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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학교 안팎의 위태로운 소년들 3 by 페미니즘교육연구소연지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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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책 [소년을 읽다]를 읽고 대화 나누기</description>
      <language>en-us</language>
      <pubDate>2022-05-05 09:22:5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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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과</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yonziwon/i3473z0xm0l8kzxi/wish/2183708304</link>
         <description><![CDATA[<div>열심히 질문하려고 일찌감치 책을 다 읽었는데, 책에 너무 공감해서 그런지 특별히 질문은 없습니다. ^^; 이런.. (연두 미안해요)&nbsp;<br><br>읽는 내내 저희 학교 아이들이 많이 떠올라서 웃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들끼리 '너 국어쌤한테 개아리빨면 가만 안 둔다'(p.140)고 협박(?)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는데요. 아이들이 저자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보이면서, 저희 학교 애들과는 다른 점도 잘 느껴졌거든요.<br><br>불편했던 점은, 이 책이 예전부터 유행(?)하던 '인문학으로 사회적 약자 감화시키기' 같다는 거였습니다. 책 속 국어수업은 고전 읽기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책이라는 수단을 고집하는 것 또한 일종의 시혜라는 생각도 들어요. &nbsp;<br><br>아이들에게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주기'는 저도 수업에 적용해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느꼈습니다. 남학생들에게 페미니즘도, 제 수업도 '미래에 좋은 삶을 살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이 되면 좋겠어요.&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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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2-05-14 07:58:5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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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네컷</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yonziwon/i3473z0xm0l8kzxi/wish/2184026579</link>
         <description><![CDATA[<div>두서없이 질문을 꺼내 봅니다.<br><br>Q. 학생들에게 마음속으로 먼저 판단하고 짐작하여 행동한 적이 있을 때<br>그런 자신을 언제, 어떻게 알아차리시나요?<br><br>제가 수업을 준비하는데 다른 선생님이 좀 더 자유롭게, 아이들이&nbsp; 주체가 되도록 진행을 하자고 제안하셨어요. 그런데 그 말에 긍정하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안돼, 그렇게 했다가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면으로 뻗을 위험성이 더 커', '이미 그 애들에게는 충분히 자유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회의 내내 모든 의견에 '애들은 이러니까 그건 안돼, 애들은 저러니까 이렇게 해야 해' 라는 생각이 함께했죠.<br><br>회의가 끝나고 각자의 마음과 느낌을 나눌 때쯤에야 편견을 가졌던 저 자신을 깨달았어요. 성평등 수업이었는데 흡사 학생들을 잠재적인 가해자로 생각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br><br>책의 저자분 또한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신경 쓰면서도 중간중간 '그래서 이 아이는 어떤 일로 소년원에 오게 되었을까'를 생각하지요.&nbsp;<br>옳고 그름을 논하기 이전에 제가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님이 그런 생각을 하신다면 슬플 것 같거든요.(더 다양한 감정의 갈래가 있겠지만 무엇이든 좋은 방향은 아니겠지요) 선생님이나 보호자의 입장이라면 가장 안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구요<br><br>책을 읽는 동안 선생님이 힘들 때 단비같이 말을 건네주는 강준이, 수업을 안 듣게 되었어도 편지를 써 전해주는 도운이, 새 책을 귀하게 다루는 민우... 반짝반짝하고 빛나는 그 순간의 학생을 보는 것이 아닌 소년원과 연관 지어 내가 보지 못한 학생의 과거를 짐작하거나 판단하고 궁금해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마음 한 편이 무거웠어요.<br><br>+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정말 희망이 드는 책이었어요<br>어떤 학생이냐 보다는 수업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수업은 언제든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br>특히 책표지, 대접, 환대 등 예쁘고 공을 들이면 누구나 다 좋아하고 그 기운이 전달된다는 것을 배운 것 같아요</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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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2-05-14 18:31:0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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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책 내용은 그저 감동이었습니다. 감정이입이 되었고 마치 저자가 저 같았습니다.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고민하는 모습도 지금 제가 있는 자리에 제가 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떠올리게도 했습니다. 내용 중간중간 따뜻한 이야기들이 순간 코 끝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저 소년같은 아이들의 모습에 자책과 반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학생들과 함께 보낸 시간에 마음을 더해 나눈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 수없이 많은 아이들을 만날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좋을지 알게 했던 정말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 </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yonziwon/i3473z0xm0l8kzxi/wish/2189042122</link>
         <description><![CDATA[]]></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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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2-05-18 07:24:5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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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두</title>
         <author>yonziwon</author>
         <link>https://padlet.com/yonziwon/i3473z0xm0l8kzxi/wish/2191209407</link>
         <description><![CDATA[<div>13.</div><div>내가 만난 아이들은 영혼의 뿌리까지 어쩌지 못하게 병든 존재는 아니었다.<br><br></div><div>19.</div><div>각자 묵독하는 대신 한 쪽씩 돌아가며 소리내어 읽기로 했다.<br><br></div><div>20.</div><div>아직 어른이 아니네. 덜 자란 아이다.<br><br></div><div>21.</div><div>처음 스티커를 꺼낼 때 나는 머뭇거렸다.</div><div>자신에 대한 관심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div><div>"선생님, 걸그룹 스티커 한 번만 붙여주시면 안돼요?"<br><br></div><div>22.</div><div>나는 걸그룹 스티커 대신 걸그룹 사진 엽서를 가지고 갔다.</div><div>걸그룹 엽서 한 장 얻겠다는 일념으로 말이다.<br><br></div><div>24.</div><div>"먹고사는 것에 급급해지면 마음이 차가워지잖아요. 그러면 문화를 누릴 여유도 없고요. 사람은 문화를 누릴 만큼의 여유는 있어야 해요. 먹고사는 일에 급급하면 서로를 위해주시도 힘들어요. 그래서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지면 안 되는 거예요." (강준)<br><br></div><div>26.</div><div>남들이 가지지 않은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소년원생 간에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한다.<br><br></div><div>(그렇다면 소년원에 만화방, 책방, 도서관이 있으면 될일 아닌가? 그런 영화가 있었던 듯 한데. 뭐였지.)<br><br></div><div>(약간 짜증이 나면서도, 울면서 책을 읽는 중)<br><br></div><div>44.</div><div>"선생님, 너무 야한데 계속 읽어야 해요?"한다.<br><br></div><div>(오히려 이 소년은 감각이 있었다. 책에서의 이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것. 그래서 멈추고 싶었다. 그랬을때 교사가 그 마음을 잘 알아차려주었다면 어땠을까? 좀 더 섬세하게 '불편한 마음'을 잘 해석해주었다면 어땠을까? 소년들은 여성인 교사와 라포를 쌓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서 그의 여성이라는 사회적 위치 혹은 정체성을 모욕하는 글을 읽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표현이 저렇게 되었던 것이고.)<br><br></div><div>50.</div><div>환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경험, 자신이 주체로 활동하는 경험은, 나도 타인도 소외시키지 않는 연습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연습이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삶에서 적어도 '나'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br><br></div><div>82.</div><div>나는 그저 국어반 두 명을 통해서 재미있는 책을 전해주기만 한다. 국어반 소년이 간단한 내용만 독서동아리 활동 일지에 적어서 나에게 주면 된다.<br><br></div><div>86.</div><div>같은 내용의 수업을 반복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란 사람은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서 하는 것을 싫어하니까. 새로운 일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br><br></div><div>93.</div><div>소년원이라는 곳은 되도록 사회 사람들의 시선에 띄지 않는 것이 미덕인 곳이다. 죄를 짓고 벌을 받기 위해 가둔 아이들이니, 환경이 열악해도 되고 인권을 보호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여겨지기도 하는 곳이다. 우리가 수업하는 교실은 사람의 심리나 정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삭막하고 뒤숭숭한 환경이다.<br><br></div><div>(해남 고등학교는 참 시설이 좋은 훌륭한 학교였다. 이런 환경 자체가 학생에 대한 '환대'로 보였다. 화요일에는 고정희와, 고정희를 매개로 자신의 작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원격으로 들었다. 학교의 시설이 줌으로 하는 원격 강의에는 적절치 않아 임시방편으로 마련해 간 작은 스피커를 이용했다. 저녁 시간 직후 진행된 강의에서 학생들은 음질이 훌륭하지 않은 상황을 겪으며 누군가는 열심히 필기를 하기도하고, 누군가는 열심히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떨어뜨리고 졸기도 했다. 나는 무척 미안했다. 나도 완벽한 시스템으로 학생들을 환대하고 싶었는데, 설비가 협조를 해주지 않았다. 수업을 정리하면서 너무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았을까 싶다.<br><br></div><div>우리집의 고양이들을 떠올렸다. 집에서 살게된 고양이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이 집에 살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때문에 나와 나의 파트너는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고양이 중심으로 생각하고, 고양이 중심으로 고민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중심 세계에서 가장 약한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소년원이나, 학교의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환영받아아야 하고 대접받아야한다. 그들이 지구에 온 것은 그들의 의지가 아니라 인류가 그들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배우고 성장해야하는 시기인 유아동 청소년기 만큼은 세계가 이들의 입장에서, 이들을 환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br><br></div><div>그런면에서 소년원은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 잘못해서 소년원에 들어오게된 소녀들과 소년들은 소년원에서 사랑을 받고, 주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울고 있나보다. ㅠㅠ)<br><br></div><div>(안선화 작가 팝업북 https://youtu.be/fBjMMsslLY4)<br><br></div><div>100.</div><div>아이들이 결국 '사랑'의 영토에 잠시나마 머무르게 되었으니까.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는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부모님에게, 또는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은, 마음에 사랑을 담게 된 것이다. 소년들은 팝업북을 만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렸다. 이 생각을 하게 된 5초의 시간을 위해서 우리는 한 달을 함께 걸어왔다.<br><br></div><div>그러면? 미풍 같은 것 아닐까. 그저 평소에 불어오던 바람과는 아주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결의 바람이 뺨 한쪽에 살짝 닿았다가 스쳐갔을 것이다.<br><br></div><div>106.</div><div>새로 온 학생을 만나자마자 "너는 여기 왜 왔어?"라고 물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div><div>그보다 국어수업에 꼭 필요한 정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br><br></div><div>111.</div><div>짐작하건대, 이 일은 책이라는 존재의 물성을 뛰어넘을 것이다. 자격증 취즉이나 기ㄹ 수련과 같이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몸과 마음에 각인되는 원체험이 되기 때문이다.<br><br></div><div>(처벌을 받는 것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소년원, 교도소에서 제대로 교화되지 않는다면 처벌 기간동안 시간을 채운것만으로 그 책임을 다한것으로 생각하게되지 쉽다. 그러나 피해자가 회복되고, 그 사건을 겪은 공동체가 회복되는 것은 격리되어 벌을 받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년원의 경험, 교도소의 경험이 낙인이 되지 않고, 그저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이 과정조차 '책임'을 아는 배움의 과정이 되어야만 한다. 범죄를 일으킨 당사자와 그의 가족, 피해자와 관련자, 그리고 지역 사회 공동체 등. 모두 회복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br><br></div><div>127.</div><div>그렇지, 여기는 아름답기 힘든 곳이다. 이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던 사람이 비정상이다. 5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이런 생각이 든다.&nbsp;<br><br></div><div>(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이 반갑다. 매우 반갑다.)</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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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2-05-19 11:54:59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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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영</title>
         <author></author>
         <link>https://padlet.com/yonziwon/i3473z0xm0l8kzxi/wish/2194552515</link>
         <description><![CDATA[<div>내 마음 속에 남은 문장: '방치하지 않길'<br><br>13p. 나는 추상적 존재가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소년을 만났다.</div><div>&nbsp; &nbsp;</div><div>19p. 수업을 끝내고 다시 철컹철컹 소리를 들으며 소년원을 나왔다. 처음 만난 아이들과의 수업. 2분 만에 책 20페이지를 읽어내는 초능력 소년들과 만났다. 소년들이 초능력을 발휘하지 않을 독서 방법은 무엇일까.</div><div>첫 수업은 이렇게 실패했다.</div><div>&nbsp; &nbsp;</div><div>(...) 지난 수업 때는 ‘읽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읽기에 성공해야 한다. (...) 각자 묵독하는 방법 대신 한 쪽씩 돌아가며 소리내어 읽기로 했다.&nbsp;</div><div>&nbsp; &nbsp;</div><div>21p. 유치한 장난 같지만 꾸준한 노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가시화하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을 북돋는다.</div><div>&nbsp; &nbsp;</div><div>(...) 자기가 받은 펭귄, 물개, 개구리, 기린, 이런 것들 어디가 자신과 닮았는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다. 자신에 대한 관심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div><div>&nbsp; &nbsp;</div><div>26p. 남들이 가지지 않은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인, 소년원생 간에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한다.</div><div>&nbsp; &nbsp;</div><div>28p. 강준이는 마음의 안정이 어떤 건지 모르는 삶을 살아왔다.</div><div>&nbsp; &nbsp;</div><div>36p. 시간에는 농도가 있다. 어떤 시간은 묽은 채로 주르르 흘러, 지나고 나면 아무 흔적이 없다. 어떤 시간은 기운이 깃들어 찐득하다. 짙고 끈끈하다. 그런 시간은 삶에 굵고 뜨거운 자국을, 원래의 모습과 달라진 흔적을 남긴다. 좀처럼 잊지 못하게 마련이다.</div><div>오늘을 통과한 아이들의 영혼에는 어떤 자국이, 흔적이 그려졌으려나. 아마 전과 다른 무늬가 아로새겨지지 않았을까.&nbsp;</div><div>&nbsp; &nbsp;</div><div>40p.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사이에 신뢰가 만들어졌을 때 공기는 이런 빛, 이런 온도구나.&nbsp;</div><div>&nbsp; &nbsp;</div><div>41p. 하지만 아이들이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는 수업이어서 안정적인 구조를 보장할 수 없다.&nbsp;</div><div>&nbsp; &nbsp;</div><div>42p. 안정적인 구조로 3개월도 지속할 수 없는 수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데 그런 날이 왔다.</div><div>&nbsp; &nbsp;</div><div>43p. 누군가를 믿을 수 있다는 것,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부러워했다.&nbsp;</div><div>&nbsp; &nbsp;</div><div>44p. “제가 아무래도 막(?) 살아왔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를 믿어주는 사람도 없고,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없어요.&nbsp;</div><div>&nbsp; &nbsp;</div><div>49-50. 돌아가고 싶도록 그리운 것은, 그 시절 몸과 마음이 편해서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마음껏 땀 흘릴 수 있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하는 시기가 삶에서 언제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서서히 알아가기 때문이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시기가 왔지만 나의 깜냥이, 때로는 체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 나의 역량과 열정이 최고인 시절이어도 능력을 펼칠 일이 나를 비껴갈 수도 있다. 연습 없는 삶의 일이어서 그렇다.</div><div>&nbsp; &nbsp;</div><div>50. 어설픈 화사함.</div><div>(...) 환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경험, 자신이 주체로 활동하는 경험은, 나도 타인도 소외시키지 않는 연습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연습이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삶에서 적어도 ‘나’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막 살지 않을 것 같다. 길 밖으로 떨어지더라도 자신을 돌보며 다시 삶의 길 위에 올라서게 되지 않을까. 두 다리에 힘 주고 걸어가게 되지 않을까.</div><div>&nbsp; &nbsp;</div><div>53. 중요한 것은 ‘완독’이 아니다.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서만 가능한 내밀한 소통이 일어나는 공기, 이것을 느껴보는 것이 관건 아닐까. 이 시간의 농도가 제법 진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로 소년의 마음이 흘러가기 시작한다.</div><div>&nbsp; &nbsp;</div><div>54.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무작정 방치하지 않는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돈을 모으든 공부를 하든, 어떤 노력이건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길 안의 삶’을 살게 된다. 박찬일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저 슬쩍, 작은 일 하나 보여주고 ”이거 하고 싶지 않니?“라는 말을 가만히 건넨다. 그 일 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돌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이 마음이 소년들에게 맑은 물로 스미고 있었다.</div><div>&nbsp; &nbsp;</div><div>58.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nbsp;</div><div>&nbsp; &nbsp;</div><div>61. 아이들에게 지금은, 자기 인생의 겨울이다. 지금은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없다. 스스로도 긍정할 수 없고, 대부분의 타인도 소년의 존재를 좀처럼 긍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영영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내내 부정당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소년의 마음이 시에 닿게 된 것일까. 물론 소년의 처지는 윤동주 시인의 삶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러면 좀 어떠랴. 사람은 다 제각각 자신만의 사연과 맥락에서 삶의 봄도, 겨울도 만나는 것이 아닌가.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서 백 명의 독자를 만나면 백 가지 의미를 지닌다. 백 개의 작품이 된다.</div><div>&nbsp; &nbsp;</div><div>63. 설렘의 감정</div><div>&nbsp; &nbsp;</div><div>64-65. “다음 주 수업시간에도 읽을 건데, 미리 읽어도 괜찮겠어?”</div><div>“재미있는 이야기는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어요.”</div><div>맞다.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야기에 솔깃해지는 귀를 가지고 있다.</div><div>&nbsp; &nbsp;</div><div>68. 누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베푸는 관계도 아니다.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얼마만큼이든,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란한 색, 강력한 힘은 아닐지언정,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div><div>&nbsp; &nbsp;</div><div>69. 아무렇게나 살지 못할 것이다.</div><div>&nbsp; &nbsp;</div><div>69. 한갓진 토요일.&nbsp;</div><div>&nbsp; &nbsp;</div><div>72. 가정의 상황도 그대로, 어울리던 친구들도 그대로. 달라진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더 안 좋아진 것이겠지. 그러다 보니 다르게 사는 것이 쉽지 않다.</div><div>소년들의 ‘다르게 사는 것’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다루는 것은 적절한 접근 방법이 아니다. 퇴원 후에 섬세하게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있으면 어떨까. 단순히 감시하고 관찰하는 정도를 넘어,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아닌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가정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파악하면서 안정된 마음으로 이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정하고 친절하게 이끌어주는 제도와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div><div>&nbsp; &nbsp;</div><div>79. 국어반 남학생들도 아담한 크기의 예쁜 책에 반해버렸다. 아, 예쁜 표지의 책이 사람 마음을 이렇게 흔들 수 있구나. 사람의 정서나 소년의 감성을 배려한 ‘예쁜 공간’을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예쁜 책이 귀한 손님이 되었다. 손으로 한 번씩 책을 쓰다듬으며 “예뻐요.”라고 말하는 소년의 등어리가 순해진다. 소년의 순한 등어리가 연두풀이 융단처럼 깔린 나지막한 봄날의 언덕 같다.&nbsp;</div><div>&nbsp; &nbsp;</div><div>80. 찬현이는 ‘독자’라는 말을 다른 세계의 말로 여겼다. 독자라는 말은 찬현이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말인 거다.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은 일종의 문화 행위이다. 책을 통한 문화 행위가 이루어지는 게셰는 나의 것이 아니에요. 이 고백과 다름없는 찬현이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진다.&nbsp;</div><div>&nbsp; &nbsp;</div><div>82. 독서동아리는 누가 강제해서 하는 게 아니고, 지도받으며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게 매력이라고요. 독서동아리는 의무와 지도로 성사되는 게 아니고 재미로 성사되는 일이라고요. 아이들이 조금씩 즐거움을 느끼면서 따라오게 만드는 게 매력인 일이라고요.&nbsp;</div><div>&nbsp; &nbsp;</div><div>85. 마음이 저릿하다. 몇 글자 안 되는 분량의 활자에…. 독서는 철저히 자기 입장에서 읽는 행위다. 이를 사무치게 느낀다. 이 문장들에 한동안 머물렀을 마음. 나야 그 삶의 맥락을 알 도리가 없는 타인이지만, 책의 어떤 손길이 소년의 마음 쓰다듬고 지나갔으리라.&nbsp;</div><div>&nbsp; &nbsp;</div><div>86. 예의의 경계를 슬쩍슬쩍 넘나든다.</div><div>&nbsp; &nbsp;</div><div>90. 당시 나이가 50대 중반 정도였는데, 아이들이 이 선생님 앞에만 오면 그렇게 까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아이들은 마치 ‘남궁증 선생님이 나를 가장 예뻐한다’고 믿는 것처럼, 까불고 장난을 치는 것이었다. 비단 몇 명의 아이가 아니었다. 선생님을 찾아오는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믿고 까불었다. 선배 교사의 내공이 대단하셨다. 아, 그때 알았다. 당신이 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이 믿음이 있어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도 마음도 자유로이 노닌다. 이러한 믿음이 없으면 꿈도 못 꿀 장면이다.&nbsp;</div><div>&nbsp; &nbsp;</div><div>92. 찬현 군은 소설을 읽고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찬현 군이 어른이 되고 또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이 생각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삶이었으면, 그것이 가능한 사회였으면 좋겠다.</div><div>&nbsp; &nbsp;</div><div>93. 그건 쓸쓸함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은 나의 마음을 채우지만, 멀찌감치에서 보면 이 일은 흔적 없는 일이다.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하는 일과 같다.&nbsp;</div><div>&nbsp; &nbsp;</div><div>94. 내 쓸쓸함의 연원이었다. 금요일마다 만나서 소년들과 시를 외우고 책을 읽는 꽉 찬 시간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디에 쌓이고 있을까. 강 하구에 퇴적물처럼 조금씩 쌓이고 쌓이다가, 바다로 흘러가는 어귀에서 새로운 물길을 만나게 될까. 아니면 도로 옆에 쌓인 흙먼지처럼 풀꽃 위에 잠시 머물다가, 휙 지나가는 자동차라 일으키는 바람에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고 말까. 사라져버리고 말까.&nbsp;</div><div>&nbsp; &nbsp;</div><div>96. ‘내가 너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은 얼마나 건방진가. 얼마나 진실하지 못한 자만인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게 될지, 누가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받게 될지 미리 알 수 없다. 인생이 그렇다. 강주준이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이다.</div><div>&nbsp; &nbsp;</div><div>96. 작가는 버려지는 그림책으로 팝업북을 만든다. (...) 코팅이 되어 있어서 재활용이 안 된다. (...) ‘정크 아티스트’</div><div>&nbsp; &nbsp;</div><div>99. “문수야, 너도 숙제를 잘하면 칭찬해줄게.”라든가, “문수야, 너만 초콜릿을 세 대 먹으면 되겠니?”하고야 만다. 아마 나의 표정에도 못마땅함이 드러날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얄밉게 여기는 것에 가속도가 붙으면 제어가 안 된다. 7월에는 문수를 예쁘게 여길 테다. 작전을 잘 짜봐야지.</div><div>&nbsp; &nbsp;</div><div>100. 소년원에 있을 때야 위축된 마음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바깥세상에 나가면 얼음덩이 같은 마음은 수시로 고개를 들 것이다. 내가 어디 다녀왔는지 아는 거 아닌가. 내가 어디 다녀왔다고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가. 나를 경계하는 건가. 나를 배제하나. 이런 마음들. 성실한 나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자기 마음의 문제다.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div><div>&nbsp; &nbsp;</div><div>101. 그러면? 미풍 같은 것 아닐까. 그저 평소에 불어오던 바람과는 아주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결의 바람이 뺨 한쪽에 살짝 닿았다가 스쳐갔을 것이다. 딱 그 정도였으리라. 변화시킬 수 없음이 이곳에서 나의 몫이다. 평소와 다른 결의 바람을 잠깐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이 나의 최대치이자 한계이다. 그런 것 같다, 아마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하고, 그 결과물이 나뭇가지가 늘어지도록 주렁주렁 열리는 인생의 시기, 그런 시절도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마음과 정성을 들이고 허전함과 쓸쓸함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길을 걸어야 하는 그런 시기인 것이다. 이 생각을 하면 나는 잠시 슬퍼진다.&nbsp;</div><div>&nbsp; &nbsp;</div><div>112. 아이들이 적은 인상 깊은 문장은 남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았다. 얼굴도 모르는 아이의 마음 한복판에 별안간 서게 된 듯하다. (...) 인상 깊은 문장을 쓰는 것이 마음을 들키는 결정적인 방법이라는 것 말이다. 마음의 맨살이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몇 글자 안 되는 문장에 가슴이 뻐근하다.</div><div>&nbsp; &nbsp;</div><div>113. 이렇게 남 걱정도 잘하는 아이들이 도대체 왜 소년원에 와 있는 거야.</div><div>&nbsp; &nbsp;</div><div>116. 소년의 외로운 시간에 함께 해준 존재가 다름 아닌, 책이었다.</div><div>&nbsp; &nbsp;</div><div>120. 독서동아리의 본래 영혼은 강제 아닌 자유, 학습이 아닌 놀이다. 그래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에 집착하지 않는다. 수준 있는 책, 점차 심화하는 독서를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 그러면? ‘또 놀고 싶은가’가 관건이다. 오늘 재미있게 놀아야 내일 또 놀고 싶다. 체계적으로 놀아야 해. 꾸준히 놀아야 해. 이런 강요는 놀이에 조화롭지 않다. 독서동아리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들은 놀 때 꾸준함과 체계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놀이는 그저 오늘 재미있게 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 아닌가. 내일을 기약하지 않는다.</div><div>&nbsp; &nbsp;</div><div>121. 아이들이 재미나게 길을 가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div><div>오늘도 소년의 마음 정중앙에 서게 되었다.</div><div>“공짜로 얻은 것은 없어요.”</div><div>“어려웠던 날이 훨씬 많았어요.”</div><div>&nbsp; &nbsp;</div><div>122. 자신의 캐릭터가 얼마만큼 드러나는지에 아이들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 짐작했다. 어쩌면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먼저 튀어나왔다.</div><div>“선생님, 일어본 사람들이 뭐래요?”</div><div>가장 궁금한 것이, “세상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 읽고 뭐라고 해요?”인 것이다. 사람은 어떨 때 이런 것을 궁금해할까. 자신의 일이 떳떳하고 순조로울 때 타인의 평가가 맨 먼저 궁금할까? 그러지 않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일 때, 타인의 평가에 자신이 좌지우지될 때 “남들이 뭐라고 해요?”가 궁금하다. 이 마음이 헤아려져서 마음 끝이 아렸다. 나는 일부러 과장을 섞어 대답했다.&nbsp;</div><div>&nbsp; &nbsp;</div><div>130. 명구야, 잘 살아…. 너의 몸과 마음을 잘 보살펴주렴. 자신을 팽개치는 일 없이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믿어.&nbsp;</div><div>&nbsp; &nbsp;</div><div>131. 마취크림 안 바르고 했다는 것을 뽐내고 싶어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nbsp;</div><div>&nbsp; &nbsp;</div><div>134. 아버지가 국어 선생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단다. 아니, 왜 나에게? 철민이 중학교 졸업도 시켜주고, 책도 읽게 해주고, 수업도 재미있게 해준다고 고마워하신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일을 일상으로 여긴다. 이 평범한 일을 고맙게 여기신다니…. 누군가는 별다른 의식 없이 이어나가는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끈이 끊어지기도 이어지기도 하는 힘겨운 것일 수 있다. 잘난 척하던 내 마음이 납작해진다. 뭐라 할 말이 없다.&nbsp;</div><div>&nbsp; &nbsp;</div><div>137.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저자는 고정관념(편견)은 사고의 범주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서 ‘소년원-불량 학생-폭력-험상궂은 인상-안 좋은 가정환경’과 같은 생각이 범주화되면서, 우리는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년원에서 이 범주를 벗어나는 아이를 만나면 머릿속에 저절로 물음표가 생긴다. 인상이 좋으면 이렇게 인상 좋은 애가 무슨 범죄를? 말투가 착하고 순진해도 이렇게 착한 애가 무슨 잘못을? 책을 읽어도 이렇게 책을 잘 읽는 애가 어떻게 범죄를? 이런 나의 의문은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div><div>&nbsp; &nbsp;</div><div>143.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겁고 성실하게 배워서 삶이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어울린다.&nbsp;</div><div>&nbsp; &nbsp;</div><div>161. 하지만 그것에서 추방당한 사람은 몸살이 날 지경이다. 평범함이 그리워서 말이다.&nbsp;</div><div>&nbsp; &nbsp;</div><div>165. ‘나는 이렇게 약한 놈에게 함부로 할 수 있고, 심부름시킬 수 있는 센 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nbsp;</div><div>작기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서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욕망, 이것이 수시로 두드러지는 상황은 불편했다. 그날, 아이들은 모든 것에 건성이었다. 심지어 소감문도 놀라울 정도로 건성으로 썼다.&nbsp;</div><div>&nbsp; &nbsp;</div><div>167. 요즘 ‘학교’는 공간 혁신, 감성 디자인 사업 등을 하면서 교실을 비롯한 학교 공간이 아름다워지고 있다. (...) 공간을 사용할 아이들을 공간의 주체로 세우려는 것이다.</div><div>&nbsp; &nbsp;</div><div>167. 교육기관은 공간도 교육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따뜻한 공간에서 나오는 기운은 사람의 몸에 영혼에 스민다. 이 ‘스밈’이 축적되어야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지 않을까.</div><div>&nbsp; &nbsp;</div><div>167. 나 역시,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어른’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다.&nbsp;</div><div>&nbsp; &nbsp;</div><div>169. 기분주의자.</div><div>&nbsp; &nbsp;</div><div>171. ‘치킨이란 누군가에겐 기쁨, 누군가에겐 슬픔.’</div><div>(...) 민우가 만든 말이다. 민우야, 치킨만 그렇겠니.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럴 거야. 얌전한 밤바다도 누군가에게는 기쁨, 누군가에게는 아쉬움. 뜨신 국수 한 그릇도 누군가에게는 즐거움,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글픔일 수 있겠지. 민우는 인생의 진리를 알아버렸다.&nbsp;</div><div>&nbsp; &nbsp;</div><div>172. 이야기를 듣는 힘의 차이가 드러난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되어온 ‘이야기를 듣는 문화적 경험’의 차이가 여기서 작동한다. 이 차이가 학습 능력에 이어지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div><div>&nbsp; &nbsp;</div><div>172. 또 하나. 아이들의 무표정과 무반응에서 ‘주인공이 되어본 경험의 빈곤’을 읽는다.&nbsp;</div><div>&nbsp; &nbsp;</div><div>175. ‘여기는 어디의 샛길이지? 여기는 어디의 샛길이야?’</div><div>&nbsp; &nbsp;</div><div>177. 어른인 나에게도 그런 존재는 필요하다. 나의 마음을 순하게 만드는 사람. 사납고 날 선 마음의 결을 조용히 빗질해서 얌전하게 만드는 사람. 싸우듯이 살다가도 팔다리에 긴장 풀고 몸도 마음도 평평하게 눕게 만드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 하나 없다면 누구도 멀쩡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소년에게는 더 절실한 존재, 사무치게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nbsp;</div><div>&nbsp; &nbsp;</div><div>179. 그런데 연민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아이가 여기에 왜 있을까. 이 아이는 무슨 일을 했떤 것일까.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div><div>고정관념의 뿌리는 깊고 지요하다. 그 뿌리가 내 몸의 신경 어디쯤까지 닿아 있는지 나도 알 수 없다.&nbsp;</div><div>&nbsp; &nbsp;</div><div>182. 면회실이 꽉 찼다. 인원에 비하면 실내는 조용하다. 사람들은 다른 테이블을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큰 소리로 웃지도 떠들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손을 맞잡거나 모은 채 테이블에만 시선을 두거나 일행과 조용조용 대화를 하고 있다. 낯선 조용함, 생경한 차분함이다. 테이블 위에는 다들 뭔가를 잔뜩 늘어놓았다. 사이다, 불닭볶음 컵라면, 초콜릿, 프링글스, 고깔콘, 젤리 등으로 한 상 차려놓았다. 그리고 빈 의자가 하나씩 있다.</div><div>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웅크린 자세, 조심조심 대화하는 목소리, 염려와 그리움이 배어 있는 표정. 기다림에도 얼굴이 있었다. 기다림에도 표정이 있었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온도와 표정을 가진 기다림의 낯빛을 보였다.</div><div>이들이 기쁜 소식을 전하러 오는 이를 기다리고 있는 거라면 어떠했을까. 뭔가에 승리하고 돌아오는 이를 기다리는 것이어도 여전히 웅크림과 조심스러움이 감지되는 얼굴이었을까. 낯선 조용함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자랑할 것 없는 기다림, 세상에 거침없이 내놓기에는 거리낌이 있는, 어쩌면 누가 알까 걱정되는, 부끄러울지도 모를, 그 마음.</div><div>&nbsp; &nbsp;</div><div>184. 왕자님 면회 시간이 끝났다. 면회실 부모님들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뒤덮인다. 손을 놓지 못한다. 잘 지내. 또 올게. 밥 잘 먹고. 선생님 말 잘 들어. 이번에도 면회실 사람들의 몸과 눈길이 동시에 한 방향을 향한다. 모두 창밖으로, 저편만 바라본다. 소년들이 뽀얗게 먼지를 일으키며 걸어가는 운동장. 뽀얀 흙먼지가 일어났다 가라앉고 나니 운동장은 텅 비었다.</div><div>우리의 회식은 명랑했다. 아니 우리의 회식만 명랑했다. 곡진함이 스미지 않은 만남이어서 그렇다. 기다림의 온도도 표정도 없는 명랑함이, 부끄러운 훈장 같다.</div><div>&nbsp; &nbsp;</div><div>185. 내가 소년원 다녀왔다고 경계하나. 소년이 이런 마음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 마음이 감옥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div><div>&nbsp; &nbsp;</div><div>186. 책을 덮고 가만히 앉아서 서로의 얼굴만 물끄러미 쳐다본다.</div><div>“얘들아, 책 재미없어?”</div><div>“재미있어요.”</div><div>“근데 왜 안 읽어?”</div><div>“아까워서요. 재미있어서 아끼는 거예요. 이따가 저녁에 방에서 보려고요.”</div><div>&nbsp; &nbsp;</div><div>187. 소년이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 시간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까닭이다. 나는 누군가의 어두운 시간, 달아나고 싶은 시간, 숨기고 싶은 시간에 함께 있는 사람이다.</div><div>&nbsp; &nbsp;</div><div>191. 그러니 아이들처럼 구체적인 장면이 마음에 남기보다는 ‘우리의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 같은 문장만 기억했다.&nbsp;</div><div>&nbsp; &nbsp;</div><div>191. 소년들은 알바 이야기로 한 시간은 거뜬히 채울 것 같았다. 생기가 넘쳤다. 이 책이 아이들을 수다쟁이로 만들었다. 18년 정도를 살아온 아이들은 나의 짐작보다 노동의 경험이 많았다. 아이들이 경험한 노동의 세상은 훈풍 불어오는 봄날이었을까. 땀 흘린 노동의 대가가 공정한 세상이었을까. 일하는 손을 대접하는 세상이었을까.</div><div>&nbsp; &nbsp;</div><div>191. 신산함</div><div>&nbsp; &nbsp;</div><div>193. 아이들은 자기들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기분이 좋아서 그랬다.&nbsp;</div><div>&nbsp; &nbsp;</div><div>195. “아, 학교에 가서 학생들도 만나보았어요. 소년원 아이들은 자신도 몸을 써서 해본 일에 대해 공감한다면, 고등학교 학생들은 제 만화를 ‘택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로 받아들이더라고요. 만화가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로 받아들이기도 하고요. 이해와 공감의 차이네요.”</div><div>&nbsp; &nbsp;</div><div>195. 제 만화가 이런 아이들을 찾아가게 되었다니,</div><div>&nbsp; &nbsp;</div><div>196. “선생님, 자신이 겪은 삶의 어느 장면과 통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힘이 있네요.”</div><div>&nbsp; &nbsp;</div><div>197. 마디와 마디로 분절되어 있지 않다.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 이들이 땀 흘린 만큼 충분한 대가를 받고 있는지. 일의 위험으로부터 온전한 보호를 받고 있는지. 기계가 아닌 인간의 삶을 살고 있는지. “몸도 마음도 파손” 직전의 지경에 처한 것은 아닌지. 혹 “몇 번 쓰고 버릴 거니까. 그냥 쓰라고?!”라는 목소리가 세상에 쩌렁쩌렁한 건 아닌지. 미심쩍다. 수상스럽다.</div><div>&nbsp; &nbsp;</div><div>197. 까대기를 할 때 안 다치려면 서로 지켜줘야 한다. 산더미 같은 택배상자가 무너지려 할 때, 옆에서 조심해.라고 말해주고, 쏟아져 내리려는 상자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함께할 때에, 우리는 저마다의 벽을 깐다. 벽을 깐다. 함께 벽을 깐다.&nbsp;</div><div>&nbsp; &nbsp;</div><div>203. 아이를 돌보는 손길에 구멍 듬성듬성한 우리 사회도 안타까웠다.&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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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2-05-22 14:38:33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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