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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by 교사김여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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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시(詩)처방전을 필사해 봅시다 :) </description>
      <language>en-us</language>
      <pubDate>2021-08-26 15:06:40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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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황인환 님의 사연 </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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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nbsp; &nbsp;</div><div>&nbsp;작년 8월 16일부터 좋아하는 누나가 생겼습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아니고요. 고1이던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그 누나에게 자꾸 시선이 갔습니다. 방학 동안 매일 급식실에서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아졌나봐요. 그런데 5개월째 짝사랑만 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고,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는 누나가 외박 갔다가 1시쯤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제가 거의 학교에 살다시피 합니다. 언젠가는 도저히 마음을 숨길 수 없어서 11월 11일을 기념해 빼빼로를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이 하필 저의 대만 여행과 겹쳐서 다음 날인 12일 저녁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학교로 달려갔지만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도 복도에서 만나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해서 눈만 오래 마주치다가 말았고 선물은 아직도 사물함에서 썩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고민 끝에 편의점에서 산 과자를 메모도 없이 신발장에 넣어놓고 왔어요. 쓰다보니 진짜 제가 바보 같고 생각할수록 한심하네요. 그 누나는 첫사랑이에요.&nbsp;</div><div>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누나는 이제 고3이 됐어요. 어리숙한 고2의 짝사랑을 계속해야 할까요? 제게 처방을 부탁드려요.&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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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08:17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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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봄에는 다 그런 겁니다. </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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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nbsp;봄</div><div>&nbsp; &nbsp; &nbsp; &nbsp; &nbsp;     - 이시영</div><div>&nbsp; &nbsp;</div><div>바람이 그치자 강산에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다.&nbsp;</div><div>온몸이 따스한 고양이 한 마리가 풀밭 위에서&nbsp;</div><div>처음보는 공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있다.&nbsp;</div><div><br>&nbsp;고맙습니다,라는 말부터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사연 덕분에 어젯밤 힘껏 웃을 수 있었습니다. 입춘은 이미 지났으나, 어쩐지 저의 봄은 어젯밤부터 비로소 시작된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좋아하는 이야기란 또다른 한 사람을 이토록 건강하게도 합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둘만의 일이 아닙니다. 웅장한 일이지요. 지금 당신은 웅장한 존재입니다.&nbsp;<br><br></div><div>&nbsp;첫사랑. 이 말을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저의 첫사랑은 꽤 괴로운 것이었습니다. 짝사랑이었거든요. 복도 저쪽에서 걸어오는 그 아이를 보면 괜스레 교실로 들어가지 않고 서성거리다가 그 애가 스쳐 지나가면 재빨리 고개를 돌려 그 아이의 뒷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말 못 했지요. 그때 저의 우주는 온통 그 아이로 가득 차서 교과서를 펼쳐도 뜀박질을 해도 밥을 먹어도 자려고 누워도 그 아이의 빛나는 그림자만 보였습니다. 일기를 썼지요. 날짜를 셌습니다. 네, 저는 그 아이를 5월 17일부터 좋아했습니다. 사랑의 역사란 이토록 두고두고 되돌아볼 일입니다. 8월 16일에 시작된 사랑의 역사는 누구에게로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까요. 저는 첫사랑과 짝사랑을 거쳐 긴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 사랑의 역사도 끝나는 날이 오겠죠. 그런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nbsp;<br><br></div><div>&nbsp;첫사랑이란 뭘까 궁리해봅니다.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그리 되어버리는 것, 그게 첫사랑이겠죠. 첫사랑이라는 말을들으면 언제나 봄의 앞날이 그려지곤 합니다. 더군다나 짝사랑이라뇨. 첫사랑과 짝사랑이 합쳐질 때 누근들 온몸이 소란스럽지 않을까요. 그 소란스러움을 저는 예찬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의 일동 기립을요.&nbsp;<br><br></div><div>&nbsp;봄날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화창한 풍경을 뒤로 하고 오로지 처음 보는 공에게만 몰두하는 모습은 첫사랑에 빠진 이의 자세를 떠올리게 합니다.&nbsp;<br><br></div><div>&nbsp;사랑이라는 감정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냄새 맡아보고 깨물어보고 쥐어보고 놓아보고 떨어져서 보고 가까이에서 보고 아는 척도 해보고 모르는 척도 해보세요. 사랑과 함께 굴러가 보기도 하고, 사랑을 발음해보기도 하세요. 처음에는 다 그럽니다. 자신의 ‘첫’과 대면하는 모든 일 중에서 가장 온몸이 따뜻해지는 일이 바로 첫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랍니다.&nbsp;<br><br></div><div>&nbsp;그러나 한가지 명심할 것. 고양이는 몰두가 끝난 뒤에 조용히 공을 저 먼 곳으로 놓아 보내는 일로 도도히 봄을 완결합니다. 모든 사랑의 감정은 내 것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것이기도 하기에 일방적일 수 없습니다.&nbsp;<br><br></div><div>&nbsp;그런데도 계속해야 하느냐고요? 그럼요. 계속해야죠. 첫사랑은 서성일 때 가장 뿌리 깊고 이루어지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거짓말 같죠? 봄에는 다 그런 겁니다.&nbsp;</div><div>&nbsp; &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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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09:4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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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풀 님의 사연 </title>
         <author>yoring22</author>
         <link>https://padlet.com/yoring22/3of73alg5c5ep7tf/wish/1698665175</link>
         <description><![CDATA[<div>&nbsp; &nbsp;</div><div> 저는 요즘 용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마다 머뭇거리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새해부터는 용기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막상 닥치면 무기력해지는 저를 볼 때마다 무거운 공기 덩어리를 목으로 삼키는 기분을 느낍니다. 볼과 귀가 붉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 순간을 떠올리고 후회하면서 용기를 미루지 말아야지 다짐합니다. 용기를 내는 순간에 주저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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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1:25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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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용기의 씨앗 </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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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nbsp; &nbsp;</div><div>씨앗&nbsp;</div><div>&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함민복</div><div>&nbsp; &nbsp;</div><div>씨앗 하나&nbsp;</div><div>손바닥에 올려놓으면</div><div>포동포동 부끄럽다</div><div>씨앗 하나의 단호함</div><div>씨앗 한톨의 폭발성</div><div>씨앗은 작지만&nbsp;</div><div>씨앗의 씨앗인 희망은 커&nbsp;</div><div>아직 뜨거운 내 손바닥도&nbsp;</div><div>껍질로 받아주는&nbsp;</div><div>씨앗은 우주를 이해한&nbsp;</div><div>마음 한점&nbsp;</div><div>마음껏 키운 살</div><div>버려</div><div>우주가 다 살이 되는구나</div><div>저처럼&nbsp;</div><div>나의 씨앗이 죽음임 깨달으면</div><div>죽지 않겠구나</div><div>우주의 중심에도 설 수 있겠구나</div><div>씨앗을 먹고 살면서도</div><div>씨앗을 보지 못했었구나&nbsp;</div><div>씨앗 너는 마침표가 아니라</div><div>모든 문의 문이었구나&nbsp;</div><div>&nbsp; &nbsp;<br><br></div><div>&nbsp; 우리는 언제 용기에 관하여 생각할까요. 한 사람이 그때 용기를 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마음이란 어떤 마음일까요. 용기가 필요했던 순간에 용기를 냈던, 용기를 내지 못했던 제 모습이 차례대로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다양하고 넓군요, 용기의 영역은.<br><br></div><div>&nbsp;피로에 눌려 약속한 시간에 원고를 보내지 않고 잠들어버린 것이나(편집부 여러분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감기 몸살이 심한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틴 일(짝궁에게 미련하다는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동료들과 1박 2일로 다녀온 여행은, 용감한 일이었습니다. 용감하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 조금만 더 용감했다면 안전한 이불 속에서 나와 쓰레기 분리수거와 빨래를 했을 겁니다. 이런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이런 것도 용기의 영역에 포함해야 하는 건가 싶겠죠? 그러네요, 용기는 참 개인적인 건가 봅니다.&nbsp;<br><br></div><div>&nbsp;저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입니다. 저는 때때로 불의에 맞서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무리 용기를 내도 목소리는 떨리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도 하고요. 맞설 때보다 맞서고 난 뒤 입게 될 타격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올라서 그만 피해버리고 맙니다. 애석하게도 그렇게 산 세월이 길어서 저는 이제 그런 성정을 지닌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nbsp;<br><br></div><div>&nbsp;하지만 저는 용기 있는 사람 곁에 서길 멀리하지 않는 사람이며, 불의에 맞서는 사람의 편이 되는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의 뒤라면 반드시 그 뒤를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용기의 범위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입니다.&nbsp;<br><br></div><div>&nbsp;직진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고 우회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으며, 제자리걸음을 오래한 뒤에야 한 발을 내딛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있고 단번에 성큼성큼 뛰어가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혼자서도 우뚝 서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고 여럿이서 바닥에 눕는 용기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nbsp;<br><br></div><div>&nbsp;최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용감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동시에 듣고 있습니다. 그들의 용기는 어디에서 어ᄄᅠᇂ게 시작되었을까요. 그 용기의 기원을 떠올리면 부드러운 과육에 둘러싸인 단단한 씨앗이 그려지곤 합니다. 마침표가 아니라 문요. 그 문을 열기 위해, 그 문을 열 용기를 가지기 위해 그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주저했을까요. 그런 걸 생각하면 용기를 내기 위한 주저는 용기 밖의 일이 아니라 용기 안의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계속해서 용기의 씨앗을 가지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런 씨앗을 품고 있는 사람만이 빨개지는 귓불을 가지고 고개를 숙일 줄 알고 주먹을꼭 쥘 줄도 압니다.&nbsp;<br><br></div><div> 언젠가 어느 자리에서 자신의 애칭을 ‘풀’이라고 소개하던 이가 있었습니다. 그날 그이는 사람들에게 작은 비밀을 하나 털어놓았습니다. 비밀을 여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가요! 사랑의 비밀을, 아주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한 사람의 모습이 참 용기 있어 보였습니다. 여러분한테만 특별히 말한 거예요,라며 이야기를 마치던 그이 덕분에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이 모두 힘 있는 자들이 되었다는 것은 안 비밀. 그러고 보면 용기를 내는 일이란 또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div><div>자, 이제 용기가 좀 나시죠?</div><div>&nbsp; &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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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3:0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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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민주 님의 사연 </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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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br></div><div>&nbsp;저는 제주도에 사는 고등학생입니다. 제주는 시내 인문계를 들어가기 위해선 연합고사를 보고 내신을 포함한 점수가 커트라인보다 높아야만 하는데요. 중학교 때는 시내 인문계만 입학하면 다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힘겹게 들어온 인문계 생활은 예상과 달리 더 막막해졌습니다. 고교 생활이야말로 대학 진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부담은 커지고 계속해서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잘 나오지 않는 성적은 의욕을 사그라지게 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등 다양하게 저를 괴롭혔습니다.<br><br>&nbsp;어느 날은 이런 생활이 너무 힘들고 싫어서 학교에서 하루 종일 울기만 했습니다.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주는 친구들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다 흘려보내기만 합니다. 부모님과 상의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언니의 사춘기 때 너무 힘들어하던 부모님을 지켜본 저로서는 쉽게 고민을 털어놓기 어렵기만 합니다. 결국 요즘은 그냥 괜찮은 척, 더 밝은 척하며 주변의 걱정스러운 시선들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더 힘들지만 그래도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참고 인내합니다. 지금은 견딜 수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막막합니다.&nbsp;</div><div>&nbsp; &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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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4:38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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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먼나무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title>
         <author>yoring22</author>
         <link>https://padlet.com/yoring22/3of73alg5c5ep7tf/wish/1698674922</link>
         <description><![CDATA[<div>그 머나먼</div><div>&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진은영</div><div>&nbsp; &nbsp;</div><div>홍대 앞보다 마레 지구가 좋았다</div><div>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았다</div><div>철수보다 폴이 좋았다</div><div>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nbsp;</div><div>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div><div>과학자의 천왕성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div><div>&nbsp; &nbsp;</div><div>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div><div>&nbsp; &nbsp;</div><div>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div><div>더 멀리 있으니까</div><div>가족들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div><div>&nbsp; &nbsp;</div><div>엘뤼야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div><div>더 멀리 있으니까</div><div>나의 상처들에서</div><div>&nbsp; &nbsp;</div><div>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div><div>성경보다 불경이 좋다</div><div>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div><div>&nbsp; &nbsp;</div><div>더 멀리 있으니까</div><div>&nbsp; &nbsp;</div><div>나의 책상에서</div><div>분노에게서</div><div>나에게서</div><div>&nbsp; &nbsp;</div><div>너의 노래가 좋았다</div><div>멀리 있으니까</div><div>&nbsp; &nbsp;</div><div>기쁨에서, 침묵에서, 노래에게서</div><div>&nbsp; &nbsp;</div><div>혁명이, 철학이 좋았다&nbsp;</div><div>멀리 있으니까</div><div>&nbsp; &nbsp;</div><div>집에서, 깃털 구름에게서, 심장 속 검은 돌에게서&nbsp;</div><div>&nbsp; &nbsp;</div><div>&nbsp; &nbsp;</div><div>&nbsp;한번은 제주에 갔다가 ‘먼나무’라는 나무를 알게 되었습니다. 먼나무는 바닷가 숲에 자라는 늘 푸른 키 큰 나무로, 거의 반년에 걸쳐 붉은 열매를 매달고 있습니다. 먼나무가 그 긴 시간 동안 열매를 매달고 있는 이유는 새들에게 겨우살이에 필요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그 새들을 통해 씨앗을 더 멀리 퍼뜨리기 위해서라고 해요 제주 전역에서 짙푸른 잎 사이에 붉은 열매를 매단 나무를 볼 수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nbsp;<br><br></div><div>&nbsp;먼나무를 처음 보고는 수첩 한쪽에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한겨울 섬에 먼나무 한 그루, 새들이 찾아와 섬이 외롭지 않았네’라는 구절을 썼으나 미완성으로 두었습니다. 언젠가는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는 나무에 관하여 쓰게 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요. 때론 가가이 있어 선명한 것보다 멀리 있어 희미한 것을 좇는 삶의 여정도 필요한 법입니다.<br><br></div><div> 가까이에서 정답을 찾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나요? 오답이 아니라 정답만이 인생의 항로를 결정해줄 수 있다고 배우고 있나요? 매사 흐리멍덩한 사람보다 약삭빠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듣고 있나요? 하지만 모두가 가까이 있는 것만을 보려고 했다면 망원경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별과 별을 이어 별자리를 상상한 이도 없었을 테고, 모험을 시작하기 위한 지도 또한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달이 등장하지 않는 시의 목록은 얼마나 심심한 것이었을까요.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먼 곳에서 더 가까운 나를 찾기도 하는 법입니다. 당신 자신을 먼나무 한 그루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div><div>&nbsp; &nbsp;</div><div> 만약, 그렇게 생각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면 다음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nbsp;</div><div>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자신의 마음과 가까이 있는 말을 들려주세요. 지금 내 마음의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요. 몸의 소란스러움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게 되지만, 마음의 소란스러움은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당신을 위해 필요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보세요. 나는 지금 어둡고 나는 지금 괜찮지 않습니다, 이런 말은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가까운 말입니다. 운 좋게도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털어 놓게 되었다면, 이제 다시 답을 찾아보는 겁니다. 스스로가 정해놓은 자신만의 책상에서요. 슬픔에서요. 분노에서요. 그리고 써보는 겁니다. 기쁨을요. 침묵을요. 나를요. 나는 더 멀리 가고 싶다. 그렇게 아름답게 당신이라는 시는 시작됩니다.&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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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6:04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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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강신애 님의 사연 </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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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br></div><div>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이십대 후반의 공시생입니다. 공부하느라 친구들을 거의 못 만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외국에 살고 있는 절친한 친구가 왔어요. 하도 오랜만이라 저도 마음 같아서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자주 마난서 놀고 수다도 떨고 싶었지만, 서로 시간도 맞지 않고 저 또한 시간을 오래 내지 못해서 겨우 식사 한 끼를 한 게 다였어요. 친구는 안 그런 척했지만 내심 할 말도 많고 같이 놀러도 가고 싶었을 텐데 저를 배려한다고 군말 없이 이해해주려는 게 보여서 많이 미안했어요. 친구는 곧 떠날 시간이 다가오는데요. 작은 선물과 편지, 그리고 평소 시 읽는 걸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시 한 편을 써서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음, 고마운 마음이 담긴 시도 좋을 거 같은데 어떤 시를 줘야 좋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사연을 올려봅니다.&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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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7:36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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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정은 검은 머리 파뿌리</title>
         <author>yoring22</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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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div>정미네&nbsp;</div><div>&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신미나</div><div>&nbsp; &nbsp;</div><div>&nbsp;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div><div>&nbsp;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뼘도 안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div><div>&nbsp;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nbsp;</div><div>&nbsp;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nbsp;</div><div>&nbsp; &nbsp;</div><div>&nbsp;미스터리합니다.&nbsp;</div><div>&nbsp;오늘 아침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가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는 게 아니겠습니까. 왜 그러니, 물었더니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친구에게 까불지 말라고, 아침에는 슬픔에게 자리를 양보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친구가 말갛게 웃는 게 보기 좋았죠. 이번에는 친구의 웃는 얼굴을 제가 물끄러미 보았습니다. 갑자기 슬픈 기분. 친구는 왜 아침부터 슬픈 생각에 빠졌던 걸까. 제가 그만 슬픔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말았습니다. 우정이란 그의 집에 찾아온 슬픔을 내 집으로 불러들이는 거군요. 또한 우정이란 내 집으로 찾아온 기쁨을 그의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nbsp;<br><br></div><div>&nbsp;우정을 쌓는다는 건 기쁨의 모래성을 짓는 일이 아니라 슬픔의 모래성을 짓는 일이지요. 기쁨의 파도가 밀려오면 자연히 스르륵 무너져버리고 마는 것을요. 기쁨의 파도만이 철썩이는 텅 빈 해변보다는 두 사람의 분주한 손장난으로 세워졌다 무너졌다 하는 우정의 풍경이 훨씬 더 풍요롭습니다. 우정은 기쁨의 산물이 아니라 슬픔의 특산물일 겁니다. 제 친구는 오늘 아침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와 슬픔과 기쁨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심사였겠지요. 어서 내 슬픔의 모래성을 허물어다오.<br><br></div><div>&nbsp;며칠 전에는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한밤 띄엄띄엄 네 번씩이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가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미스터리했습니다. 노래를 듣다가 그랬습니다. 제가 친구에게 권해준 노래가 나와서 발신, 친구가 제게 권해준 노래가 나와서 발신, 친구와 제가 자주 함께 따라 부르던 노래가 나와서 발신, 친구와 제가 모두 좋아하지만 친구보다는 제가 조금 더 잘 부를 자신이 있는 노래가 나와서 발신하였습니다. 다음 날 저는 요란한 짓을 벌였어,라고 기억했고요. 친구는 덕분에 기쁜 밤이었어,라고 기억했습니다. 우정은 발신과 수신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군요.&nbsp;<br>&nbsp;<br>&nbsp;우정은 지금, 여기에서 당장 흥이 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에서 과거형의 문장으로 흥을 완성하기도 하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수다는 늘 시간을 폴짝폴짝 뛰어넘지요. 이상해.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나 지났어.<br><br></div><div>&nbsp;‘우정’이라는 말을 사유하기도 전에 서둘러 우정을 시작하던 우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우정에는 아직 숙맥인 이들이 우정을 쌓고 싶다고 말하기 쑥스러워 내뱉는 ‘같이 시험공부 할래?’, ‘핫도그에 케첩만 발라, 케첩과 설탕을 같이 발라?’같은 말들은 참 구체적이고 간략하지요.</div><div>&nbsp;<br>&nbsp;우정을 시작하는 말이 있다면 우정의 눈매를 깊숙하게 하는 말들도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네가 나를 이해해주는 게 보인다, 너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같은 말이 그렇죠. 네, 당신과 친구는 이미 우정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슬픔을 쓰다듬을 줄 알고,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애씀으로써 두 사람은 이미 ‘아늑한 방’입니다. 우정은 방이로군요.<br><br></div><div>&nbsp;어느새 깊어져 더는 우정이라는 말을 되돌아볼 필요도 없어진 사이가 된 친구에게 저라면 이런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너희 집에 놀러 가고 싶다.’</div><div><br>&nbsp;미스터리합니다. 친구와는 뭐가 그렇게 하고 싶고 해야 할 게 많은 걸까요. 곧 두 사람도 쓰게 될 겁니다. 그때 시험 준비하느라 제대로 못 놀았으니까 이번에는 확실히 놀자. 놀러와, 라는 우정의 기승전결을요. 그러고 보면 사랑보단 우정이 진심으로 검은 머리 파뿌리까지로군요.&nbsp;</div><div>&nbsp; &nbsp;</div>]]></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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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2021-08-26 15:19:31 UTC</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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