 오래된 이야기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p><p><br/></p><p>그 사이 틈틈이 책장정리를 하면서 지난 날의 공부와 구입 후 읽지 않은 책들을 둘러봤다. 지난 공부는 왜 거의 다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허송세월만 한 것 같고, 공부한 것들을 다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읽지 않고 사두기만 한 책들은 당장이라도 다 읽고 싶어 조바심이 났고 일주일에 한권씩, 읽을 책 목록을 정리하고 싶었다. 새해가 밝고 며칠이 흐르는 동안 세우지 않은 계획은 종종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사실 딱히 계획을 세울만한 목표도 없었다. 정말 올해 뭘 해야 좋을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재작년 말에 세운 계획에 이어서 올해 계획을 세우라면 그럴싸한 것이 나오겠지만, 다시 경주마 눈가리개를 끼고 앞으로 달리고 싶진 않았다. 전혀 계획에 없는 길을 가더라도 내가 원하면서 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p><p><br/></p><p>1월 2일, 테니스를 치고, 병원에 갈 때 버스를 탔다. 차를 타고 갔으면 15분이면 갈 거리였지만,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 한번 갈아타고 50분만에 테니스장에 도착했다. 대중교통을 타고 가려고 하니 평소보다 더 서둘렀고, 환승역에 잘 내릴 수 있을까 좀 불안했지만 우리 동네 버스정류장이 어디 있는지, 동대문 중학교 앞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만중이 병원을 예약한 시간에는 비가 왔다. 차를 몰고 가기에는 애매한 거리에 병원이 있어서 예약시간을 뒤로 미룰까 망설였지만 장갑을 끼고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만중이를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팔에 쥐가 날 뻔했지만 내 편의를 위해서 예약을 취소하는 민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1월 4일 하루 종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달콤했다. 오래 묵혀 둔 고구마로 고구마 튀김을 할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맛있게 고구마를 튀기는 방법을 검색해 고구마 전분 빼기, 튀김 반죽 양념, 올리브유로 굽기 등… 맛있게 만들기 위해 정성을 들였다. 아니, 뭐 대단한 요리도 아니고 그깟 고구마 튀김 하나 하면서 정성을 들였다는 표현이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혼자 먹을 땐 늘 대충, 빨리 조리해서 먹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만을 위해 음식에 공을 들인 이 순간이 너무도 만족스러웠다. 다음 날 신년회에 올 사람들을 위한 음식과 선물준비에는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평소에 어떤 음식을 좋아했고 잘 먹지 않는지, 그들의 일상에서 필요한, 좋아할만한 물건은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하고 구입했다. 효율성을 따지고 평소 내 습관대로 했다면 좀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을 다했다는 것이 나에게 주는 만족감과 의미는 컸다.</p><p><br/></p><p>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올해 나의 키워드는 “노력”이다. 샛길과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에 노력을 다하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들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노력 없이 요행을 바라고 싶지 않다. 인간 관계도 더 애쓰고 싶다. 성과와 결과에 눈이 멀어서 그 순간을 지나쳐 버리는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박찬욱 감독이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대리 수상 중에 『설국열차』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극 중 송강호씨가 ‘이게 너무 오랫동안 닫혀 있어서 벽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문’이라고 한 대목을 좋아한다. 여러분도 내년 한해 벽인 줄 알았던 여러분 만의 문을 꼭 찾길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대신했다고 한다.</p><p>하루에도 몇 번씩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면서, 잠들기 전에 ‘난 무얼 해야 할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나.’를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히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나는 지금 사회로 막 첫발을 내딛는 스무 살의 지연과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안정되어 있고, 경험도 훨씬 많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없고, 몸까지 건강하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더 성숙해지고자 노력한다.</p><p>마음이 힘들어지는 순간이 중간중간 찾아오겠지만 올해는 길을 정하지 않고 매 순간 노력하며 나의 문을 찾아 열고 싶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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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09 07:30: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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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열여섯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44161335</link>
         <description><![CDATA[<p>배불뚝이 아줌마 <br><br>배불뚝이 아줌마는 숙이엄마가 집을 비울때마다 약속이나 한듯 늘 어린 공주와 똘똘이를 돌보아 주었다. 개인적으로 숙이엄마와 친한사이도 아니었다. 되려 배불뚝이 아줌마는 숙이엄마에게 적대적이었다. 다만 그저 한지붕아래 셋방살이를 같이 하며 어른들 없이 캄캄한 밤을 보내는 공주와 똘똘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숙이엄마 모르게 보살펴 주고 있었다.  </p><p><br></p><p>시간은 흘러 배불뚝이 아줌마의 출산일이 다가왔다. 동네 어른들이 모여 분주히 오고 가더니 찢어질듯 울어대는 아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br>"오빠. 우리도 가보면 안돼?"<br>오빠는 꼭 잡은 공주의 손을 더 힘껏 붙들고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br>"안돼"<br>공주는 아기가 너무 궁금했지만 오빠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걸 알기에 조용히 방에 들어가&nbsp;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간간히 들려왔던 비명소리에 배불뚝이 아줌마가 죽기라도 한건 아닌지 너무 무서웠다. <br><br>"첫딸은 살림 밑천이라 안하나 너무 섭섭해마라."<br>아이를 받아든 주인집 아주머니는 딸이라는 이야기에 눈물짓는 배불뚝이 아주머니에게 아기를 안겨주며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 <br>"미안해요."<br>배불뚝이 아줌마는 산고의 고통은 잊은채&nbsp;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br>"무슨소리야. 봐봐&nbsp; 우리 정이 너무 이뻐. 아들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딸이어도 어때 우리 딸인데 고생했어&nbsp; 여보."<br>배불뚝이 아줌마는 그렇게 정이 엄마가 되었다.</p><p><br>정이 아빠는 좋은사람이었다. 부모없이고아원에서  자라면서 정이 엄마를 만났다. 두사람은 어린나이에 고아원 원장의 폭력에 못이겨 함께 도망나온 뒤부터 늘함께 살아왔다. 정이 엄마가 공주와 똘똘이를 그저 보기만 할 수 없어 보듬어준 마음도 자신들이 겪은 폭력의 아픔을 보듬고 싶어서 이기도 했을것이다.<br>온갖 어려움속에서도 두사람은 함께여서 행복했다. 가난하지만 둘이 함께 할 방이 있고 적은 돈이지만 제과점에서 기술을 배우며 자신의 가게를 열어 사장님이 되는 꿈을 꾸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정이 아빠는 정이엄마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게 꿈이었다. 이제 그꿈이 정이와 함께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다.<br>정이엄마는 몸조리 하는 동안에도 공주와 똘똘이를 잘 챙겨주었다.&nbsp; 그렇게 공주와 똘똘이는 정이엄마가 있어서 무섭고 슬픈날 들을 잘 견뎌낼 수 있었다. 그러나,&nbsp; 세상은 그들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못했다. 그날 끝내 정이네도 공주와 똘똘이에게도 악몽의 검은빛은&nbsp; 다가오고 있었다.<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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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0 12:43:2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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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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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운 사모님께</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46878961</link>
         <description><![CDATA[<p>(먼저 새해인사를 보내고 싶었는데.. 사모님께 답장을 쓰다 훌쩍이다 하면서 사부작 한 시간을 보냈어요. 글이라기엔 뭣하지만 오늘 저의 마음을 작업일지에 남겨봅니당..)</p><p><br/></p><p>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교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들 노력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목사님과 사모님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너도나도(?) 1인 몇역으로 움직인 덕분에, 모두들 열심을 내는 게 기본값이 된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가운데 삐걱거리는 일들도 좀 있었지만요..</p><p>&nbsp;</p><p>지홍형제와 이야기 나누면서 가끔(이 아니라 자주) 윤충로 목사님과 박선희 사모님 가족을 떠올려요. 고생만 하고 가신 것 같아 인간적으로 너무 아쉽지만, 이건 일개 저희 삐약이 부부가 아쉬워할 일은 아니겠지요ㅠ 지홍 형제는 ‘목사님 가정이 뿌리고 간 씨앗’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떻게 말하는 게 성경적으로 맞는지 몰라서 매번 우리끼리 입을 놀리고서도(?) 이렇게 말해도 되나 흠칫거려요. 어쨌든 사실은.. (역시 인간적으로) 많이 그립다는 겁니다!ㅎㅎ</p><p>&nbsp;</p><p>얼마전 주일학교 예배 시간에 ‘예수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 아나요’라는 질문이었던가, 성찬이가 ‘예람이-수정이’라고 대답해서 갑자기 아득해진 적이 있어요. 모두들 몇 초간 말이 없었는데, 모두 같은 그리움의 정적이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예람이 하람이 세람이 모두 보고싶네요.</p><p>&nbsp;</p><p>방학 계획 중 하나는 인천에 놀러(?)가는 거고, 기회 봐서 살짝 용광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제가 반주를 벗어나지 못했고(여전히 경직되어 있고요) 어이없게도(?) 제가 여신도 부회장이 되어서(전계월 집사님이 억지로 시켰어요) 다음주에 대표기도도 해야되고 마음에 부담이 크네요 으허허ㅠ</p><p>&nbsp;</p><p>책 납품 작업하는 저희를 위해 치킨, 김치찌개 등등 싸다주셨던 일들이 종종 떠올라요. 밤마실 나갔던 따뜻하고 다정한 기억은 말할 것도 없고요. 다시 없을 귀한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우정이라고 말해도 된다면.. 못다한 우정과 존경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고송교회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로 오신 목사님께도 성심껏 섬기려 노력하고 있고요. 그래도.. 하나님께 조를 수 있다면, 천국에서 예모바 가족과 옆집에 살고 싶다고 어느날 (술먹고) 메모장에 적어두었더라구요.. 으히히</p><p>&nbsp;</p><p>언젠가 고송분교 별보는 날 오셨다가 가셨다는 걸 뒤늦게 들었어요. 앞으로 고송리 오실 일 있으면 저희집을 친정(?)처럼 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뒤늦게 소식으로만 들으니 엄청 아쉽더라고요..ㅠ</p><p>&nbsp;</p><p>제가 또 말이 많았죠? 이렇게 말해놓고,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해야 국룰이죠~ㅋㅋ 여기까진 맛뵈기이고 우리 겨울에 꼭 만나서 얘기해요~ 인천얘기도 너무 궁금해요~~~</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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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2 13:03:5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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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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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아침 7시 20분, 밖은 아직 어둑하다. 지금 일어나야지 머리를 감고 약속장소에 나갈 수 있는데,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 엄마가 아직 곤히 자고 있다. 머리 감는 것은 포기해야겠다. 라는 핑계를 대며 피곤한 눈을 잠시 더 감아본다. 7시 40분, 마지막 알람이 울렸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나는 양치도 하지 못하고 나갈 것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를 닦고 차가운 물로 고양이세수를 한 뒤, 외투를 찾아 팔을 꿰어넣는다. 며칠 전 새스리님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탐조친구를 찾는 글이 올라왔고 나는 미끼를 덥석 물었다. 요즘 가게가 조용하니, 아침일찍 탐조를 하고와도 영업시간전에 귀가가 가능하다. 엄마가 깨지 않게 조용히 문단속을 하고 있으니, 인간이 벌써 나올 시간에 아닌데, 라고 말하는 듯이 석쇠가 쫄랑쫄랑 뛰어나와 내 발밑에서 다리를 쭈-욱 뻗으며 기지개를 켠다. 밤새 몸을 감싸던 추위와 덜 깨어난 잠들이 후두둑 떨어지는 것 같다. “나 지금 늦었거든, 다녀와서 밥줄게” 하고 눈물은 손으로 한번 훔쳐내고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는 걸로 아침인사를 대신했다. 석쇠의 다정한 배웅을 받으며, 요나타를 흔들어 깨워 약속장소인 단포다리 옆 자호천으로 향했다.</p><p>&nbsp;</p><p>주차장으로 들어서자 반가운 새스리님의 차가 콧김을 뿜어내며 서있다. “일 년 만에 뵙네요. 잘 지내셨죠? 크크” 라고 매우 식상한 인사를 건네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시는 새스리님은 내 팬인게 확실하다. (물론 나도 새스리님 팬이다.)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으나님이 도착했다. “두 분은 처음 만나시죠?”라는 새스리님의 질문에 나는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했는데, 으나님은 디자인 동아리모임에서 나를 한번 보았단다. 지금 새스리님의 사무실이 생기기전에 씨방에서 동아리모임 장소제공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나를 보셨다고 한다. (그 대 나는 공간소개만 해드리고 빠져나와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참 궁금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고 반갑다고 하시는데 왠지 이 사람도 내 팬이 될 것만 같다. 아 머리 감고 올걸...</p><p>&nbsp;</p><p>우리는 새스리님 차에 올라타 첫 포인트로 향했다. 우리를 가장 먼저 맞이해 준 건, 새스리님 인스타 피드에 “들어는 봤나, 이게 바로 촌에서 보는 윤슬..#촌슬 이란 것이다.” 라는 문장으로 올라와 장안의 화제...는 아니고 우리안의 화제로 자리잡은 아침 촌슬과 반짝이며 부서지는 촌슬을 따라 유유히 수영하는 청둥오리떼였다. 내가 조용히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하자 새스리님은 조용히 차를 멈추었다. 아 이 다정한 사람. “여기서부터는 걸어볼까요?” 하는 새르리님의 안내에 각자 장비를 챙겨 차에서 내렸다. 오늘 나와 동행한 두분은 모두 (대포)카메라를 가지고 계신다. 아, 디자이너 왕멋있다...혼잣말을 내뱉으며 나는 새스리님이 빌려주신 망원경을 챙겼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만난 건 하얀색 백로였다. 백로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서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망원경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옆에서 으나님의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언니, 원앙포인트 찾았어요.” 라는 말과 동시에 우리는 조용히 걸음을 옮겨 원앙 포인트를 찾았다. 셋 중에 유일하게 안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 혼돈에 빠져있는 나를 위해 새스리님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신다. “저기 물하고 돌 사이에 보이세요? 백로 포인트에서 왼쪽으로 쭈욱 가면 있어요.” 온통 천지에 물과 돌이지만, 새스리님이 가리키는 손의 방향을 따라 나도 원앙포인트를 찾았다. “으와....너무 신기한데요.”라는 말을 스무번 즈음 하면서 망원경 안으로 원앙탕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주 가까운 곳에서 물이 철퍼덕 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리 셋은 눈이 마주쳤고, 작은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오 원형물살이 제법 큰데요? 수달 아닐까요?” 운이 좋게 우리는 수달도 만났다. 퐁당 퐁당 잠수를 두 번하더니, 기다란 몸을 쭈욱 펼치고 흐르는 물살을 따라 빠르게 수영을 하며 내려간다. 수달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내려가는데, 빳빳하게 마른 나무 가지들 사이로 조그만 것들이 포다닥 포다닥거리며 떼로 움직이는 친구들을 발견했다. “오오. 저친구 보이세요? 오목눈이에요. 뱁새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요. 지금 보이는 아이는 그냥 오목눈이이고요. 운이 좋으면 붉은머리 오목눈이도 만날 수 있어요. 오목눈이를 정면에서 보면 꼭 참깨 세 개가 꼭꼭 박혀있는 인형같아요. 너무 귀여워요”하고 새스리님이 우리를 멈춰세웠다. 우리는 오목눈이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오목눈이는 몸집이 엄청 작아서 그런지 몸짓이 엄청 재발라요. 그래서 사진으로 포착하기가 조금 어렵기도 해요.” 새스리 님의 말에, “맞아요. 몸집이 가벼워서 그런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릴 때가 있는데, 그게 너무 귀여운 거 있죠.”라고 으나님이 동조했다. 동그란 망원경 안으로 슬과 으나의 대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재생이 되고 있어서, 나만을 위한 새(鳥)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운이 좋게 가까운 곳에서 붉은 머리 오목눈이도 만났다. 오목눈이를 눈에 가득 담으며 서 있는데, 새스리님이 조용히 내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저기 저 새 보이세요? 저기 나뭇가지 사이에요. 머리모양이 조금 특이하지요. 털이 위로 솓아 있는 아이요. 볼에는 노란색 털이 있어요. 저 친구는 노랑턱멧새 에요.” “와, 새들은 어떻게 이름이...진짜 턱에 노란 털이 있네요. 너무 신기해요.” 라고 대답한다. “망원경에 카메라 대고 찍어 보셨어요? 잘 하면 나올수도 있어요.” 이런 꿀팁까지 알려주시다니. 나는 새스리님의 제안에 급히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망원경 안에서 초점을 찾기위해 헤메이다 한 컷을 찍었다. 그리곤 내적으로 소리를 질렀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새스리님께 자랑했다.“우와 저 성공했어요.ㅜㅜ지난번에 계속 실패했는데, 드디어 오늘 초점이 맞았어요!” 그렇게 나의 핸드폰 카메라에는 망원경에 비친 노랑턱멧새의 사진이 한 장 생겨났다.</p><p>&nbsp;</p><p>“이제 우리 포인트를 좀 움직여볼까요. 출근하셔야 하니 조금 빠르게 진행할게요. 제가 그저께 출근길에 곰들덤공원 상류에서 고니를 봤는데, 이틀 연속으로 같은 자리에서 관찰이 되었거든요. 오늘도 아마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 오늘 우리에겐 목적이 있었지. 잘 보기 힘든 고니떼를 발견한 새스리님이 고니떼를 함께 보기 위해 오늘 탐조를 계획했던 것이다. 곰들덤 공원 상류로 가는 차 안에서도 새스리님의 안내는 계속되었다. “오, 저기 왼쪽 보이세요? 저기 강 중안에 돌 모여있는곳! 쟤들이 물닭이에요. 거기서 조금 더 왼쪽 보시면 청둥오리떼도 있어요.” 차가 천천히지만 그래도 달리고 있어, 아침 강바람이 우리를 향해 불어들어왔지만,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보기 위해 우리는 창문을 열어놓고 열심히 새스리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순간 네비게이션에서 길이 사라졌지만, 쭈욱 달려 곰들덤공원 상류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새스리님이 고니떼를 만났던 포인트에는 물오리 몇 마리만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헤엄을 치고 있었다. “아 아쉬워서 어쩌죠. 이틀연속 만나서 오늘도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물오리떼의 헤엄을 보고있는데, “언니! 저쪽에 있는 쟤들 고니 떼 아니에요?” 하고 으나님이 우리를 불렀다. 새스리님에게 망원경을 건네고, 조금 살펴보던 새스리님이 “우왓! 고니떼 맞아요. 아래도 조금 이동했나봐요. 우와. 고니고 두 종류가 있는데, 왕고니는 멸종1급 보호종이라 관찰이 어렵고요, 지금 우리가 보는 건 그냥 고니에요. 너무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 봐 보셔요.” 이번에는 진짜 위치를 못 찾아서 새스리님이 망원경으로 위치를 찾아주고 눈만 갖다대었다. “우와 진짜 신기하네요, 근데 고니랑 백로는 어떻게 구별을 해요?” 둘다 몸집이 크고 흰색이라 아직 초보의 눈에는 구분이 힘들었다. “고니는 부리쪽이 노랑색이에요. 그리고 부리가 덜뾰족하고요, 엉덩이 부분이 퉁퉁해요. 백로는 부리가 좀 더 뾰족하고 목이 곡선으로 굽어있어요. 그리고 엉덩이가 조금 더 날렵하고요.” 새스리님은 열심히 손가락까지 움직이며, 고니와 백로의 차이점을 이야기해 주었다.</p><p>“이제 슬슬 차로 돌아갈까요? 하연님 출근시간 맞추려면 이제 돌아가야해요.” 새스리 탐조투어가 끝이났다. “슬님, 오늘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른 아침햇살과 신선한 공기. 가까이서 들려오는 새소리, 이렇게 자연에 가까이 살고있는 생활이 너무 축복가득하네요. 오늘 탐조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말하며 오늘의 탐조를 머릿속에서 되뇌었다. 슬님과 몇 번의 탐조시간이 있었고, 매번 재미있었지만, 오늘처럼 자연 속에 푹 절여져 있었던 느낌을 받은 건 또 처음이라 너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시간이었다.</p><p>&nbsp;</p><p>목요은행 행복저금으로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 해야지.</p><p><br/></p><p><br/></p><p>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노랑턱멧새를 찾을 수 있어요^^* </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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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3 14:17:3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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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용한 발걸음으로...</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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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눈을 감으면 자꾸 그날 아침이 떠오른다. 참깨 세 개가 콕콕콕 박힌 것 같은 오목눈이의 매력일까?,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새밥이 바람을 타고 폴폴 날아가던 장면 때문일까? 혼자 고민하는데,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p><p>&nbsp;</p><p>붉은머리 오목눈이를 만나던 순간이었다. 새스리 님의 안내를 눈으로 열심히 쫒아가고 있는데도 도통 녀석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앙상하게 마른 나뭇잎 사이를 오르내리는 바스락 소리를 열심히 눈으로 쫒았지만,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으아, 분명히 소리가 들리는데 저는 왜 찾기가 힘들죠. 이 친구들 알록달록한 색이면 좋겠어요. 호호. 나 봐주세요 하고 커다랗게 움직이면 좋겠네요. 잘 찾을 수 있게.” 라고 나는 아쉬움과 투정을 살짝 버무린 말을 했고, 정확히 10초 뒤에 인간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를 하고 심지어 그걸 말로 내뱉은 내 모습에 얼굴이 붉어졌다. “아마도 천적의 눈에 잘 띄지 않기 위해 자연과 닮은 색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하고 새스리님이 말했다.</p><p>&nbsp;</p><p>새스리님과 첫 탐조는, 나의 제안으로 둘이서 왜가리 서식지에 간 날이었다. 더운 여름이었고, 나는 탐조가 무엇인지 하나도 알지 못한 상태였고(그래서 슬리퍼를 신었고...!), 무엇보다 새스리님을 알게된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긴장한 상태였다. 나도 지나가면서 슬쩍 봤던 곳이라 위치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그날 나는 슬리퍼를 신고 산 을 탔다. 괜찮지 않았지만 “저 괜찮아요. 진짜에요~”하고 새스리님의 걱정을 안심시키느라, 우리는 그날 그토록 귀한 파랑새를 보았지만, 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p><p>&nbsp;</p><p>두 번째 탐조는 지난겨울 진행되었던 레이지유니버스 프로그램이었다. 행사기획 총괄이었던 친구 단비쓰의 걱정(큰일났어..탐조 신청자가 저조해 라는...)으로 행사 전날 급히 신청을 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많은 인원(6)이 있었고, 한사람이 한마디씩만 해도 6마디가 되는 날이었다. 그날도 우리는 수달을 만났고, 각자 다들 조용히 호들갑을 떨었지만, 꽤나 정신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p><p>&nbsp;</p><p>그렇게 세 번째 함께하는 탐조에서 나는 자연 앞에 설 때 늘 겸손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새스리님의 모습에 반했던 것 같다.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온갖 자연의 소리가 고요하면서도 분주하게 내 귀를 통해서 들어왔지만, 포인트를 발견할 때마다 들려오는 새스리님의 조용하지만 다정한 안내와 종종 내가 내는 길바닥에 운동화 끄는 소리 말고는 사람의 소리가 없었다. 그들의 일상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조심히 하고,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p><p>&nbsp;</p><p>아 나를 이토록 멈출 수 없는 도파민에 빠지게 만든 것은 그녀가 자연을 마주할 때 보여준 태도였지 않을까? 어떤 태도로 나에게 주어지는 것들을 해결 또는 받아들이며 인생을 살 것인가? 가 요즘 나의 화두에 있기에 그녀의 모습이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탐조가 너무나도 기다려진다.</p><p>&nbsp;</p><p>#내기억엔없지만새스리님계정에는남아있는파랑새사진입니다</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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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6 13:24:4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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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마침표를 찍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51198314</link>
         <description><![CDATA[<p>" 2024년도 근무 우리는 변동사항없죠?"<br>점심식사를 끝내신 선생님께서 양치를 하러가시다 돌아서더니 갑자기 툭 던진 말씀에 순간 난 얼음이 되어버렸다. <br>오후 수업자료를 찾으려 컴퓨터를 키던 손이 내 심장만큼이나 놀랜듯 멈추고서 머릿속만 바쁘게 뭐라 대답할지 움직이느라 정신이 없다.<br>'앗 내가 먼저 말씀 드려야되는데 ,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진 않았는데... ' <br>민망함에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br><br>처음엔 겨울방학식날 아이들 하원 뒤 말씀 드리려 했는데 목이 너무 아프고 몸이 힘들어 다음으로 미뤄둔 퇴사이야기. 방학중엔 선생님과 나. <br>서로 번갈아 근무하는 상황이라 만날수가 없어 미루어진 그 이야기를 이렇게 하게 될줄이야 <br><br>선생님의 너무 갑작스런 질문에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 멍한얼굴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br>"왜? 뭔데? 와 말이없노?"<br>"선생님 우선 하시려던 양치부터 하셔요 곧 말씀드릴게요."<br>선생님께서 양치 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br> '너 진짜 그만 둘거니?' <br>잠시 뒤 선생님과 마주 앉은 나는 퇴사를 통보했다. <br>"야아~~오샘 왜그러는데? 내가 뭐 잘못했나?"<br>"아니에요 선생님. 이제 좀 쉬고 싶어서요."<br>"나 1년만 더하면 이동인데 1년만 더해라. 네가 가면 나도 옮길거다. 제발~ 1년만 더 해라"<br>누가 그랬었다. 유치원에 오래 근무 해서 그리 유치하냐고? ㅎ 오늘 선생님의 투정부리듯 말씀 하시는 모습이 유치하게 귀여우셨다.<br>"ㅎㅎ 샘 이동신청 끝나지 않으셨어요? 샘은&nbsp; 내년에 가셔요. 저보다 더 좋은샘 오실거니 근무에 지장 없을거예요."<br>뭐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웃으며 예기를 나누다&nbsp; 그만두려는 마음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드리고&nbsp;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내게 선생님께서&nbsp; 어두워진 표정으로 웃음기없이 말씀을 이어 나가셨다.<br>"절대 안변하나? 넘 충격인데. 한번만 더 생각해봐라. 그러고 다시 예기해보자. 교감선생님 께서도 재공고없이 자체적으로 그냥 재계약 해주신다했는데..."<br>"아 그런가요? 몰랐네요 학기초에는 공고내고 재계약 면접 보신다해서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한건데&nbsp; 저두 아쉽네요. 교감선생님 배려는 감사한데 마음 굳힌터라 번복하고 싶지않아요. 선생님 오늘 이후에 저희 다시 만날때는 2월인데 그전에 후임 찾아보셔야죠. 그래두 이렇게&nbsp; 붙잡아 주시니 감사하네요. 그리고 죄송해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nbsp;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꺼내는게 이렇게나 떨릴일인지. 나도 잘하는건지 확신이 없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혼란스럽고 무거운마음에 도망치듯 교실로 돌아왔다. <br><br>나를보자 달려오는 우리반 공식껌딱지 규림이가 품안에 쏙 안긴다. <br>'아 이제 요 귀요미도 얼마 못보겠구나'<br>아이들을 꼭안고서 느끼는 이 따뜻한 온기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같다. <br>주변에선 어디서 그런 직업을 구할거냐? <br>4시간일하고 그월급이면 무조건해야지...<br>놀면 뭐할래? 돈들어갈때도 많은데 후회한다...등등등 </p><p>돈과 자리에 아쉬워하며 날 말린다.</p><p>돈이 다는 아닌것같다하니 그런말은 아주 돈많은 부자들만 할수있는 이야기라며 그런소리 하지마라는 하모니 선생님까지 대부분 돈과 자리에 중심을 두고 예기하신다. 하지만 난 이 아이들을 더이상 못본다는게 가장 큰미련으로 남는다.</p><p>그 외에 다른 것들은 이제 퇴사의 결정에 어떤 미련도 남지않는다. 나 잘한거겠지? </p><p><br>퇴사를 결정하고 보니 첫졸업생부터 마지막 졸업생들까지 다들넘보고싶네.<br>내사랑 꼬마천사 담이도 잘지내고 있겠지?</p><p>비정규직13년 꼬마천사들 덕에 잘 지냈다. 고마워 얘들아💕<br><br><br><br><br><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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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7 01:47:2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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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째아이 출산기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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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결혼을 하고 2년뒤아이를 가진다는 계획에 딱 맞춰 내게 와준 우리 첫아이 찌니(애칭)  그러나, 세상밖으로 나오는건 내 계획이 아닌 아이의 계획대로 나오고 싶었나보다. 예정일도 지나고 배가 불러 숨쉬기도 힘든데&nbsp; 아이는 나올 기미가 없었다.&nbsp; 그날은 사람 좋아하는 성격탓에&nbsp; 언제 진통이 올지도 모르는데 친구들을 불러 저녁을 함께 먹고  놀다가 다들 나오지않는 아이를 걱정하며 '어서 나와라'&nbsp; 하며 한마디씩 하고 돌아간 뒤였다.<br>배속에서 듣기라도 한걸까? 한참 뒷정리중인 내게 진통이라는게 느껴지기 시작했다.<br>평소에 느꼈던 가진통과는 느낌이 다른 통증이었다.<br>'나오려면 낮에 나올것이지 하필 이밤에 나온다고 난리냐. 무섭게.'<br>우선 병원갈 준비를하고 짐을 챙긴 뒤 병원에서 알려준 진통간격을 체크하며 기다렸다.<br>통증은 생각보다 참을만 했는데,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불안함에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br>의지할 사람은 남편뿐이지만 그도 지금 이순간 나만큼이나 불안해 보였다.<br>이젠 정말 못참겠다 싶을때 산부인과에 연락을 하고 찾아갔다. 의사는 이미 자궁문이 다 열렸다며 왜 이제왔냐고 하며 급히 출산준비에 들어갔다. 웬지 진통이 심하더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식하리만큼 참는거 하나는 잘 했던 것같다. <br><br>바쁘게 움직이던 간호사와 의사샘을 기다리고있는데 그동안 소리한번 안지르고 참으며 견뎠던 진통이 정말 죽을것같은 통증으로 다가왔다. 선생님은 자궁문 다열렸으니 힘 몇번 주면 순산하겠다며 힘을 주라고 했다. 난 정말 온힘을 다해 힘을줬다. 그러나&nbsp; 얼마나 흘렀을까 난 잠깐의 순간이지만 의식을 잃어버렸고, 의사의 욕설에 가까운 고함과 뺨에 닿이는 간호사샘의 손길에 정신을 차렸지만 정말 너무 힘이 없었다. 잠을 못잔체 밤을 꼬박샜으니 그럴만도 했겠지. <br><br>"산모님 이러면 애기 죽어요. 변비 안걸려봤어요. 변 보듯이 힘을 주라구요."<br>간호사는 내 배위에 올라타 부른 배를 힘껏 누르고 의사는 아이 낑겨서 죽는다며 힘을 주라고 고함을 질렀댔다.<br>난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들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시키는대로 다시한번 힘을 줬지만 아이는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저녁9시부터 시작된 통증.그뒤 새벽1시 병원에 도착했는데 6시가 다되어서까지&nbsp; 아이는 나오지 못하고 의사는 아이 죽일거냐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화만내고 있었다. 더이상 기운도 없고 이대로 나도 아이도 죽는건가 하고 자포자기하고 있을때 최후의 수단으로&nbsp; 아이머리에 흡입기를 붙여 당겨내기로 했다. 그러러면 수술에 가까운 시술도 필요했다.<br>후에 들은 예기로 아이 머리가 옆으로 커서 골반에 걸려 잘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br>수술해야되는 케이스인데 담당의사가 검진때 아이 머리를 제대로 체크 못한거 같다며 당직의사샘은 나의 담당의가 아니어서&nbsp; 순간 사망사고가 날것같아 많이 무서웠다고. 그래서 그리 흥분해서 난리난리였던가보다. <br><br>우여곡절끝에 흡입기라는 의료기로 아기 머리를 당기고 놓치고 당기며 아이는 겨우 세상밖으로 나올수 있었고 내게도 자연분만이라 말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남겼다. 아이가 무사히 밖으로 나왔을때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에 아이를 보고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체 잠이 들었던것같다. <br><br>영진이는 기쁨이라는 태명으로 10달을 기쁜마음으로&nbsp; 기다린 우리의 귀한 첫아이였다. 그러나 출산때의 공포와 아픔때문인지 마냥 예쁘다는 생각보다 아이가 무서웠다. 머리에 멍이들고 당겨진쪽 머리가 길죽해질 정도로 쎄게 당겨진 흡입기의 후유증으로 아이는 입원내내 병원이 떠나가라 울어댔다. 그 울음소리가 너무 무서웠다. <br>'쟤는 왜저리 울지? 집에가서도 계속 저렇게 울면어쩌지?. 간호사샘도 못달래는가본데 난 어떻게해야되지?' 온갖 걱정에 입원내내 밥한끼 제대로 먹지 못했다. <br>내가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감에 포기하고 싶었던 출산 경험탓인지 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키워야하는 현실이 너무 무섭게만 느껴졌다.<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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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7 15:09:0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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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옹지마</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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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내 성향은 서른 살 즈음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어린이부터 청년기까지의 나는 “욕심, 승부욕, 완벽주의” 따위로 정의할 수 있다. 학생에게는 공부가 본업이니 책임감으로 열심히 해서 곧 잘 했고, 남들이 배운다면 나도 질 수 없어서 피아노 미술 서예 태권도 이런 것들을 배웠다. 끈기가 좋지 않아 오래 배운 것이 거의 없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p><p><br/></p><p>긍정과 자기효능감이 부족한 상태의 인간이 욕심과 의욕, 그리고 완벽주의만 있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은 내 성과에 대한 인정은 하지 않고 ‘난 부족해, 더, 더’ 만을 외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30세 전의 나는 내 스스로에게 온통 불만이었고, 살아온 내 길이 모두 후회였다.</p><p>왜 나는 수학을 못해서 이과를 못갔지? 이과를 갔다면 대학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었을 텐데. 왜 나는 부잣집 딸이 아니라 교환학생을 못갔지? 교환학생을 갔다면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었을텐데. (쓰면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온통 말도 안되는 소리 뿐인데 저 땐 진지했으니 너무 웃지는 마시길)</p><p><br/></p><p>하여튼 저 작은 아이의 삶은 제 혼자서 치열했다. 그렇게 서른 살이 되던 해 겨울, 비정상적으로 솟구친 백혈구 수치에 대학병원 소견서를 받아 나오던 그 하얀 아스팔트 길이 내 머리속엔 늘 선명하다. 그 때부터 석달 간, 나는 혈액내과에서 류마티스내과 까지 몇 개의 과에 전과되며 악성 림프종 일겁니다, 백혈병 일겁니다, 이제 남은 것은 암 밖에 없어요- 같이 건조하게 건네지는 무서운 선고들을 견뎌내야 했다.</p><p>한국의 장녀로서 아직 나오지 않은 병명을 가지고 부모님까지 걱정을 시킬 수는 없어서, 골수검사를 위해 보호자 대동이 필요했던 시점까지 저 걱정은 온전히 나 혼자의 몫이었다. </p><p><br/></p><p>회사에서는 업무 대신 ‘암, 암 걸린 직장인, 항암치료 회사 생활’ 같은 것들을 검색했다. 암에 걸린 직장인들은 결국 항암과 회사생활을 병행하지 못해 생활고에 빠진다-가 내가 확인한 공통적인 결론이었다. 내 부모에겐 병원비를 감당할 돈이 없다. 나에겐 잠깐의 투병생활을 감당할 돈이 있지만 벌지 못하면 금방 망한다. 그럼 나는 그냥 죽어야겠지?</p><p><br/></p><p>처음 대학병원에 갔던 날로부터 3달 후, 나는 류마티스 내과로 전과된다. 이젠 내가 진료받고 있는 과가 어디인지 같은 건 큰 관심도 없다. 류마티스 내과에서 3달 만에 나는 처음 나와 공존하고 있던 병의 이름을 확실히 듣게 된다. 누가 재밌으라고 만든 것 같은 낯선 일본 이름의 ‘0000 동맥염’. 갈 때마다 현실감 없는 말들을 듣게 되는데 이번엔 의사 선생님이 그러신다. 환자 분은 양쪽 맥박이 다르고, 심장에서 뇌로 가는 동맥이 협착되어 있어요. 0000 동맥염의 증상입니다. 아시아쪽에서 주로 여성들에게 나타나는데 희귀 난치성 질환이예요.</p><p>앞에 선생님이 설명해 준 저런 말보다 그 날 내 귀에 가장 크게 꽂힌 한 마디는 따로 있었다.</p><p><br/></p><p>“희귀병이라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럼 건강보험으로 90%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나가서 등록하세요”</p><p>아, 나는 항암을 받지 않아도 된다. 나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다.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계속 돈을 벌 수 있고, 병원비 때문에 망하지 않아도 된다. (대한민국 의료보험 만세!)</p><p><br/></p><p>저 때 내 인생 처음으로 불행 앞에서 ‘감사’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고칠 수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졌지만, 암이나 백혈병이 아니라 계속 돈을 벌 수 있다니, 무시무시한 병원비를 나라에서 도와주신다니 얼마나 감사한가. (적고 보니 저 환우분들께 죄송한 마음이지만, 목요방의 글이니 여기까지 진솔하게 쓰기로 한다)</p><p><br/></p><p>알게 모르게 저 때를 기점으로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구성요소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인생에 불행한 일이 생기면 ‘그래도 이 일로 인해 일어나는 좋은 점이 있겠지’ 같은 긍정의 마음도 제법 붙었다. 우리 모친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하신 적도 있다.</p><p>“나는 네가 그렇게 크게 아팠던 게 물론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그 이후로 네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둥글어 진 것은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p><p><br/></p><p>새옹지마.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이지만 저 때를 기점으로 절절히 체감하고 살고 있다. 나쁘기만 한 일은 없었다. 불행을 합리화하는 행위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불행과 행복은 내 마음이 선택하는 것이니까. 희귀병을 얻었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함께 얻었고, 난청을 얻었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오감이 모두 민감하니 감각 하나를 조금 둔감하게 만들어 편하게 좀 살아보라는 자연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p><p><br/></p><p>요즘은 나랑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힘들다.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그냥 진지하게 대화를 해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도 나 때문에 힘든 점이 있었다. 나는 내 문제가 뭔 지 모르겠고, 그 사람도 본인의 문제가 뭔 지를 모르더라. 평행선 같은 논쟁. 생각해보면 인간관계가 좁은 나는 내 주변에 나랑 똑 닮은 사람들 하고만 교류를 하고 있어서 이런 류의 사람을 처음 접해보는 것 같았고, 그 쪽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업무적으로 만났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 별 것 아닌 상황에서 내 칭찬이 가식적으로 보인다든지, 내 화법이 비꼬는 것 같이 보였다는,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지적들에 갑자기 일상생활에 말 한마디 뱉는 것도 힘들어졌다. 나랑 달라서 오히려 좋아하던 사람이라 더 그랬을지 모르겠다. 대화로 해결해보자고 호기롭게 시작했던 우리는 결국 좁혀지지 않는 생각 차이에 더욱 어색한 사이가 되고 말았다.</p><p><br/></p><p>세상 일은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 내 앞가림도 마음대로 안되는 마당에 다른 사람 마음이야 오죽할까. 낮은 자존감에 자꾸 내 잘못을 찾게 되는 나에게 틀림이 아닌 다름이라고 스스로 말해주고 있는 중이다.</p><p>새옹지마. 이번에 잃은 내 말도 분명 나에게 다른 좋은 일을 가져다 주겠지. 괜찮아 인생의 큰 흐름으로 보면 그저 지나가는 일일 뿐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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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19 07:26:3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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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십에 읽는 주역 / 강기진</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55222106</link>
         <description><![CDATA[<p><br/></p><p>나는 주역이 매일 궁금하다. 어떻게 세상은 점쳐지는가? 어느 지역에 가면 그렇게 맘이 편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 마냥 따스하다. 이미 모든 건 예정되어 있는 건 아닐까 싶다.</p><p><br/></p><blockquote><p>오십에 읽는 주역을 조금씩 성경 읽듯 읽는다. 오늘 읽는 부분은 천지만물의 속성이다. 기본적으로 동류끼리 서로 애착하는 성질이 있다고 말이다.</p></blockquote><p><br/></p><p>"현상만을 놓고 본다면 과연 천지 창조 이래 이 세상은 서로 애착하고 미워하는 경향에 의해 혼란의 덩어리가 되고 있다."</p><p><br/></p><p>왜 완전무결한 하늘이 창조한 세상에 길흉 같은 것이 존재해 혼란한 모습을 연출하는가 묻고 답한다.</p><p><br/></p><p>"우리의 삶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우연적인 사건들에 따귀를 얻어맞고서 그 부당함에 차를 떨어야 한다. 이 세상은 그런 곳이다."</p><p>사람의 머리로는 이 세상의 모습을 납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p><p><br/></p><p>"이 세상에 길흉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한 사람이 이기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p><p><br/></p><p>사람이 시련을 통한 단련을 거쳤을 때라야 비로소 시가 공교해져서 멋진 시구가 나온다고도 한다.</p><p><br/></p><p>"결국 하늘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길운과 흉운을 70 대 30의 비율로 섞어 넣음으로써 깊은 맛을 지닌 진선미가 꽃을 피우도록 했고, 그에 따라 천지 창조라는 대업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p><p><br/></p><p>"사과는 서리를 견뎌야 맛이 들고</p><p>쇠는 불질을 견뎌야 단단해지듯"</p><p><br/></p><p>논어, 도덕경, 주역을 조금씩 읽는다. 성경책이 숨어버렸다. 찾아서 함께 읽으려 한다. 조금씩 사람의 형태를 갖추고 싶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을 자신은 아직 없다. 동주 오라버니의 마음을 흠모할 뿐이다. 읽다 읽다 따라하다 따라하다 보면 나도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의 발뒤꿈치 때라도 될 수 있으려나 희망을 품는다. </p><p><br/></p><p>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생에게 주어지는 모든 길흉화복을 감내해야겠다. 누구(아마도 박명수)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고 하지만 난 그것이 담금질임을 알기에 그 분의 도구로 쓰여짐을 받기 위해 선물로 받아 즐길 것이다. 주역을 읽으며 그 분을 떠올리는 아이러니를 수시로 세상에 흘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을 사랑하는 마음 준비를 정갈하게 한다.</p><p><br/></p><p>사과가 서리를 견디듯</p><p>쇠가 불질을 견디듯이.</p><p><br/></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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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20 01:10:3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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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일곱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61195097</link>
         <description><![CDATA[<p>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p><p> 계절이 바뀐 걸 보면 3개월은 족히 지난듯 하겠지. 늘 바다로 떠나면 두세달은 족히 지나야 돌아오는 제경이었다.<br>제경은 이번에도 덥수룩한 수염을 달고서 초췌한 모습으로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br>"아빠~~"<br>제경의 등장을 가장 반긴 건 공주였다<br>얼마 동안 일지는 모르지만 아빠제경이 머무르는동안은 숙이엄마의 학대와 폭언이 잠잠해질것이기 때문이다. <br>그러나, 오빠 똘똘이는 아빠 제경의 등장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br>똘똘이 입장에선 제경의 포악함도 숙이엄마 못지않게 두려웠다. <br><br>제경은 술을 먹지 않을땐 너무나 자상한 아빠였다.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잘했고 음식도 잘해서 숙이엄마랑만 있을땐 먹어 볼 수 없는 다양한 간식들도 먹을 수 있었다.&nbsp; 카스테라와 만두 그리고, 빈대떡까지 맛난음식들을 아빠제경은 뚝딱 잘도 만들어냈다.<br>그러나&nbsp; 술만 마시면 평소와 다른모습의 포악함에 공주와 똘똘이는 숨을 죽인체 숨어 있어야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절대 공주에게는 그 어떤&nbsp; 폭력도 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빠 똘똘이와 다르게 공주는 아빠가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공주는 아빠가 좋았다. 아빠가 오면 아빠의 다리비행기를 타고 신나게 웃으며 하늘도 날아보고 가까운 강가에서 아빠가 해주는 물고기튀김에&nbsp; 매운탕을 넣어 끓여주는 세상최고의 라면도 먹을 수 있었다. 무섭고 폭력적인 아빠였지만&nbsp; 숙이엄마에게선 느낄수 없는 사랑이라는 따뜻함이 있었다. <br><br>"이제 바다에 나가는일은 그만 해야겠다."<br>돌아온 제경은 오징어잡이배를 그만 타겠다고 선언했다.<br>"그럼 이제 뭘로 돈을 벌려고요?"<br>차니,워니외에도 아직 애들 셋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이때에 하던 일을 그만 둔다니 숙이엄마의 걱정은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제경은 좋아해 줄줄 알았던 숙이의 실망스런 반응에 버럭 화를 냈다.<br>"야. 니가 해봐. 바닷일이 얼마나 힘든지. 지금까지 한 것도 애새끼들 때문에 버틴거야."<br>"나는 뭐 식당일에 식모일이 쉬운줄알아요. 당신없는 동안 애들캉 사느라 힘들었다구요."<br>숙이엄마는&nbsp; 꽃동산입구에 있는 큰 양옥집에서 가정부일을 해주며 집주인이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아르바이트도 같이 했었다.<br>숙이엄마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성찬이를 위한 안정된 생활이 간절했다. 하나뿐인 자신의 아들을 위해 못할일이 없었다. <br><br>"웃기고있네. 일하러 간건지 다른 놈 만나러 간건지 알게뭐야"<br>제경은 오랜시간 바닷일을 하느라 집을 비운사이 숙이엄마가 외도를 했다고 의심하며 집을 지켜야겠다 생각했다.<br>'여자들은 조금만 틈을 주면 딴짓을 한단말이야. 꼬리만 잡혀라 가만 안둘거니까'<br>그때 부터 시작이었나보다. 어느새 50을 바라보던 나이의 제경은 아직 젊디 젊은 숙이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갈까&nbsp; 불안해하며 의심증이 심해져갔다. <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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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25 06:10:5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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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섹시하게 나이먹기 냠냠</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61680551</link>
         <description><![CDATA[<p>매서운 겨울추위 사이 반짝 따수운 하루였다. 영업이 끝나고, 엄마도 나도 할 일이 없는 날이 많지 않은데, 그날은 그런 날 중 하루였다. 날은 따숩고, 할 일은 없으니 엄마가 부릉부릉 시동을 걸었다. 우리는 엄마의 단골 꽃집으로 향했다. 엄마는 작은 화원을 돌아돌아 노지월동이 되고 흰색 꽃을 피운다는 작은 동백나무를 하나, 나는 지난해부터 고민하던 대문자초를 하나 품에 안았다. 우리는 비교적 소박한 장바구니를 차에 싣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는 내가 시동을 부릉부릉 걸었다. “엄마. 금화림(단골중화요리집) 갈래? 짬뽕먹고 가자. 아니다 아침에도 칼국수 먹었으니 볶음밥 먹고가자.” 엄마를 살살 꼬여내 결국에는 짬뽕밥을 얻어냈다.</p><p>&nbsp;</p><p>자영업을 하는 우리는 늘 사람들과 다른 시간에 움직이고 다른 시간에 밥을 먹는다, 항상 꽃집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밥시간이 아니라서, 그 시간엔 거의 늘 우리 둘 뿐인데 그날따라 단체손님이 있었다. 우리 말고도 이 시간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있구나. 볶음밥이 없어 짬뽕밥 두 개를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무려 한테이블 건너뛰어 있는 앞의 앞 단체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말소리가 귀에 또박또박 박혔다. 적당히 단정해 보이는 길이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어있어 거의 백발이었다. 베이지색 니트에 너무 거추장스럽지 않게 딱 예쁜 길이와 차분한 색감의 회색 목도리를 매고, 서울말을 쓰는 사람이 일행들에게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음성에서는 단단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어느순간 그의 음성에 홀린 듯 집중해 함께 앉아있는 일행처럼 이야기를 듣는데, 내용까지 너무 흥미로웠다. 밥을 기다리고, 밥이나와 밥을 먹는 중에도 내 귀는 앞의 앞 단체석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짬뽕밥의 오징어를 잘근잘근 씹으며 이야기를 쭈욱 들어보자니, 일행 중 몇 명은 소설가였던 듯 싶고, 말하는 당사자는 본인을 편집장 이라고 얘기 했다. 그렇게 그들의 작품이야기를 들으며 나도모르게 감탄이 새어나왔다. 와 편집자들은 다들 저렇게 말은 세련되게 잘 하는가?(서울말이라 더 세련되게 들리는건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이면, 맥주라도 한병 들고가서 “제가 건너편에 앉아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들어서 맥주로 답례를 해도 될까요?”라고 정중히 합석요청이라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은 곧 우리 식사가 끝날 때 즈음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나에게는 커다란 아쉬움이 남았다. (동행이 없었다면 나는 진짜 제가 커피한잔 대접해도 될까요?“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p><p>&nbsp;</p><p>무튼, 재미난 헤프닝으로 인해 나는 또 하나의 인생을 배웠다. 섹시함에는 나이가 없구나. 누구보다 매끄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 사람을 보며 너무 신기하고 멋있었다. 나도 내 일을 사랑하며, 멋있는 사람으로 늙어가야지 하는 꿈씨앗을 마음에 꼭꼭 심었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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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25 13:58:3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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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씨방견문록</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61811577</link>
         <description><![CDATA[<p>밤 11시. 사부작 시간이 끝났다. ‘저도 갑니다.’ 밤편지에 몰두한 싯다르타 불린이(aka.플랜봇)를 두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다. 내일은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나의 작은 버킷, ‘단골집 오픈런’에 성공해야한다.</p><p>&nbsp;</p><p>오전 5시. 노트북을 챙길까 말까 하면서 까무룩 잠이 든 것 같은데 어느새 아침이다. 요즘은 듀이를 따라 찌미도 내 얼굴을 핥는다. 오른뺨 왼뺨 번갈아 간지럽기를 참다못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듀이는 밥그릇 앞에 가 앉고, 찌미는 발치에서 능청스레 기지개를 켠다. 노트북을 챙겨야겠다. 밤에 단골집에서 사부작거려야지.</p><p>&nbsp;</p><p>오전 7시. 머리 감기를 포기하고 모자를 눌러 썼다. 어제 미뤄 둔 설거지를 하고, 고양이 화장실과 물통 같은 것을 단속하고, 며칠 홀로 있을 반려인을 위해 김치찌개를 끓이고 김을 잘라둔 게 전부다. 뭐부터 해야하지, 여행을 앞두고 메모해둔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아 방과 주방 사이를 갈팡질팡하며 흘려 버린 시간이 아쉽다. 자연스러웠어,하고 현관문을 닫으며 시크하게 혼여를 떠날 수 있는 날은 대체 언제나 오려나.</p><p>&nbsp;</p><p>오전 9시. 벌써 한 시간 반을 달렸다.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원주, 제천, 단양. 차례차례 달라지는 창밖 풍경을 즐기고 싶었지만 뒷사람의 여행 컨디션도 중요하니 요청대로 블라인드를 내렸다. 얼마 전에 탔던 KTX만 생각하고 열차에서 작업글 쓰는 상상을 했던 7시의 나. 무궁화호에는 좌석 테이블도 없고 전원 콘센트도 없다. 덕분에 진도가 나가지 않던 벽돌책을 들고 괜히 흐뭇한 9시의 나. 그래, 챙겨오길 잘했어.</p><p>&nbsp;</p><p>오전 11시. 영천역 대합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끝에 쁘띠님이 짠 하고 나타났다. 일부러 일을 빼고 마중 나온 걸 안다. 그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굳이 챙겨 인사하기가 멋쩍을 만큼 가까워진 걸 느낀다. “오픈런 가능하겠죠?” “어, 우리가 처음 아닌가보다.” “아, 저건 어머님 차에요!” 어머님 차 뒤쪽 로블리 차 옆에 쁘띠님이 주차를 한다. 자연스럽다. 저기 잔디정원에서 석쇠가 발랄랄랄 뛰어온다. 몇 시간 전부터 현실감 제로였던 나의 뇌는 이제 혼미해지기까지 한다.</p><p>&nbsp;</p><p>오후 1시. 나의 작은 버킷은 좋은 친구와 나눠마신 카스 두 병과 함께 완벽히 달성되었다. 단골집 알바 로OO님은 사장님의 눈을 피해 텀블러에 카스를 받았다. 자연스러웠어. 오쁘띠와 정싄남이 두 병째 카스를 비우는 사이 열 명 단체 손님이 들어왔다. 예약 테이블을 제외하고도 이미 만석에 가까운 단골집이다. 다행히 오픈런 손님들은 맥주 세 병을 까는 진상 손님이 되기 전에 씨방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씨방으로 가는 길, 쁘띠님은 잔디정원과 석쇠를 찍고 싄남이는 빠바밤빠바 러브하우스를 촬영했다. 그리고는 줄곧 누워서 이 얘기 저 얘기하며 로블리의 퇴근을 기다리기. 아, 나만 누워있었지.</p><p>&nbsp;</p><p>오후 3시. 어디서나 늘 있는 –종교단체마저도-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니 로알바님이 퇴근했고, 우리는 우리 인연의 시작인 온당으로 옮겨서 본격 수다 타임을 가졌다. 우리 목요인의 인연이 딱 일 년이라면, 로블리와 오쁘띠님은 그 몇 개월 전에 만났을 뿐이라는 것에 새삼 놀랐다. 오늘의 명언.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난다.” 로블리 말씀.</p><p>&nbsp;</p><p>오후 5시. 다행히 사장님과 같이 문닫고 나오는 진상짓 없이 온당을 나왔다. 셋이 머리를 맞대고도 온당 앞에 새겨진 일곱 글자 한문을 못 읽어내었다는 건 비밀로 할 걸 그랬나.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곰식자재마트에서 양평촌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트를 질주하는 로블리님은 따라잡지 못했고, 쁘띠님을 의지하며 수면바지 하나를 겟했다. 이제 나는 양평에서 회억에서 수면바지를 입을 때마다 영천을 추억할 거다. 카트라이더 로블리가 떠오를 거고, 쁘띠님 말대로 시보리 있는 걸 살 걸 그랬나 하고 두세 번 후회하겠지. 그래도 연보라색은 포기할 수 없지.</p><p><br/></p><p>오후 7시. 단골집 메인 셰프님의 오마카세로 환상적인 저녁을 경험했다.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 이 희스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이 구절은 분명 백석 시인이 동치미 국수에 헌사한 시로서 오전 9시 무궁화호에서 읽은 문장인데, 오늘 나에게는 단골집 셰프님의 무나물비빔밥이다. 심지어 김치비지찌개가 곁들임이라니. 아마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한상차림이 될 것 같다. (석불아, 미안해!)</p><p>&nbsp;</p><p>밤 9시. “한 화면으로 들어갈까요?” “어차피 얼굴은 안 보이는데.” “아 맞다, 그럼 각자 접속해서 글 발행합시다.” “난 이미 발행완료했는데.” 얼굴을 맞대고 수다 대신 글을 쓰려니 영 아쉽긴 하다. 그래도 글감은 주어졌기에(쁘띠님이 정해주심) 이 글감은 이곳에서 써야 산지직발송 아니 발행글이 될 테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작업에 집중했다. 오성실님은 벌써 책 한 권까지 다 읽고 누워서 우리 미루미들을 구경(?)하고 있다. 환대를 위해 미리 숙제까지 하고 오신 쁘띠님께 무척 죄송스럽지만, 우린 그런 인사하기엔 너무 가까운 사이니까 생략하는 걸로.. 하지만 담엔 꼭 그녀만의 미리미가 되어, 내겐 너무 귀엽고 껄렁껄렁 걷고 부담 안 주면서 배려하고 솔직하고 곧 퇴사해서 부러움을 온몸으로 받는 리치언니를 온맘으로 환대하고 싶다.</p><p>&nbsp;</p><p>밤 11시. 사부작 시간이 끝났다. 사부작 화면에는 단골집 1번 방에서 칭따오와 테라와 블랑을 연거푸 비운 두 취객만 남아있다. 쁘띠님은 영천역에서 시작된 완벽한 하루를 내 품에 들이밀고, 쁘띠주니어들이 있는 곳으로 시크하게 귀가하셨다. 로블리는 진작에 오발완 후 책에 빠져 킥킥큭큭거리고 있다. 이제 이 화면을 닫으면 나는 아까부터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씨방 돌침대에 몸을 던지겠지. 그리고 까무룩 잠이 들면 밤새 발치에서 나를 간지럽힐 씨방의 책들. 그리고 시작될 씨방의 오전 5시.</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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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25 15:24:4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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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아기곰꾸연 영천오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62459559</link>
         <description><![CDATA[<p>에스컬레이터 계단을 타고 그녀가 온다.<br>통화중에도 나를 보며&nbsp; 세상 반갑게 미소를 띈 얼굴로 손을 흔든다.<br>예쁜 모자와 깔마춤 갈색외투를 입은 그녀는 마치 아기 꼬마곰마냥 너무귀엽다.<br>주머니에 쏙 넣어 오고싶은 귀여움에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내 주머니에 쏙 넣었다. 이 추위에 여기까지 와준 그녀의 손이라도 따스히 덮혀 주고 싶었나보다. 석불오픈런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nbsp; 가득 안고온 그녀와 함께 도착한 석불마당.<br>로니의 차외에 한대의 차가 더 주차되어있다.<br>"앗 우리가 첫손님이 아닌가봐요"<br>"저차는 어머님 차에요"<br>"아. 어머님 차도 따로있구나."<br>오픈 첫손님의 기회를 놓치지않은 그녀의 목소리에 안도감이 베어있다.<br>가게문을 열고 들어서자 우리의 사랑꾼 로니님이 뛰어와 반겨주신다. 로니의 표정은 박제 해두고싶을 만큼 너무 사랑스럽다. 그녀의 환대가 더해진 최고의 별미 석쇠불고기 한상에 노란음료가 더해진다. 아기곰꾸연과 마시는 낮술을 어찌 마다하랴. 계획된 일정을 포기하고 그녀와함께 건배. 크~~으👍 이 맛을 우리만 누릴수없지.<br>근무중인 로니를 불러 노란음료를 한잔건네본다.<br>그녀손에 들린 온당 텀블러. <br>"하하하 이게 이렇게 쓰이는군요"<br>뭐 어떠한가? 우리 셋은 지금 천국의 맛을 마시고 있다. <br><br>그녀와 나눠마실 믹스커피 두잔을 들고 씨방으로 들어간다.<br>로니의 손님맞이 마음씀이 곳곳에 느껴지는 깔끔하고 정갈함. 언제부터 돌아가고있는지 모를 보일러의 열일에 훈훈한 방의 온도.<br>그리고, 아기곰꾸연을 위해 준비해둔 간식과 책,짧은편지한장. 로니의 J가 되고픈 P나는 준비성에 감탄하며 자리에 앉는다.<br>감탄도 잠시 아기곰꾸연의 휴식시간을 뺏은것 같아 노란음료의 유혹을 물리치지못한 걸 후회했다. 계획대로 그녀가 쉬는 동안 딸기를 찾고 은행볼일을보고 온당에 가있었어야 했다. <br>천국의 맛을 맛볼땐 좋았는데....<br>통화를 할때도 잠시 톡을 할때도, 머리를 감으러갈때도 내게 이해를 구하는 그녀. 예의와 배려가 몸에 벤 그녀의 마음이 나를 더 미안하게 만든다. 홀로 쉬고 있었으면 나까지 신경쓰는 수고는 하지않아도 될텐데 말이다. <br>"내일 아침 탐조후에 로니 퇴근때까지 씨방에서 혼자 쉴수있어요."<br>휴식시간을 방해할까 걱정하는 내게 건넨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내일의 시간이 남아있는 다행스러움에 미안한 마음을 내려놔본다. <br><br>"온당까지 가면 더 완벽할듯요"<br>로니의 퇴근을 기다리던 우리는 지연님의 예견대로&nbsp; 오늘의 귀한시간을 더 완벽하게 채워줄 온당으로 달려갔다. <br>서로의 메뉴를 서로 맛보고 맛있는 쿠키를 먹고 어르신의 오빠생각 노래에 얽힌 이야기도 듣다보니 어느새 5시. 시간은 왜이리 빨리지나는지 ㅠ<br>석불에 필요한 장을 보러간 마트에서 수면바지를 고르는 아기곰꾸연을 보며 그녀의 취향을 하나더 알게됨이 반갑다. 그녀는 귀여운보라색을&nbsp; 좋아한다.&nbsp; 기억해둬야지. <br><br>"저녁에 비빔밥 어때요?"<br>로니의 저녁메뉴 예기에 듣는순간부터 맛있음을 느꼈다. 어머님께 민폐를 끼치는것같아 죄송한마음이 앞섰지만 어머님의 손맛을 거절할수가 없다. 낮술의 유혹의&nbsp; 뿌리치지못한 후회도 잊은체 또 미안함을 뒤로하고 맛있음을 선택했다.<br>나물비빔밥에 비지찌개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들<br>배가 터져도 한톨도 남김없이 다먹을만큼 너무맛있었다. 언제 또 맛볼수있을지 모르지만&nbsp; 내가 만든 치킨을 들고서 '어머니 밥같이먹어요' 하고 찾아가고싶다. <br><br>셋이 함께하는 사브작이라니ㅎ <br>"인증글도 썼는데 뭐하실거예요?"<br>"책읽으려구요."<br>씨방가득 채워진 책들을 읽으며&nbsp; 사브작시간을 즐기려했다. 와이파이가 안되어 석불한쪽방에 모여 하기로 해서 읽을책도 없고 그냥집으로 가려다 로니의 책이 탐나서&nbsp; 엉덩이를 붙이고 다시앉았다. 종일같이 있고도 떠나기 싫은 아쉬움이 더 컸던것도 같다.<br>두분의 인증글 필승을 위해 조금의 잔소리를 담은 응원을보내며 로니가 주신 책을 읽었다.<br>'묘시맥주점' 글밥적은 만화책이라 편하게 쓱쓱 읽혀졌다. 한시간 남짓 책한권 읽었을뿐인데 오래되고 고장난 몸뚱아리가 통증의 비명을 지른다. 끝까지 함께 하고픈 마음까지 잡아 먹어버린 허리와 다리통증에 두손두발들고 미련없이 일어섰다. 종일 비워둔 집과 아이들의 궁금한 근황도 한몫한것같다. <br><br>아기곰꾸연과 러블리 로니와의 함께한 하루의 시간이 현실감없는 꿈같다. 이제&nbsp; 그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온 지금이지만 또 다시 찾아올 우리들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는다. 그땐 우리 목요인들 모두 함께이길🙏</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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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1-26 02:42:5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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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70734410</link>
         <description><![CDATA[<p>'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내 평생 화두다. 뻔한 내용이겠지 하며 미루어두었던 책을 들었다. 일 년에 110억을 버는 이지영 일타 강사가 감명받은 작가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었다.</p><p><br/></p><p>나는 자기계발서 톡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 끌리지 않았으나 좋아하는 지인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lt;될 일은 된다&gt;거나 &lt;잘될 거라 말해요&gt; 같은 책들을 읽으며 그 말들에 점점 중독되었다. 명상 책들도 어려운 시기에 참으로 유용하게 나를 지탱시켜주었다. </p><p><br/></p><p>사실 요즘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나 또한 독한 감기에 걸려 책을 손에 잡지 못하고 있었다. 책은 언제 어디서나 마음을 치유하고 몸의 회복까지 가능하게 해준다.</p><p><br/></p><p>늘 읽었던 구절들이고 아는 말 같았으나 다르게 느껴졌다. 우리가 꿈과 소망을 간절히 원할 때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나를 환기시켰다. 무엇보다 좋았던 구절은 영혼을 단련시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 우리의 인격을 높여서 죽음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간절히 원할 때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도 내 평소의 생각과 결을 같이 했다.</p><p><br/></p><p>"인간이 살아가는 의미와 인생의 가치는 마음을 수양하고 영혼을 연마하는 데 있다."</p><p><br/></p><p>운명을 숙명이 아닌 입명으로 바꾸어 자신의 붓으로 자신만의 물감과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라는 글도 좋았다.</p><p><br/></p><p>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꿈의 법칙.</p><p>그 꿈이 선하면 반드시 나의 목소리는 신이 계신 곳에 가닿는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힘,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끈기를 열정과 긍정에 말아먹으며 내 안의 무한한 능력을 발현하는 삶.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을 지난 채 죽을 수 있는 삶. 태어난 값을 반드시 푸른 우주에 되돌려 환원하고 갈 수 있는 삶을 위해 별을 닮으려는 나의 노력은 쉼이 필요치 않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꿈꾸기를 열망하며 이루어짐을 강한 믿음으로 끌어당긴다. 더 선명하고 강렬고 생생하게나의 꿈들을 그려 내 맘에 드는 작품을 완성하려 한다. 내가 꾸면 그 꿈은 현실이 되니까!!</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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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02 02:58:5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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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살아있어줘서 고맙습니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76584214</link>
         <description><![CDATA[<p>요며칠 박정민님의 '쓸만한인간'을 읽다가 살아있는것에 대해 생각 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br>'살아있어줘서 고맙다. 라고 내게 말해주고 싶다' 는 생각...... <br><br>죽음은 무서운데<br>살아있는 삶을 내려 놓고도 싶었다.<br>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br>불안의 공포가 힘겨웠다.<br>다른이들은 이해 못할, 머리로는 알고 있는 별일 아닌 일들이 내 마음에는 너무나 큰 공포로 다가오는것에 지쳐갔다.<br>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망상들로 인해 커져가는 두려움들은 나에게 삶보다 죽음이 더 평안하다 유혹했다.<br>순간 순간 떠오르는 죽음이라는 생각을 깊이,깊이 원래 자리로 쑤셔 넣으며 나를 지키려 애썼던 시간들의 반복이었다.<br></p><p> 어느날 가족 모두 함께 외출을 하던 때였다. 고속도로를 씽씽 달려가는 차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편안히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는데 내 맘에선 상상하기도 싫은 말이 들려왔다. <br>'이대로 다같이 한순간에 죽으면 좋겠다.'<br>순간 내 의도와 상관없이 떠오른 생각에 화들짝 놀라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끔찍한 생각을 떨쳐냈다.&nbsp;다음날  예전에부터 알고 지내던&nbsp; 심리상담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br>"선생님 저 상담받고 싶어요."<br>"기다렸어요. 내일 바로오세요."<br>그렇게 1년을 상담받으며 내 불안정한 마음들은 조금씩 안정 되어갔다. 그러나 불안증은 여전했고 죽음을 잊고 살지도 못했다.<br>엄마 없이 살아온 내가 불쌍했던건지 그저 살아온 삶이 너무 힘들었던건지 나의 아이들이 나처럼 엄마 없이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죽음을 숨겨두고 살았다는게 맞을것같다. 아이들은 내 생명의 끈이었다.</p><p><br>'아이들이 대학졸업할 때 까지만 살게 해주세요. 그 뒤엔&nbsp; 당신곁에서 쉬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었다. 그런 내가 언제부터였을까? 불안은 여전했지만&nbsp; 꽁꽁 숨겨두었던 죽음의 생각이 사라졌다.<br>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평화로웠다. </p><p>너무 평화로워서 불안하기도 했다. </p><p>이대로만 살아가면 더없이 좋겠다는 </p><p>생각도 했다.  <br><br><strong>[ </strong>'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br>제목도 없는 이 한문장의 시를 보면서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든다.<br>살고는 있구나. 굉장히 의외지만 다들&nbsp; 살아 있긴 하구나. 죽지못해&nbsp; 살더라도 살아는 있구나.  꽤 큰 메리트다. 살아 있다는 것 말이다........ ]<br> <br>그랬다 나도 아직 살아있다. 죽음은 어디가고 잘 살아가고 있다.<br>거기다 죽지못해 사는것이 아니라 행복하다며 살아가고 있는 내가 있다.<br>잠을 자고,아침에 눈을 뜨고, 맛있는걸 먹고,하고 싶은게 많아지고, 여행을가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너를 만나고 있다. 내게도 살아 있다는건 꽤나 큰메리트가 되었다. <br><br>[그리고 또 한 가지, 나만 살아있는게 아니라는 거다. 생각지도&nbsp; 못하게 당신 주변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있다......(중략) 그냥, 고마워하면 된다.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갑자기 보고 싶어졌을 때 볼 수는 있게 살아준 당신이 참 고맙다, 라고 생각하자는거다.<br>'고맙습니다. 거기서 뭐 하세요. 뭘하시든 고맙습니다.'] <br><br>이 문장을 읽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br>왜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살아 있어서 고마웠고, 내곁에 있는 많은 이들이 살아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br></p><p>['당신도&nbsp; 누군가에게는 의외로&nbsp; 잘살아가고 있는 한사람일지 모른다. 이길때까지 그렇게 계속 살아가시길 바란다. 당신&nbsp; 지금 아주 잘하고 계신거다'] <br></p><p>"저 잘 살아가고 있어요. 불안에 지지않을게요. 모두 살아있어줘서 감사합니다."<br><br><br><br><br><br><br><br><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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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07 13:36:1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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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I호소인의 사부작</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76688718</link>
         <description><![CDATA[<p>500페이지를 읽었는데 오직 한 문장만이 마음에 남은 책이 있다.</p><p>그리고 그런 한 문장과 닮은 사람이 있다.</p><p>매일매일 만나지만, 이름도 성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p><p>친구가 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p><p>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p><p>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p><p>6살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p><p>너 미끄럼틀 좋아하니? 나랑 같이 놀이터 갈래?</p><p>6살에는 이렇게 쉬운 일이,</p><p>36살에는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는걸까.</p><p>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나이라서 그런가?</p><p>세월에게 배운건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이고 체념인걸까.</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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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07 14:47:42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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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이해인의 햇빛 일기 / 이해인 시집</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78613283</link>
         <description><![CDATA[<p>아침마다 독서를 합니다.</p><p>오늘은 도무지 가슴이 답답하여 진득허니 책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p><p>시아버지가 갑자기 많이 편찮으시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들고 온 가방을 열어보니 이해인 수녀님의 책이 들어있습니다.</p><p>넣은 기억이 없습니다. 시부모님은 카톨릭 신자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태어나면 떠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못난 효심이 자책이 됩니다.</p><p><br/></p><p>"도나 노비스 파쳄 dona nobis pacem</p><p>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을 계속 되뇌입니다.</p><p><br/></p><p>고운 시간 / 이해인</p><p><br/></p><p>비가 많이 오는 날</p><p>내가 듣는</p><p>새 소리</p><p><br/></p><p>바람 많이 부는 날에도</p><p>잊지 않고</p><p>나의 꽃밭으로 날아온</p><p>하얀 나비 노란 나비</p><p><br/></p><p>사소한 일로</p><p>마음을 다친 내가</p><p>잠시 우울해 있는 걸</p><p>어찌 알고</p><p><br/></p><p>먼 나라에서까지</p><p>기도의 꽃바구니를 배달시킨</p><p>그리운 친구</p><p><br/></p><p>덕분에 </p><p>여기가 천국이 되네</p><p>오늘도 나의 시간은</p><p>가만히 웃음을 띠네</p><p><br/></p><p>오늘은 아버님 병원에 다녀와</p><p>내일은 성당에 가야겠습니다.</p><p>그 분께 간절히 기도드리면</p><p>아버님이 김포집 소파 위에 다시 앉아</p><p>고요히 티브를 보며 어머니와 소담소담, 아니 벌컥 소리를 지르는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p><p><br/></p><p>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당신께 조심스럽게 다가가 도나 노비스 파쳄을 숨죽여 되뇌이겠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저의 불효를 용서하소서 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번은 반복하지 않는 죄인이게 하소서.</p><p>순순하게 순수하게 머리 조아리는 인간이게 하소서.</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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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09 00:23:0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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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2024.2.14 그날의 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6020429</link>
         <description><![CDATA[<p>드디어 나의 후임자가 결정되었다.<br>많은 지원자중 1차서류심사를 통과한 </p><p>두사람의 면접심사 후 결과 통보가 이루어지는데 한명이 면접에 불참해서 참석한 한분이 면접 심사도 없이 자동합격이 되었다. 서류심사도 스펙이나 능력을 보기보다 호봉수 낮은 경력자를 우선순위에 두었다고 해서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면접조차 자동합격이라니 너무 쉽게 뽑힌 후임자 이야기에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괜한 심술이 났다.<br>정규선생님께서도 맘이 좋지 않으신지 왜 그만둔다 그랬냐며 속상하시다 말씀하신다.<br>노른자땅 스스로 왜 버리냐시는 선생님께 어차피 저도 빌려쓰는것일뿐 1,2년 더한다고 내것이 되는게 아니지 않냐고 말씀드렸다.<br>나를 좋게 봐주시고 아껴주시는 마음은 감사한데 선생님은 나의 근무환경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하는 직장이며 절실히 뽑히고자 기대하며 오는곳이라며 이런곳을 버리고 가느냐 하신다. 그러나 말씀속에 나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는 것 같다. 아니 그보다 내가 떠나는 것에&nbsp; 대한 아쉬움과 속상함이 커서, 또는 내가 그만 두고자 하는 마음이 무엇때문이었는지 잘 전달 되지 않은 탓이리라 생각한다.</p><p><br>결재받으러 교무실을 가끔 들를때 나는 가면 안될 곳을 가는것 마냥 잔뜩 주눅들어있었다.<br>비정규직 기간제교사 13년.  이곳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터줏대감 같은 존재지만 정작 이곳에 근무하는 많은 정규직 교직원들에게 난 늘 이방인이었다. <br>왜 그렇게 생각하냐 묻는다면....<br>하.... 늘어놓을 이야기들이 너무 길어질것같다. 게다가 곱씹어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 괴롭고 싶지도 않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한다고 인정을 받아도 매년 하는 재계약의 굴레속에 늘 비굴하기 짝이없게 '나좀 더 써주세요' 하고 부탁하듯 하는 그 시간을 이제 그만 하고싶은데, 먹고살기가 중요하다지만 이제 그만하면 됐다 싶은데 나의 퇴사이유가 이해되지 못한체 13년 비정규직 생활 이제 그만 놓고 싶은게 배부른 소리일 뿐으로 여겨짐이 서글프다. 누군가에게는 이 비정규직 계약직도 꿀직업일테니 틀린말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건 아니지않나. 아니 나도 그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13년을 버텼다. 괜찮다고 후회없다고 마음 단단히 먹고 꺼낸 퇴사. 하지만 오늘은&nbsp; 내게 좋은곳을 버렸다 말하는 그 시선들이 내 맘에도 닿아 퇴근후 지금까지 나도 나를 공격하고있다.<br>'왜그랬니? 이좋은곳을? 너 돈많니? 이 예쁜아이들을 두고? 13년 니자리를 다른이가 가져가잖아. 그자존심이 뭐라고? 잘릴때 잘리더라도 끝까지 했어야지.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넌 분명 후회할거야...... ' <br><br>합격된 후임자에게 교실구경을 시켜주겠다며 정규선생님께서 우리교실로 데리고 오셨다.<br>낯선 어른의&nbsp; 방문에 궁금이들의 질문이 쐬도한다.<br>"선생님 저사람 누구에요?"<br>"글쎄, 누구실까?"<br>"영어선생님?"<br>"땡"<br>"새로오는 친구들 선생님?"<br>정규선생님은 마지막날 인사하며 그만둔다는 예기를 하랬지만 난 아이들에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생각해서 그냥 미리 말해주었다.<br>"새로 들어오는 친구들과 함께 오실 너희들의 새선생님이셔."<br>"그럼 선생님은요?"<br>"난....3월부터 오지않아"<br>13명의 아이들중 몇명은 무슨이야긴지 모르겠는듯 노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질문에 질문을 쏟아낸다<br>그러다 한아이가 울먹이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br>한명,두명,세명 나를 애워싸고선 매달린다.<br>"안돼요. 가지마요, 우리 버리는거예요?......"<br>아....나 뭘한거니? 이제 어쩌지....<br>"얘들아 비그쳤다. 우리 놀이터가자~"<br>울지않으려 입술을 꽉 깨물고 아이들을 달래 놀이터로 나갔다.<br>이틀뒤 우린 진짜 이별을 한다. <br>글을 끝맺으며&nbsp; 내게 다시 묻는다. <br><br>'후회하니?'<br>'아니. 내 선택을 존중해. 다만 13년간 내집같은 이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은 남아있겠지.'<br>'그래 영원한건없어.<br>조금 빨리 다른 길을 가는거야'<br>'현서야 그만하면 됐어.뒤돌아보지마.'<br><br><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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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6 13:50:5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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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6161165</link>
         <description><![CDATA[<p>현서님처럼 글태기 극복 요량으로... 담벼락은 아니지만, 모니터에다 대고 욕이라도 끄적여본다. 내일 일찍 여의도에 갈 일이 있지만, 잠이 오지 않는 밤. </p><p>오늘 아니 어제, 카이스트 안에서는,</p><p>"부자 감세 중단하고 R&amp;D 예산 복원하라"는 한 학생의 외침이 있었다. 대학원 졸업생의 이 구호에 무슨 잘못된 부분이 있을까 싶다. 부자 감세는 빈부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 졸업생에 대해서 국정원에서는 이미 뒷조사를 시작했거나 검찰에서는 캐비넷을 탈탈 털고 있을듯하다. 이른바 이 '입틀막' 사건에서 더 절망적인 것은 본인들이 가르친 학생이 개같이 끌려 나가고 있는데 어느 교수 하나 대응하지 않고 끝내 기념사진까지 찍었다는 것이다. 물론, 경호원들이 학생들처럼 졸업복을 입고 있었으니 상황 파악이 잘 안되었을 수는 있겠다. </p><p>'Mr.Loon' 각하는 '김비서'와 신년 녹화 대담을 할 때, 여기저기 중요한 예산은 다 삭감해 놓고는,</p><p>"과학기술 발전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p><p>라는 '쥴리', '명신' 같은 소리를 했다고 한다. 이는 내가 절대로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아니할 수 없다?!</p><p><br/></p><p>한편, 카이스트 밖에서는,</p><p>합법적 일인선거운동을 하는 예비후보자의 피켓도 못들게 끌고 갔다고 한다. 작고하신 '유신 박'이나 '29만 원 전'보다도 더한 극악무도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서울의 봄'은 언제 오려나. 요즘 어떤 영화때문에 '런 승만'이 은근히 회자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재치있는 누리꾼의 한마디를 옮긴다.</p><p>"나는 '굥'상당히 싫어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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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6 15:54:4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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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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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의 땡땡</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7149003</link>
         <description><![CDATA[<p>인생 노잼시기가 찾아왔다. 어떤 것을 보아도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 와중에, 오늘은 새스리님과 함께 눈을 반짝이며 만든 일요일 아침 탐조+쓰줍 모임인 “지구는 푸른 조약돌” 첫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인생노잼시기 답게, 아침에 일어나는게 너무 힘들었지만 약속은 지켜야하니 무거운 몸과 마음을 달래 약속장소로 나갔다. 우리는 공사중이라 물이 빠진 우로지에서, 길잃은 갈매기와, 겨말리는 가마우지, 쬐그매서 귀여운 쇠오리떼와 신기하게 생긴 깃털을 가진 왜가리, 전깃줄에 앉은 방울새도 만났다. 강에서는 인간친화적인 후투티와, 까불이 백할미새, 붉은머리 오리(종추).....등등을 만났다. </p><p>그리고 쓰줍을 가는 길에 마지막 포인트에서 첫 맹금류를 만났다. 겨울이라 통통해져 딱구공이 되어버린 딱새나, 몸이 너무 가벼워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지는(?) 오목눈이처럼, 귀여움로 심장을 두드리는 친구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매력을 가진 친구였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날개를 가득 펼친 맹금류가 우리 머리(의 한참) 위를 빙~돌며 비행을 하고 있었다. 망원경 안으로 보이는 그 풍경에 압도되어 멍하니 보고있다가, 사진을 찍어보자 싶어 휴대폰을 꺼내든 순간 놓치고 말았다. 그냥 눈에 담을 걸, 하는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다. 이 말을 했더니 새스리님이 공감하며, 맹금류들은 다른 새들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경우가 잘 없어서 카메라로 포착하기가 어려운 친구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탐조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의 새”가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처음 새를 찾아다녀야 겠다!라고 마음먹게 만드는 새들이 있다고 하는데, 새스리님 처음의 새가 알락할미새와, 우연히 마주했던 맹금류의 정지비행( 새가 날개짓 없이 공중에 체류하는 것) 이었다고 한다.</p><p><br/></p><p>“하연님에게도 처음의 새가 나타나지 않을까요?”</p><p>“왠지 저에게도 처음의 새는 아마 오늘 만난 맹금류(너무 멀어서 어떤 종인지는 파악 못함)이지 않을까요? 엄청 강렬한 기억이 된 것 같아요.”</p><p><br/></p><p>무튼,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처음의 새를 생각하다보니, 나에게 처음의 책, 처음의 작가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났다. 그렇지만 또 이야기하면 여러분들 눈에 딱지가 앉을테니, 그만 하도록 하겠다. 하하</p><p><br/></p><p><br/></p><p>여러분에게도 처음의 무엇?이 있나요?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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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8 13:58:5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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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몬스터 콜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7407759</link>
         <description><![CDATA[<p>동료쌤들과 독서 모임이 있었다. 동화책 &lt;몬스터 콜스&gt;로 책 이야기가 이어졌다. 책을 못읽고 참석했다. 발제쌤이 이야기를 풀어주었다.</p><p><br/></p><p>주인공은 아픈 시한부 삶을 사는 이혼한  엄마와 서로 철저히 외면하는 외할머니, 나를 거부하는 미국에 새 가정을 꾸린 아빠, 나를 괴롭히는 학교 친구들을 둔 폭력성을 가진 아이다. 그 아이는 밤마다 꿈을 꾼다. 약재로 쓰려는 주목나무가 집 마당 창 문 앞에 있다. 주목나무가 꿈에 나를 만나러 온다. 주목나무가 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위에 나뭇잎이 떨어져 뒹군다.</p><p><br/></p><p>내용은 대충 이렇다. 내가 요즘 고민하는 삶이 이 동화책에 들어 있어서 놀랐다.</p><p><br/></p><p>내 안의 선과 악을 직시해야 수용하고 잠재우며 발현할 선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수 있다. 일단 인정하는 것 그리고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 극복하여 뛰어넘으려는 자세. 이런 것들이 내 안에서 요즘 꿈틀거린다. 나는 선하기도 악하기도 하다. 그러나 선하려고 노력한다. 성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혼을 갈고 닦으려고 태어났다 믿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잘 사는 삶이 얼마나 내 영혼을 갉아먹는지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맑고 향기롭기를 갈망한다. </p><p><br/></p><p>주인공 외할머니의 무관심이 미움보다 무서웠다. 낳아 놓고 외면하는 아빠의 무책임이 미웠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하고 생각했다. 세상이 너무 무서웠다. 심장이 벌벌 떨렸다. 잔혹 동화를 마주한 느낌이었다. 세상은 잔혹 동화와 별반 다르지 않다. 때론 더 극악스럽다.</p><p><br/></p><p>이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한다.</p><p>슬픔이 더 이상 뿌리내리지 않도록 그들을 만나 손을 내밀어야 한다. 오직 나의 손을 그들에게 연결시켜야 한다. 나의, 그들의, 우리들의 삶이 지속되도록.</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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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8 23:51:1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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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욕망에 솔직하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7835810</link>
         <description><![CDATA[<p>“언니, 사랑은 밀정이 아니야”</p><p><br></p><p>이성을 대하는 성향이 나와 꽤 비슷한 친구 A가, 친동생에게 들었다는 충고를 접하고 어찌나 웃었던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표현 해야지 밀정 마냥 더 꽁꽁 숨기고 알아주길 바라는 건 무슨 심리냐고 동생에게 혼이 났단다.</p><p><br></p><p>나는 좋아하는 것을 숨기거나 아닌 척 내숭을 떠는 데 익숙했다. 굳이 탓을 해보자면 이것은 가풍(?)인 것 같다. 나의 좋고 싫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인지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아주 사소한 지점도 그런 교육을 받고 살아왔던 것 같다.</p><p>한 7-8살 즈음의 나는 시금치를 잘 먹는 어린이였는데, 어느 날 손님이 집에 오신 상 위에 시금치가 있는 것을 보고 “와, 내가 좋아하는 시금치!” 라고 말했다가 손님이 돌아가신 후 엄마에게 혼이 났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손님께서 너를 배려하느라 시금치를 잘 못 드시지 않겠냐며. (생각해보니 엄마 7살짜리한테 너무 엄격했네!)</p><p>친구집에 놀러가면 절대 저녁을 먹고 와서는 안된다는 말은 하루에 한 번 꼴로 들었다. 머리가 커진 다음에 왜 그랬냐 여쭤보니, 가족끼리 저녁식사 하시는데 어린애가 눈치 없이 앉아있다 폐를 끼칠까봐 그랬다고 하신다.</p><p><br></p><p>내가 좋은 대로, 내 기분대로 따라가면 남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의식이 자리 잡아서 그런지 나는 결국 좋아도 괜찮아요, 싫어도 뜻대로 하세요, 폐를 끼칠 것 같으면 절대 안해요- 를 탑재한 예의 바르고(? 혹은 속을 알 수 없고) 벽 높은 어른이 되었다.</p><p><br></p><p>중 3때 시작되어 20살에야 끝난 내 첫 사랑 이야기를 몇몇 사람들에게 들려준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온순한 사람이라도 미묘한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고서 나를 한참 쳐다본다. 분명 서로 좋아했는데도, 이 감정을 표현하고 결론내야 하는 상황까지 도달했을 때 나는 도망치기를 선택했다.</p><p><br></p><p>좋으면 짐짓 차분한 척, 갖고 싶어도 나는 괜찮은 척- 내 인생의 대부분을 나는 저렇게 살아왔다. 남들도 다 저렇게 사는 줄 알고.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자존심 상해했던 대사는 바로 “너 00해서, 000이렇게 행동한거잖아 그렇지?” 하고 내 속을 꿰뚫는 것 같은 상대의 말이었다. 그게 무엇이던간에.</p><p><br></p><p>그런데 알고 보니 남들은 내가 잘했으면 자랑도 하고, 좋으면 좋다고 과감하게 돌진하고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 그래서 감정을 읽혔으면 그냥 인정하면 그만이더라고. 그렇게 해도 자존심 상하고 창피한 게 아니더라고.</p><p><br></p><p>이미 인생을 절반정도 살아버렸지만 이제부터라도 나는 내 욕망에 솔직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 꽁꽁 싸매다가 들켜 흠칫 놀라느니, 내가 먼저 내 속내를 오픈하는 단순한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p><p>사랑도, 내 욕망도, 내가 표현하지 않으면서 남이 알아주길 바라는 건 말도 안된다. 내 욕망을 숨겨 상대를 배려하고 있다-라는 것은 내 오만일 뿐이다. 이제 여생은(! ) 욕망에 솔직한 손여사로 살아가야지.</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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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9 08:25:0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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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회억(回憶) 12</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8005860</link>
         <description><![CDATA[<p>가장 빠른 버스표를 끊었다. 병가를 제출했다.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었다. 번잡하고 답답한 머릿속을 씻어내고 싶었다. 뜻밖의 일들이 때로는 우리를 다르게 살게 해준다고 믿으니까.</p><p>&nbsp;</p><p>거진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다가 아닌 집으로 향했다. 텅 비어 있는 앞뜰을 밟아보았다. 겨우내 얼었다 녹은 흙이 질펀하게 물렁거렸다. 1222.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을 열었다. 세 계절이 지나도록 비워 둔 탓에 쾨쾨한 냄새가 만성비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반겨 주었다. 뒤채에 계신 나무 깎는 아저씨 집 문 앞에 조미김 세트를 내려놓고, 베오플레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406호 프로젝트의 ‘page’를 들으며 거진 해변으로 향했다. 노래가 끝날 때쯤 겨울이 봄에 밀리면서 다가오는 바다 냄새를 맡았다. 아직은 조금 덜 짜고 비린 듯한 바닷물의 입자가 숨길을 채워주었다.</p><p><br/></p><p>파도는 하얗고 하얗게 부서지고 있었다. 갓 따른 생맥주 거품 같은 포말이 매끈한 유리 바닥에 모래알을 흩뜨려 놓는 듯한 소리를 내며 귀를 간지럽혔다. 나는 파도 앞에 누웠다. 바닷물결 소리에 숨을 맞추다 보니 새삼 살아있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끊임없이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추켜세웠다. 바닷바람은 부드럽게 내 얼굴을 감싸주었다. 언제나 이 자리에 있는 나의 바다는 굳어있던 내 몸을 그렇게 무장 해제시키고 있었다.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 앞에 선 모랫둑은 그렇게 함락되기 마련이다. 어김없는 자리에서 바다와 수평선은 존재의 완전성을 전하고 있는 듯했다.</p><p><br/></p><p>실로 오랜만에 거진 바다를 찾은 것이었다. 갑갑하고 무기력한 서울의 자취방, 권태로 가득 찬 동네를 떠나 항상 새로운 감정으로 나를 맞아주는 이 순간의 바다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누가 그랬다.</p><p>“열심히 하는 건 정말 좋은데 처음 조직에 들어갔을 땐 가치관 정립이 먼저지. 덮어놓고 그냥 열심히만 하다간 방향을 잃게 되지. 그러다가 정신 차려 보면 망망대해 한가운데 너 혼자만 있거나 주변에 시커먼 놈들만 가득한 곳에서 삽질하고 있는 너를 발견하게 될 거야. 바로 네가 지금 그래 보여.”</p><p><br/></p><p>몸을 일으켜 세워 앉았다. 혼잣말은 시작되었다.</p><p>‘바다는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다. 밀려오고 밀려나는 파도처럼. 소유할 수 없이 바라만 볼 수 있다. 끝을 사유할 수 없다. 수평선 위로 퍼지는 은빛의 상서로운 기운. 시공간의 경계는 무너진다. 포용의 세계가 펼쳐진다. 바다거북. 바닷물에 가기까지 너무도 어렵지만, 물에 도착하면 누구보다 빠를 수 있는 바다거북. 기억을 좀 더 더듬는다. 거북은 해파리를 좋아한다. 아기 거북이의 삶은 순탄치 않다. 해변에서 부화한 아기 거북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 게 같은 포식자들의 먹이가 된다. 출정하는 배들의 모습이 보인다. 저 배에 몸을 실어 먼바다로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부드러운 이 모래가 주는 평온함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깥만을 응시하여 꿈을 꾸지 않기로 한다. 마침내 극복했다는 표현을 경계하기로 한다. 가볍지 않은 삶을 이리 저리 극복해보라는 포장된 말들에 현혹되지 않기로 한다. 행복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허황된 맹목성을 갖지 않기로 한다. 혼잣말을 하는 사람은 외롭지 않기에 나 혼자 있는 것이 아니기로 한다. 하지만, 혼자서 조금 외로웠던 것으로 한다. 내가 저울질한 마음만큼만 내밀기보다 좀 더 후한 마음을 가져보기로 한다. 내 자신에 대해 명확해지기로 한다.'</p><p>&nbsp;</p><p>겨울과 봄이 맞닿아 있다. 만남과 헤어짐, 빛과 어두움이 마주 닿아 있듯이. 다시 봄이 오고 있다. 봄은 짧지만 단호하게, 지금의 무채색을 물들여 갈 것이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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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19 11:03:5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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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lt;무기력한 1,2월&gt;</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89512572</link>
         <description><![CDATA[<p> 늦잠을 자는 1,2월이 계속되고 있다. 퇴사 후에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늦잠을 잔 적은 없었다. 늦어도 9시~10시에는 일어났는데, 1월 중순부터 였을까. 일어나는 시간이 10시, 11시, 12시로 늦어지더니 최근 1~2주는 거의 매일 11시 이후에 일어난다. 민재가 출근할 때 눈을 뜨긴 하지만 이내 다시 눕고 10시 반에서 11시 까지 깊은 잠을 다시 잔다. 물리적으로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 상황은 없다. 내가 세워 놓은 계획이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하기도 하지만, 언제든 미루면 그만이다. 1월 말 즈음에 올해 계획을 세웠을 때 의욕과 동기부여가 되었었는데 실천으로 가지 못했다. <br><br>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생활을 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다. <br>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읽었던 유영만 교수의 글의 찾아서 다시 읽어보았다. 읽을 때에도 뭔가 뜨끔 했었는데 글이 길어서 다 읽지 않았었다. 다시 읽으며 도움이 될만한 글을 옮겨보려고 한다. <br><br>- 당신이 천박해지는 이유는 실천하지 않고 다짐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br> : 이 문장에서 엄청 뜨끔했다. 늘 다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나. 다짐으로 실천을 대신하는 나. 다짐으로 스스로 위안하고 위로 받는 나. <br>-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손가락이 아니라 손이다. 손발을 움직여 실천하는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믿을만한 보험이다. <br><br>- 의지를 드높일 수록 의지하는 인간으로 전락한다. <br>- 다짐과 결심, 의지와 용기, 준비와 계획은 절대로 나를 포함해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변화를 일으키는 실질적인 힘은 마인드나 생각이 아니라 그걸 실천하는 고달픈 움직임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책만 반복해서 읽고 수많은 명언과 조언으로 자기 암시를 반복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는 사람이다. 배가 고플 때 밥을 먹는 것처럼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깊은 자괴감에 빠져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때 자기계발 서적이나 유투브 영상을 보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수많은 조언이나 명언을 뇌리 속에 아로 새기면서 다짐을 반복하는 사람이 가장 변화를 거부하는 게으른 사람이다. <br><br><br>유영만 교수의 글을 적으니 반성이 많이 된다. 다짐과 결심, 의지와 용기, 준비와 계획을 실천하지 않으면서 반복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오늘은 다짐을 하고 싶다. <br><br>시간을 돈처럼, 주도적으로, 부지런하게 때로는 '고달프게' 움직이면서 후회 없이 살겠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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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0 13:59:3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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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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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소설 속 인물에 공감하며 읽기&gt;</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0920018</link>
         <description><![CDATA[<p>제목을 거창하게 적었는데,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아직 소설 속 인물에 공감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소설 속 인물에 대해 '나'라는 사람을 빼고 이해하려 애쓰고 있는 정도랄까?<br><br>최근 박태원의 단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길은 어둡고』, 『성탄제』, 『수염』을 읽었고, 지금은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를 읽고 있다.<br>『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저 재미있게 읽었다. 박태원의 문체가 매우 신선하고(사물의 의인화나 강한 수식어구 사용, 강조와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표현 등...)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과 결정적으로 별일 아닌 것 같은 사건들을 과장해서 표현한 문장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문학 수업에서 이내 내 관점과 기준에서 구보씨를 바라보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구보씨는 그만큼 섬세하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었다.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역시 속으로는 구보씨만큼이나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올라오는 감정들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정을 섬세하게 느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구보씨의 행동을 나는 과장되고 유별나다고 느끼며 웃음거리로 생각했다. 절제된 감정이 미덕이라는 내 가치기준 때문에.<br>나는 그동안 소설을 내 기준대로 읽으며 즐거워하고, 감동 받고, 화를 냈다. 나라면 이렇게 안 했을텐데...하며 답답해 하기도 했다. 소설 속의 인물은 내가 아닌데 말이다. 정작 소설 속의 인물은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이지? 궁금해 한 적은 많지 않았다. 늘 소설 읽기는 내 기준에서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같은 맥락에서 나의 인간(타인)이해도 그랬겠지.<br><br>『길은 어둡고』, 『성탄제』, 『수염』, 『크눌프』는 소설 속의 인물을 이해해 보려고 애쓰며 읽었다. 물론 내 기준과 판단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겠지만, 주인공(혹은 저자)이 소설 속 다른 인물에 대한 관찰, 이해, 배려가 보이는 부분에 줄을 치며 읽었다. 단락 별로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작성하며 읽었다. 소설을 읽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주인공은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하는 시간 역시 길어졌다. 아주 미세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그 인물이 된 것 같은 순간들이 찾아와 몰입도가 높아짐을 느끼기도 했다.<br><br>오늘 카페에서 읽을 책들은 정해져 있었다. 『두려움 없는 조직』과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라는 사회과학, 심리학 책이었는데 잠깐 펼친 『크눌프』를 읽느라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는 읽지도 못하고 왔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이 재미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인 크눌프에 대해 너무 알고싶다. 궁금하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크눌프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아 재미가 있다. 누군가와 함께 읽고 그는 크눌프를 어떻게 느끼고 이해했는지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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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1 13:14:34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0920018</guid>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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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친구여 책망으로....(1)</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1107371</link>
         <description><![CDATA[<p>공든 탑이 무너졌다.</p><p>공든 탑 이라고? 누가 세운 탑인가? 무엇으로세운 탑인가? 무엇을 위해 세운 탑인가? 탑을..이쪽 방향으로 세우는 게 맞기는 한걸까? 처음부터 이 탑은 무너지기 위해 만들어졌던 걸까?</p><p>&nbsp;</p><p>수녀님이 다녀가시면서 나의 탑을 무너뜨린 그의 귀국소식을 전해주셨다. “아, 그렇구나. 귀국하셨구나. 하하하” 라는 네마디의 말이, 내가 가진 말바구니에서 쉽게 잡히지 않는 낱말들을 끌어모아 수녀님께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리액션이었다. 이렇게 많은 날이 흐르고도, 그의 소식을 들어야 한다니..인연이 질기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p><p>&nbsp;</p><p>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는 종종, 그런 말을 하곤 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 무언가를 그만하겠다고 결심하는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이다.</p><p>&nbsp;</p><p>이상했다. 내 몸이. “체하는 게 어떤 느낌인가요?”를 그 즈음에 급체를 해서 병원에 실려가고 난 뒤에 처음 알았을 정도로 튼튼한 위장을 가진 내가 먹는 족족 토하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도 답은 없었다. 검사결과는 이렇게나 멀쩡할 수가 없을 정도로 멀쩡했으니까. 마음에 생긴 병이란 걸 스스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바로 담당신부님께 면담신청을 했다. 대표로 선출된 지 3개월 만에 회장단도 제대로 꾸리지 못한 채 그야말로 남아있는 모~~두에게 빅빅똥을 선사하고, 나 혼자서 도망친 파렴치한이 되었다. (나는 대구선택 전체대표였고, 한국총회를 코앞에 두고 물러났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총회가 잘 끝났는지 물어볼 염치조차 없어서 결과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p><p>&nbsp;</p><p>모르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모른 척 했을 뿐. 기회가 없지 않았다. 처음부터 못 한다고 거절 할 기회가. 처음부터 거절했다면, 빅빅똥 대신 그냥 똥 정도는 되었으리라. 거절과 수용의 사이에는 ‘내가 더 발로 뛰면 되겠지’라는 한스푼 정도의 안일함. 또는 ‘나는 할 수 있을거야.’라는 두스푼 정도의 근거없는 교만함이 있었으리라.</p><p>&nbsp;</p><p>그날을 기점으로 나는 대구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 도망쳤으니, 나는 “마음편히 잘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하기 시작했다. 빅빅똥을 받고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주는 사람들이었기에 그게 최소한의 예의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p><p><br/></p><p>밤이고 낮이고, 일하는 시간 빼고는 방에 처박혀 누워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동안 못 쉰 쉼을 한 번에 쉬려고 하는지 몸은 끊임없이 잠을 잤다. 깨어있는 시간에는 죄책감과 억울함이 쉴새없이 밀려왔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왜? 왜지? 마음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목적지가 없는 화살이 되어 돌아다니다 그에게 정착했다.</p><p>&nbsp;</p><p>그가 새로운 담당신부로 부임했을 때 부터였다. 가끔 투닥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끈끈하게 잘 굴러가던 단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매주 토요일 오후. 대구 각 지역에서 모인 봉사자들은 연수에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해 대구중심가의 성당으로 모였다. 보통 공식적인 자리는 모임이 끝난 후 식사자리까지 였다. 술자리를 사랑했던 그는, 식사자리가 끝난 뒤에도 술자리를 만들었다. 그가 만들어낸 시간의 세례는 좋은 방향으로만 나아가지 않았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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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1 15:34:24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1107371</guid>
      </item>
      <item>
         <title>더 마인드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2932185</link>
         <description><![CDATA[<p>하와이 대저택의 글입니다. 저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데 지난 해에는 꽤 도움을 받았습니다. 명상 책도 좋았고 일체유심조를 떠올리게 하는 책들도 좋았습니다. </p><p><br/></p><p>가끔 알고리즘으로 뜨는 저자의 유투브를 보며 삶의 용기를 저금하며 도움받는 하루들이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절대 제 손으로 고르지 않을 책을 강제적 책읽기로 읽습니다. 주춤했던 하루를 챙기고 꿈을 소환해 다지기나 굳히기를 하기에는 공감가는 저자의 자기계발서가 최고라는 생각도 듭니다. </p><p><br/></p><p>저의 꿈의 여정을 선명하게 다시 그렸습니다. 네이버에서 예쁜 집 사진도 고르고 미래확언을 문장으로 쓰고 이루어짐을 믿는 시간이 행복을 물어다 줍니다.</p><p><br/></p><p>돈을 좋아해야 돈이 나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돈이 없으면 불편하면서 무소유를 외치는 나를 반성해봅니다. 이 시대는 돈이 돈을 부르는 시대이니 맘껏 불러 쌓아서 좋음 곳에 쓰기로 했습니다. 돈이 생기면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을 전부? 사서 세상의 굶주린 곳에 나누어 걸고 싶습니다. 세상이 따뜻하게 동심을 챙겨 순수해졌으면 좋겠습니다.</p><p><br/></p><p>세상의 책을 저금하는 장소를 만들어 지나는 이들에게 나누어주고도 싶습니다. 편지를 넣어서 말이에요. 지치지 않도록요. 세상에 찌들지 않을 용기를 건네고 싶습니다. 내 말이 아닌 책의 말로 전하고도 싶습니다. 돈이 많으면 참말 좋겠습니다. 그런데 돈이 다는 아니기에 마음으로 따스함을 전할 그 무엇들을 찾습니다.</p><p><br/></p><p>전 알아요. 이쁜 마음으로 살면 돈도 사람도 때론 신들도 다 우리들 편이 되어 응원준다는 것을요. 의심해본 적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꾸 의심하는 게 마냥 신기합니다. 우주의 대법칙을 겸허히 받아들이면 세상의 고통까지도 선물로 받아 즐기는 삶의 태도를 만난다는 것을요. </p><p><br/></p><p>하와이 대저택이 왜 그의 닉네임인지 책을 읽으며 알았습니다. 그는 하와이 대저택을 소망합니다. 소망하면 이루어지는 시크릿을 담는 게 제가 지난 해와 요즘 읽는 자기계발서들의 내용입니다. 읽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의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부까지도 내 편이 될 미래가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p><p><br/></p><p>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한 평이든 두 평이든 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꿈의 학교. 힘든 친구들이 와서 꿈을 키워 따뜻한 세상에 돌려주는 그런 곳이었음 좋겠습니다. 아니 힘든 짐을 조금 내려놓고 어제보다 10분 전보다 조금 가벼운 세상으로 걸어가는 친구들의 한숨을 모으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한숨이 모이면 모일 수록 꿈이 부풀어올라 세상의 거름으로 재탄생하는 생명의 터전이면 좋겠습니다.</p><p><br/></p><p>전쟁도 삼키고 사막도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 수 있다는 오만이 오만이 아님을 확인하는 그런 사과나무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곳이면 좋겠습니다.</p><p><br/></p><p>저는 믿습니다. 대를 이어서라도 신이 제게 주신 소명을 길들여 마. 침. 내. 이루어내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동력이 되어 저의 꿈을 부채질합니다. 몇일 뒤면 파주로 수업을 갑니다. 더 나아진 나의 성장하는 꿈들을 학생들에게 힘차게 전달하겠습니다. 반짝이는 눈을 만나, 또는 스마트폰에 세상을 빼앗기려는 꿈들을 만나 또는 힘겹고 지친 영혼들을 만나 미천한 사랑을 전하고 오겠습니다. 세상의 믿음을 따스한 시선으로 전달하고 오겠습니다. 오늘은 힘들어도 내일은 힘듦도 용기로 바꾸어 두렵지 않게 걸으라고 그러면 오늘처럼 내일의 태양이 우리를 반겨준다고 말 전하고 오겠습니다. </p><p><br/></p><p>저의 꿈을 아로새기며 다시 단단하게 뿌리 내려주는 책들이 고맙습니다. 경청을 모르는 나에게 듣는 귀를 조금씩 깨닫게 하여줍니다. 지식의 무서움을 몸서리치게도 합니다. 자꾸 깨닫게 하는 책들이 , 자꾸 따뜻하게 용기를 주는 사람들이 너무도 좋습니다. 신에게 간구합니다. 저도 그들의 행복의 마중물이 되는 도구이게 하소서 라고요. 맑고 향기롭게 쓰여지고 싶습니다. 저에게 쌓인 때를 씻을 수 있도록 오늘도 귀하고 경이로운 공기에 당신의 숨을 담아 들이마시려 합니다. 맑고 향기롭게.</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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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2 21:26:2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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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딸의 반가운 변화</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4387208</link>
         <description><![CDATA[<p>택배가 왔다.<br>받는이는 딸램이다. <br>'화장품? 뭐지? 딸은 화장을 하지 않는데...'<br>"웬화장품이야?"<br>"이제 화장도 해 봐야 될 것 같아서."<br>"그래 할 때 됐지. 잘했다. 연습 잘 해보고, 필요한거 있음 예기해." <br><br>난 첫 출근 때도 맨얼굴로 출근을 했었다. 생얼 자신감은 아니고 화장이라는걸 배운 적도 없고 해 본적도 없었다. 그 시기의 난 화장품이라는 것을 가질 형편도 아니었다.<br>같이 근무하는 선배 언니가 왜 화장을 안하냐기에 화장품이 없다는 말은 못하고 남자형제들 뿐이라 배우질 못해서 어떻해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배언니는&nbsp; 창구에 앉아 손님들을 대하는데 예의상 피부 화장이라도 가볍게 하라며 화장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br>퇴근하는 길에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 색조화장을 제외한 가장 기본적인것만 골랐는데 내 한달 용돈 보다 비쌌다.<br>(그 당시 내 한달 용돈은 5만원이었다.)<br>급한대로 우선 까만 피부를 가려줄 밝은 톤의 저렴한 파운데이션 하나와 립스틱하나를 구매했었던것 같다.<br>그렇게 시작된 화장은 세월이 흘러도 늘기는 커녕 귀찮고 재미없고 어색했었다. 지금까지 결혼식 때 외엔 색조화장이라고는 해 본적이 없다. <br>그렇게 꾸미기엔 재주가 없는 나였지만 딸래미는 나와 다르길 바랬다. 어릴때부터 립밤을 바르고 중학교때부터 화장을 하는 요즘 아이들과는 다르게 선크림조차 잘 바르지 않는 딸을 보며 조금 걱정도 되었던 터라 화장 연습한다며 화장품택배가 오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br><br>"나 화장연습하니까 내방에 들어오지마. 엄마가 보면 부끄러우니까"<br>"알았어" <br><br>'너 내 딸맞네. 부끄럼쟁이 우리딸. <br>너의 변화를 응원할게.' <br><br>예민한 피부인데 화장품은 잘 골라 샀는지, 화장법은 알고 있는지, 화장 후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지만 딱히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딸이 원하는대로 모른척 했다. 어떤 모습이든 어떠랴. 딸래미가 한 뼘 더 커가고 있는 모습이 그저 이쁠뿐. (요즘은 인터넷이 다 잘가르쳐주니까 잘하겠지.) <br><br>'이쁜공주 너 해보고 싶은거 다해.'<br>세면대 물소리가 들린다. 연습이 끝났나보다. 언젠가 곱게 화장한 딸래미 모습도 볼 수있겠지.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며 변화 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한 오늘이다.<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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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4 13:50:5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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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 오늘도 사랑해 / 구작가</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898966247</link>
         <description><![CDATA[<p>방정리를 하다 우연히 구작가님 책을 만납습니다. &lt;엄마, 오늘도 사랑해&gt; 구작가님 싸인을 받은 책인데 이제야 읽습니다. 구작가님을 만났던 그때 글밤으로 돌아가 마음이 몽실몽실 따스합니다.</p><p><br/></p><p>몸도 아프고 시부모님도 아프시고 마음이 한없이 다운되려는 날 읽으니 위안과 치유흘 함께 만납니다. 구작가님 엄마를 책으로 만나니 엄마가 그립습니다.</p><p><br/></p><p>청각장애 딸을 낳아 미안한 마음에 더욱 정성을 기울이셨을 무수한 시간들 속에 울엄마의 수고와 사랑이 겹쳐져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 저희 오남매를 위한 끝없는 희생과 사랑이 전해져옵니다. 저도 구작가님처럼 다시 태어나면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p><p><br/></p><p>구작가님은 소리를 잃고 빛까지 희미해지지만 마음과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너무도 씩씩합니다. 그녀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 이토록 위로를 받으니 얼마나 멋지신가요! 그녀의 엄마는 또 그녀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질풍노도의 그 세월을 다 견뎌준 엄마, 그리고 나.</p><p><br/></p><p>포기를 몰랐던 모녀였기에 해피 앤드 해피로 그려지는 그림들이 자꾸 따뜻해 보면서 책장을 쓰다듬습니다. 그녀를 만나게 해준 또 다른 천사 글밤지기님들 수연님과 지홍님 목요천사들이 있기에 오늘도 용기내어 내일을 희망합니다. 곧 있을 파주 한민고 학생들과의 수업에서도 이 기운을 전하려합니다. 세상이 얼마나 따스한지 알려주겠어요. 메마르게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에서 그림책 한 장, 책 속 한 문장에서 함께 그릴 가치들을 떠올리며 우리 그렇게 손잡고 가자고 말할래요. 구작가님 그림책 속 토끼들처럼 구름솜사탕 산책을 나가 무지개를 만나는 하루를 놓치지 말라고 말할래요. 찌푸렸던 세상이  다시 얼마나 화사하게 몽실몽실 몰캉거리게 밥 솥 안 찐빵처럼, 겨울 난로 속 군고구마처럼 구수함이 사르르 번지는지 그녀의 세상을 전하고 싶어요. 그럼 더는 슬프지 않겠죠. 동심과 순수를 데려와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살자고 손가락 꼭꼭 걸겠어요. </p><p><br/></p><p>아마도 방청소 중 그녀의 책을 만난 건 우연이 아니겠죠. 마음과 몸이 아픈 저에게 찾아온 구작가님 온기일 거에요. 떠올려도 떠올려도 고마운 글밤과 목요인들입니다. 오늘도 무척 사랑한다는 말 전해래요. </p><p>오늘은 꿈에  구작가님과 목요인, 고정순 작가님을 만난 파주에서 모두 만날 것 같아요. 달달하겠쥬!!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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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2-28 11:35:3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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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대체 불가</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02728996</link>
         <description><![CDATA[<div><br>“OO님은 대체 불가한 가수입니다.”</div><div>“OO님은 대체 불가한 목소리를 갖고 계셔요.”</div><div>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말고 마음 한쪽이 일그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무명 가수들이 자기 이름 석 자를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동적인 모습은 둘째 치고, 가수마다 지켜온 음악 세계가 너무 찬란하고 치열해서 그들로 인해 나의 시린 2월 또한 발갛게 달아오르던 참이었다. 대체 불가라니, 꼭 그 표현밖에 없었을까. 그럼 어떤 사람은 대체 가능하단 말인가. 불편한 마음을 밖으로 꺼내고 나니 일그러지던 가슴께가 대놓고 쓰라리다. 그렇다. 나는 대체 가능한 사람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대체하는 사람이다.&nbsp;</div><div><br></div><div>미발령이나 육아휴직 등의 이유로 결원이 생긴 자리에 들어가 해당 사유가 소멸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 기간제 교사로 19년을 보냈다. 해당 사유는 대체로 일 년마다 소멸하기 때문에(혹은 갱신되기 때문에), 매해 2월이면 나는 결원 자리를 찾아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렇게 아홉 개의 학교를 전전하며 19년을 보냈다. ‘살았다’라고 썼다가 바꾼 이유는 내 19년의 시간들을 채운 것이 이것 하나만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생활 주체로서의 맡은 자리를 소개하는 것이 사회인들의 합의된 자기소개라면, 나를 소개할 방법은 이것뿐이다.&nbsp;</div><div><br></div><div>“학교에서 일해요.” 누가 물어오면 이렇게 답한다. ‘교사에요’라고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간제 교사에요’라고 말하기 거북해서이다. 공채로 임용된 국가직 공무원으로 오해받을까 봐 일일이 ‘기간제’라는 말을 붙여 소개하던 때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 단어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거나 내 자격지심을 모를 리 없는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난 후에는 그냥 적당히 말하고 넘긴다. 그리고 생각한다. 소개마저 불편한 이 일을 얼른 그만두어야겠다고.&nbsp;</div><div><br></div><div>그만두지 못하고 19년을 보냈다. 올해 나는 열 번째 학교에 이력서를 썼고, 며칠 후면 20년차 교사가 될 것이다. 20년을 근속(?)한 기간제 교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는 정규 교사 앞에서 여지없이 부끄럽고, 그런 속 좁은 스스로를 때때로 연민하기도 한다.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 삶. 내 삶에 주인의식을 느끼지 못한 지 오래다.</div><div><br></div><div>매해 쓰는 다이어리를 보면 내가 보인다. 깔끔하지 않은 글씨, 뒤죽박죽한 일정을 차마 다이어리에 적지 못하고 따로 이면지에 휘갈긴다. 심사숙고해서 고른 다이어리에는 얌전한 글씨들이 앉아 있거나 누가 봐도 큰 문제가 없을 법한 일기들로 채워지다가 어느 순간 공백이 길어진다. 취소선과 물음표, 한숨 같은 문장들이 어수선히 들어앉은 이면지 낱장 낱장이 쌓이는 순간들일 것이다.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 해를 보내고 나면 익숙한 후회가 밀려온다. 대체 나는 왜 다이어리를 편하게 쓰지 못하는 거냐. 나만 보는 일기장일 뿐인데 누가 들여다볼 것처럼 초조한 형색은 무엇인가. 마치 매해, 아니 매일 스스로를 증명하느라 고단한 대체직, 임시직의 나날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휑하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nbsp;</div><div><br></div><div>나의 하루하루가 어정쩡하게 쓰이다 만 다이어리 같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그렇게 19년을 살았다니 슬픔을 넘어 나란 인간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 귀한 날들을 주인 없이 날려버리다니. 다이어리의 첫 달, 첫 주를 망해버렸다고 새 다이어리를 준비하지 않는다. 실수 대신 공백이 쌓이고, 다시 읽고 싶지 않은 반쪽짜리 일기가 이따금 등장했다 사라진다 해도 그 해를 마무리하는 건 그 다이어리다. 그러니까, 나의 다이어리는 주인을 잃었을 뿐이지 새로운 다이어리로 대체되지 않는다는 거다.&nbsp;</div><div><br></div><div>나의 날들 역시 그러하다. 그동안 주인 없이 살았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나의 지난 날들을 대신할 다른 날이란 없고, 앞으로의 날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얽매이기 싫은 나에게, 조금은 비켜 있고 싶은 나에게, 덜 갖고 덜 책임지고 싶은 비겁한 나에게 꼭 맞는 날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어떤 날들도 대신할 수 없는 시간 말이다. 아, 이런 말을 정신 승리라고 하나. 차라리 지난날이 나에게 꼭 맞지 않았다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련다. 비겁한 내가 한 장 한 장 찍어낸 졸렬한 변명에 불과한 날들이었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이다.&nbsp;</div><div><br></div><div>그렇게 나는 지금의 내가 되었고, 이미 세상에 발행된 ‘나’라는 일기는 여전히 어설픈 그대로 오늘의 일기를 쓰고 있다. 이런 비겁과 이런 변명 역시 여전히 나다. 여전히 조심스럽고 아직도 ‘어떻게’를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쓰는 것도 나다. 손에 잡히는 미래보다 지금 이 순간의 불확실을 즐기겠다고 변명처럼 습관처럼 다짐하는 게 나고, 그래서 세상에 이런 나는 나 하나뿐이다. 이렇게 나는 나의 세계에서 유일한 승리자이다. 분명하게도 나는, 우리는, 모두, 모두 ‘대체 불가’한 존재니까!</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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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02 11:10:3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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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신나는 쇼핑&gt;</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09699269</link>
         <description><![CDATA[<p>종로 근처 문을 연 음식점을 찾기 어려웠다. 늦은 점심을 먹었던 터라(최애 메뉴 떡볶이와 잡채가 반찬으로 무한 리필 되던 음식점이라 과식을 하기도 했다.) 8시 까지 저녁 먹기를 미룬 탓이었다.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건강한 음식점을 검색했다. 후보로 서브웨이, 바스버거, 버거킹이 거론되었다. 서브웨이만 10시, 나머지 두 곳은 8시 반에 문을 닫았다. 처음에 서브웨이에 가려고 하다가 비슷한 종류의 나머지 음식점들을 검색했기 때문에 별다른 아쉬움 없이 서브웨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서브웨이였다. 신호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다 바로 뒤 다이소와 알라딘 중고서점을 발견했다. 친구는 "너무 대비되는 두 상점이 붙어 있네."라고 말한 뒤 한 곳은 편리와 효용의 상징 다이소라고 했고, 한 곳은 그 반대되는 느낌(아..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 아쉽다.)의 중고 서점이라고 했다. 원래 집에 가려고 했던 시간보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10시에 서브웨이가 문을 닫는 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던 우리는 약간의 머뭇거림은 있었지만 "잠깐만 보고 갈까?"라는 말과 동시에 서점으로 빠르게 내려갔다.<br><br>내가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친구는 이미 저 앞 메인 가판대에 도착해 이 책 저 책을 집어 들어 책의 앞뒤를 훑었다. "와... 이렇게 새 책이 이정도로 싸." 우리들은 책도 책이지만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책들이 정가의 2/3가격, 혹은 반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에 놀라고 또 흥분되어 서점 이곳 저곳을 휘젓고 다녔다. 아울렛 매장에서 맘에 드는 옷을 반 가격에 발견했을 때만큼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살 책도 마땅히 없으면서 "나 오늘 여기서 엄청 사는 거 아냐?"라고 엄살을 떨며 즐거워했다.<br><br>친구는 '나 보다'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 약간 흥분하긴 했지만, 차분하고 신중하게 책장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나는 두 분의 글쓰기 선생님이 동시에 추천한 황현산 작가의 『밤이 선생이다』는 꼭 사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 저 책을 둘러보며 친구가 추천해 주는 책들을 가슴팍에 하나씩 얹어 들었다. 인생 책 중의 하나인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쓴 '스캇 팩'의 『그리고 저 너머에』, 『스키너의 심리상자』, 『다시, 책으로』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샀는데 친구가 추천한 책이기도 했고 친구에게 바로 빌려줬기 때문에 제목이 기억 안 난다. 그제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한 『THINK AGAIN』이라는 책이 2/3가격에 팔리고 있어서 살짝 맘이 쓰렸다. 친구는 딱 한 권의 책을 샀다. 평소에 워낙 책을 많이 사기도 하지만, 이번 책방 쇼핑은 나를 염두에 둔 것 같았다. 본인의 책 구입보다는 나의 책 구입을 돕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br><br>서점은 약속 시간이 남아 시간을 때우러 둘러보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독립 서점은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을 보는 재미가 있어 일부러 가기도 했지만 이렇게 서점에서 이 책 저 책을 구경하며 즐거움을 느낀 적은 처음이다. 친구가 즐거워하니 나도 즐거웠고, 친구가 골라주는 책에 대한 기대도 즐거움에 한몫 했다. 무엇보다 싼 가격! 너무 만족스러웠다. 총 여섯 권의 책을 샀고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우리는 서점을 나왔다. 서브웨이에 도착하니 9시 15분 쯤이었고, 매장 이용은 9시 30분 까지라는 아쉬운 소식을 접했다. 지금 안 먹으면 각자 집으로 가서 늦은 저녁을 먹게 될 것 같아 매장에서 잠깐 먹던, 걸어가며 먹던 일단 주문을 했다. 누구 하나 '조금만 더 일찍 서점을 나올 걸...'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 마음도 없었을 것이고, 서점 쇼핑에 대한 만족감이 아쉬운 저녁 식사를 대신할 정도로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나는 서점 쇼핑. 삶의 즐거움이 하나씩 늘어간다. _24.03.07</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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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07 11:33:0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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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람 공부 / 조윤제</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10868037</link>
         <description><![CDATA[<p>&lt;사람 공부&gt;에는 공자님의 말씀이 따라 온다. 논어에 관한 책들이 집에 있음에도 이 책을 들었다. 문득 생각했다. 왜 완독하지 않은 논어 책들을 계속 사는가? 난 아주 잘 살고 싶구나. 아니 바르게 살고 싶구나 생각했다. 하루에 두, 세 장씩 읽는다. 어수선한 마음이 정갈하게 가라앉는다.</p><p><br/></p><p>"오십이지천명, 오십에는 하늘의 뜻을 알랐다." 나는 오십을 건너서 이순에 닿았다.</p><p>소제목 &lt;뜻하지 않은 고난이 더 나은 나를 만든다&gt; 와 함께 쓰여진 오십이지천명,</p><p><br/></p><p>"견리사의, 즉 이익을 취하기 전에 먼저 그것이 의에 어긋나지는 않은지 생각하라.</p><p><br/></p><p>'하학이상달, 아래에서 배워서 높은 이치에 도달한다'가 가르치는 바가 바로 인이다."</p><p><br/></p><p>오십은 공자가 가장 큰 고난을 겪었던 나이라고 한다. 나 또한 오십을 넘은 나이에 칠흑처럼 어두운 고난을 만났다. 동시에 천명을 만났다. 책과 고난이 내게 준 선물이었다. </p><p><br/></p><p>"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없게 하여 그가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한다. 마음을 격동시켜 성질을 참게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P66</p><p><br/></p><p>고난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다. 마음을 다스리고 평정과 평안을 내 맘에 드리울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소크라테스, 톨스토이, 괴테, 정약용과 같은 스승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추락해도 날개를 달 것만 같다.</p><p><br/></p><p>어제는 무척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힘든 시절 늘 곁에 있어준 그녀는 원하던 대로 능력을 운에 엮어 교육청에서 일하게 되었다. 많이 행복한 모습을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자랑스러웠다. 이쁜 얼굴이 더 이쁘게 보였다. 늘 부러운 그녀의 뇌는 나를 쵝오의 언니로 삼아주는 마음과 함께 오랜만이어도 늘 만나던 그 때로 돌려주었다. 어려울 때 마다 짠하고 나타나 나의 그늘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녀는 대학 박사과정에서 유학으로 논문을 썼으니 공자님과도 각별할 것이다. 이러한 인연이 끈끈하게 지속되는 것에는 가까워도 예의와 존중하는 마음을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날이 커지는 것 또한 마음수양이 없으면 흩어져버릴 수 있다. 엄청 비싼 요리를 대접받고 그녀 인생의 0순위를 계속 외치는 동생 덕분에 술을 마구 마시며 2차를 가서도 하이볼을 연거푸 들이키며 마냥 행복했다. </p><p><br/></p><p>지천명에 죽지 않고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인지 요즘 소원했던 인연들을 한 명씩 만나고 있다. 있던 곳을 떠나 외로울까 염려되었던 산님을 만났다. 무척 단단하게 꿈을 향해 달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위로와 용기를 챙겨 돌아왔다. 다음 주엔 전 직장 실장님을 만난다. 어려운 상황이 되니 그녀의 곁에서 많은 혜택을 받던 동료들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가 좋다. 내꿈을 꾼다고 했다. 너무 보고싶어서. 그녀가 칠흑을 만날 때 나는 그녀를 찾았다. 행복해하던 그녀를 보며 마냥 즐거웠다. 봄에 또 그녀를 만나 내가 좋아하는 남한산성 데이트를 하려 한다. 난 지천명에 삶을 연장받았고, 타인의 외로움을 보듬으라는 명을 신에게 받았다. 타인의 외로움에 다가가면 나는 생을 연장받는다. 서로의 에너지에 포근히 감싸이면 살 용기가 자꾸 부풀어 오른다. </p><p><br/></p><p>난 사람이 참 좋다. 고운 사람이 참 좋다. </p><p>사람이 좋아서 참 다행이다. 공자님도 소로우님도 니코스카잔자키스님도 가와바타 야스나리님도 베에토벤님도 만나고 싶다. 천상에서. 사실 지금 이곳이 천국이다.</p><p>고마운 시람들을 떠올리다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24시간이 모자라게 흘러간다. </p><p><br/></p><p>내일도 일어나면 &lt;사람 공부&gt; 📖 를 두, 세 장 만날 것이다. 사람이 아닌 나를 공부하고 사람에게 다가가려 한다. 온전히 오롯이 다가가기 위함이다.</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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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08 04:13:20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10868037</guid>
      </item>
      <item>
         <title>&lt;내가 생각하는 사랑은&gt;</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12179341</link>
         <description><![CDATA[<p>요즘 사랑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연인 사이의 사랑이라고 하기 보다는 보편적인 사람에 대한 사랑. </p><p><br/></p><p>그 사람을 위해 시간(정성)을 들이는 것. 상대가 원할 때, 혹은 상대를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사랑이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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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09 14:08: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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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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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민 아빠에게</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18612770</link>
         <description><![CDATA[<p>지민아빠,</p><p>지민, 지원이에게 좋은 것 즐거운 시간 같이 해주려고 하는거 잘 알고 있어요. 아이들은 좋은 아빠 역할 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도 고마워요.</p><p>&nbsp;</p><p>그렇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좋은 것 즐거운 것만 주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안 될 때가 많아요. 이쁜 옷만 입힐 수도 맛난 음식만 먹을 수도 집에서 놀기만 할 수도 없지요. 하기 싫고 먹기 싫고 힘들고 어려워도 격려하고 도와주며 함께하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해요.</p><p>&nbsp;</p><p>지민이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어요. 이 첫 걸음이 어리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것을 그냥 지나치게 하는 거, 사회가 그러니 참아야 한다면 앞으로 지민이 지원이가 사회생활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p><p>&nbsp;</p><p>우리 아이들 나이는 누구에게 억눌려 눈치나 보고 불합리에 수긍하며 지내야 할 나이가 아니예요. 잘못된 것은 잘못 됐다 말 할 수 있어야 하며 본인의 권리를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하는 나이입니다. 그러다가 힘들어하면 쉴 수 있는 울타리를 부모가 제공해주면 되지 않을까요?</p><p>&nbsp;</p><p>좋은 것만 즐거운 것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예요. 힘든 일도 상처받는 일도 경험하면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도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p><p>&nbsp;</p><p>지민이는 내가 힐리스가서 얘기한다고 했을 때 긴장은 했지만 크게 반대하지 않았어요. 지민이는 아빠와 통화하면서 아빠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무조건 내 편이 아니라는 것에 서러워했어요.</p><p>&nbsp;</p><p>지민아빠, 지민이가 당한 부당함에 같이 화내주세요. 표현해 주세요.</p><p>말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지민이 편이라는 것을 보여주세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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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14 08:12:4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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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회억(回憶) 13 (수정)</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19053049</link>
         <description><![CDATA[<p>모래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입춘이 지난 지가 한참인데, 좁쌀 크기만 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겨울을 벗어나고자 꿈틀거리는 봄의 반란은 답보 상태로 남는 듯했다. ‘가는 겨울을 배웅해야겠어.’ 나는 잔설로 뒤덮여 있을 울산바위를 떠올렸다.</p><p>탐장은 본사 전략영업팀과의 협업 준비로 본인 업무에만 정신이 팔려있었고, 마침 나는 내 담당 지역에 있는 제이앤드제이 글로벌이라는 의류회사와의 계약 건을 운 좋게도 별 탈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한 터였다. 이를 방패 삼아 얻어 낸 병가였으므로 허투루 시간을 보내기 싫었다. 택시를 잡았다.</p><p>“화암사 주차장이요.”</p><p>“화암사만 가요? 혹시 신선대 오르시나? 얼마 전에 눈이 1m 넘게 왔어서….”</p><p>“네, 성인대에서 울산바위 보려고요.”</p><p>“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많이들 가더구먼요.”</p><p>“그러게요. 인생샷이 기막히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p><p>“이쪽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울산바위 이야기 좀 아오?”</p><p>“예전에 할아버지한테 들었던 것 같은데, 가면서 들을게요.”</p><p>“어서 듣기 힘든 거요! 옛날에 하느님이 금강산을 만들 때요. 경관을 빼어나게 하려고 전국에서 가장 멋진 바위들을 모두 금강산으로 모이게 했지요. 원래 경남 울산에 있었던 울산바위도 이 소식을 듣고 선, 금강산으로 향했대요. 아 근데 이놈이 덩치가 워낙 크고 무거워서 걸음걸이가 늦지 않겠어요? 이미 금강산에는 전국에서 모인 잘생긴 바위들이 다 모여서는 1만 2천 봉이 완성되었다지 뭐요. 울산바위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체면이 없게 된 것 아니요? 그래서 설악산에 눌러앉고 말았다 이 말이래요. 되우 재밌잖소?</p><p>앞머리가 귀 끝까지 벗겨진 기사분은 퉁명스럽지만, 다정한 강원도 말투로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의 말들이 할아버지의 음성을 오랜만에 불러내 주었다.</p><p>“산중 사는 놈은 도끼질 허는 거고, 야지 놈은 괭이질 허야 하는 게다.”</p><p>할아버지가 뜬금없이 뱉으시던 말들을 이제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p><p>&nbsp;</p><p>화암사 제1주차장에서 내렸다. 행락 철이 아닌 금요일 오전, 호젓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화암사 길을 걷기 시작했다. 화암사와 더 가까운 제2추자장까지 이어지는 도로였다. 길 양쪽으로 허리춤도 넘는 높이의 눈더미가 홍해 갈라지듯 갈라져 쌓여있었다. ‘금강산 화암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일주문을 지나니 얼마 가지 않아 매점을 만났고, 정면 바로 앞에 있는 화암사 숲길 안내도가 등산로를 알려주고 있었다. ‘산행 금지’라고 적힌 노란 테이프가 등산로 입구에 둘려져 있었다. 가게 주인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둘레둘레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p><p>“수바위 올라가시나?”</p><p>“이 길로 올라갈 수 있을까요?”</p><p>“겨울에는 좀 힘들어서 그렇지 여기에서 다들 올라가요.”</p><p>“신선대까지도 괜찮을까요?”</p><p>“이미 올랐다가 내려오신 분들도 꽤 있어요.”</p><p>매점 주인장 얼굴 너머로 가까이에 화암사가 보였다. 잠시 들렀다가 이곳에서 오르기로 하고, 화암사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넜다. 다리 밑 계곡에서 얼음에 풀려 봄을 재촉하는 물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와 조금 들떴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었다. 화암사 경내에서 보이는 수바위는 두꺼비를 닮은 형상으로 화암사를 묵묵히 건사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빌어 주고 있는 듯했다. 화암사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는 ‘풍악 제1루’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 누각 계단에 앉아 등산화에 아이젠을 끼었다.</p><p>&nbsp;</p><p>다시 매점 앞의 들머리로 왔다. 이곳에서 선선대까지는 1.2km, 평소대로라면 1시간이면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심호흡을 하고 막아 놓은 노란 테이프를 들고 넘으려는데, 50대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먼저 테이프를 넘어 앞서가기 시작했다.</p><p>‘내가 먼저 출발해야 하는데….’</p><p>내 속도보다 느릴 것 같다는 시건방진 생각은 오산이었다. 정강이 밑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에도 축지법을 쓰는지 둘은 금세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쓸데없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내 쫓기를 그만두었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바위에 도착했다.</p><p>“휴우우우~ 슈우우위후~”</p><p>숨비소리를 한참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얀 눈에 쌓여 상판만 보이는 긴 의자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여기 앉아 잠시 쉬라고 말하고 있었다. 살포시 내려앉은 눈을 털어 내고 앉아 배낭에서 보온병을 꺼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커피와 함께 더할 나위 없이 적요한 지금을 음미할 참이었다.</p><p>&nbsp;</p><p>*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N문화-울산바위 전설’ 참고</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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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14 14:04: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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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 이주혜</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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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주인공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50대 중년 여성이다. 글쓰기 교실을 찾아 가 일기쓰기를  고슴, 도치,마웨 그리고 글쓰기 선생님 림자와 함께 시작한다. 일기쓰기의 주인공은 시옷이다. 시옷은 소년같은 외모의 소녀이다. 잘 살다 어느 날 아빠의 부도와 함께 삶이 추락한다. 추락까지는 아닐지라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학창 시절과 그녀가 좋아했던 어린이합창단의 에피소드까지 진행된다. </p><p><br/></p><p>"쓰면 만나고 만나면 비로소 헤어질 수 있습니다."</p><p><br/></p><p>"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p><p><br/></p><p>1987년 시옷이 10살일 때 나는 20대를 건너고 있었다. 학교와 종로에서는 시위와 집회가 연일 계속되며 매쾌한 최루탄의 연기가 거리를 덮었다. 내가 중학 1학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에 맞아 죽었다. 생생한 기억들이 소환되어지며 여자의 삶이 투영되었다. 작고 쪼그라들고 웅크려드는 삶 뒤에 그들을 무시하는 관습과 몹쓸 것들이 또아리를 틀고 시시때때로 그녀들을 세차게 후려쳤다. </p><p><br/></p><p>늘 가난과 씨름해야 하는 서민들의 삶은 폭폭하다. 추락하며 하염없이 올라갔던 산동네에는 그녀의 동급생 윤수가 살고 있었다. </p><p><br/></p><p>"내가 기록하는 나와. 내가 기록 속에 가두어놓은 나와. 여전히 과거의 기억 속에서 헤매는 나와."</p><p><br/></p><p>"자서전은 뒤늦게 쓴 일기의 총합이다."</p><p><br/></p><p>그녀는 어린 시절을 소환해 긴 일기를 썼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다. 여자여서, 가난해서, 엄마라서, 아빠라서, 할머니라서.</p><p><br/></p><p>옆 집 살던 눈이 선하던 친구 윤수도, 시옷의 동생 수호도, 시옷도 성인이 되었다. 대기업 용접공이 되어 잘 살고 있던 윤수는 이불을 가지런히 개켜 두고 방충망을 뚫고 뛰어내렸다. 어릴 적 상처들이 치유되지 못한 걸까? </p><p><br/></p><p>폭폭하다는 네 글자가 자주 등장한다. 내 마음은 먹먹하다. 1부 부터 4부 까지 소제목은 모두 봄이 들어가 있다. </p><p><br/></p><p>봄은 봄을 만나서</p><p>봄이 봄을 탐했고</p><p>다친 봄은 오래 울었으나</p><p>봄이 봄을 옮겨붙였다</p><p>봄은 복수다</p><p><br/></p><p>기억, 쓰기,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따지에 쓰여있다. 그럼에도 쓰고, 나아가고, 살아가고 싶은 당신이 만나야 할 작가의 책이라고.</p><p><br/></p><p>과연 회복은 어디쯤에 있었을까?</p><p><br/></p><p>제비와 만년필, 나무가 그려진 표지는 나를 끌어당긴다. 송아지 눈망울 윤수도 윤수의 누나 윤심이도 나를 아프게 한다. 일기를 쓰는 맘이 아픈 주인공도, 일기 속 주린공의 어린 시절의 시옷도, 딸 해주에게 동의받지 못하는 지난한 삶의 팍팍함이 송두리째 전해져 아프다. 심장이. 고장난 펜을 다른 것들의 몸체를 빌리지 않고 펜의 심장이라는 펜촉만 겨우 건지는 주인공의 맘은 뭘까? 육체는 고장나도 심장은 챙겨 가짜가 아닌 진짜를 써내려가 나를 만나 타인에게 이르기 위해 써야하는 '쓰는 자'들의 삶을 대변한 것일까?</p><p><br/></p><p>쓰면 과연 성찰할 수 있는 것일까?</p><p><br/></p><p>무너진 자리에서 쓸 수밖에 없는 우리는</p><p>삶도 구할 수 있을까?</p><p><br/></p><p>의문만 남기고 폭폭하게, 먹먹하게 세월을 그린 책을 만나 촉촉하게 스미며 저며드는 날이다.</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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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16 01:08:4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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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4월의 유혹 / 엘리자베스 폰 아르님</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29829332</link>
         <description><![CDATA[<p>영국의 윌킨스 부인은 이탈리아 산 살바토레 성에서 한 달간 진행하는 한달 살기 프로그램 광고를 접하며 여행을 상상한다. 이루어질 수 없을 거라 생각한 여행은 3명의 맴버를 구하며 실행에 옮기게 된다.</p><p><br/></p><p>저명한 문학인을 친구로 둔 나이든 깐깐한부유층  피셔부인과 아름다운 외모로 주변의 모든 이의 관심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부잣집 젊은 아가씨 캐롤라인, 신을 믿으며 신의 종으로 한시도 게으르지 않게 일상을 지키는 아버스 넛 부인 로즈가 함께 이탈리아로 떠난다. </p><p><br/></p><p>일상을 탈출해 낯선 사람과 아름다운 성을 도피처로 택한 그녀들은 그곳에서 다시 성안에 자신을 가둔다. 오로지 로티만이 자유롭다. 4월의 유혹에 흠뻑 빠져 다른 세 명의 삶을 구원해준다. 자신을 포함해서 살바토레라는 성의 이름처럼 삶을 '구원'해 사랑을 낯선 아름다운 곳에서 되찾아 향기처럼 드리워준다.</p><p><br/></p><p>책을 읽는 동안 인간의 본성, 혼자 있으며 타인에게 방해 받고 싶지 않지만 외로움은 사절이라는 아이러니한 인간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곳곳에서 숨기고 발견하도록 즐거움을 준다. 억눌려 있던 1920년 대 유럽 여성들의 심리를 마주하며 지금도 그닥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p><p><br/></p><p>제 스스로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떤 노력들이 있어야 가능할까?</p><p>가장 자기다운 귀한 존재란?</p><p><br/></p><p>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건 어떤 것일까?</p><p>어디에서, 어떻게 가능할까?</p><p>질문을 계속 던지며 책을 읽었다.</p><p><br/></p><p>양심, 생각, 여행, 유혹, 직감, 4월</p><p>사랑 그리고 또 사랑.</p><p>나만의 핵심어를 책의 빈공간에 써보았다.</p><p>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데</p><p>나에게 4월은 특별하다. 30년 전에 결혼했고, 60년 전에 태어났다. 로티의 사랑학이 내게 너무도 다가왔다. 사랑만이 삶을, 사람을 오직 구할 수 있다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분주한 주근깨 부인 로티가 무척 사랑스럽다. 여행을 가기 전 무미건조한 그녀들이 한 달을 뒤로 하고 다시 영국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때 묻어두고 잊고 잃어버렸던 사랑을 산 살바토레성에서 되찾아 아카시아 향내를 솔솔 여행가방에 뿌려 쟁여서 돌아간다. 일상이 우리를 지치게 할 때 다시 돌아올 곳이 있는 우리는 또 떠날 것이다.</p><p><br/></p><p>삶을 구원하기 위해</p><p>더 잘 살아내기 위해</p><p>다시 여행지로 우리를 옮겨놓을 것이다.</p><p>잃었던 사랑 조각 퍼즐을 숨겨놓은 그곳으로.</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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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22 07:54:5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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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고등어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6512907</link>
         <description><![CDATA[<p>양평 동쪽 끝, 일찍이 평안도에서 유람온 벼슬아치가 청운팔경이라 이름 붙인 청운면. 개천 두 개가 모이는 쪽으로 청운중고등학교. 이곳에는 시를 짓는 교장이 있고, 산수유 아래에서 봄을 노래하는 교사들이 있고, 단풍나무 곳곳에 야외 도서관, 그리고 벤치에 앉아 책은 읽지 않는 고양이, ‘고등어’가 있다.</p><p>&nbsp;</p><p>고등어는 아마 네 살쯤 되었을 것인데, 인간으로 치면 서른을 앞둔 것이니, 단풍과 산수유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초중고를 다 나온 셈이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이 고선생은 서당 냥이 사 년이 되도록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고 누나, 형들 꽁무니나 따라다니는 게 하루 일과인 모양이다.</p><p>&nbsp;</p><p>아침이면 축구부 숙소 앞에 진을 치듯 앉아 노릇노릇 아니 거뭇거뭇 식빵을 굽는다. 가끔 몰래 흔들리는 눈동자라도 마주치면 파이팅 대신 헤드번팅으로 ‘오늘 하루 잘 지내!’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점심이면 지역 맛집을 오픈런하는 여행자처럼 급식실 입구에서 예의 그 식빵 자세로 줄을 선다. 4교시를 마친 형들이 굶주린 하이에나마냥 달려올 때까지 코를 킁킁거리며 오늘의 식단을 맞춰보는 건 고선생만의 은밀한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볕 좋은 한낮에는 꾸벅꾸벅 졸았겠지. 이미 졸고 있지만 더 격하게 졸고 싶어서 볕이 옮겨가는 대로 몸을 굴려 가며 이리 졸고 저리 졸았을 것이다. 그러다 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라도 터진다면, 교실 쪽으로 쫑긋쫑긋 귀를 세웠을 것이다.</p><p>&nbsp;</p><p>그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맞았을 것이다. 숙소 앞에서, 급식실 입구에서, 오늘은 볕이 들지 않네, 누나 형들도 오지 않고.. 3층짜리 나무집이 어둡고 무서워, 괜히 빈 밥그릇만 오다가다 핥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고등어는 방학이 오는 게 싫었을지도 모른다. 동환아, 같이 있자. 말도 하지 못하고 보냈을 것이다. 기수야, 잘 지내? 궁금한 마음을 전할 길이 없었을 것이다. 고등어는 여름과 겨울의 어느 대낮이면, 환호성을 지르며 교문을 나서는 누나 형들에게 말없이 인사를 건넸을 것이다.</p><p>&nbsp;</p><p>그리고 지난 비 오는 날. 고등어는 우리에게 긴 인사를 남겼을 것이다. 안녕, 반갑고 즐거웠어. 졸업할 때까지 지켜보고 싶었는데 일찍 가게 되어서 미안해. 나에게 주었던 관심과 사랑은 잊지 못할 거야. 친구들 덕분에 나는 누구보다도 사랑을 많이 받는 고양이로 살 수 있었어. 참, 이제 나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으니, 누나, 형이라기보다는 친구라고 부를게. 친구들이 말없이 들려주었던 이야기 덕분에, 나는 누구보다도 비밀 많은 고양이가 되었어. 내가 들은 비밀은 죽어서도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 걱정도 하지 말고 씩씩하게 지내. 산수유가 피면 나를 기억해주고, 단풍잎이 떨어지면 나를 만났다고 생각해줘. 그리고 보통날엔 나를 잊고 지내. 친구들이 교과서를 펼칠 때, 시험을 망쳤을 때, 급식 메뉴가 맘에 안 들 때, 스스로 너무 자신이 없고, 오늘은 이상하게 자신이 넘칠 때에도, 언제나 나는 친구들과 함께 있을 거야. 여기는 햇볕이 아주 좋아. 노릇노릇, 거뭇거뭇 식빵을 구우며, 언제까지나 친구들을 응원할 거야!</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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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3-28 10:40:3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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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열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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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엄마...."</p><p>"아니 이게 누구야. 태희니?"</p><p>12년만이다. 하나 밖에 없는 딸 태희가 제경을 </p><p>따라 떠난 뒤 태희는 가끔 소식을 알려올 뿐 친정집엔 발걸음을 끊고 찾아 오지 않았다.</p><p>그리움으로 피가 말라가던 태희 엄마는 가죽만 남은듯 앙상한 몸으로  찾아온 딸을 보자 왈칵 울음이 터져버렸다. 태희의 엄마는 딸의 등에서 막내손녀를 번쩍 안아 오랫동안 품에 안고서 아무말도 하지 못한 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p><p><br></p><p>어린 여자 애에게 눈이 뒤집혀 제 정신이 아니던 제경은 부인과 네명의 아이를 버리는것도 부족해  그 큰 가게도 처분하고 가지고 있던 현금까지 싹 다 가지고 떠났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 한채는  남겨뒀다.  </p><p>그러나 태희와 아이들의 불행은 그렇게 끝남이 아닌 시작 일 뿐이었다. 남겨진 가족들의 모든 흔적이 지워 지듯  남은 집 한채 마저 원인 모를 불로 다 타버리고 말았다. </p><p>그 해 겨울 태희는 더이상 자신의 삶에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고통스런 이 겨울의 삶 속에서 계속 살고 싶지도 않았다.</p><p>이대로 길거리에서  얼어 죽은채로 그에게 발견되는게 복수 일것도 같았지만 예쁜 눈망울에 천사같이 웃고 있는 공주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은  금새 사라졌다.</p><p>태희는 어떻게든 살아내야했다. </p><p><br></p><p>"엄마, 저 조금만 도와주세요. 작은방 하나 딸린 식당이 하나 있는데 제가 가진 돈으로는 조금 부족해요. 꼭 성공해서 갚을게요."</p><p>"그 나쁜놈은 여태 소식없는거니.?"</p><p><br></p><p>태희의 어머닌 제경을 참 좋아했다. 키크고 서글서글한 성격에 외박, 휴가때마다 늘 찾아오던 제경을 아들처럼 아끼고 챙겨주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 태희와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을때도 가장 좋아 했던 사람이 태희 엄마였다.</p><p>"그놈이 사람이라면 그럴수 없는거다. 내가 그런놈인지도 모르고 집에 들여서....  다 내탓이다. </p><p>내탓이야."</p><p>"엄마. 내가 좋아서 만난거지 엄마가 무슨 잘못이야. 그 인간이 그럴 줄 나도 몰랐고 엄마도 몰랐잖아. 잘못은 그인간이 했는데 왜 엄마탓을 해. "</p><p>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었다. 태희는 십여년만에 찾아와 엄마에게 이런 모습만 보여드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또 한번 좌절했다.</p><p><br></p><p>"얼마면 되니?"</p><p>"어. 오빠."</p><p>" 너 여기서 살아. 가게일 도우면서 새로 시작해.그 자식이랑은 이혼해. 미친놈 나타나기만 해봐."</p><p>태희가 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오빠는 치밀어 오르른 화를 누르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막걸리 한병을 들고 와 벌컥벌컥 마셨다. </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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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1:3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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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아홉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87373</link>
         <description><![CDATA[<p>2023. 10. 12.</p><p><br></p><p><br></p><p>'숙이'</p><p>숙이는 18살 어린나이에 이 집에 처음 왔다. 태희가 늦게  셋째를 가지고 가게일도 바빠져 힘들어하자 제경은 이웃의 소개로 숙이를 집안일 돕는 보모로  채용했다.  달성군 어딘가 작은시골에서 살던 숙이는 남동생 셋을 두고 있던 가난한 집의 맏딸이였다. 숙이 부모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라며 매월 얼마되지 않는 월급을 받기로 하고 딸을 이곳 영천 제경의 집으로 식모살이를 보낸거다. 옛말에  맏딸은 살림밑천이라했던가. 숙이는 제경의 집에 와서 맏딸로서 제 역할은 다했던것 같다.</p><p><br></p><p>태희가 셋째를 낳았다. 세번째도 아들이었다.</p><p>제경은 조금 실망스러워했지만 이내  딸이 태어날때까지 계속 낳으면 된다며 별일 아닌듯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또 밖으로 나갔다.</p><p><br></p><p>숙이는 태희를 도와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거들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다섯식구 살림살이가 쉽진 않지만 성격좋은 태희와 씀씀히 큰 기분파 제경과 함께 지내는 이곳 생활이 너무좋았다.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그돈으로 동생들 학비도 보태줄수 있고 이따금씩 던져주는 제경의 보너스만으로도  숙이주머니는 두둑해지고도 남았다.숙이는 그렇게 배곯던 고향에서의 생활은 기억에서 지워져갔다.</p><p><br></p><p>태희는 어린나이에  식모살이 하러 온 숙이가 안쓰럽고 같은 타향살이의 공감대가 생겨서인지 서로 외로움을 달래며 친동생처럼 가족 같이 대해주었다.  아이들도 숙이를 잘 따라주어 태희는 한결 수월하게 육아도  가게영업도 다 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태희는 넷째를 임신했다. 넷째를 임신하고서부터 태희의 몸은 예전 같지 않게 자주 아프고 힘이 들었다. 더이상의 가게 일은 힘들 것 같아 숙이를 가게로 보내고 당분간 아이들을 돌보며 집에서 쉬기로 했다.</p><p><br></p><p>몇년을 밖으로만 돌던 제경도 더이상 가게를 모른체할 수 없었는지 태희를 대신해 가게 영업일을 도맡아 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고 성실히 살아가는듯 했다. 그러나 그 뒤로 열달이 지난 어느날, 제경과 숙이. 그 둘은 한날한시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p><p>그날은 태희와 제경의 막내딸 나 오현서가 태어난 날. 그렇게나 딸을 바라던 제경은 내가 태어난지도 모른체 사라져 오랫동안 돌아오지않았다.</p><p><br></p><p>1975.11.00. 축복받지못한 내가 태어난 날이다.</p><p>처음부터 생기지 않았어야할 나.</p><p>나를 임신하지 않았다면 엄마는 건강했을까?</p><p>늘 아파보이는 엄마가 건강했다면.... </p><p>건강한 엄마가 가게일을 도맡아 관리했다면....</p><p>그 둘은 그냥 사장과 식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p><p>아니었을까?</p><p>아버진 살아생전  모든것이  엄마탓인거 마냥 지겨운 소리를 해댔다.</p><p>그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난 아버지가  다 내 탓이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p><p>그래서 얼굴도 모르는 엄마라는 존재가 날버렸다는 생각에  앞서 미안함이 더 컸던 가보다.</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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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3:1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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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덟번째이야기</title>
         <author></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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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p><br></p><p>2023. 9. 25.</p><p>다림질로 세운 바지의 칼선을 매만지며 외출을 준비하는 제경에게 태희의 걱정스러움이 더해진다.</p><p>"여보, 자꾸 가게를 비우고 어딜 가는거예요?</p><p>몸도 무겁고 저혼자서는 식당일 넘 힘들다구요.  요즘 음식맛도 예전 같지 않다고 손님들이 주방장 바꼍냐고 계속 물어요."</p><p><br></p><p>셋째 출산이 가까워진 태희는 움직이기도 쉽지않은데 남편없이 가게 일까지 신경쓰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p><p>"직원이 그렇게나 많은데 힘들긴 뭐가 힘들어. 아침부터 남편  외출하는데 재수없게. 그리구 당신 힘들다고 집안일하고 애도 봐주는 식모도 구해줬는데 뭐가 부족해서 그래. "</p><p>"숙아~~아저씨 나간다. 아주머니 가게 나가실때 따라가서 도와 드리면서 가게일 좀 배워둬라. 저사람 애놓으면 한참 가게 못나갈테니"</p><p>"네~사장님 다녀오세요."</p><p>제경은 그렇게 거의 매일  식당일은 팽개쳐두고  다방으로 술집으로 호형호재 동생들과 함께  몰려다니기 바빴다. </p><p><br></p><p>"형님. 곧 셋째 태어나죠? 미리 축하드립니다."</p><p>"고마워. 이번에도 아들이면 딸래미 태어날때까지 낳을거야"</p><p>제경은 아이 욕심이 많았다. 어린시절 일찍 아버지와 동생들을 잃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누나를 떠나 홀로 살아온 제경은 외로움의 고통을 자식들을 많이 두는것으로 치유하고 싶었나보다.</p><p>"난 혼자가 제일 싫어. 무서워. 애들 엄마도 나 버리고 가버리면 어떡해.  자식은 다섯까지는 나을거야. 애인이라도 한명 둬야되려나 하하하"</p><p>제경의 말도 안되는 소리에 후니는 맞장구를 치며 그의 비위를 맞추느라 열심이다.</p><p>"요즘 두집살림이 어디 흠도 아니고 그동안 혼자서 얼매나 외롭었는교. 애인도 얻고 자식도 많이낳고 저랑 동생들도 형님옆에서 늘 함께 있을테니 인쟈는 걱정마소."</p><p><br></p><p>후니는  제경의 도움으로 다방을 인수하고 극장앞 다방사장님이 되었다. 평생 무료 커피를 드린다며 매일같이 제경을 다방으로 불러 내는 후니는 뱀의 혀를 달고서  달디단 말들만 해대며 제경을 흔들어놓는 얍삽한 인간중 한명이었다. </p><p>제경은 자신을 왕처럼 떠받드는 동생들과 여자들의 웃음이 싫지않았다. 그 우쭐한 마음을  즐기며 제경은  작은 시골도시 영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한량이 되어갔고 후니는 제경의 보디가드인듯  따라다니며 퍼주기 좋아하는 제경의 재산을 조금씩 조금씩 파먹고 있었다.</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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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3:5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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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곱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88599</link>
         <description><![CDATA[<p>2023.9. 17</p><p><br></p><p>나의 아버지 오 제 경. 나의 이야기를 남기고자 시작하는글에 아버지의 이야기가 길어지며 내가 제대로 쓰고 있는건가 의문이 생겼다. </p><p>나의 뿌리. 나의 부모님</p><p>나를 이해하기위해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을 돌아보고 싶었다. 우리 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p><p>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참 많다는걸 알았다. 내가 태어나기전의 일까지 이렇게나 자세히 알고 있었다니.....</p><p> 돌아가신 아버지는 무능력하고  허세가 심하며,가부장적인 모습은 있었지만 술을 드시지 않을때면 대체로 자상한 남편이고 다정한 아버지셨다. </p><p>늘 술이 문제였다.  폭력과 폭언에 공포의 대상으로 변하는것도 참기힘들었지만 술만 마시면  늘어 놓던 아버지의 한풀이 옛이야기가 그렇게나 듣기 싫었다. 이제와 그 이야기들이 나의  글감이 되고 있다니....글을 쓰다보니 도저히 이해할수도 용서할수도 없는 당신의 삶을 조금은 이해할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난 내 글을 통해 일어나는 이해의 감정이 싫었다. 그를 절대</p><p>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해하면 용서해버릴것 같았다. 그건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화해다.</p><p> </p><p>학창시절 시험을 볼때마다 모르는 문제는 뒤로 미뤄두고 아는문제만 먼저풀었다.</p><p>소설을 빙자한 나의 기록들을 아버지를 빼고서 어떻게 써내려가 할지 잘 모르겠다 생각했다. </p><p>모르겠는건 뒤로 미뤄두기로 한다. 지금 내가 할수있는건 기억나는 모든걸 써보는거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생각의 길이 열리겠지.  그게 내가 지금 아는 전부인것같다. 아는것 부터 풀어보려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를 끝내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더라도 그게 내 글의 전부는 아닐테니. 어쩌면 오랜 상처속에 허우적거리는  나를 보듬을 단초가 되어줄지도 모를일이니. </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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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4:2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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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여섯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89344</link>
         <description><![CDATA[<p>2023. 9. 14.  </p><p><br></p><p>제경이 동생들과 작당모의를 계획하고 준비 하던그 시기에  생각치도 못한 일로 그 계획은 실행에 옮겨 지지 못했다.</p><p>제경은 새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p><p>제경어머니는 혼이 빠진 얼굴로 병원의자에 기대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새아버지는 수술은 잘됐으나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 하다 했다. </p><p>새아버지는 퇴원을 하고도 어머니의 간호가 필요했고  동생들은 어렸다.  어머니 혼자서는</p><p>평양옥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어머니는 새아버지의 다른 재산엔 절대 욕심내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평양옥을 제경에게 넘겨 주었다.  </p><p><br></p><p>평양옥은 영천에서 가장 큰 이북음식점으로 직원들만 해도  20명이 넘었다.  제경 어머니가 주방을 맡고 제경이 총지배인으로 있으면서 이만큼 키워왔다.  그러나 새아버지가 쓰러지고 식당을 넘겨받은 제경은 어머니를 대신해 혼자서 주방을 책임지며 총지배인 역할까지 해내야 했다. </p><p>힘은 들었지만 한해 한해 그의 금고에도 차곡차곡  돈이 쌓여갔다.  단캉방 네식구는 이제 방3칸 넓은 양옥집도 구했다.  그러나  그의 금고에 돈이 쌓여 갈수록 돈의 맛을 본 제경은 눈에 띄게 다른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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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4:55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89344</guid>
      </item>
      <item>
         <title>다섯번째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89655</link>
         <description><![CDATA[<p>2023. 9. 13.</p><p><br></p><p>제경은 전쟁통에 잃은 두 동생들과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을 만나면 친동생마냥 다정하게 챙겨주며 친하게 지냈다. 당시엔 전쟁 고아들끼리 뭉쳐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아이들과 소년소녀가장들도 허다했다. 제경은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탓도  있지만  그들을 괴롭히는 동네 건달들에게서 그들을 보호해주는  든든한 형님이 되어줬다. 제경은 싸움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타고난 싸움꾼이었다. 처음 이곳 영천에 왔을때 가게로 찾아와 행패부리는 동네건달들도 단숨에 해치운 뒤로는  동네건달들은 제경의 가게에 얼씬도 하지못했다. 그렇게 동네에서 만난 청년들과 호형호제하며 친분을 쌓아두고 그들의 보스마냥 형님으로 자리잡으며 자기만의 세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p><p>그러나 이런일로  동생들의 도움을 받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며칠을 생각해봐도 이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p><p><br></p><p>영천극장앞 다방에서 만난 동생들은 비장한 얼굴로 큰일을 앞둔 제경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p><p>"형님, 저희가 남인교.  안그래도 그 심술탱이 영감 이 동네서 알아주는  악덕사장이라요.</p><p>지난번 후니는 일하다 손을 다 데였는데 된장바름된다고 일한 월급 만주고 쫒아 냈잖아요. 그때 형님이 도움주시지 않았음 후니 치료도 못받고 고생했을기라요."</p><p>"그람요 제 손은 형님 덕분에 아직 붙어있는걸요. 이제 뭘하면 되는지 알려주이소."</p><p>청년들은 제경의 이야기를 듣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p><p>"경찰들은 걱정마이소. 형님 주신 돈으로 제가 미리 손 써둘게요. 그라고 죄책감 같은거는 이자뿌소. 형님은 형님꺼 찾아오는거 뿐입니더."</p><p>머뭇거리는 제경의 마음을 읽은 희철동생이 마음흔들리지 말라며 한번 더 다짐을 하고서 돌아섰다.</p><p>이른 아침 나간 제경이 시댁에서 돈을 훔쳐갔다는 소식에 태희는 종일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형수누나~~형수누나"</p><p>제경의 어린 이복동생이 다급히 태희를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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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5:1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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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네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91878</link>
         <description><![CDATA[<p>2023. 9. 12. </p><p><br></p><p>벌써 며칠짼지 제경은  집에서 술만 마시고 있었다. 새아버지는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금고돈을 빼돌렸다며  제경을 총지배인 자리에서 쫓아내버렸다. 그의 어머니는 아무말도 못한체 또 다시 제경을 외면했다</p><p>"차니아빠 이제 술 그만 마시고 살 궁리를 해야죠</p><p>차니,워니 곧 학교도 들어가야는데."</p><p>태희는 며칠사이 폐인이 되어버린 제경을 보며 불안한마음을 떨칠수 없었다.</p><p>늘 성실하고 다정한 남편이었다. 그러나 제경은 새아버지와 어머니의 배신에 모든걸 놔버린듯 술에만 의지한체 망가져갔다.</p><p>"시끄러. 왜 너도 내가 한심하냐. 우습냐고. 다 꺼져버려 "</p><p>술에 취해 비틀비틀. 제경의 휘청거림이 단란한 가정을 흔들고 있었다.</p><p>며칠을 그렇게  술에 찌들어  있던 제경이 외출준비를 하더니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향했다. 집에는 중학생 동생들만 있었다. 제경을 잘따르던 동생들이었다. 제경도 매우 아끼던 동생들이었지만 이젠 그 동생들조차 보기싫었다.</p><p>"야 너네 나가있어."</p><p>달라진 제경의 눈빛에 놀란 동생들은 빠르게 밖으러 달려나갔다.</p><p>"내가 그동안 어떻게 일했는데, 부려먹을 때는 언제고 나를 쫒아내. 두고봐 내가 가만히 당할줄알았어."</p><p>마치 성난 악귀라도 붙은듯 제경은 완전히 다른사람이 되어 있었다.</p><p>제경은 새아버지 금고로 향했다. 다행인지 아직 금고번호를 바꾸진 않았다.</p><p>쉽게 금고를 열어본 제경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수많은 금괴와 현금들 그리고 땅문서까지 </p><p>새아버지는 제경이 아는것 이상으로 부자였다.</p><p>우선 금고에 있는 현금부터 챙기려 잡히는 대로 가방에 마구담았다. 그때, 제경의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p><p>"야야~~니 뭐하노? 그럼 안된데이 큰일 난다"</p><p>"이 손 치우소. 지금보다 큰일 날일이 더있는교.?</p><p>어무이야 말로  진짜 이라믄 안되요. 나한테 우째 이렇게까지 하능교?"</p><p>"제경아 그라지말고 쪼매만 기다리봐라 내가 잘 설득해보꾸나. 니동생들도 아직 어리고 니가 쫌만 더 참아주라"</p><p>"어무이, 나도 아들이 둘이나 있다구요."</p><p>제경은 이 상황에도 동생들 걱정뿐인 어머니를 보고선 미련없이 도망치듯 밖으러 나왔다.</p><p>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제경은 단단히 결심이 선듯 챙겨 나온 돈을 들고 집이 아닌 영천극장앞으로 달려갔다.</p><p>"형님~~여깁니다"</p><p>건강한 남자들이 제경을 기다리고 있었다.</p><p><br></p><p><br></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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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7: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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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세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92898</link>
         <description><![CDATA[<p><br></p><p>2023. 9. 11.</p><p><br></p><p>재혼을 위해 일찍 독립시킬 수 밖에 없던 아들이지만 재경의 어머니에게 재경은 귀한 아들이었다. 6.25피난때 남편과 셋째와 넷째아들을  잃고멀고 먼 타지인 이곳 영천에서 첫째딸과 장남인 제경을  의지하며 악착같이 살아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결국 살기위해 선택한 재혼으로 아들을 홀로 두고 떠나온 모진엄마가 됐지만 사는 내내 아들 제경은 마음 깊은 상처였다. </p><p>어느 날 청년이 되어 찾아온 제경을 모른체 할수 없던 제경의 어머니는 남편을 설득해  함께 운영중인 평양옥의 총지배인을 맡겼다.  사실 재혼한 남편과 이북 음식전문점을 차렸지만 운영이 쉽지 않던 때였다. 새아버지는 제경에게 총지배인을 맡기며 1년안에 매출을 올려 자리잡으면 제경에게도 따로 가게를 내어 주겠다 약속했다.  늘 혼자였던 제경은 이제 사랑하는 아내와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이복동생들까지 대가족을 이루었다. 더이상 외롭지않은 제경은 그동안의 서운한마음은 다 잊고 정말 열심히 일했다.</p><p>제경은 군입대전까지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법 큰 회사에 취업해 관리업무를 담당했었다. 늦은 군입대로 그만두게 되어 아쉬웠지만 그때의 업무경험으로 평양옥 운영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게다가 제경은 음식솜씨도 좋았다. 군에서 취사병으로 근무한데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제경은 평양옥의 메뉴개선과 직원관리 판매컨설팅까지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대로라면 1년뒤 제경의 가게를 차릴수 있을것 같았다. 그렇게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작은 단칸방이지만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p><p>그렇게 1년뒤 평양옥의 매출이 늘어나고 음식맛이 입소문을 타며 유명맛집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제경은 오늘은 새아버지에게  이제 1년전 약속을 지켜 달라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p><p>"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p><p>"그래 너 잘왔다. 왜 요즘 매일 들어오는 돈이 조금씩 모자른거냐?"</p><p>그럴리 없었다. 장부그대로 매출금을 매일 현금으로 금고에 넣어뒀던 제경은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어 다시 물었다</p><p>"돈이 모자르다뇨? 하루매출도 아니고 계속 부족했다는 겁니까?"</p><p>"그래 하루이틀 실수인가보다했는데 계속 금고에 돈이빈다. 네가 따로 빼돌리는거 아니냐"</p><p>"아니 아버님 제가 뭐하러... 그럴거면 장부를 조작해서 돈을 빼돌렸겠죠?"</p><p>말도안되는 새아버지의 황당한말에 제경의 목소리에 억울함이 가득했다.</p><p>"아 됐고, 앞으로 조심해 내가 늘 세어 보고 있으니까. 근데 무슨 할말있다며?"</p><p>제경은 억울함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가게를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p><p>"약속하신 1년이 한참 지났는데 별말씀이 없으셔서요. 이제  평양옥도 자리잡고 매출도 향상되었으니 약속하신 저의 가게를 내어주십사하고 들렀습니다."</p><p>심술보 가득한 얼굴로 제경을 바라보던 새아버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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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8:3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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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번째 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93365</link>
         <description><![CDATA[<p><br></p><p>2023. 9. 8. </p><p>그남자 제경은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p><p>남쪽으로 피난 온 뒤로 처음 내사람 내가족을 만들게 된 것 같아 사랑스런 그녀가 너무나 고맙고 소중했다고 한다. 그녀와는 군입대후 첫 휴가때 들른 부대앞 식당에서 만났다. 큰키에 복스럽게 생긴  둥근얼굴, 너무나 밝고 당찬  그녀의 모습에 첫눈에 반한 제경은 그뒤로 제대할때까지 그 식당이 집인냥 외출도 외박도 휴가도 태희가 있는 그 식당에서 보냈다고한다. 그뒤 제대를 하고서 제경은 태희와 함께 본가인 영천으로 내려왔다. 아무도 달가워하지 않는 본가지만  제경은 사랑스런 그녀 태희를 위해 일할곳이 필요했다.</p><p>부자총각과 사랑에 빠진 제경의 어머니는 딸만데리고 오라는 남자집 조건을 받아들여 제경이 고등학생때 작은 단칸방을 얻어 약간의 돈을 쥐어주고는 이른 독립을 시키고  딸만데리고 재혼을했다.</p><p>제경은 그렇게 엄마와 누나에게 버려졌다. </p><p>다시는 어머니를 찾지 않겠다던 제경은 재혼한 어머니와 새아버지를 찾아갔다. </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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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49:1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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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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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번째이야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39994375</link>
         <description><![CDATA[<p>2023. 9. 7 <br><br>이른새벽 차니를 부르는 엄마 태희의 다급한&nbsp; 목소리에 차니와 워니 둘다 눈을 떴다. 통증으로 온몸이 부서질것 같던 태희였지만 아이들이 놀랄까 아픈 티 조차 내지 못한체 옅은 신음으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차니야&nbsp; 작은엄마좀 불러다 줄래? 동생이 태어날거라고 말씀 드리면 아실거야"&nbsp; <br>차니는 대답할새도 없이 내복 그대로 잠바만 걸치고 뛰어나갔다. 큰아이 차니. 누구보다 겁이 많은 차니는 지금 이 어두운 새벽 골목길이 무섭지 않다. 다만&nbsp; 엄마 태희가 죽을까 무서워 다리가 갈대 마냥 흔들렸다. 통증을 숨기려던 엄마의 마음과 달리 줄줄흐르는 식은땀과 힘없는 목소리 찡그린얼굴은 누가봐도 많이 아프다는걸 알수있었기 때문이다.&nbsp; 겁에 질려 흔들리는 다리의 느린 걸음 탓일까 작은엄마를 모시러간 찬이는 돌아오지 않고 엄마도 더이상은 참고 기다릴수 없는 시간이 온듯 했다.<br>" 워니야 안되겠다. 너네 작은엄마 올때까지 못 기다리겠다. 네기 날 좀 도와주라"<br>엄마는 셋째 똘똘이가 놀라 깰까봐 찢어지는 통증에 이를 악물고 참으며 조용히 워니를 불렀다.<br>벌써 4번째 출산. 태희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오늘내일 넷째가 곧 태어나리란 걸 말이다. 미리 어제저녁 동서에게 자신의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 두었고, 출산에 필요한 도구들도 미리 소독해 준비해 두었다. 그러나 이 칠흙같은 새벽 일거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다. <br>젓먹이 셋째와 이제 겨우 11살,10살인 남자아이둘을 데리고 남편도 없이 오롯이 혼자서 넷째의 출산을 감당하기엔&nbsp; 그녀에게도 너무 힘든 시간이었으리라.<br>" 엄마 가위가져왔어. "&nbsp; 워니가 방으로 뛰어들어가려는 그 때였다.<br>"응~애~응애 응애~~"<br>놀란 워니의 표정과 달리 엄마 태희의 얼굴엔<br>안도의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br>"워니야 놀라지 말고 가위들고 이리와보렴.<br>여기 엄마가 잡고 있는거 좀 잘라줄래. 워니 가위질 잘 할 수 있지?"<br>둘째 워니는 첫째 차니와 달리 겁이 없었다. 무서운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엄마를 감사안고 아버지에게 달려들던 씩씩한 엄마의 보호자였다.<br>워니는 그렇게 단단한 마음으로 막내 여동생의 탯줄을 잘랐다. <br>1975년12월 추운 겨울날. 아버지의 부재 속에 공주의 즐겁지 않은 소풍이 시작됐다.<br><br><br><br>&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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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5:50:0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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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4. 3. 26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0013499</link>
         <description><![CDATA[<p>( 차니. 나의 큰오빠 )</p><p><br/></p><p>2년전 큰오빠가 간암말기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서로의 아픈상처로 연락을 끊고 지내다 우연히 큰오빠의 친구로 부터 소식을 들었었다. 난 서울에 있는 둘째오빠 워니에게 연락을했다. <br>오빠는 아무리 미워도 연락은 해 봐야겠다며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신경쓰지말라며 병문안도 거절했다고 한다. '이미 남인걸...'<br>난 그렇게 큰오빠를 잊었다. <br><br>며칠전 워니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p><p>"현서야. 민수가 문자가 왔네."<br>민수는 큰오빠네 둘째다. 드디어 때가 되어버렸나보다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머리는 멍해지고 손이 떨려왔다.<br>"형이 오늘,내일 하나봐. 사람도 못알아본다고 하는데 우선 내가 내일 한번 내려가 보려구."<br>순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br>전화를 끊고 나니 둘째오빠의 아들인 태혁에게서 톡이왔다. 같은&nbsp; 내용이었다. <br>어른들 끼리는 연락을 끊고 지내는데 나이가 비슷한 조카들끼리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나보다. 아이들은 우리와 달라야겠지만 내겐 그리 달갑지않은 소식이었다. <br><br>지금 난 5남매중 둘째 오빠외엔 모두와 연락을 끓고 지낸다. 연락처도 모두 차단 해 버렸다. 친정식구들이라면 이젠 그만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었다. 난 큰오빠에게 가지 않을 생각이다.<br>돌아가셨다해도 안갈 참이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할 나란 것도 안다. 그래서 힘이 든다.<br>통화를 끝내고 복잡한 마음을 씻어내듯 화장실 청소를 했다. 심난할 땐 청소가 최고라던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nbsp; 내가 가야 할 이유보다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들은 너무나 많다. 아니 지금 난 삐딱한 내 마음을 합리화 시키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br>오늘의 이 일은 내 이야기 속 한 페이지로 남겨둔다. 이야기가 완결될 그때, 난 오늘의 내마음을 조금 더 잘 살펴 볼 수있을까? 쟂빛하늘이 너무 싫은 오늘이다.<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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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6:07:0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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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묵은  마음 정리해보기</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0015285</link>
         <description><![CDATA[<p>2024. 3. 21.</p><p>퇴사후 3주가 지나가고있다.</p><p>하고자 했던 계획 중 첫 번째인 주부놀이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매일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p><p>하루 한 곳씩 드레스룸, 화장대서랍장, 씽크대, 펜트리장....</p><p>한 곳을 정리 할 때마다  박스 가득 쌓여지는 쓰레기들. 언젠가 쓰임이 있을거라 여기며  구석구석 넣어 두었던 물건들이 먼지만 쌓인 체 쓰레기가 되어 나왔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 묵혀둔 수 많은 물건들을 보고 있자니 그 동안 내 마음도 이런 모습이었겠구나 싶어서 한심하고 안쓰럽고 나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p><p>그러나 이제라도 저 깊은 구석에서 지저분하게 쓸모없는 모습으로 공간만 차지하는 것들을 치우고 깨끗이 비워진  그 공간을  단정히 꾸며두려 한다.</p><p><br/></p><p> '내방은 내 정신상태다. 어지러져 있는것이 괜찮다는 신호는 내 머리 또한 어지러져 있다는것이다. 내 정신이 맑은데 어지려져 있는 걸 괜찮게 받아 들일 수 는없다.'</p><p>SNS에서 우연히 본 저 글을 읽으니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p><p>맞다. 난 그동안 내 집의 구석구석 어지려진 모습들이 괜찮다 여겼다. 깔끔떨며 매일 치우고 정리하던 내가 출산과 육아를 거쳐 직장을 다니며 나만 알지 못한 체 어지려진것을 보고도 괜찮다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다. 돌아보면 지나온 시간 속에서의 내 정신 상태도 심히 어지렵혀져 갈피를 못잡고 헤매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어느 날부터 그 구석구석 어지려진 집의 모습이  괜찮지 않게 느껴졌고, 그런 집을 바라보는게 스트레스였다. 퇴사후 무얼할거냐는 주변지인들의 물음에 농담처럼 "주부하려구요" 하고서 웃어 넘겼지만 농담이 아닌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p><p><br/></p><p>계획과 다르게 백수과로사 할 것같이 바쁜 일상이 이어져 집안 일만 하고 지내지는 못하지만 틈틈히 조금씩 정리 되어져 가는 집안의 모습들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콧노래가 흘러 나오는 요즘이다. 정리정돈과 함께 음식하는것에도 재미를 느끼고 생전 해보지 않았던 음식들도 도전해보며  진짜 주부 생활중인 나는 더이상 어지려진 집의 모습이 괜찮지 않은 조금은 더 맑은 정신의 나로 살아가는 이 공간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p><p>아직도 해야 할 집안 일들은 너무나 많다. 단숨에 다 해치우고 싶지만 지치지 않게 천천히 오랜시간 묵혀둔 짐들을 정리해 나가고 싶다. 내 마음도 그렇게 느리지만 하나,둘씩 깨끗이 비워져 더욱 평온해지리라 믿는다. </p><p><br/></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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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2 06:08: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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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일, 거 뭐시라고.</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23397</link>
         <description><![CDATA[<p>10월 3일은 개천절, 끝나고 나면 바로 중간고사. 그리고 내 생일.</p><p><br></p><p>일 년에 한 번뿐인 생일이 ‘남들이 기억해 주기에 완벽한’ 날짜이기는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내 생일이라는 10월 4일의 포지션은 늘 저랬다. 개천절이 낀 연휴 바로 다음 날 이라든가, 중간고사 기간이라 학생들에게는 가장 예민한 날 이라든가, 혹은 추석 연휴 라든가.</p><p><br></p><p>반복 된 학습의 힘일까, 생일이란 나에게 미역국을 먹는 날 이상의 특별한 날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시험기간이면 괜한 미신에 시험에서 미끄러질 까봐 미역국 먹기도 불가능했지만). 특별할 것 없는 교우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늘 고요한 시험기간에 생일축하한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은 뚜렷하지 않다.</p><p>취업을 하고 나서는 일을 하는 날, 연애를 할 때는 하루 더 데이트 하는 날, 연애를 하지 않을 때는 연휴를 끼어 여행 다녀온 다음 잔뜩 피곤한 채 일하는 날, 스마트폰이 생기고 나서는 친구와 동료들에게 겨울 내내 쓸 립밤과 핸드크림 기프티콘을 좀 더 받는 날.</p><p><br></p><p>2023년, 마흔 번째 10월 4일은 다가오고 있었다. 올 해는 추석연휴가 개천절까지 쭉 이어져 긴 연휴가 완성되었다. 올 해도 10월 4일은 그저 연휴의 다음 날이 될 예정이다. 추석은 자취생에게는 집에서 격렬하게 누워 밥 때에만 일어나 엄마 밥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이다. 추석에 방문한다는 내 말에 엄마는 언제나처럼 연휴 내 자취생에게 먹일 음식을 빈 틈 없이 스케줄 세워 준비했고, 동생은 나에게 ‘누나 집에 언제 간다고?’를 두어 번쯤 되물었다.</p><p>연휴의 첫 날, 내 생일 6일 전. 서프라이즈와 거리가 먼 우리 가족이라 나 몰래 준비는 못할 텐데 그래도 케익을 사왔다고 하면 조금 놀란 척은 해줘야 하려나? 우리 가족은 다들 고구마 케익을 좋아한다, 고구마 케익은 한참 전 누군가의 생일에 내가 처음 사와서 소개한 신문물이다. 이번 내 생일 케익도 모두가 좋아하는 고구마 케익이면 좋겠지만 연휴라 구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뭔들 어떻겠나.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케익은 다 맛있다. 케익은 아무래도 동생이 조깅을 하러 나갔다 오는 길에 사올 가능성이 높겠지? 자꾸 날더러 언제 돌아가냐고 스케줄을 확인하는 속내가 너무 뻔하다. 연휴 첫 날은 추석을 맞아 엄마표 등갈비에 이런저런 반찬들과 배 빵빵하게 밥을 먹었다. 케익은 오늘 온다고 해도 배가 불러 곤란하겠다. 역시 내일이 좋겠어.</p><p><br></p><p>본가 방문 이틀 째, 내 생일 5일 전, 그리고 추석 당일. 점심 가까운 시간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오늘 저녁엔 미리 이야기 한 대로 내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케익은 아침에 누군가가 준비해 놓은걸까? 슬슬 궁금해진다. 늦은 추석 점심 상이 나온다. 하얀 소고기 뭇국, 쌀밥, 나물 여러가지에 생선 그리고 전. 추석 상이다, 확실히 내 생일 상은 아니네. 마주 앉은 가족들의 얼굴을 쓱 훑어본다. 분명한 느낌이 온다, 이건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망각이다. 아직 속단은 이르다, 가볍게 던져볼까?</p><p>“나 곧 생일이고 오늘 가는데, 설마 케익 하나 없는건가?”</p><p>가볍게 던져보려던 내 마음과 다르게 어금니에 눌려 뭉개진 저음의 문장이 내 입 밖으로 나온다. 밥 먹고 사오려고 했지-라고 당연하다는 듯 누군가 대답하겠지? 그런데 내 맞은편의 세 사람은 숙제를 잊은 학생처럼 당황한 얼굴로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다. 이 거짓말도 못하는 사람들아!</p><p>엄마가 말한다. “아, 어제까지는 정말 생각했는데 깜빡했네”</p><p>아빠가 조금 과장된 하이톤으로 말을 잇는다. “오늘 가는 거야? 난 몰랐지”</p><p>“…. “ 허공에서 갈 길을 잃은 젓가락을 이리저리 옮겨보는 동생.</p><p><br></p><p>생일은 정말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데, 그랬는데, 거짓말도 못하는 이 사람들의 반응에 순간 욱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큰일났다, 내 화가 화를 잡아먹으며 순식간에 덩치를 불렸다.</p><p>“와, 진짜 다들 잊었다고? 나만 온 가족 생일에 어버이날, 설날 명절 다 챙기고 있었네. 내가 생일에 돈을 달래 선물을 달래? 그냥 모인 김에 축하만 해주는게 그렇게 어려워? 다들 너무하네 정말.”</p><p>오만하지만 틀린 데는 없는 저 대사에 밥상은 이제 씹는 소리 하나 나지 않는 도서관이 되어버렸다. 심장에서 제일 먼 손끝까지 도달한 내 ‘화’가 요란한 달그락 소리를 내며 거칠게 반찬을 집는다. 소리 내면 술래에게 잡힐까 조용히 밥을 먹는 다른 3인과는 대조적인 이 공간의 폭군, 술래가 바로 나다. 걸리면 가차 없다.</p><p>“아 진짜, 이건 또 뭐야? 생선에 머리카락이 왜 있어!”</p><p>“응? 생선에 머리카락이 있을리가…”</p><p>오늘은 화를 돋우기 위한 이벤트의 연속인지 대체 생선 위에 생뚱 맞은 머리카락은 왜 거기서 등장했을까.</p><p><br></p><p>어떻게 먹었는지 모를 점심 시간이 지나가고 아빠가 황급히 일어나 욕실에서 양치를 마친 후 현관을 향해 돌진한다. 목적을 뻔히 알지만 못본 척 하고 TV에 눈을 고정시킨다.</p><p>“케익 사러 가요?”하는 엄마의 말에 괜히 그 때서야 알아챈 마냥</p><p>“아, 안 먹는다고!!”하며 나서는 아빠 등에 대고 빽 소리를 지른다.</p><p><br></p><p>시간이 꽤 지나서도 아빠가 돌아오지 않는다. 연휴라 가게가 문을 닫아 괜히 어디서 헤매고 있는지, 서두르다 다리라도 삐끗 했을지, 방정맞은 생각들이 자꾸 떠올라 내 안의 폭군에게 이거 괜찮은 거냐고 묻는다. 폭군은 갑자기 말이 없다. 현관문 도어락 소리와 함께 또 잰 걸음으로 집에 들어선 아빠 한 손에는 예상한 케익이, 다른 손에는 예상하지 못한 다른 짐이 있었는데 케익을 식탁에 내려놓고 총총총 내가 있는 소파까지 다가온 아빠가 멋쩍은 웃음과 함께 나머지 손을 나에게 쓱 내민다. 큰 사이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p><p>“아유 미안해, 오늘 돌아가는지 몰랐지. 자 이거 먹어. 웬 커피를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대?”</p><p>70대 중반인 아빠가, 40살 먹은 딸이 좋아할 만 한 게 뭔지 고민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한 쪽 입꼬리만 올린 채 ‘픽’ 하고 웃는다. 올리지 않은 나머지 입꼬리는 내 남은 자존심이다. 퉁퉁 불은 얼굴로 어거지 생일 축하노래까지 듣고 나니 기분은 더 좋지 않다.</p><p><br></p><p>생일 정말 별 것 아닌데, 별 것 아니지만 가족들에게 축하는 제일 먼저 받고 싶었는데. 가족들 생일마다 또 무슨 날 마다 핑계 김에 늘 나서서 선물을 챙기고, 내년 2월 엄마 칠순을 맞이해서 미리부터 여행지를 생각하고 항공권 검색하고 하던 내 모든 마음이 부정당한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나를 잡아먹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급히 마음의 진정에 효과가 좋다는 산책을 나선다. 보름 달을 보며 좋은 소원들을 빌어본다. 아까보다는 좀 낫지만 완치 되진 않는다. 내 안의 폭군은 여기에 아예 자리를 잡기로 한 모양이다. 큰일났다, 이거 뭐라고. 내가 언제는 그렇게 성대한 생일 축하를 받았다고.</p><p><br></p><p>추석 연휴는 빠르게 지나갔다. 연휴 동안 태어나 처음 가본 남쪽의 도시에서 친구들에게 넘치는 애정과 축하를 받았다. 미리 내 생일을 축하한다고 여기저기서 보내 준 마음들에 더 뭘 못해줘 안달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고마움과 함께 그 만큼 ‘(가족이 아닌) 남들도 이렇게 축하를 해주는데’ 하는 심통 난 마음이 자꾸 내 안의 폭군을 더 부추긴다.</p><p><br></p><p>연휴는 끝났고, 내 40번째 생일은 오고야 말았다. 가끔 중요한 날에는 오늘의 운세를 열어보곤 하는데, 2023년 10월 4일 오늘의 내 운세는 50점이다. 젠장, 연휴 끝의 출근 길이 마냥 기쁠 리 없지. 자고 일어나 아침에 두근두근 열어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내가 꽤 싫어하는 전 상사가 눈치 없이 해맑게도 이모티콘과 함께 생일축하를 보내왔다. 예의상 고맙다고 답을 보내니 본인이 연주한 피아노곡이라며 유튜브 링크도 하나 보낸다. 선물도 고맙습니다- 황급히 답장을 보낸 후 창을 꺼버린다. 오늘 운세가 이래서 50점인가, 젠장.</p><p><br></p><p>생일 그거 별거 아니니까, 나이 먹을수록 의무적으로 선물 주고받기는 의미 없으니까, 선물하기를 깜빡하면 깜빡하는 대로 넘겨버리기도 했는데 올 해 내가 선물없이 그냥 생일을 넘어간 친구가 두 명이나 차례로 선물을 보내왔다. 둘이 짠 듯이 사랑한다는 문구와 함께다. 민망함과 미안함과 감동이 뒤죽박죽 몰려온다. 선물을 한다는 행위가 이렇게 고마운 것이란 걸 40살 되도록 몰랐던 나에 대한 어이 없음이 저 감동 사이에 껴서 눈치없이 함께 춤을 춘다. 한 바탕 감동이 지나가고 아차, 나 지금 되게 화났지- 심술로 퉁퉁 불어터진 손씨 집안의 장녀는 가자미 눈을 하고 건수를 벼르고 있다. 이 거짓말도 못하는 바보 가족들. 친구들도 이렇게 날 생각하는데, 오늘까지 까먹으면 난 정말 다시는 가족 누구의 기념일도 챙기지 않을 거다.</p><p>메신저 알람이 울릴 때마다 움찔거리길 몇 번. 어쭈, 1번은 동생 놈이다. “생일 추카추카. 식사는 이번주 말고 담주에 가능?” 밥상 머리에서 아무 말 없이 밥만 먹다가, 생선에서 머리카락 나온 거 맞다고 나를 거드는 한마디만 했던 무뚝뚝이가 무려 이모티콘을 보내며 밥을 사준다니 봐줬다. 소고기는 좀 너무하고 양꼬치에 칭따오를 사라고 할까.</p><p>그리고 이제 다 같이 잘못했는데 나에게 가장 싫은 소리를 들은 엄마가 남았다. 사실은 이쯤 되면 축하메시지를 기다린다기보다, 오늘은 잊지 말고 보내달라고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p><p><br></p><p>업무를 보다가 메신저를 확인하니, 드디어 왔다. 그녀의 메시지가.</p><p>“따알 생일 축하해~~</p><p>지난 번은 미안했어</p><p>이번 주말 김밥 싸다줄까?”</p><p>자존심으로 묶여있던 나머지 입꼬리 한 쪽이 같이 움직인다. 사실은 사무실만 아니면 “파하하하”하고 크게 웃고 싶은 심정이다.</p><p>이번 추석 전에 모녀 간 사전 협의된 메뉴는 등갈비와 잡채였다. 변덕쟁이 딸은 추석 이틀 전쯤 메뉴를 ‘김밥’으로 바꿀 수 없는지 엄마에게 물었는데 이미 재료 쇼핑이 끝난 탓에 엄마표 김밥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었다. 엄마가 나에게 보내 수 있는 최고의 사랑과 최고의 사과, 최고의 유혹이 무엇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상대가 내밀 수 있는 가장 큰 패를 내밀어 올인했다. 묻고 더블로 가야지.</p><p><br></p><p>생일 거 뭐시라고. (생일 그게 뭐라고). 태어난 날에 다름없지.</p><p>아니, 태어나 버린 것이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고 이해할 수 없을 때도 많지만 기왕 나왔으니 1년에 하루쯤은 내가 꽤 사랑받고 있다고 확인하는 날이라고.</p><p>생일은 40살 먹은 내 친구들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날, 멀리 내 친구들이 나를 위해 달도 별도 따줄 테니 다시 오라고 말해주는 날, 내일 모레 여든인 우리 아빠가 사다 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엄마가 말아주는 김밥으로 투박한 애정을 표하는 날. 어쩌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을 지 모르는 나를 기념하는 날.</p><p>김밥, 맛있겠네. 엄마, 10월은 참 좋은 달이야. 소풍이나 가자.</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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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3 07:56:5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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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병 박사</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1770</link>
         <description><![CDATA[<p>나는 기억에 남아있는 어린 시절부터 알약 삼키기, 주사 맞기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실력(?)을 갖고있었는데  이것은 타고난 재능이라기 보단 후천적 훈련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nbsp;</p><p><br></p><p>하얗고 근육이란 하나도없는 말랑거리는 살을 가진, 집을 좋아하는 유약한 여성. 그녀가 낳은 첫째 딸 ㅡ그게 바로 이 몸인데, 이 몸뚱이는 화도 안날만큼 건강에 관해서는 모친과 부친의 열성 유전자만 열심히 복사해왔더라. 태어나자마자 감기로 병원신세를 졌다는 이 비실비실한 아기는 걷기 시작할 무렵 넘어질까 무서워서 무릎을 펴지 못하고 걸었다는 귀엽고도 병약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p><p><br></p><p>그러던 아기가 건강한 어른으로 자랐어요 ㅡ라는 전개면 참 좋으련만 몸으로 모자라 신경까지 예민하고 유약한 이 어른은 잔병은 그대로 보유한 채로, 온갖 질병을 한 몸에 거느리며 자란다.&nbsp;</p><p>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짧은 경험으로는 어림없는 것은 상식. "병약" 부문에서 누구에게도 뒤지기 싫었던 내 몸뚱아리의 농간인건지 한 번 아픈 부위는 6개월~1년은 인내심있게 꾸준히 같은 병을 재발시킨다. 나중에는 단골병원의 의사선생님이 나의 너무 잦은 재발에 괜히 미안해하시고 나는 치료법을 외울정도가 된다나.&nbsp;</p><p><br></p><p>친한 친구에게 퇴근시간 무렵 전화가 온다. 톡은 매일같이해도 피차 전화는 안하는 사이라 깜짝놀라 얼른 받았다. "어, 은영아 무슨일이야?"</p><p>1년여 전부터 몸 여기저기가 안좋다더니 최근 대학병원에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 먹고있는데 이 약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이게 맞나 무서워 물어볼 곳으로 생각난 게 나였단다.</p><p>"스테로이드 이거 원래 이렇게 부작용이 심해?"</p><p>스테로이드. 내 세포와 장기들의 기능을 갉아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느낌의, 현대의학으로써는 대체품이 없는 말 그대로 악마의 약. 내가 10년째 복용하고 있는 약이기도 하다. 내 전문분야(?) 이야기에 갑자기 혀가 활기를 찾는다. 친구에게 해줘야 할 이야기가 많다.&nbsp;</p><p>스테로이드 부작용, 내가 겪었던 힘든 일들, 공감이 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전화를 끊을 때 쯤 친구는 조금은 안심한 듯 한숨을 폭 쉬며 남은 약 마저 열심히 먹겠다는 다짐을 했다.&nbsp;</p><p>내 주변에서 나는 "난청"을 가진 걸로도 유명한데, 돌발성난청이 요즘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을 많이 덮치는지라 이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꼭 나를 찾는다. 우리가 친하든 그렇지않든. 나는 마치 상담선생님이 된 기분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p><p><br></p><p>내가 가진 것은 지식을 포함해 늘 자신없고 하잘것 없어 보이는 스스로에게, 자신있는 분야가 "병"에 관한 것이라니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지만 한켠 내가 먼저 겪어 낸 어떤 일들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위안이 된다니 멋진 일 같기도 하고.&nbsp; 사실은 그렇게 그들에게 안심을 쥐어준다는 명목으로 하는 말들에서 나 스스로 얻는 위안 역시 매우 크다.</p><p>자신있는 분야가 뭔가요? ㅡ아, 저는 병 박사 입니다. 난청이 생기셨나요? 스테로이드를 드세요? 얼마나 무서우셨어요. 자 저랑 같이 얘기나눠요.</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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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3 08:06:1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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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태권소년.</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3509</link>
         <description><![CDATA[<p>구의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로 2정거장, 광진경찰서에서 내려 골목 하나를 들어가면 우리 집.</p><p>광진경찰서 바로 옆 작은 화단 앞에서 태권도복을 입은 볼이 통통한 소년이 화단쪽을 향해 "이리 와, 이리 와" 하며 뭔가(?)를 부르고 있다.</p><p>오지랖은 딱 질색, 내 일 말고 호기심 없음 ㅡ 인 나지만 분명 "어린이"가 "동물"을 놓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상황은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가던 길을 멈추고 태권소년이 손짓하는 곳을 향해 목을 쑤욱 빼고 쳐다보려니 태권소년이 변명하듯 "아, 저기 아기 고양이가 있어요" 한다.</p><p><br/></p><p>길냥이가 분명한 똘망똘망이가 화단 가장 깊숙한 곳에 숨어 이쪽을 쳐다본다. 태권소년의 아기고양이 납치 대작전은 오지랖 아줌마의 등장으로 급 중단 되었나보다. 다시 새초롬한 도시인의 정체성을 챙겨 관심을 끊고 가던길을 가려던 내 옆으로 자연스레 태권소년이 발걸음을 맞추며 말을 시작한다.</p><p>"아기 고양이를 데려가고 싶었어요"</p><p><br/></p><p>.... 처음보는 아줌마한테 이렇게 갑자기 말을 건다고? 세상 모든 낯선사람에게 경계를 세우는 나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야하는 사회적 어른인 내가 잠시 의미 없는 싸움을 한다.</p><p><br/></p><p>"응 그랬구나, 그런데 엄마 고양이가 근처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p><p>"늘 혼자있어서 외로워요"</p><p>"저 고양이가?"</p><p>"아니요, 제가요"</p><p>파란 체육도복을 입은 태권소년이 가슴팍을 가볍게 두드리며 외로운 이가 본인이라고 강조한다.</p><p>소년은 우리 회사에서부터 같이 온 내 일행처럼 자연스레 내 옆자리를 꿰차고 수다를 이어간다.</p><p><br/></p><p>2분도 채 되지 않는 동행길에 태권소년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다.</p><p>우리 집 근처의 구의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이고</p><p>외로워서 아기 고양이를 가족으로 삼고 싶었다.&nbsp;</p><p>매일 태권도가 늦게 끝나서 너무 힘들다고 울상이다.</p><p><br/></p><p>외롭고 힘든 11살 소년에게 얕은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나는 귀에 감기는 말을 할 줄 아는 처세에 능한 어른이니까.</p><p>"어머, 그런데 벌써 품띠를 땄네? 너무 대단한데?"</p><p>태권소년의 어깨가 윗쪽으로 살짝 움직인 것 같다</p><p>"당연하죠! 9살 때 부터 시작했는데요"</p><p>"그 동안 그렇게 힘든데 다 견뎌내고 품띠를 딴게 너무 대단하잖아. 이모는 노란띠에서 너무 힘들어서 도망갔어!"</p><p>"말도 안돼. 저는 너무 힘들었는데 견뎌서 품띠를 땄어요. 지금 2품이고 3년있으면 검은띠를 따요"</p><p>"검은 띠까지 또 힘들겠지만 견뎌서 해내겠네? 대단해"</p><p>"네, 저는 이쪽으로 가요"</p><p>"응 안녕"</p><p>볼이 빨간 파란도복의 태권소년이 총총 사라진다.</p><p><br/></p><p>오늘 세상의 닳고 닳은 이모의 접대 멘트에 외롭고 힘든 태권소년이 본인의 성과를 대단하게 여겨 으스대며 잠들었으면 한다.&nbsp;</p><p>태권소년의 힘든 하루에 우연히 만난 동네 이모가 소년의 노력을 알아 준 요정아줌마로 남길. 내가 오늘 널 만나 용어로써의 촉법소년이 아닌 진짜 "어린이"가 뭐더라 ㅡ를 깨닫고 촉촉해졌듯.</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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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3 08:08:0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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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화분이 놓여있던 곳.</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4040</link>
         <description><![CDATA[<p>사실은 암이 있었는데, 재발해서 입원했다 이제는 완치됐어. 몰랐지?</p><p><br/></p><p>ㅡ 2년 전세 재계약서를 쓰러 간 내게 예쁜 잔에 믹스커피를 내어주며 1시간 쯤 앞다투어 수다를 풀어내시던 윗집의 주인집 할아버지/ 할머니.</p><p>한 동안 할머니가 안보이시기에 나쁜 생각도 들었지만 애써 외면하며 또 어디가 편찮으신가 하고 생각을 눌러뒀는데</p><p>얼마 전 혼맥주 2잔에 얼큰히 취해 돌아가던 집앞에서 만난 주인 할아버지가 기어코 듣고싶지 않던 소식을 전해주셨다.</p><p>가뜩이나 나는 귀가 안좋고, 할아버지 목소리는 작아 말씀의 절반은 못알아들었지만 너무 쓸쓸해 보이는 할아버지께 해드릴 수 있는게 뭐 더 있겠나. 한참을 열심히 끄덕이며 말동무를 해드리고 돌아왔다.</p><p><br/></p><p>소식을 듣고 며칠, 큰 의미의 인간의 삶과 죽음이란 ㅡ따위의 생각을 잠깐 했을 뿐 내 일상은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p><p><br/></p><p>어느 늦은 귀가길에 빌라 계단을 오르는데 이 벽이 눈에 띄었다. 언제나 크고 예쁜 꽃화분이 자리를 바꿔가며 있던 자리. 자리를 비운 지 한참일텐데 이제서야 보인다. 꽃화분이 없다, 할머니가 안계신다, 할아버지는 하루 한끼는 꼭 밖에서 사드신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나머지 두 끼를 여쭤보지 못했다.&nbsp;</p><p><br/></p><p>주인의 부재에 깔끔한 이 건물의 사소한 것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빈 자리. 화분이 빈 자리.</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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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3 08:08:52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4040</guid>
      </item>
      <item>
         <title>복(福)에 대하여</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5097</link>
         <description><![CDATA[<p>“요즘 사주공부하면 내 사주도 좀 봐주라”</p><p><br/></p><p>내 질문에 유독 눈이 큰 친구는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약 2초간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명료하게 답했다.</p><p>“우리는 그냥 인생이 전반적으로 박복해”</p><p><br/></p><p>박복하다-라는 단어를 일상에서 듣기는 참 오랜만인데, 그 단어가 나를 위해 이렇게 알차게 쓰이다니 유감이다. 박복한 내 인생. 박복은 어쩜 발음도 이렇게 동그란 구석 하나 없이 매몰찰까.</p><p><br/></p><p>그녀와 나는 생일이 4일 차이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는 사주를 구성하는 8개의 글자 중 6개의 글자가 같단다. 그래서 박복함 앞을 수식하는 데 그녀는 ‘우리’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는 평생이 금(金)처럼 차고 복이 없단다. 긍정하고 싶지 않지만 딱히 부정할 명분은 없어 낄낄 웃었다.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으로 해석하면 옳다. 실없이 웃으며 나는 나에게 박하다는 ‘복’에 대해 생각해본다.</p><p><br/></p><p>‘복’이 있다는 건 (혹은 없다는 건) 어떤 의미더라. </p><p>[福 (명사)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 또는 거기서 얻는 행복.]</p><p><br/></p><p>보통 좋은 것을 얻거나, 보유한 상태를 복이 있다-라고 한다. 내게는 사지 멀쩡한 신체와, 원하는 것을 할만큼 매달 들어오는 월급과, 내 집은 아니지만 꽤 쾌적한 집과, 즐거울 다양한 취미와, 아직 건강하신 부모님이 있다. </p><p>그런데 나는 없는 것을 갈구하는 모양으로 행복이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우리’는 박복하다라고 정의 내렸던 그 친구는 학창시절부터 원하던 생의 목표를 (정말 평생의 목표다) 얼마 전에 드디어 이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p><p><br/></p><p>가진 것이 복이라면, 나는 박복하다기엔 가진 것이 많다. 물질과 행복에 집착하는 성격이니 앞으로는 더 많아질 지 모른다. 평생이 박복하다는 내 사주는 아마 가진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마음가짐이겠지. 열망하던 것이라도 그 것이 내게 오는 순간 시시해져버리고 마는 내 성향에 대한 이야기겠지. </p><p><br/></p><p>박복한 나는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을 스스로 느끼는 데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 삶의 모든 영역에 어느 정도의 재능 차이는 존재한다면, 나는 ‘복’을 느끼는 영역에 조금 재능이 부족할 뿐인 걸 불가능하단 게 아니니까. </p><p><br/></p><p>계속 글을 써야지. 활자로 객관화 된 내 생각을 읽다 보면 박복한 내 팔자도 좀 펴는 날이 오려나.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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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3 08:10:04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1535097</guid>
      </item>
      <item>
         <title>설마 설마 설마</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3275264</link>
         <description><![CDATA[<br>쉬니 나 지난번 가출 한날. 미카엘라 언니를 만나고 왔어. 내가 떡볶이 노래를 불러서 그런지, 우리는 만날 때마다 떡볶이를 먹네. (언니가 떡복이 많이 사줄테니까 자주오래. 맘 같아서는 나도 자주 가고싶다....!) 우리가 만나기 며칠 전, 언니가 메시지로 보낸 떡볶이집을 네이버에 검색 해 봤는데, 주차장이 없는거야. 게다가 가게 입구에는 작은계단이 3계단이나 있는 거 있지. 언니에게 연락해서, 언니 여기 주차장이 없는데요? 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니면 내가 다른 떡볶이집을 찾아야 하나 고민했어. 지난번에도 언니가 보내온 음식점이 이런 곳이라서 내가 다시 찾아보았거든, 자꾸 다시 물어보고 확인하는게 왠지 미안해서. 그냥 알겠어요. 그날 집 앞으로 데리러 갈게요. 하고 말았지. (이 때 그냥 다시 물어봤어야 하는데..) 그러곤 나도 바빠서 새카맣게 잊고 있었지 뭐야. 언니를 만나는 날이 되어서야 생각이 난 거야. 일단 약속 시간이 가까워져 가니 언니를 픽업해서 다시 장소를 찾아보자 하고 일단 출발했어. 언니 집에 도착해서 언니를 차에 태우고 얘기를 했지. “언니, 언니가 말한 떡볶이집을 찾아보니, 주차장이 없더라구요.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하면서 막 급하게 검색을 시작했지. 마침 우리의 목적지인 상인성당 옆에 상인 롯데시네마가 있는데, 시네마 건물에 두끼(떡볶이프렌차이즈)가 있는거야. 그래서 롯데시네마에는 주차장도 있고 상인성당이랑 가깝고 딱이다 싶어서 시네마로 향했지. 주차를 하고 언니랑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엘리베이터 층별 안내에는 분명 떡볶이집이 있는데, 그 층에 내려 아무리 둘러봐도 떡볶이집이 없는거야. 우리는 계속 설마를 외치며(설마 없어졌으려나) 전화를 걸었는데, 진짜 시네마 말고는 다 망해 없어진 거였지 뭐야. 검색 하면서 게시물 날짜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이지! 내 탓을 하며 우린 다시 차에 탔어. 언니가 이 동네에 먹을 것이 많을 거라고 차로 한번 돌아보자기에, 맞아 설마 떡볶이집 하나 없겠어? 하는 마음으로 시네마 주변 동네를 돌기 시작했어. 설마는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주차를 하고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찾을 수 없었지. 나는 점점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어. 떡볶이집이 너무 없으니까 그냥 주차장 있는 아무 곳이나 가자!라고 했지만, 골목상권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있는 가게가 하나도 없는거야. 그렇게 한동네를 돌고 옆 동네로 넘어갔을 때 간신히 작은 떡볶이집하나를 발견했어. 하마터면 밥도 못 먹고 성당에 갈 뻔 했지뭐야. 함께 밥을 먹고 성당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는 불안한 목소리로 “언니 상인성당 가봤어요? 상인성당이 이렇게 핫(?)한 동네에 있는 줄 몰랐어요. 주차난 심할 것 같은데,,,설마 성당인데 주차장이 없진 않겠죠?” 하고 물었어. 언니도 상인성당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우리는 또 설마를 외치며 성당에 도착했는데, 예상대로 핫한 곳이라 그런지 성당 앞도 아니고 작은 골목을 하나 지난 곳에 주차장이 따로 만들어져 있더라고. 진입하려고 차 머리를 넣고는 타본당 신자이고 근처에서 놀다가 평일미사를 드리기 위해 왔다고 혼자서 열심히 시뮬레이션을 하며 사무실 호출버튼을 누르는데 아무리 눌러도 응답이 없는거야. 뒤에 차는 밀리고, 그래서 뒷 차에 설명하고 직접 사무실까지 달려갔어. 미사를 드리너 가는 길이 이렇게 난이도가 높을 줄이야. 
<br>
<br>집에 가는길에 언니가 “나 때문에 미안해. 이제는 나이가 많아서 핸드폰 조작도 쉽지 않고, 그래도 이렇게 나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라고 하는거야. 나는 아니라고 내가 시골에서 와서 이 동네를 잘 몰라서 그런거라고. 내가 미안하다고 했어. 언니한테 너무너무 미안했지. 내가 좀 더 준비했어야 하는데. 
<br>
<br>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스물아홉. 언니는 마흔을 넘긴 나이였지. 그때 언니는 부모님 도움을 받아 회사에 출퇴근을 하며 일을 하고 있었고. 불편하지만 대중교통(그나마도 보조기 때문에 버스는 타지 못하고 오로지 지하철만 이용했었지.)을 이용하면서 삼덕성당(대구 도심에 큰 성당)에서 열심히 활동도 했었는데. 지금은 일도 재택으로 바뀌고. 유일한 외출은 일주일에 두 번. 재활치료와 성당이라고 하더라구. 
<br>
<br>12월에는 언니가 너무 보고싶어하는 신부님을 뵈러 진주에 가기로 했어. 만날 때마다 진주에 계시는 신부님 얘기를 하더라고. 
<br>
<br>음식점을 택하는 기준이 맛이 아니라 주차장의 유무인 삶을 생각 하다가 마음이 너무 무거워져서 그냥 생각을 포기했어. 진주에나 잘 다녀오고. 다음에는 주차장이 있는 밥집을 미리 알아 놓아야 겠다 다짐했어. 
<br>
<br>쉬니 중국에서 돌아오면 같이 미카엘라 언니 한번 만나러 갈래? 29살의 흔들리던 나도, 36 철없는 나도, 연륜(?)으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이야. 쉬니는 나를 엄청 좋아하니까 아마 미카엘라 언니도 좋아하게 될거야.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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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4 13:31:00 UTC</pubDate>
         <guid>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3275264</guid>
      </item>
      <item>
         <title>두번째편지</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3286977</link>
         <description><![CDATA[수이니야 나 지금 어디게? 쉬니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카페에 와있
어. 그때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이고,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양손으로 감싸쥐어도 따땃하게
만 느껴지는 깊은 겨울이었는데, 그때도 지금처럼 너를 기다리면서 지금 앉아있는 이 자리에
서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지. 그때 우리가 했던 말 기억나?. 너무너무 보고싶을 때 이곳으
로 오면 포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던거. 나 지금 포털을 열러 왔다구! 그래도 나 진짜 오
래 참았지? 9개월만에 왔으니까. 

쉬니는 누군가를 만날 때, 세상에서 가장 가지런한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나는 
우리 신부님이 그렇고 우리 회장단(명예회장단인 원석이도,,ㅋㅋㅋ)이 그렇거든. 쉬나 나 어
제는 신부님을 만나고 왔어. 세상 가장 가지런한 마음으로 만나야 하는데, 세상에 가출을 하
고 갔지 뭐야. 아침에 너무너무 화가나서, 가게 오픈 30분을 앞두고 뛰쳐나갔어. 좋아하는 임
고 강변에서 선선한 가을바람을 아무리 맞아도 전혀 괜찮아 지지가 않아서, 너무 심란한 거 
있지. 그래도 어찌저찌 시간은 가더라구. 약속한 시간이 되어서 미카엘라 언니를 만나 밥을 
먹고, 성당으로 갔지. 미카엘라 언니는 이동하는데 보조기구가 필요해서, 그날은 성전 젤 앞자
리에서 미사를 드렸어. 약간 그.. 그런느낌 아니? 엘피바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듣
고, 이얏!하면서 맨손으로 라임 쭉쭉 짜서 하이볼 말아주시던 신부님이 오랜만에 본업(?)하시
는 모습을 랜만에 봐서 너무너무너무 반가운 거 있지. 오랜만에 신부님 음성으로 듣는, 복음
말씀과 강론까지...눈을 살짝 감으면 마치 2016년도로 돌아간 것 같았어. 2016년에는 쉬니도 
엽이오빠도, 정이언니도 내 옆에 다 같이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아무튼 아침에 했던 걱정이 무
색하게도, 건강히 잘 지내시는 신부님 뵙고 나니 마음이 엄청 좋긴 하더라고. 미사를 마치고 
미카엘라 언니를 집에 내려다 주고, 왠지 영천으로 돌아가기 아쉬운 마음에, 집에서 김밥싸던 
윤현지 언니를 꺼냈지. 그리고 우린 스타벅스 구석에서 오늘의 커피와, 윤현지가 싼 집김밥을 
함께 먹었어. 10년동안 운영하던 핸즈커피를 접힘 당하고(?) 방황하는 언니에게 손원평 장편
소설 튜브를 추전했다가 손절당할 뻔 했지만(언니가 소설 첫부분만 봐서 그래.!!끝까지봐야 진
국인데), 언니는 그래도 나를 위해 김밥을 싸고, 나를 만나러 나와주었어. 3n살 이하연의 가출
사건 정황에 대해 보고 하고 다음날엔 집으로 돌아가겠다 약속을 하고 헤어졌지. 근데, 그 날
은 우연이 어떻게 그렇게도 겹치는지, 집으로 돌아가려는 데 언영이 언니가 연락이 온거야. 내가 경산 근처에서 방황하던걸 누군가 보고 알려주었나 싶을 정도로 기가막힌 타이밍에 말이
야. 그래서 진짜 언영이 언니랑 두시간만 이야기 하고 집에 가야지 마음먹고 언니 집으로 갔
어. 마지막으로 언니를 만났을때는 언니가 만삭이었는데, 벌써 아기가 태어나 통잠을 자는 시
기가 올 만큼 정말 오랜만에 만났지. 두시간은 무슨, 언니 집에 밤 11시에 도착했는데, 날이 
밝아올 때까지 수다를 떨었지 뭐야. 그리고 이제 정말 집에 가야지 하고 시간을 보니 곧 아침명당을 할 시간인거야? 마침 리원언니는 대구에 살고, 그래서 언니에게 만나서 공부하자고 카
톡을 보냈지. 전날 오전 10시에 가출해서 3명의 언니를 만나고, 못씻고 피곤에 찌든 꾀죄죄한 
나를 리원언니는 24시 국밥집으로 데려갔어 (거진 3달만에 먹은 국밥..찬밥 더운밥 채식밥 가
릴 처지가 아니었지..ㅋㅋㅋㅜㅜ평일 새벽에 들이닥쳤으니) 난 또 3n살 이하연 가출사건의 정
황을 살짝 보고했고, 우리둘은 아침 7시반에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으면서 눈물로 티슈를 적셨
지.(언니도 엄마랑 함께 일하고 있어서 우리는 평소에도 공감대가 좀 많은 편..) 눈물젖은 국
밥을 먹고나서 언니는 나를 커피찐덕후가 운영하는 라떼 맛집으로 데려갔어. 라떼를 두 잔 사
들고 언니집으로 가서 공부만큼 중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 이제 진짜 집에 
가기로 꼭꼭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 가는길에 리원 언니를 근처 안과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진짜_찐_최종_마지막 가출코스로 너와함께 왔던 그린보트 커피에 왔어. (혼
자 금방 커피만 마시고 가려고 했는데, 윤현지언니가 와서 아직도 집에 안갔냐면서 언니 출근 
직전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준 거 있지. 그 전날 만났을 때 괜찮냐고 물었을 때, 괜찮다고 했
던 대답이 거짓말이란걸 그녀는 알았던 것이지) 출근하는 언니를 보내고, 어제 만난 미카엘라 
언니가 준 책을 펼쳤는데, “사랑의 소중한 체험은 인생길의 칠흑같은 어둠이나 지척을 바라볼 
수 없는 안개 속에서도 사랑의 길을 향하게 하리라고 믿습니다.”라는 문장이 딱 보이는거야. 내가 지난 밤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부어주었어. 지난 밤 뿐 만이 아
니라, 함께 한 모든 시간 속에서 나와 끈임없이 사랑을 나누었던 사람들이지. 영천으로 돌아
가 다시 사랑할 기운이 생겨났어. 우리는 비록 떨어져 있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과 마음
들이 여전히 여기에 그리고 내 마음에 남아있어. 다시 사랑할 용기를 주어서 고마워. 너에게
도 나는 그런 사람이길 바라. 살다가 때때로 사랑이란 마음이 길을 잃고 헤메일 때, 너를 향
해 부어줄 사랑이 내게 가득 있으니 언제든 나를 만나러 왔으면 좋겠어. 아마 너가 오기도 전
에 이미 내가 너의옆에 있을 테지만..!]]></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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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4 13:40:4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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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목없음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3289320</link>
         <description><![CDATA[내일  작가님 전시회에 가기위해 목요일 밤 양평으로 퇴근했어요.! 
노트북을  깜빡하고 안챙기는 바람에 
저도  오늘치의 조각메모(?)를  올려봅니다.  


오랜만에 장거리 밤운전을 위해 커피를 두잔 샀다. 
책없이  빈손으로 가서  그런가  늘 조용히 음료만 내어주시던 사장님이 갑자기 오늘 마음이  어떠냐고 질문을 했다. 뇌가  빳빳해진  느낌이 들었다. 세상 쭈구리가 된 것 처럼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다가 횡설수설 하는 사이에  음료가 완성이 되어버렸다. 

누가 자꾸 나에게 엄마에게  잘  하라고  얘기한다. 한 두번은  흘려들었는데,  세 번 네번이  되니, 의문이 생긴다.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내가 뭘  그렇게  못했을까? 나는 언제까지 엄마한테 잘하는 사람이어여 하나.? 엄마에게 잘 하라는 의미가 무슨 의미인지  다시 한번 물어보아야겠다. 사랑해야 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잘 했으면  좋겠다. 그냥 할 수 있는 말에 상처를 받는  내가  싫다.  마지막 8과 에세이를 낭독하러 올라갔을 때, 그친구의  손을 잡고, 있을때 잘하자 라는 말을 하고는,  나는 아직도  그 친구를 볼때마다 후회중인데 말이다. 

뒷걸음질 치다가 내가 스스로 파놓은 구덩이에 쏙  빠졌다.  누군가 나를 위해 팠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래서 계속 헤맸구나. 뒷걸음질  친게 맞다고 스스로 인정하니 오히려 더 속이  시원해.  (누군가에게 들키기도 했지만, 그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이참에  다시 바닥을 찍어보자.  어디쯤이  아픈 곳인지  더듬더듬  다시 찾아보아야지. 

지독하게(?) 연결되길  원하다가도,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은  모순적인 마음 이 문제인가..! 

작가님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는데, 
안괜찮다. 안괜찮아도 괜찮은거구나..! 오예! 

사장님 저 오늘 마음이 안괜찮은데, 안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은 관계인지(이 좁은 시골동네에서, 애매하게 연결된  관계들이  있는 곳에서), 대충 괜찮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싫고,  안괜찮다면 이유를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말이  길어질 것 같고, 저는 오늘 좀 급했거든요.  떡볶이를 사들고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어서요. 껄껄…!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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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4 13:42:2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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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을, 안녕!</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05492</link>
         <description><![CDATA[<p>몇백 권 책의 서지사항을 전산화하는 일은 적성에 맞지 않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목록을 끌어안고 있노라면, 차라리 사이다도 김치도 없이 고구마를 연거푸 쑤셔넣는 편이 낫겠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고행하듯 며칠을 보내고 나면 그다음 장비 작업 단계에선 좀 숨통이 트인 다. 단순 작업이 주는 은근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좌우로 몸을 돌릴 여유뿐이지만, 이 공간에서의 작업에 숨통이 트이고 끝났어야 했는데, 납품했던 몇백 권의 책이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한 이유로 재작업을 요 청함. 아차! 찰나의 실수로 전혀 단순하지 않은 작업이 되어버린 것이다. 며칠 후 우리 부부는 사점을 넘겼다. 장비 작업(소위 라벨링)했던 것을 다 떼어내고, 떼어낸 자리 끈적한 자국을 닦 아내고, 라벨지를 떼어내다 같이 떨어져 버린 책표지를 보수하고.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본래 의 작업을 시작했다. 평소 장비 작업 소요 시간의 다섯 배가 걸렸다. 차라리 꿈이길 바랐던 상황이었지만, 별수 없으니 했다. 그러다 사점이 왔고, 그래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상 황을 즐기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게 되네? 우리가 하고 있네? (물론 상대 도서관에는 죄송한 마음이다.) 그렇게 유월을 보내며 나는 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작은 일에 몰두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 고, 좀처럼 얻지 못했던 끈기마저 생긴 것 같아 뿌듯했다.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사점을 넘 어, 세컨드 윈드(이 개념은 이번에 알게 되었다.)를 겪은 훈훈한 성장담으로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오르던 마음은 이내 고꾸라졌다. 유월의 끝, 나는 오락가락하는 제도의 희생양이 되어 거침없이 버려졌다. 주경야독의 간절함과 동료의 도움으로 얻은 일자리는 이제 시한부 자리가 되었다. 평생 이렇게 무너지는 마음이 들긴 처음이었다. 열아홉 겨울 이후로 내내 경제활동을 쉰 적이 없는데, 이제야 원하는 일을 얻었는데, 신이 원망스러웠다. 평소 의 식하지 않았던 사회경제인으로서의 열등감과 좌절감에 무력한 여름을 보냈다. 눈앞의 뜰에 잡풀이 무성하다. 저것은 개인의 정원일 수가 없다. 버려진 땅이거나 소유주가 어디 외국이든 감옥이든 간 것이 분명하다. 내 집의 앞뜰에 대고 무심코 내뱉었다. 너도 사점 을 넘겼구나. 더 이상 손으로 잡초를 솎아낼 수가 없다. 주말에 옆집 예초기를 빌리기로 했다. 집 뒷산이나 단지 담벼락에 쓰는 거친 예초기를 우리는 앞뜰에 갖다 댈 예정이다. 아침 이슬 을 머금은 풀밭은 곧 목이 베일 운명을 받아들였는지 차라리 기운차 보였다. 그렇게라도 들여 다보겠다니 좋다는 걸까. 어쩌면 앞뜰이 아닌, 패배자 의식에 빠져있던 내가 사점을 넘겼는지 도 모르겠다. 우중충한 저 밀림을 다 밀어버리고, 산뜻하게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 올여름 두 번째, 세컨드 윈드다. 아직 무성한 풀을 밀기 전이고, 주말은 삼일이나 남았으며, 내 시한부 일자리도 반년 가까이 남아있다. 그사이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생각지 못했던 작업반에 들어 가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점은 그만 넘겨보고 싶다. 눈앞의 작은 일에 몰입하되,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을 적절히 분배해서 쉽게 고꾸라질 일 없는 단단한 나의 자리를 만들고 싶다. 좋아하는 가을바람이 분다. 하늘이 파랗다. 신이 사랑의 약속으로 무지개를 만들었다던데, 내 게는 응원과 격려의 편지 대신 가을을 주었다고 믿는다. 이제 다시 일어나서 걸어야겠다. 산 책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밝고 명랑한 답장을 쓰고 싶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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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5:41:5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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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게 빛나고 사소하게 충만하기</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21907</link>
         <description><![CDATA[<p>"꿈은 꾸는 것 자체에 있다. 쫄깃거리며 심장이 나대는 순간이 즐거움이고 희망이다." 며칠 동안 나에 대해 골몰하게 만든 문장을 내 식으로 옮겨 보았다. 옮기는 잠깐 동안 문장 주인의 쫄깃한 심장이 느껴지는 듯도 하고, 닮고 싶어 흉내낸 마음 같기도 하다. 환희라고 정 의해봤다. 배움에 대한 그녀의 감정.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심장이 죽는 순간까지 배움에 맥진하겠노라 선포하게 만든 감정. 책으로 이어진 배움의 길, 그 여정의 희열을 이야기할 때 누구보다 반짝이는 그녀를 보는 게 좋다. 다시 나를 들여다본다. 나는 어떤 감정일 때 반짝거릴까. 환희의 주인공처럼 심장이 나대는 순간을 찾아보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자타공인 금사빠로서 자주 다양한 순간에 설레긴 하지만 이런 경박한 나댐은 속부터 차오르는 환희와는 급이 다른 이야기다. 아무래도 내 삶에 환희의 지분은 미천한 모양이다. 옆지기에게 당신은 어떤 순간에 가장 즐겁냐고 물어봤다. 과업을 마무리한 후 뿌듯함이 몰려 올 때라고 한다. 그런 감정은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보람이나 긍지 같은 것일까? 한 단어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한다. 문득 웃음이 나왔다. 마감일까지 고치고 고친 글의 전송 버튼을 누 르고 나서, 다른 일도 밀려 있지만 그의 눈에 가장 거슬렸을 화장실 청소에 열을 올리고 나 서, 몇백 권 책 납품을 마무리하고 품절 도서까지 구해다 주고 나서, 전교생이 참여한 독서 교실을 성황리에 끝내고 와서, 계단 밑 공간에 널브러지듯 몸을 던지던 그의 모습이 생각났 다.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그 감정으로 즐거운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그는 반짝이는 대신 어깨가 한껏 올라간 채로 내적 댄스에 몰두하는 모양이다. 그럼 나는? 하고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들여다보니, ‘삶의 의미는 살아가는 것’이라 했던 헝 가리 철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삶의 의미를 물었던 허구한 날들 끝에 이 문장을 발견하고 반 가웠다. 곧장 내 삶의 지침으로 삼았지만, 문장을 따라 살기가 쉽진 않았다. 환희가 특기인 빛 의 여인에게 꿈은 꾸는 것 자체이듯이 나에게 삶은 살아가는 것, 그 자체로 온전한 의미이기 를 다시금 소망한다. 과업을 완수한 후 나대는 어깨 뽕을 즐겨 마지않는 그이처럼 나도 작은 과업을 마주하고 그것에 몰입하는 동안 온 마음이 작은 기쁨으로 충만해지길 바란다. 아무도 모르게 매 순간 반짝거리고 매번 어깨춤을 추고 싶다. 나만 아는 작은 환희와 보람과 긍지들 이 단단하게 뭉쳐져 삶의 모든 순간을 받쳐주면 좋겠다. 작게 빛나고 사소하게 충만하기. 꽁무니에 작은 빛을 달고 어둠을 여행하는 반딧불이처럼, 오 늘 하루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기회에 감사하며 작은 원을 그리며 살아가기. 작은 바람에 도 쉽게 깜빡거리며 살아왔지만, 아직 꺼지지 않은 심지를 남겨주셨으니 다행이다. 이제 즐거 움을 발화할 시간이다. 추신. 저마다의 빛을 내는 친구들이 곁에 있어, 참 좋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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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5:55:2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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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회억(回憶) 1</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36624</link>
         <description><![CDATA[<div>짧게 만나고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것. 어쩌면 이것은 신이 내린 벌일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거부한 시지프스가 바위를 올리고 또 올려야 했듯이, 신이 아닌 세상을 사랑한 우리는 그리움 을 긷고 또 긷는 데에 일생을 바쳐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어령 교수는 글과 그림, 그리움은 같은 뿌리를 가진 말들이라고 했다. 모두 ‘긁다’에서 나온 말이라니, 그리움을 종이에 긁으면 글이 되고 모양까지 갖춰 긁으면 그림이 된다는 뜻일 테 다.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동그라미만 그려도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는 걸 보 면 실로 타당한 말인 듯하다. 간밤엔 어떤 잠못 이룬 이가 하늘에다 대고 그리움을 긁은 모양이다. 깊은 우물마냥 끝을 모 르는 하늘 이쪽 편으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별가루가 가득하다. 가을, 그리움, 별을 사랑 했던 동주의 시를 귀에 꽂고 잤더니, 다음날 종일 잔잔한 노래처럼 시간은 흘렀고, 잠들지 않 고 하루를 함께 한 별들이 옆구리를 간질거리는 기분이었다. 반달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회억에서의 두 번째 저녁 식사다. 이곳은 평소 먹고 자는 산속 마을보다 해가 일찍 뜨고, 달이 낮게 뜬다. 이백키로를 달려오느라 때를 놓친 식사이지 만, 반달의 출입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까만 골목의 끝에서 전깃줄을 타고 우리를 마중 나온 바닷가 반달은 오른쪽 볼을 부풀려 씩 웃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다 말고 마주 웃었다. 이렇 게 씩씩한 반달을 또 언제 봤더라. 할머니를 집에 모시고 싶다고 생각만 했다. 새로 이사한 집이 어떤지, 신혼집처럼 크고 깨끗 한지 묻는 할머니에게, 방 개수도 줄었고 낡고 오래된 집이라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더 이상 말씀이 없으셨다. 테라스에 꾸며 놓은 홈바에 앉아 벚꽃잎이 선율처럼 흩날리는 걸 보는 일이 얼마나 황홀한지 말을 할 걸 그랬다. 왜 아이를 낳지 않냐고 딱 한 번을 묻지 않으셨듯이, 작 은 집으로 옮긴 사정을 끝내 묻지 않으셨다. 쓰지 않은 연금을 봉투째 밀어 안기셨고, 참새가 다 쪼아버린 무밭을 끝내 다시 일궈 잘생긴 것만 골라 흙을 털어 담아두셨다. 텃밭 일을 하다 주저앉았다고 들었을 때는 그렇게 서서히 거동을 멈춰버리실 줄 몰랐다. 할머니를 끝내 요양 병원에서 모셔 오지 못한 건 남는 방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모두 출근한 낮에는 어떻게 하지, 우리의 어설픈 간호가 과연 현명한 결정일까, 비겁한 마음이었다. 할머니가 작아져 갈수록, 할 머니를 모실 자신감도 줄어만 갔다. 벚나무가 나란한 뒷산 반대편으로는 할머니처럼 작지만 단단한 분이 운영하는 기사식당이 있다고, 세월이 벽을 긁은 자리엔 페인트가 부스럼처럼 피 어올랐으며, 그 페인트 떨어져 얼룩진 아파트 긴 복도에 서서 기사식당 위로 달이 떠오르는 걸 보는 게 좋았다고 말을 할 걸 그랬다. 그곳의 달은 늘 미덥게 웃고 있었다고. 그리움을 마음에 긁으면 추억이 되는 걸까. 며칠 후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째 되는 날 이다. 그 사이 우리는 할머니가 기뻐하시던 서른 몇 평 신혼집보다 더 큰 집을 지었고, 그때 의 할머니처럼 요양병원에서 야윈 시간을 보내는 바닷가 할머니의 집을 주말마다 찾게 되었 다. 우리는 낡은 집에서의 시간을 아껴 쓰며 묵은 마음을 긁어 많은 추억된 것들을 모을 것이 다. 바닷가 할머니의 이름 뜻은 ‘다시 돌아온다’이고, 우리 할머니의 이름자에는 금이며 옥과 같은 귀한 것이 다 담겨 있다. 짧게 만나고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것. 어쩌면 이것은 신이 내린 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 움을 긁고 긁어 별가루처럼 받아내는 것은 축복이다. 종이 위에, 하늘과 바다에, 우리의 마음, 그리고 신이 만든 모든 것에. 눈물보다 단단한 무엇이 함께 떨어져 반짝일 거다</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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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6:07:1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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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힘을 내요, 미스터 김!</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37251</link>
         <description><![CDATA[<div>장모 생신은 추석 전날이고 장인 생신은 구정 전날이며 처남 생일은 장모 생신 11일 전이고 아내 생일은 11월 21인데 처가 기준으로는 10월 21일이다. 처가에서는 음력으로 생일을 쇠기 때문인데, 마침 78년 11월에는 음력과 양력이 정확히 한 달 차이가 나서 저렇게 날짜가 딱 떨어졌더란다. 딱 떨어졌다고? 김서방은 호흡이 가빠왔다. 그러니까 음력이 작은 글자라고 했는데, 대체 작은 글자는 어떻게 돌아오는 건가. 작년에는 11월 18일이었던 아내 생일이-이때만 해도 가족이 되기 전이었지만- 올해는 12월 7일이란다. 가족 기념일을 죄다 기념하기로 기념비적인 이 집안의 가족이 된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추석 전날, 구정 전날은 연휴의 시작이라 어 렵지 않았지만, 아내 생일은 왜 이리도 헷갈리는지 11월만 되면 22일인가 21일인가, 더불어 장인 장모님 결혼기념일도 12월 24일인가 25일인가, 그게 그렇게 헷갈리는 것이었다. 날짜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 생일이면 미역국을 한솥 끓여 전라도식 상차림을(그렇다. 무려 전라도 분들이다.) 펼쳐두고 차린 게 없지만 많이 먹으라고 하는 식탁 문화에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 심지어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상추쌈을 입에 넣어주는 일은 가족끼리는 절대 할 수 없는 세상 오글거리는 일인 줄만 알았는데, 아직 결혼도 하기 전에 입으로 불쑥 들어왔던 상추쌈, 그때부터 김서방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서울 핵가족 태생의 정체성을 넣어두고 또 넣어두어야 했던 것이다. 김서방이 스스로 놀랐던 것은 어느새 처가의 기념일 문화에 익숙해 버린 자신을 발견했기 때 문이다. 어떤 이유인가 생일상을 받지 못했던 해에는(아마 장인어른이 아프셨던 것 같다.) 심 지어 살짝 서운한 마음까지 들었으니, 이제는 정씨 가족이 다 되었다고 할 만하다. 지금도 김서방은 아래층에서 장인, 장모, 처남 내외와 술잔을 부딪히며 ‘드림콘서트 트롯’ 출 연자들에 대해 (다소 장모님 취향에 맞춰) 품평을 하고 있다. (물론 TV조선 뉴스만 보고 계신 걸 뭐라 할 때랑, 윤석열 이재명 얘기가 나올 때에는 목소리에 조금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고등학생, 중학 생이 된 처조카들에게는 일찌감치 (깍쟁이 서울 사람 나름) 거액의 용돈을 뜯겼다. 가을이면 국화를 좋아하는 장모님께 두 사람이 둘러 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만한 크기의 삼색 국화 화 분을 선물했더니, TV 한번 꽃 한번 연신 돌아다 보신다. 김서방의 아내 되는 나도 이젠 아래층으로 내려가야겠다. 대체 어제 쓰기 시작한 글을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해 장모님 생신날까지 노트북을 챙겨와야 했나 할 테고, 어서 내려와서 빈 옆자 리를 채워 다정한 말 없어도 편안해지도록 해주길 바랄 터여서가 아니다. 내가 없으니 이 사 람들이 내 욕만 삼십 분을 넘게 해서 도통 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다. 머리를 길러서 부 스스하게 저게 뭐냐고 수연이는 생머리로 바짝 묶어야 한다며 어릴적 별명부터 저 고집 맞추 느라 김서방 힘들겠다는 것까지 맥락을 찾을 수 없는 저 화제를 이제 멈추어야겠다.</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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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6:07:5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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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밤이에게</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38765</link>
         <description><![CDATA[<div>이제 곧 다섯 살이 되는 너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늘 너에게 받기만 하던 내가 드디 어 줄 생각을 하다니, 그사이 나도 좀 자란 모양이야. 실은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었어. 정말 다섯 살이 맞는지 연거푸 손가락을 접어가며 확인해야 하는 나의 무심함 때문에, 살뜰히 돌볼 생각은 안 하고 자꾸 밖으로만 돌던 마음 때 문에 그동안 많이 외로웠을 너에게. 심지어 소홀해진 이유가 한 번도 맘에 든 적이 없는 너 때문이라고, 애꿎은 네게 책임을 돌릴 때 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지난 며칠은 밤잠을 줄이고 너의 안팎을 가다듬었어. 바닷가에도 가지 않고 말이야. 이렇게 너와 깊은 시간을 보낸 게 얼마 만인지. 그리고 곧장 깨달았어. 집사들이 너를 꽤 사랑한다는 걸, 너와의 이별을 종종 상상했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었고, 우리는 진정 너 없이는 살 수 없 는 존재가 되었다는 걸 말이야. 세 시간이나 잤나. 아니, 세 시간이나 자고 일어났는데 집사1은 여전한 자세로 너를 쓸고 닦 고 있었어. 너를 선보이기로 한 오후의 약속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이벤트인지 알기에, 그 의 속도와 무게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어. 그를 따라서 너의 속살 하나하나를 살폈어. 아, 여긴 이렇게 생겼었지. 그새 이렇게 주름이 졌네. 한번 정성껏 씻겨주지도 않았네, 아, 너무 미안... 집사2의 시곗바늘도 너를 향한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멈춰버린 그때, 생경한 얼굴로 아침 해가 떠올랐어. 그래, 우리 사이도 그렇게 밝아졌어. 주름지고 빛바랜 얼굴이 될 동안 너 홀로 시간을 엮게 해서 미안해. 앞뒤로 품을 넓혀서 고양이 식구들을 돌봐줘서 고마워. 여전히 초보의 순간을 헤매는 동안, 집사를 대신해 친구를 사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너의 따스한 수고를 이제야 알아봐서 미안해. 변덕스러운 나라서, 또 어떤 핑계로 너를 미워하게 될지 몰라. 그래서 미안하고, 그래서 다시 고마워.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건 맞겠지. 곧 다섯 살이 되는 너에게 어떤 선물을 하 면 좋을까. 내가 너에게 선물을 할 자격은 있는 걸까. 너를 키운 건 내가 아니라 너 스스로 품을 넓혀 보듬은 그 모든 것들일 테고, 그런 너의 집사인 나라는 바보를 키우는 건 팔할이 네가 되어가고 있어. 너 때문에 나는 오늘도 한 뼘은 자랐을 거야. 얼마 전에 달걀을 소중히 품고 있는 암탉을 봤어. 어쩌면 흔한 장면일 텐데 자꾸 떠오르는 이 유는, 그녀가 품은 달걀이 부화할 수 없는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 부화하지 못하면 어때. 품에 있는 동안 달걀은 행복했을 거야. 우리가 누군가의 품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생일 선물로 나의 품을 내어줄게. 모나고 가시 돋쳐서 너만큼 따스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래 도 괜찮다면 조금 편하게 수고를 내려놓아. 어쩌면 우리가 같이 너른 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 꼭 부화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품을 만들고 싶어. 네가 말없이 안아줬던 그때처럼 말이 야. 고양이가 햇살을 받아 앞뒤로 몸을 구르듯이, 따스하고 너른 품을 함께 만들고 싶어. ps. 그리고 너 말이야, 꽤 매력적이더라. 누군가 잠 한숨 자지 않고 아끼고 사랑한 결과인 걸까. 네가 두 팔 벌려 품었던 다정한 사람들 덕분인 걸까. 다섯 살 생파, 끝내주게 해줄게!(우리에겐 양추위가 있거든:-))</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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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6:09:1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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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붐붐붐</title>
         <author>It_is_written</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6339219</link>
         <description><![CDATA[<p>상황은 달라졌다. 삶은 ‘살아가는 것’ 자체이고(작은 수연의 인생지도) 꿈은 ‘꾸는 것’ 자체라고(큰 수연의 행동강령) 목요방에서 배운 담백한 삶의 목표를 마음에 새기고 작업일지에 공표까지 한 지 딱 한 달만이다. 요 며칠 꾸연은 담백과는 먼, 욕망의 화신이다. 떠오르는 아침 해와 함께 잠에서 깬 욕심이는 하루를 보내는 동안 부글부글 멋대로 끓어올라 해 질 무렵에는 숙주를 잡아 삼킬 듯이 뜨거워진다. 너무 쉽게 잠식당한 마음 방의 주인은 현실회피의 한잔 술을 냅다 꺾어 붓고, 이제서야 녀석은 기세가 꺾여 휘청이다 어느 순간 강제종료 당해 사라진다.(녀석을 다 없애지 못하고 숙주가 잠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다시 아침 해는 떠오르고, 어제보다 커진 내공으로 녀석은 숙주에 붙어 그 녀의 하루를 그을린다. 꾸오, 꿈꾸는 오징어라는 (분에 넘치게 귀여운) 닉네임은 애초의 순수함을 잃 어, 탐욕오징어, 건방오징어, 허영과 사치의 오징어가 되어 열두 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어딘가에 있을 희생제물을 찾아 헤매는 날을 보내는 중이다. 작은 일에 몰입하며 작게 반짝이겠다던 그녀의 하루는 소위 말하는 성공이라든가 손에 쥐어지는 합 격통지서 비슷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허황된 꿈을 꾸다 별 소득 없이 오늘 하루가 날아가버렸다며 아쉬워한다. 사는 것 자체, 꿈꾸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겠다며 동사로서의 인생을 정의하던 인간은 온데간데없고,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과연 ‘무엇’이 될 수는 있을까, 내 삶은 언제 ‘그 무 엇’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까, 온통 대단한 어떤 명사를 향해 촉을 세우고 있다. 한 달 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시작은 질투였다. 내가 걸지 못한 걸 걸고 인생을 던지는 사람들, 내가 걷지 못한 길을 걷다 끝내 길을 만든 사람들, 살면서 나는 한 번도 갖지 못한 용기와 무모함, 그런 것들을 앞세워 걷다가 마주 치는 길벗과 팀을 이루며 더 강력하게 무장된 이들. 그들의 여정이 신나보였고, 그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내가 못마땅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 걸까, 걷고는 있는 걸까, 나만 아는 소소한 즐거움이면 충분하다고 여긴 스스로가 세상 못난 루저, 외톨이, 센 척하는 겁쟁이로만 느껴 졌다. 우연히-는 절대 아닐 테고, 예상치 못한 이 시점에-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라는 책을 만나게 되 었다. 단순한 질투를 넘어 온갖 죄에 사로잡혔기에 부글부글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욕망이라는 기생충에게 잡아먹혔다는 건 실은 (나태한 스스로에 대한) 변명일 뿐이고, 교만 과 허영이 뒤범벅된 못된 양아치가 거울 속에 숨어있다는 걸 알았다. 그럼 이제 어째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종교 냄새 가득한 교훈적인 메시지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듯 이, 노랫말의 끝처럼 ‘아임 어 루저’로 끝내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내 욕망의 끝을 공표하며 끝내 고 싶지도 않다. (이미 욕망의 주문서는 손바닥에 위에 올라와 잔망스러운 자태로 자기를 살피라며 눈과 귀를 장악하고 있지만) 나에겐 목요작업반 동지들이 있기에 이렇게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의 글 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감사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어 감사하)다. 한 달 만에 돌아서는 줏대 없는 마음이지만, 매번 진심에 가까운 것을 말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내게 허락한 것들을 두고 내게 없 는 것을 부러워했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하다. (좀 급한 마무리이지만) 이런 못난 마음을 공유하고 싶은 동료를 주셔서 감사하고, 혹시 나와 같이 습관처럼 쭈그러지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 ‘목요인의 해방일지’를 찍듯이 서로를 추앙해주자고 말하고 싶어져서 (그리고 말해서) 감사하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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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8 06:09: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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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목미정</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7418235</link>
         <description><![CDATA[<p><br/></p><p>2023.09.24</p><p>&nbsp;</p><p>&nbsp;</p><p>“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노래 부르며 정문을 들어와 비틀거리며 계단을 오른다. 아버지는 술기운에 자기 몸조차 가누기 어렵다. 정원을 지나 대문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더니 “에이 씨팔”을 연짝 욕을 뱉어낸다. 문이 잘못이라도 한 듯 손으로 내리치며 세게 닫는다. 신발을 벗다가 한쪽을 그냥 신고 거실로 들어가다 주저앉아 한쪽 신발을 내동댕이친다. “이별의 눈물이야 목포의 설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간다. 윗옷을 벗으려 했지만 제대로 벗겨지지 않아 욕을 하다 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가슴을 치며 꺼억 꺼억 소리를 내며 운다. 한참을 울다 “우리 민지야, 병찬, 병민아” 아이들을 부르며 2층 아이들 방으로 올라간다. 계단을 오르다 미끄러질 뻔 했는대도 “씨발, 내가 죽여 버릴 거야” 중얼거리며 피식 웃는다. 아이들 방문을 열더니 “어! 어디 갔어! 어디 갔어! 어디 갔어!” 점점 소리가 커진다. 분에 못 이겨 주먹으로 문고리를 친다. 문고리가 떨어져 나갈 때 까지 발로 찬다. 문고리가 떨어져 나가자 비틀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쓰러지듯 침대에 머리를 박고 잠이 든다.</p><p>&nbsp;</p><p>지하보일러실은 따뜻하다. 전구불도 켜진다. 연탄불 냄새도 많이 나지만 숨을만한 곳으로 적당하다. 지하실문을 열고 긴 복도를 지나면 보일러실이 따로 있다. 긴 복도에는 쌓아놓은 연탄이 복도를 더 어둡게 한다.</p><p>&nbsp;</p><p>아이들은 아버지의 전화를 1시간 전에 받았다. “밥 먹었니?”</p><p>“네”민지가 말한다.</p><p>“잘 했어. 아빠 지금 집에 가. 걱정 말고 먼저 자” 술에 취해 꼬부라진 말투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다.</p><p>“아빠 술 마셨어요?” 민지가 묻자 아버지는 “그래”하며 전화를 끊는다.</p><p>전화를 끊자마자 민희는 병찬이와 병민이를 부른다. “빨리, 옷 입어. 잠바도 입어. 빨리해. 빨리”</p><p>병찬이가 짜증내며 묻는다 “어디가?”</p><p>“누나, 아이스크림 사러가는 거야?” 병민이는 신이 나서 옷을 입는다. 6살 병민이는 아빠를 아직 많이 좋아한다. 아빠한테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오라고 전화한다는 걸 민지가 사준다고 달랬었다.</p><p>“이따 사줄게. 빨리 나가자” 병민이 옷을 서둘러 입히고 1층 주방문을 나와 집 뒤쪽 김치항아리 뭍은 사이 공간에 숨는다. 5분이 지나자 병민이가 춥다고 칭얼댄다.</p><p>민지는 따뜻한 곳을 생각하다가 보일러실이 생각났다. “가자, 따뜻한 곳이 있어”</p><p>대문아래 정원과 이어진 곳에 지하실로 아이들이 들어간다. 조금 지나자 아버지의 비틀거리는 발소리와 노래 소리가 들린다. 민지는 병민이 얼굴을 꼭 끌어안는다. “누나, 아빠 왔어” 병민이가 민지 품을 뿌리치려고 애쓰지만 민지가 다독인다. “조용히 해. 이따 집에 들어갈 거야”</p><p>병찬이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움직이질 않는다. 아빠의 우는 소리가 들린다. 병찬이는 귀를 두 손으로 막는다. 병민이는 그새 연탄집게가 장남감이 되어 혼자 놀고 있다. 메케한 연탄가스 냄새가 숨이 막혔지만 참아야한다. 집에서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여러 번 크게 난다. 큰소리가 날 때마다. 민지, 병찬이 병민이는 서로를 꼭 껴안는다.</p><p>“조금만 더 기다렸다 집에 가자” 누나의 토닥이는 손을 꼭 잡으며 “응” 병찬이가 말한다.</p><p>&nbsp;</p><p>희미하게 엄마가 보인다. “엄마! 엄마 왔어” 민지는 엄마가 너무 반갑고 보고 싶었던 맘에 울음을 터트렸다.</p><p>“미안해, 엄마 많이 보고 싶었지? 엄마도 우리 민지, 병찬이, 병민이가 너무 보고 싶었어”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민지를 안는다.</p><p>“엄마, 이제 가지마, 아빠가 너무 무서워. 아니 엄마랑 살거야. 우리랑 살아, 제발” 민지의 눈은 간절히 어머니를 바라 본다.</p><p>“그래, 민지야 엄마랑 살 거야. 이제 우리 떨어지지 않을 거야.” 엄마는 민지와 병찬이 병민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민지는 꿈인지 진짜인지 알지 못했지만 이 시간이 지나가지 않고 멈추길 바랬다.</p><p>&nbsp;</p><p>아침부터 엠블란스 소리에 동네사람들이 나와 웅성거린다.</p><p>아버지는 “민지야” 흐느끼며 흰 천으로 덮인 병찬이 병민이 들것에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한다. 민지는 호흡기에 간신히 생명을 맡긴 듯 힘없이 앰블란스에 실려 나간다.</p><p>“아이들이 보일러실에서 자고 있는 줄 몰랐어요.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그냥 잤습니다. 정말입니다. 아빠가 미안해 내 새끼들” 주저앉아 병찬이와 병민이를 태우고 가는 앰뷸런스만 처다 본다.</p><p>&nbsp;</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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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9 00:02:1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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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공주님이 나가신다</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7430564</link>
         <description><![CDATA[<p>2023.09.15.</p><p>&nbsp;</p><p>&nbsp;</p><p>“보겸 아, 뒷길 뱀 나올 수 있어 걸을 때 쿵쾅거리고 가” 우리 엄마 또 잔소리다.</p><p>“알았어” 난 이 길이 학교가기에 딱 좋다. 앞길로 학교를 가면 뒷길을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길이만큼 더 돌아간다. 빨리 가서 친구들이랑 수업 전에 조금이라도 놀아야 한다. ‘늦었다’ 가방은 대충 메고 뛰기 시작한다. ‘어! 어제 이장님이 풀을 깎았나?’ 길이 깨끗하다. 최대한 쿵쾅거리면서 달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뱀 나오면 안 되니까.</p><p>&nbsp;</p><p>푸른색 하늘이 눈에 보인다. 촉촉한 아침이슬이 발목에 느껴진다. 깨끗한 물이 내 발목을 씻겨주는 거 같다. 달리면서 느껴지는 바람이 발목을 스친다. 그 때부터 난 조금씩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발목에 닿은 이슬은 가볍게 나를 들어 올린다. 높이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떠올라 달릴 수 있다. 깎여진 풀에서 냄새가 난다. 풀냄새가 엄마 화장품 냄새보다 좋다. 숨을 들여 풀냄새를 먹는다. 풀냄새는 내 몸에 들어와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난 다른 나라에 들어와 있다.</p><p>‘야! 최고다’ 이 길에서만 느낄 수 있다.</p><p>&nbsp;</p><p>엄만 뒷길에 나와 있다. 이맘때는 뱀이 많이 나와 걱정 된다고 늘 지켜본다. 정아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나랑 제일 친한 친구다. 난 학교에서 하는 공부하는 것 보다 친구들이랑 있는 게 백만 배, 아니 천반 배 더 좋다.</p><p>&nbsp;</p><p>3시면 방과 후 수업도 거의 다 끝난다. 간식도 먹고 나왔는데 배고프다. 스쿨버스 타는 친구들과 인사하고 학교 정문을 나왔다. 우리 집이 보인다. 우리 집은 학교랑 정말 가깝다. 뒷길로 걸으면 13분, 뛰면 7분정도 걸린다. 앞길은 도로도 있고 깨끗하지만 차가 많이 다녀서 무섭다. 뒷길은 논 사이 길이어서 흙도 많고 벌레도 많지만 학교와는 가장 가깝다. 혹시 뱀이 나올까봐 기다란 나뭇가지를 찾았다. 쿵쿵 찍으며 집으로 가면 된다.</p><p>&nbsp;</p><p>천천히 걷는다. 얌전하게. 뒷길에 발을 딛는 나는 다른 나라에 들어온다. 누런 황금 논은 금빛 왕국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드레스를 입은 공주로 변신한다. 들고 있는 긴 나뭇가지는 멋진 봉이 되어 공주를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한다. 벌레 백성들이 공주님이 지나가는 길을 비켜주기 위해 양옆으로 뛰어오른다. 타닥타닥 튀어오르는 벌레들의 소리는 공주님 행차에 팡파레다. 기분이 좋아 살짝 웃었지만 벌레백성은 내 얼굴을 보지 못한다. 난 벌레백성보다 엄청 키가 큰 공주니까. 한걸음, 한걸음 때마다 방아깨비, 귀뚜라미, 메뚜기가 “공주님 행차야, 어서 길을 비켜”하고 수군거린다. 양옆으로 반원을 그리며 물결치듯 차례로 튀어 오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벼 백성들은 이리저리 엎드려 고개를 숙인다. 행차가 끝난 공주는 벼와 벌레 백성들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한다.</p><p>&nbsp;</p><p>문을 열고 들어온 나는 엄마한테 큰소리로 말한다. “엄마, 공주님 학교 다녀 왔습니다. 배고파 떡볶이 해줘.”</p><p>&nbsp;</p><p>&nbsp;</p><p>&nbsp;</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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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9 00:13:1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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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추가로 올릴 글이 없네요.ㅎㅎ</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48099456</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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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09 09:31:2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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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야간비행 / 생텍쥐베리</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58392354</link>
         <description><![CDATA[<p>야간비행이 내게로 왔다. 앙드레 지드의 머리말에서 이미 나는 &lt;야간비행&gt; 책을 올해의 인생 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표지를 보보면서이미 흔들렸다. 모험과 경외심이 느껴지는 표지는 읽기도 전 이미 나를 유혹시켰다.</p><p><br/></p><p>우편기를 몰고 파타고니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오는 파비엥이 첫 장에 등장한다. 이어 그의 상사인 전 항공 노선을 총관하는 리비에르라는 책임자도 이어 나온다.</p><p><br/></p><p>"분 단위로 전보가 오자 리비에르는 자신이 운명으로부터 무언가를 탈취하고, 모르는 부분을 줄이고, 승무원들을 어둠에서 끌어내 해안으로 이끌고 있다고 느꼈다."</p><p><br/></p><p>야간비행이 가능하도록 이끈 장본인인 리비에르는 동정이나 연민을 삼간다. </p><p>"인간 역시 보잘 것 없는 존재라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사건은 사람의 명령으로 이루어진다. 사건은 그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기에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연도 필연이라 여기며 한 치의 틈도 허락하지 않고 조종사나 부하들을 냉혹하게 대우한다. 의무와 책임이 인간의 삶에게 어쩌면 영원을 만들어낼지도 모를 영속성과 지속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p><p><br/></p><p>고대 페루 잉카족의 태양신 사원의 글을 인용한다. </p><p>"그것들을 영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p><p>파비앵과 리비에르의 모험과 도전, 미지의 영역을 두드리는 불굴의 투지는 멈추지 않는다. 인간만이 도전하는 한계는 죽어서도 멈추지 않는다. </p><p><br/></p><p>"행동하는 것과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p><p>"비행과 글쓰기"를 작가는 말한다. </p><p><br/></p><p>파비앵처럼 작가도 44살에 전투중 실종되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p><p><br/></p><p>생텍쥐베리는 리비에르와 파비엥을 통해영웅을 제시했다. 우편기를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유보다 어쩌면 더 가치로운 의무와 책임을 통해 인류는 문명을 만들고 지속시키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 부디 잊지 말라고. 시대의 영웅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가슴에 한 줄기 별빛으로 심어져 반짝이며 계속 자라는 횃불이고 등대가 된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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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4-17 10:38:4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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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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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quot;으랏차&quot;</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2985140941</link>
         <description><![CDATA[<p>비가 막 그쳐 촉촉하게 젖은 정원엘 나갔어요. 은방울 나무에 새잎이 나온지 한참 지났는데도, 꽃망울이 안생겨 올해는 꽃은 못보려나 했는데, 어느새 꽃망울이 조롱조롱 달려있더라고요. 조르르 달린 꽃망울이 귀여워서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서너장 찍었어요. 은방울 나무 소식을 스토리에 알려볼까 해서 사진을 열었는데, 글쎄 나뭇잎위에 맺힌 물방울들이 이렇게 동그랄 수 있나?싶을 정도로 동그랗더라고요? 그래서.... 상상해보았습니다. “으랏차”하고 팔다리를 힘껏 벌려 각자의 물방울(세계)을 지켜내는 사람을요. 오늘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느라, 애썼을 목요인 들을 위해 선물합니다..</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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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5-08 13:48:0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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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환자에 대한 사랑</title>
         <author>jiyon103</author>
         <link>https://padlet.com/It_is_written/plant_love_on_Thursday/wish/3103286601</link>
         <description><![CDATA[<p><br/></p><p>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최고의 사랑은 무얼까?</p><p>환자가 병을 치료하고 일상을 찾을때까지 끝까지 함께해주는 것이 아닐까?</p><p>항암이 끝나고 무릎염증이 남았다. 끈질기게 남아있는 무릎염증과 통증에 속이 상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낫지 않으면 어쩌지? 운동을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면 어떡하지. </p><p>무엇보다 항암치료 후 지금의 선생님께서 무릎은 타과에서 진료를 받으라고 하시면 난 또 무릎통증의 원인을 찾아 여기저기 진료를 받으러 다녀야 할텐데... 걱정이 앞섰다.</p><p>항암 최종 결과를 듣던 날. 암의 관해소식을 전하며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무릎을 치료해보자 하였다. 염증이라 했지만, 계속 다른 병은 아닐까? 불안해 했었는데 본인의 진료과가 아님에도 무릎을 위한 치료계획을 세우시는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했다.</p><p>환자로서… 의사선생님이 끝까지 치료해주려는 모습에 큰 감사와 사랑을 느꼈다. </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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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4-09-05 02:26:4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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